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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의 윤리학
성, 전쟁, 이야기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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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유유자적한 것의 효용에 관하여
서문

제1장 왜 나는 성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가

안티페미니즘 선언
‘남자다움’의 부적
올바른 일본 아저씨의 길
성적 자유는 있을 수 있는가
성의식의 신화
‘여자가 말하는 것’의 트라우마
성차별은 어떻게 폐절되는가
왜 나는 전쟁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가

제2장 늙은 너구리는 전쟁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

미국이라는 병
자유주의사관에 관해서
자학사관과 전후책임론
응답 책임과 수험생
애국심에 관해서
전쟁론의 구조
유사법제에 관해서

제3장 왜 나는 심문의 어법으로 말하지 않는가

정의와 자애
당위와 권능의 어법
라캉파라는 증후
‘알기 어렵게 쓰는 것’의 기쁨에 관해서
현대사상의 세인트버나드견

제4장 그러면 어떻게 이야기하는가―망설임의 윤리학

‘모순矛盾’을 못 쓰는 대학생
사악함에 관해서
이야기에 관해서
월경 · 타자 · 언어
사랑과 심문
‘아이고’주의란 무엇인가
망설임의 윤리학

후기
해설 이런 사람을 계속해서, 계속해서 기다렸다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우치다 타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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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suru Uchida,うちだ たつる,內田 樹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 연구가, 윤리학자, 무도가. 도쿄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도쿄도립대를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2011년 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교토 세이카대학의 객원교수로 있다. 글을 통해 70년대 학생운동 참가자들이나 좌익 진영의 허위의식을 비판해 스스로를 ‘업계 내에서 신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아베 내각을 ‘독재’라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고, 공산당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의 가르침의 가장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 연구가, 윤리학자, 무도가. 도쿄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도쿄도립대를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2011년 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교토 세이카대학의 객원교수로 있다. 글을 통해 70년대 학생운동 참가자들이나 좌익 진영의 허위의식을 비판해 스스로를 ‘업계 내에서 신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아베 내각을 ‘독재’라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고, 공산당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의 가르침의 가장 본질적인 대목, 즉 사물의 근저에 있는 것을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래디컬한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는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리버럴한 윤리학자의 면모가 강하다.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저와 번역을 포함해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2011년 그간의 저술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놀랍고, 재미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을 모토로 삼은 이타미 주조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망설임의 윤리학』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어른이 된다는 것』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사가판 유대문화론』(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 『하류 지향』 등이 있고 정신적 스승인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곤란한 자유』 『초월, 외상, 신곡-존재론을 넘어서』 『폭력과 영성』 『모리스 블랑쇼』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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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간, 지역 간, 연령 간 경계를 넘나들고 가끔씩 쉬어 가며 이동하는 ‘이동연구소’ 소장이자 독립 연구자. 우치다 다쓰루의 임상철학과 김영민의 일리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고 인간, 사회, 심리, 교육, 배움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려 시도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우치다 다쓰루 사상을 통해 접한 배움을 한국의 대중에게 알리려고 선생의 강연을 기획하고 직접 통역하기도 하며 『침묵하는 지성』, 『망설임의 윤리학』, 『스승은 있다』, 『완벽하지 않을 용기』, 『교사를 춤추게 하라』,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등 선생의 저서를 소개하고 번역했다.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학문 간, 지역 간, 연령 간 경계를 넘나들고 가끔씩 쉬어 가며 이동하는 ‘이동연구소’ 소장이자 독립 연구자. 우치다 다쓰루의 임상철학과 김영민의 일리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고 인간, 사회, 심리, 교육, 배움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려 시도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우치다 다쓰루 사상을 통해 접한 배움을 한국의 대중에게 알리려고 선생의 강연을 기획하고 직접 통역하기도 하며 『침묵하는 지성』, 『망설임의 윤리학』, 『스승은 있다』, 『완벽하지 않을 용기』, 『교사를 춤추게 하라』,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등 선생의 저서를 소개하고 번역했다.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비고츠키를 연구하며 대중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고 알리고자 애쓰고 있다.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 『레프 비고츠키』, 『해럴드 가핑클』, 『화학분석』을 썼고,『보이스 오브 마인드』,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 『수학하는 신체』, 『수학의 선물』, 『단단한 삶』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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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370g | 128*190*30mm
ISBN13
9791187295440

책 속으로

‘수비를 계속 강화화면서 질주감을 낸다’든지 ‘증거를 다 갖춘 상태에서 목숨을 건 도약 이루어내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의 지적인 혁신/창의성은 ‘질주’이고 ‘도약’입니다.

창조와 상관하는 것은 돈이 있고 없음도 아니고 지명도의 있고 없음도 아닙니다. ‘평가적인 눈길에 닿지 않는, 등급 매기기를 당하지 않는’ 조건만이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촉발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과거의 저와 똑같이 유유자적합니다.

어느 쪽이든 ‘생활자의 리얼한 실감’이라고 하는 것을 미디어의 ‘정형화된 틀에 가둠’으로써 그 실감이라는 것이 한없이 여위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한 정형화된 ‘생활자의 목소리’로 ‘세계의 현실’을 대치하는 것에 어느 정도의 비평성이 있다는 착각 속에 지금도 안주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태도는 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사회적 불평등이 있다는 것과 ‘피억압적인 여성에게는 이 틀린 세상의 구조가 잘 보이고 특권 향유자인 남성은 세상의 구조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나의 어렴풋한 기억에 의하면 이 논법의 원형은 루카치의 고전적 명저 『역사와 계급의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루카치는 ‘프롤레타리아의 눈에 세계는 계급적으로 보이고 부르주아의 눈에는 세계는 비계급적으로 보인다’고 썼다. 물론 ‘프롤레타리아’의 눈에 보이는 세계가 진짜 모습이다. 이것과 페미니스트의 논리는 아주 비슷하다.

내가 아는 한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음미하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려고 하는 페미니스트는 거의 없다(그녀들이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는’ 능력의 개발이다). 그것은 아마도 ‘여자이기 때문에 일종의 명징한 통찰력을 부여받고 있다’는 믿음이 페미니즘에게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상적 방위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전술적으로는 종종 극적인 효과를 가지는 이 믿음이 결국에는 학지(學知)로서의 페미니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양한 사회적 불합리(성차별도 그중 하나다)를 고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편한 곳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은 틀렸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성이지 ‘나는 옳다’는 것을 논증할 수 있는 지성이 아니다.

‘성화(性化)’된다는 것은 페미니즘이 말하고 있는 것 같이 단지 ‘남자답게’ ‘여자답게’와 같은 성규범이 강요된다고 하는 뻔히 아는 사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 일상의 이런저런 판단과 행위를 일일이 ‘성 규범’과의 관계를 통해서(그것에 따르든 그것에 반항하든 그것을 조소하든 그리고 일탈하든) 늘 ‘지금의 성 규범’과 ‘성적 존재로서의 나’의 관계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포지션을 결정하는 의식의 양상을 가리킨다.

만약 성차가 가져오는 폐해를 실질적으로 폐절하는 것을 사람들이 정말로 바라고 있다고 한다면 ‘성차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학력의 차별적 효과를 폐지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학력을 결코 화제로 삼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남성 중심주의적 언어 운용을 통해서 경험하고 사고하고 반성하는 여성에 관해서도 사정은 똑같다. 페미니스트적인 독자는 ‘나는 여자이다’라는 것을 자명한 사실로서 시작점에 두는 독자가 아니다. ‘여자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를 미지수로서 읽기 시작하는 독자를 가리킨다.

우리는 지성을 검증하는 경우에 보통 ‘자기비판 능력’을 기준으로 한다. 자신의 무지, 편견, 이데올로기성, 사악함, 그러한 것을 계산에 넣고 현상을 생각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잣대로 해서 우리는 타인의 지성을 계량한다. 자신의 박식, 공정무사, 정의를 오류가 있을 수 없는 전제로 놓고 세상일을 생각하고 있는 자를 가리켜 우리는 ‘바보’라고 불러도 좋다.

기억이라는 것은 사건 ‘그 자체’의 강도에 의해서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이 ‘그 후의’ 시간 속에서 갖게 되는 ‘의미’의 강도에 의해서 선택되는 것이다.

전쟁이든 제노사이드이든 ‘누가’ 그것을 일으켰는지와 같은 물음은 쓸모없다. “내가 그것을 일으켰다”고 확신하고 있는 인간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전원이 “자신이야말로 최초의 그리고 최대의 피해자이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파괴적인 폭력은 발생한다. 폭력의 배양지는 악의가 아니다. “나는 무구하다는” 신념이다.

사람은 어떤 이데올로기를 ‘외부에서’ 비판할 수 있다. 그때 그 이데올로기는 그 사람에게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지배적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그 사람이 그것 없이는 사고 자체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그 사람 ‘안에’ 편입되어 있는 것을 다르게 부르는 것이다.

누군가를 고발하고 단죄하고 탄핵하는 것이 그렇게 훌륭한 일일까? 그렇게 숭고한 행위일까? 그것을 통해서만 우리의 미래는 열리는 것일까? 나는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

학생들은 누가 읽어도 의미 불명인 문장을 쓰고 그것에 대해 스스로 심리적 저항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사태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는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세계는 ‘실제로 그들이 지금 쓰고 있는 것 같은 텍스트’로서 읽히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세계’는 그들이 쓴 답안과 비슷한 ‘의미의 벌레 먹은 상태’로서 그들의 의식 앞에 현전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와 지식의 결여가 ‘결여’로서 전경화되지 않고 오히려 세계의 ‘땅’으로서 배경에 녹아들어 있는 상태, ‘의미의 결여’가 불쾌와 부족으로서 감지되지 않는 상태 그러한 지적 상황에 21세기의 젊은이들은 놓여 있다.

‘페스트’는 ‘나’가 나로서 존재하는 것을 자명한 것으로 하는 인간의 본성적인 에고이즘의 다른 이름이다. 자신이 존재하는 것의 정당성을 한순간이라도 의심하지 않는 인간, ‘자신의 외부에 있는 악과 싸우는’ 화법에 의해서밖에 정의를 생각할 수 없는 인간, 그것이 ‘페스트 환자’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 그의 원점

『망설임의 윤리학』은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인 우치다 타츠루의 첫 책이다. 저자는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담론 시장에는 희귀종이었던 같아서 책을 낸 후 갑작스럽게 “평론가”로서 이런저런 일의 의뢰를 받게 되었다’고 회고하는데, 주제 의식과 밀도 면에서 이 책은 21세기형 새로운 사상가의 탄생을 알린 기념비적 저서로서 현재까지 일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저자의 대표작이다.

책은 페미니즘/젠더론, 전쟁론/전후 책임론, 타자/이야기론이라는 세 가지 큰 테마로 구성되었다. 주로 비판의 표적이 된 것은 페미니스트와 포스트모더니스트이다. 저자는 그들을 겨냥한 이유에 대해서 ‘그들이 최대의 적이라서가 아니라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안에 페미니즘에 대한 깊은 공감을 느끼고 포스트모더니스트의 어법에서 나와 공통점이 있다고 느낀다. 그들에게는 나로부터의 이의 신청을 들어줄 대화적 지성이 겸비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하지만 뭔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일부러 발신’했다고 말한다. 여러 글들 속에는 우치다 타츠루의 이후의 저작들로 이어지는 몇 가지 일관된 원칙이 엿보인다.

먼저 이 책의 글들은 우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준다. 자기 자신이 그 안에 편입되어 있는 사고와 경험 장치의 구조와 기능을 반성적으로 음미하는 일을 우리가 단적으로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기 이전에 갖고 있는 편견과 독단과 환상을 먼저 돌아다볼 것을 권한다.

지성이란 ‘자신의 무지, 편견, 이데올로기성, 사악함 등을 계산에 넣고 현상을 생각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잣대로 해서 잴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오류를 전제하지 않고 세상일을 생각하는 자를 우치다 타츠루는 ‘바보’라고 불러도 좋다고 단언한다. 우치다는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등을 호명하며 이 사상의 거장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 어떤 점에서 우리 사고의 한계에 대한 주의를 주는지를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극단이나 과격에 대한 경계이다. 해설을 쓴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말대로 우치다 타츠루는 비(非)극단의 사람이다. 극단이 아니라는 것은 ‘중도’라는 말만큼 뜨뜻미지근한 느낌이 들지만 이만큼 도달하기 어려운 장소는 없다. 자신을 정의롭다고 생각할수록 극단적인 주장에 휘둘리기도 쉽기 때문이다. 타협의 지점을 대화를 통해 찾는 일이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가로막는 ‘신념’과 ‘원칙’이 환상과 편견일 수 있다는 우치다의 지적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윤리는 우치다 타츠루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주제이다. 우치다가 말하는 윤리란 올바름과는 다르다. 윤리란 인간이 집단을 만들어 살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 기반이므로 올바른 정답만을 추구하는 것은 존재의 유일무이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뭔지 이해할 수 없는 사태를 늘 만난다. 거기에서 손쉽게 정답을 어떤 정답을 내리고 집단적으로 그것만을 추구하게 된다면 그 집단은 생물학적으로 소멸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다. 생각하는 습관이 각 개인에게 중요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표제작인 『망설임의 윤리학』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반항적 인간』 『페스트』에서 보이는 모럴에 대해 다룬 장편 에세이다. 카뮈가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가하기 직전에 쓰인 『이방인』부터 전후 프랑스의 대독 협력자 청산 작업의 와중에 완성된 『페스트』에 이르기까지 정의와 평등, 심문, 사형 제도에 대한 저자의 사고가 어떻게 변천해 가는지를 작품 분석을 통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의 ‘평등성의 모럴’은 『페스트』에서 검찰관인 아버지가 사형 논고를 구형하는 것에 입회해 깊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타르가 페스트와 싸우면서 얻는 ‘반항적 인간의 모럴’로 극복되는데, 카뮈의 문학을 부조리 문학이라고 평가하는 단견에 대해 그가 전후 청산 과정에서 얼마만한 윤리적 갈등을 겪었고 그의 문학이 그러한 갈등의 산물이라는 분석은 탁월한 일급 문학 평론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페스트』에서 타르가 도달한 윤리적인 깨달음은 이 책의 제목으로 이어지는데 현재의 전 지구적인 판데믹 현상과 관련해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페스트’는 자신의 외부에 실재하는 사악한 어떤 것이 아니다. 그러한 실체화된 사악하고 강력한 존재를 자신의 ‘외부’에 만들어내서 그 강권적인 간섭에 의해서 자신들의 불행과 부자유의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는 정신의 양상이야말로 ‘페스트’인 것이다. ‘나’의 ‘외부’에 있는 어떤 것에 모든 악을 응축시켜서 그것과 싸우는 주체로서 ‘나’를 구축하는 화법에 붙들리는 것이 ‘페스트’의 병증이다.”

추천평

21세기가 시작됨과 함께 우치다 타츠루라는 ‘사상가’가 출현했다. 나는 우치다 씨의 등장으로부터 얼마 안 있어 우치다 씨의 책을 읽고, 정말로 깜짝 놀랐다. 그리고 구할 수 있는 우치다 씨의 책을 전부 모아서 읽었다. 그 감상을 한마디로 한다면 ‘이런 사람을, 계속해서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었다’이다. - 다카하시 켄이치로 (작가)
우치다 타츠루는 프랑스 현대사상을 비판적으로 섭취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삶의 지식으로서 자신의 살과 피로 만들었다고 느끼는 것은 나 한 사람만이 아닐 것이다. - 가시마 시게루 (불문학자)
우치다 타츠루는 사상의 안마사이다. 당신의 뭉친 곳을 풀어준다. - 마스다 사토시 (음악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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