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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정말 끝내주는데
심완선
에이플랫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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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SF, 다른 삶을 경험할 기회

01. 균열을 찾는 여자들


- 〈스타워즈〉가 남자만의 이야기일 이유는 없다
- 반례와 증명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
- ‘문인’ 지하련
- 인내하는 사람의 결실
〈야생종〉
- 다른 시대, 다른 세상의 여자들
: 여성주의와 장르소설

02. 마법과 환상과 과학의 교집합

- 용암과 메스를 갖춘 독설가, 할란 엘리슨
- 언제나 그랬듯이
〈스페이스 오디세이〉
- 영웅신화는 전쟁 이야기일 수밖에 없을까?
〈라비니아〉
- 당신 안에 숨 쉬는 소년에게
〈소년시대〉
- 〈스타트렉〉의 평행 우주가 특별한 이유

03. 몰락하는 미래, 반발하는 SF

- SF로 읽는 책의 미래
- 법의 도덕, 아주 합법적인 독재
〈어떤 소송〉
- ‘체코 SF’라는 낯선 이름
- 규격화된 삶의 절망
〈하이-라이즈〉
- 죽음으로 구획된 계층 사회
〈불사판매 주식회사〉
- 시간여행으로 배우는 인생의 정수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04.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

- 꽃비 하나에 소설과, 꽃비 하나에 사랑과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 틀려도 괜찮은 이유
〈고고심령학자〉
- 하늘과 땅을 잇는 거대한 나무로부터
〈무랑가시아 송〉
- 내가 나라면, 나는 누구인가
〈7인의 집행관〉

저자 소개 1

SF 평론가. 책과 글쓰기와 장르문학에 관한 글을 쓴다. SF의 재미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 및 사회적 평등과 문학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으로 『SF와 함께라면 어디든: 키워드로 여행하는 SF 세계』 『우리는 SF를 좋아해: 오늘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인터뷰집』 『SF는 정말 끝내주는데』가 있고, 『취미가』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를 함께 썼다. 이외에 <어션 테일즈>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등에 글을 실었고, 칼럼, 리뷰, 비평, 해설, 에세이 등을 쓰며 대담, 인터뷰, 강의 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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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72g | 128*188*16mm
ISBN13
9791189836269

책 속으로

유명한 작품이라고 아무거나 집었다가는 “인류에게 위대한 한 걸음”을 내딛는 인류라고는 죄다 남자들뿐인 꼴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이름이라도 나오는 여성은 여객기 승무원, 비서, 동료의 어린 딸 3명뿐이다. 이들은 중책을 맡은 남성 등장인물들에게 상냥하고 천진한 말을 두세 마디 던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세계는 촌스럽다. 인간을 우주 끝까지 보내는 미래를 상상하면서도 그 인간이 남자가 아닐 수 있다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한 티가 나기 때문이다.
---「〈스타워즈〉가 남자만의 이야기일 이유는 없다」중에서

그리고 소설은 이런 미래가 너무 공상적이라는 비판을 미리 차단하며 닐스 보어의 말을 인용한다. “당신 이론은 터무니없지만, 진실이 될 만큼 터무니없지는 않다.” 소설은 터무니없지만, 터무니없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과학이란 지식일 뿐만 아니라 태도이기도 하다. SF소설의 장기는 현재의 과학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SF소설이 터무니없으면서도 과학적인 이유는, 아직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 언젠가 이해하게 되리라는 믿음, 아직 넘어본 적 없는 장벽 너머로 도전하는 정신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스페이스 오디세이〉」중에서

이 체제의 부도덕함은 건강이라는 특정한 가치가 법으로 강제된다는 점에 기인한다. 사회가 나서서 건강을 강요하는 것은 정당한가? 건강이라는 말은 그저 ‘방법’이 불순분자를 걸러내 침묵시키기 위한 키워드는 아닐까? 건강을 절대 가치라고 법으로 천명한 사회이니, ‘방법’은 범죄를 규정할 때 ‘건강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이 정당하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어떤 소송〉의 법은 옳은 법인가? 도덕은 어디까지 법에 반영되어야 할까? 진정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법은 도덕의 문제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 최소한의 가치만을 수호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특정 집단을 거리에서 ‘청소’했던 이전 시대의 법처럼, 특정 가치가 우위에 서는 순간 법은 일부 집단의 입맛대로 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법의 도덕, 아주 합법적인 독재 〈어떤 소송〉」중에서

독일 동화 중 그림자를 팔아버린 사내 이야기가 있다. 그는 금화가 끝없이 나오는 주머니를 갖고 싶어 자기 그림자를 판다. 그는 부를 위해 그림자를 버렸지만, 성화를 모시는 종단은 죄악을 없애기 위해 그림자를 버리고자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생각해봐도, 누구나 떠올리기만 해도 이불 속에서 하이킥이 나오는 기억 하나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후회, 증오, 번민이 모두 ‘그림자’에서 온다면? 그리고 그 그림자를 지워버릴 수 있다면?

---「하늘과 땅을 잇는 거대한 나무로부터 〈무랑가시아 송〉」중에서

출판사 리뷰

〈SF는 정말 끝내주는데〉는 크게 4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다. “1. 균열을 찾는 여자들”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현장을 목도한다.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의 단편 10개를 조목조목 짚으며 ‘여성 작가’에 대한 편견을 논파하는가 하면, 임화의 부인으로만 알려져 있던 일제시대 문인 지하련의 주체적이면서 선구적인 삶과 작품을 좇는다. 특히 흑인 여성으로서 직면했을 사회 적 차별에 맞선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야생종〉을 비롯해, 어슐러 K. 르 귄의 〈어둠의 왼손〉, 정소연의 〈옆집의 영희 씨〉 등 다채로운 여성주의 장르소설을 두루 살피면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려는 SF의 정체성에 더욱 힘을 싣는다.

“02. 마법과 환상과 과학의 교집합”은 장르를 넘나든 작품 활동뿐 아니라 편집자로도 큰 성취를 이룬 작가 할란 엘리슨이 걸어온 길을 조망한다. 또한 영원한 고전소설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가 여전히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유를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SF의 성모’ 어슐러 K. 르 귄이 트로이전쟁을 아이네아스의 아내 시점으로 쓴 소설 〈라비니아〉는 물론, 브램 스토커상과 월드 판타지상을 동시에 수상한 로버트 매캐먼의 〈소년시대〉의 특별한 정수에 대해 말한다. 평행 우주 개념을 도입해서 현실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서사를 펼칠 수 있었던 〈스타트렉〉 시리즈의 ‘특이한’ 면면 역시도 충분히 흥미롭다.

“03. 몰락하는 미래, 반발하는 SF”는 ‘SF로 읽는 책의 미래’ 챕터를 통해 다양한 SF소설이 그려내는 책의 미래상을 따라가면서 독서 행위의 본질을 되묻는다. ‘건강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모든 행동을 통제하는 디스토피아 〈어떤 소송〉에서는 인간을 강제하는 법의 합법성과 효율성을 저울질한다. 거장 카렐 차페크를 위시한 ‘체코SF’의 모든 역사적 발자취를 비롯해, 규격화된 삶의 상징인 아파트에서 아이러니하게 표출되는 원초적 욕망을 그려낸 〈하이-라이즈〉, 죽지 않게 된 사회에서 첨예하게 벌어지는 계급 갈등이 인상적인 〈불사판매 주식회사〉, 시간여행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생의 의미를 재탐구하는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등 독특한 SF소설의 여러 면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04.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는 챕터명 그대로 국내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 돋보인다. 외계인의 침략을 다루지만 실상은 패러디와 안티테제로 가득한 SF 기만극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은 가벼운 웃음으로 우리네 현실을 반추하며, 배명훈 작가의 〈고고심령학자〉는 심령 현상으로 고고학을 연구한다는 착상 이상의 면밀한 서사가 돋보인다. 태양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나무로의 여정을 다룬 판타지소설 〈무랑가시아 송〉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선과 악의 대결이나,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보영 작가의 〈7인의 집행관〉에서 전생하는 수인과 집행관들이 벌이는 흥미로운 내기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추천평

심완선의 평론에는 늘 다양성에 대한 정확한 감각, SF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 개별 작품을 읽어내는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시선이 녹아 있다. SF의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흐름을 살피고 싶다면, 그리고 이 매력적인 장르가 한 걸음씩 넓혀가는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이 궁금하다면 심완선의 첫 서평집을 추천한다. 그가 소개하는 책들을 따라 읽으며 심완선의 다음 책 또한 기다리게 될 것이다.
- 김초엽 (SF 작가)

〈SF는 정말 끝내주는데〉는 국내 문단의 오랜 딜레마였던 균형 잡힌 SF 비평의 부재를 상당 부분 해소해 주는 간결하고 훌륭한 입문서이다. 특히 마지막 챕터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는 21세기 들어 유의미한 질적 성장을 이룬 한국 과학소설의 다양성을 사회문화적으로 한층 더 ‘가까운’ 독자의 시점에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 김상훈 (SF 평론가)

나는 심완선만큼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을 모른다. 어떤 이들이 비평을 자기의 액세서리로 삼는 와중에도 그는 책에 대한 자신의 열광과 애정을 고백할 뿐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심완선의 시야를 잠시 공유하면서 그의 세상이 얼마나 SF의 경이와 사랑으로 가득한지 배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심완선은 소중하다. 우리 모두 이렇게 사랑으로 미친 사람이야말로 이 신을 유지하는 가장 강한 동력임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 홍지운 (SF 작가)

영화관에서 누가 당신더러 3D 안경을 쓰면 훨씬 생생하고 이해도 잘 돼서 좋은데 없이 봐도 재밌기는 하니까 3D 영화 그냥 보라고 한다? 게다가 그 3D 안경은 성능만 좋은 게 아니라 가성비까지 좋은데? 현명한 당신은 분명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볼 것이다. 심완선의 글만큼 SF를 조망하는데 탁월한 3D 안경은 없다. 심지어 시간을 넘나들며 가려서 안 보여야 할 곳까지 보여주는 4D 안경이다. 이 참에 장만하기를 권한다.
- 손지상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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