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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15 스물,스물아홉 19 소고기 23 신광사진관 27 제발,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31 스물아홉 어린이 35 봄 39 무제 43 오르막길 입새 47 우리 누나 53 동훈이 59 정류장 63 ‘…….’ 67 가난 71 택시 77 백일잔치 83 비둘기 87 장마 89 장마2 91 빨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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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랑 순대요. … 사장님! 내장도 다 섞어주세요.”찜통에서 제법 머물렀던 내장이 막 삶긴 순대와 한데 섞여 포장됐다. 손에 들린 봉투 안에서 내장이 내심 순대 몰래 뿌듯해한다. 어쨌거나 식기 전에 집에 도착하려면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홍대놀이터 앞을 지나쳐야 한다. 잘 팔리는 순대로 꽉 들어찬 1월 1일의 홍대놀이터 앞. 분식집 비닐봉투를 든 내 모양은 내장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대가 마냥 부럽지만은 않다.
--- p.16 해가 떨어지면 잡은 뒤에라도 놔줘야 했던 어린 술래. 더는 해 떨어지는 게 안 무섭다길래 수가 생겼나 봤더니, 여긴 해 떨어지고부터 시작이다. 홍대. 말대로 홍익대는 아니고 그 주변까지 애매하게 일컫는다. 나는 그나마 조용한 곳에 원룸을 잡았지만, 밖을 조용하게 걷기란 쉽지 않았고, 걷다가 걷다가 보니 다름 아닌 홍익대학교 안. 들어 있던 학생들이 밤의 간판들 사이로 빠져나오면 나는 강의실 불들이 꺼진 홍대 안으로 들어간다. 개강한 지 얼마 안 된 때라고 학교는 텅 빈 밤도 신났다. 걷지만 홍익대학교는 별 볼일 없다. 산을 빌려 만든 학교라 좁고 건물들이 복잡하다. 산 때부터 서 있었나, 플라타너스들이 건물과 서먹한 자리 다툼을 벌인다. --- p.31 와우산 공원을 산책하고 오르막길을 다시 내려온다. 학생들이 있던 입새의 가로등엔 불빛들만 남아 허전해 보였다. 가까이 쓰레기 수거차다. 나와 마주치자 자기가 먼저 피해갈 것처럼 하더니 한 곳에서 서는데, 사오 층 원룸에서 많이도 나왔다. 매달렸던 두 명이 내려 살찐 종량제 봉투들을 싣는다. 아까 남학생들이 내놓았는지도 모른다. 무서운 액수로 대출을 받아 편의점 낼 땐 푼돈. 뭘 먹은 것 같았으나, 오르막길 입새에선 대출 걱정만 했으니, 정작 살이 찐 건저기 실린 종량제 봉투들이다. --- p.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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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문고 시즌4 작가님과의 짧은 인터뷰 :
* [동이 틀 때까지]는 이전 책들과 조금 뉘앙스가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제목이‘동이 틀 때까지’인 이유와 같습니다. 글을 쓸 당시인 스물아홉 살의 나, 스스로도 갈팡질팡하는, 오로지 더 괜찮은 작가가 되기 위해 동이 틀 때까지 글을 쓰는 나를 담았습니다. 주로 지나간 날에 대해 기록했던 이전 책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 글이 차분하게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냉기와 온기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글을 쓰실 때 의도하신 부분들인가요? : 수필은 기껏해야 ‘나’라는 개인의 이야기인 만큼 작은 것에 대해서라도 정의 내리는 문장은 피하려고 합니다. 정의 내리는 것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더 집중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냉기와 온기, 두 가지 온도를 오고갔던 것 같습니다. * 작가님의 삶에서 이 책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 써 오던 글을 모아서 책을 준비하는 게 아닌 출판계약을 미리 한 뒤에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고, (책 후반부에 나오지만)그 계약이 취소되는 일도 저에겐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작가로서의 희망이 한 번 부풀었다가 꺼지고 난 뒤, 독립출판을 거쳐 지금의 ‘디자인 이음’과 만나 ‘청춘문고’가 되었습니다. * 글을 쓰실 때 특별히 메모나, 어떤 습관을 갖고 계신가요? : 항상 어떤 이야기를 쓸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렇다고 머리를 싸매기보다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와 줄 때까지 기다립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을 때는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메모나 녹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은 늘 해 오던 일이고, 최근에 새로운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편집자와 함께 올해 안으로 새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