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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모래사장이고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 일은 그 위에 모래성 하나를 짓는 일이야. 여기라면 안전할 거다. 여기라면 파도가 덮치지 못할 거다. 여기라면 누군가에게 밟히지 않을 거다. 여기라면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는 일이 없을 거다. --- p.26 서로를 향해 아무리 걸어도 나란히 서지 못했다. 시간이 운명이 인연이 지금은 아니라고 이번엔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는데, 그 사람과 내가 그것들을 철저히 외면해왔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 p.84 슬픈 것들을 안고 살면 계속해서 슬플 수밖에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눈물 속에서 홀로 헤엄치도록 내버려 두는 일. 기억의 장편 속에 꽂힌 슬픈 책갈피들은 되도록 뽑아내야 한다. --- p.110 구겨지고 구겨져도 펼치고 펼쳐내기를. 단 한 번의 구김도 거치지 않았다는 듯, 보라는 듯이.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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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문고 시즌4 작가님과의 짧은 인터뷰 :
*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나 너 우리,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인가요? : 늘 관계가 어려웠어요. 상처의 순간들을 자꾸만 되감기 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 장면들이 늘어지고 늘어져서 삶을 잠식하고 있었어요. 영혼이 죽은 사람처럼 터널 속에 눌러앉아있던 어느 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이런 나를 나부터가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라도 나에게 너 살아야 한다고 외치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거든요. 그렇게 주구장창 외치듯 써 내려가던 독백들이 어느 정도 모이고 나니 조금이나마 볕과 가까이 서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책으로 만들게 됐을 땐, 아직 터널 안에 있을 누군가에게도 용기의 연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 작가님이 출간하신 다른 책과 어떤 차별성을 두고 읽으면 좋을까요? : 사람은 중심의 뼈대에 나다움이 존재하고 그밖에 요소는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아주 조금씩 변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책 [나 너 그리고 우리]는 당시 제게도 뼈대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책 [지금 여기 그리고 오늘]은 거기에 살을 붙이고 주무르고 굳히는 시절의 사연들을 담았어요. 시간이 더 흘러서 어떤 모양의 제가 되어 있을지 궁금해요. * 세로 줄의 편집이 인상적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어떤 문장은 속으로 읊조릴 때보다 입술로 모양을 만들어가며 읽을 때 더 선명하게 와닿는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스스로를 다독이듯 차근차근 읽혔으면 했어요. 세로 쓰기가 친절한 방법은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호흡을 고르고 천천히 곱씹을 수 있는 매력이 있지 않나 싶어요. 글마다 하나, 두울, 세엣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 세로 줄뿐만 아니라 장의 편집이라든지 전체적으로 구성이 독특한 것 같습니다. 책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 것인가요. : 쉽게 표현하자면 사랑, 이별, 나, 너, 우리 순서로 구성했어요.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사랑할 땐 영원한 집합일 것만 같다가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각자의 여백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잖아요. 그 시간을 홀로 견디는 동안 삶을 나로서 또 타인으로서 바라보고 들여다볼 수 있게 됐어요. 결국 하얗고 까맣고 모든 순간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살아갈 동기가 되는 것 같아요. 그 모든 게 삶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어요. 그걸 깨닫고 천천히 다시 '우리'라는 양지로 걸어나가고 있는 저를 발견했고 그 과정을 관통하는 책이 되었으면 했어요. * 다음 작품 계획이 있으신가요? 혹시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요. 몇 년 전, 엄마가 갱년기를 겪으면서 뜻밖에 병아리 40마리를 키우게 되셨어요. 매일매일 닭장으로 출근하면서 일기를 써두셨더라고요. 그 기록들과 제가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데 묶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어요. 부디 많이 슬프지 않기를, 소소하고 담담한 잔향이 남기를 바라며 작업하고 있어요. 엄마와 나란히 이불 속에 누워 조금 울고 많이 웃으며 그 책의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