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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아빠, 아줌마
2. 고모할머니의 비밀 3. 할머니의 첫사랑 4. 섬으로 가는 배 5. 작은 고흐 6. 열아홉의 할머니 7. 위경련 8. 스케치북 9. 햇빛 쏟아지던 여름 10. 시소 11. 혼자 있고 싶을 때 12. 미안해, 엄마 13. 서주에게 14. 진짜 나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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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크로키북과 연필을 꺼내 들고 그림을 시작하기 위해 할머니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손톱 때문에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손주름들이 보였다. 그리고 주름 사이사이로 흉터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서인지 흐릿해진 흉터들 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왼쪽 검지손가락 관절 뼈 바로 밑에 있는 것이었는데 크기가 제법 컸다.
“미싱 바늘 중에 가장 큰 것이 거기로 들어갔지. 아주 잠깐 조는 사이였어. 얼마나 아프던지, 눈물도 나지 않더라.”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할머니가 느꼈을 아픔을 상상해보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 “근데요 할머니, 신기해요. 하트 모양처럼 생겼어요.”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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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쏟아지는 여름』은 엄마를 잃은 소녀의 성장기입니다. 느닷없이 닥친 이별, 새엄마의 등장,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으로 인해 ‘독’으로 자신을 위장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던 소녀가 고모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서먹했던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잘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단절감, 상실감, 외로움으로 닫혀있던 소녀의 마음이 열리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고 있으며, 고모할머니, 아버지, 새엄마, 엄마, 고모할머니의 첫사랑 할아버지 등 그냥 소비되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딱딱하고 흉 투성이인 내 손이 내가 죽을힘을 다해 살아낸 나의 시간들이었어’라는 할머니의 전언은 작가의 메시지를 잘 보여줍니다. 고단했던 젊은 시절 생긴 고모할머니의 흉터가 시간이 지나 하트로 보이듯이,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난 상처와 흉터들이 사실은 우리가 온몸으로 멋지게 삶을 돌파해 낸 영광의 선물이라는 것을. 그래서 작품을 읽은 뒤 자연스럽게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곰씹어 보게 됩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숙고하게 됩니다. 미래의 시간들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제 나는, 진짜 나의 시간 속으로 성큼 뛰어가고 있다’는 소녀의 언술은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 박혜숙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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