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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각
2. 현장 3. 조사단 4. 회복 5. Q-웨이브 6. USB 7. 국정원 8. 변신 9. 발견 10. 체포 11. 배신 12. 미국인 13. 양평 14. 프로젝트 Q 15. 분석 16. 자책 17. 추앙신 18. 수신 장치 19. 청와대 20. 영동대로 21. 은폐 22. 송신 장치 23. 감정 24. 서해 25. 인천 26. 2단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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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고개를 돌려도, 손으로 밀쳐도 그대로였다.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첫 문장 전화를 끊으니 분류 작업 결과가 나와 있었다. 104,729개의 글이 환각을 직접 목격한 글로 분류되었다. 먼저 이 글들의 위치를 지도에 점으로 표시해보니 강남을 중심으로 한 얼룩덜룩한 구름처럼 보였다. 준영이 그동안 만든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환각 목격 글의 빈도를 평소 지역별 글의 빈도로 정규화하고 그 결과를 지도 위에 등고선 형태로 표시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강남 역삼동의 한 지점을 중심으로, 대략 반경 5km 정도까지는 고양이 환각을 봤다는 글이 많았고 5km를 넘어 멀어질수록 고양이 외의 환각을 봤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커지면 서 전체적으로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환각 목격 빈도는 줄어들었다. 등고선은 거의 원형에 가 까웠다. --- p.18 “하지만, 기존의 과학으로는 이 사건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뇌파로 이런 효과를 발생시킬 수가 없고, 제가 아는 다른 어떤 기제로도 불가능합니다. 아무도 몰랐던 새로운 현상 입니다.” --- p.45 “새로운 물리학적 현상이 존재하더라도 이미지를 전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수진이 물었다. 컴퓨터에서 이미지나 동영상이 어떻게 변환되어 전파에 실어 보내지는지 알고 있는 그녀로서는 비슷한 과정이 뇌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 p.73 몇 해 전, 철새가 서로 미지의 수단으로 통신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을 때만 해도 그는 전형적인, 하지만 학계에서 그다지 인정받지는 못하는 과학자였다. --- p.104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광신도가 되어 조직에 충성하도록 뇌가 구워진 놈들을 쫓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조차도 이 조직을 의심하지 않도록 브레인워시되었다는 거야? 지금까지 우리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사해서 성과가 없었던 이유도 설명이 되네. 주변의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은 다 도와주도록 만들 수 있고, 조직원 중 아무도 배신하지 않으니.” --- p.130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갑자기 시야가 흐려졌다. 무서웠다. 마음속 깊은 심연으로부터가 장 원초적인 공포가 흘러나와 의식을 가득 채웠다. --- p.158 “철저하게 당했던데요.” 사이버 수사대 직원이 민규에게 말했다. 그는 큰 화면에 검은 바탕의 창을 여럿 띄워놓고 유난히 딸깍거리는 소리가 크게 나는 키보드를 빠른 속도로 연신 두드리며 말했다. 화면에는 민규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계속 흘러갔다. --- p.180 중앙 대합실로 가까이 갈수록 생사의 위험을 경고하는 공포는 더 강해졌다. 화재경보가 울리지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도 않고 있었지만, 하부층의 광역철도에서 내린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생명 보존의 본능을 억누르고 상상의 연기와 화염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발걸음 하나하나에 실어야만 했다. --- p.244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지켜보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다. --- p.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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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과학자가 전대미문의 사건과 음모, 위험에 맞서 새로운 영웅이 되는 이야기
『모두 고양이를 봤다』 어느 날 오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수백만 명이 동시에 고양이 얼굴의 환각을 목격했다. 정부는 급히 각 계 전문가들을 모아 조사단을 구성하지만 아무도 이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내놓지 못한다. 인터넷 회사에서 데이터 엔지니어/과학자로 일하는 주인공 수진은 자사가 제공하는 위치기반 잡담 서비스의 데이 터를 분석하여 환각의 진원지를 정확하게 알아낸 후 조사단에 합류한다. 바로 그 위치에서 경찰은 모종의 과학 실험이 행해지던 현장을 발견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잠적한 조직을 추적하는데…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시간여행이나 초능력이 가능하다면? SF에서는 흔히 이런 가정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과학적 개연성에 구애 받지 않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소프트SF, 현재 알려진 과학의 틀에 최대한 부합 시키면서 그 너머에서 있을 법한 모습을 묘사하면 하드SF가 된다. 『모두 고양이를 봤다』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텔레파시 같은 현상을 가정하지만 정말로 그런 현상이 존재한다면 어떤 메커니 즘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 어떤 특성이나 제약이 있을지, 이걸 발견한 사람들과 사회는 어떻게 반응할 것 인지를 정교하고 현실감 있게 묘사하는 하드SF이다. 여기에 지적 재미를 더하는 것은 이런 현상을 기술적으로 가능케하는 과정이나 잠적한 집단을 추적하는 과정에 머신 러닝, 빅데이터, 디지털 신호처리 등 최신 정보통신 기술이 총동원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풍부한 IT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적 디테일 뿐만 아니라 IT 업계에서 실제로 일하는 모습이나 데이터 엔지니어인 여주인공이 점차 주도적 역할을 하며 새로운 시대의 영웅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다. IT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바꿔 놓고 있으며, 이 분야에 관련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이런 작품이 이제야 나온 것은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과학기술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긴장감 넘치고 짜임새 있는 줄거리, 음모, 반전, 갈등 등 소설 본연의 재미와 함께, 일반인들이 모를 법한 전문 용어에는 주석을 제공하여 줄거리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SF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드SF나 서사의 스케일이 큰 SF는 여전히 흔치 않은데, SF 작가들은 우리나라가 배경이 되고 우리나라 사람이 주인공 이 되어 세계 최초로 어떤 과학적 현상을 발견하거나, 전세계적 위기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다고들 얘기해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이나 바이오 기술의 세계적 위상을 보면, 첨단 기술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우리나라가 주역이 되는 것이 더는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모두 고양이를 봤다』 를 시작으로 이런 작품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