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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9 글과 가까이 사는 사람 10 두려움 하나 11 두려움 둘 12 연인과 책의 상관관계1 13 연인과 책의 상관관계2 14 연인과 책의 상관관계3 15 계절감 16 4월의 라일락은 어디로 가는가 17 그와 그의 연인 18 찰나의 연인 20 이십사시에 이를테면 22 일에서 일으로 23 사랑에 관한 순간포착 24 일상에 관한 순간포착 장문 29 사소한 불행함 32 감히 사랑을 말한다면 37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44 입 안쪽처럼 여린 47 루루, 루나, 루시아 52 보통의 맛 57 망원 소사이어티 63 타인의 공포 68 나의 쓸모 73 이방인으로 사는 것 83 멀고도 가까운 83 내 살 깎아먹는 글쓰기 91 부록 101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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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원적으로 불안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기질이고. 난 매일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같이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 그 사람은 때론 자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보였거든. 근데 그 사람도 결국 불안해서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거야, 어떤 면에서든. 우리, 조만간 다시 만나서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자.
--- p.23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누군가를 미워한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나는 병들고 있었다. 숨 쉬듯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미워했고, 떨쳐내려 하면서도 그가 후회하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예상치 못한 어느 날, 상대방에게 사과를 받았다. 미안하단 그 말 한마디에 그에게 향하던 미움은 갈 곳을 잃고 힘없이 툭 떨어졌다. 그때서야 미워하는 일을 멈출 수 있었다. --- p.40 나의 쓸모가 무엇일까? 회사를 그만두고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전 직장 사람들과 연락하면서 많이 한 생각. 분명 나에겐 장점도 특별한 점도 있다. 그러나 객관화된 스펙으로 줄을 세워놓는다면 어디쯤이 될까. 어쩌면 서류도 통과하기 힘든 수준이거나, 혹은 합격선에서 떨어진 어정쩡한 지점에 있을지도. 전 회사에 다니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그중 하나는 건강, 가족,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뒤로하고 워커홀릭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 --- p.68 그동안 작가를 꿈꿨던 사람 혹은 작가를 꿈꾸는 사람을 참 많이 만났다. 이런 꿈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겠지만, 나에게 글쓰기란 제살을 깎아먹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항상 두려웠다. 직접적인 경험이든 간접적인 경험이든 글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거짓말에 서툰 성격이 글에 반영되었고, 어느 시기를 살아가면서 해온 고민이나 관심사가 자연스레 묻어나온 것처럼. 이 글을 쓰면서도 나라는 사람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지울 수 없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도 글을 읽다 보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 p.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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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문고 시즌4 작가님과의 짧은 인터뷰 :
* 제목에 ‘불행’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붙이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 대학교 때부터 "불행해야 글이 써져. 연애도 안 돼야 글이 써지지."와 같은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행은 인생을 망치는 정도의 불행이 아니고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정도를 뜻합니다. 단순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나는 불행해'라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 불행의 크기는 각자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 * 글을 쓴다는 것의 무게가 어떠한 가요? : 글을 쓰는 일을 '제 살을 깎아먹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썼던 책과 두 번째 책(시집)이 결이 달랐던 것도 모든 글은 새롭게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이걸 제 살을 도려내 이어붙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라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독립출판을 시작할 때도 시, 소설, 에세이를 모두 펴낸 독립출판물 제작자를 꿈꿨고, 현재는 진짜로 그렇게 되었네요. ? * 책에 시와 에세이가 같이 실려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원래는 에세이만 실으려고 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 시가 쓰고 싶어진 순간들이 있었어요. 제가 대학원에서 가장 잘 쓰지 못했던 장르가 시인데도 말이죠. 한 번쯤은 정말 전력을 다해서 시를 쓰고 싶었고, 그렇게 쓰인 시 몇 편을 실었습니다. ? * 글을 오랫동안 배우고, 쓰셨다고 들었어요.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활동은 어떠셨나요? : 글을 배운 친구들이 그러하듯 직장에 들어갔었어요. 저는 첫 직장에서 홍보 및 보도 자료를 쓰는 일을 맡아서 당시에는 아무것도 읽고 쓰지 못했어요.?제가 하는 일에도 글의 에너지를 쏟고 있다보니 글이 안 써지더라고요.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게 되면서 문득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원고를 모았습니다. 사실은 소설을 너무 쓰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에세이를 썼어요. 책 앞에 쓰여있듯 '소설가 지망생의 에세이 도전기'가 이 책을 잘 설명해 주는 문구라고 생각해요. ? * ‘결핍을 치유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하셨죠. ? : 제 자신의 결핍이라 하면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말해요. 그건 누구를 만나도, 갖고 싶은 물건을 사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저한테는 글만이 온전하게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줬습니다.? * 작가님께 ‘불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 제가 말하는 불행은 '내면의 불행'을 뜻합니다. 자기 안에 갖고 있는 우울함, 외로움, 공허함과 같은 걸 불행이라 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제 글감이 되고, 쓰게 만드는 힘을 줍니다. 글을 쓰는 저의 불행은 쉬이 가시지 않겠지만, 그렇기에 제가 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