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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당신의 책을 당신의 속도로 7
김보영: 신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 13 김초엽: 표준이 아니어도 된다는 불온함 85 듀나: 인터넷 공간의 토끼 작가 167 배명훈: 세계에도 개성이 있다 233 정소연: 36.5도의 미지근한 온기로 301 정세랑: 귀여움으로 진화하는 조건 365 감사의 말 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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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읽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인용이고 받아쓰기다. 나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로 나를 고치고 깁고 늘리며 살았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의 풍경을 알고 있듯이, 나는 내가 살아보지 않은 삶을 안다. 연결된 텍스트가 늘어날수록 나는 다채롭고 거대한 모자이크가 된다.”
--- 「서문」 중에서 “진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글은 사실이 아니어도 진실이고 진심이어야 한다고. 사실 내가 쓴 이야기라도 그 내용이 내 가치관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소설 속 인물과 나는 별개지요. 소설은 결국 가짜니까요. 그렇더라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그 이야기가 내게 진짜여야 하는 거죠. (……) 하지만 쓸 때 내가 진짜라고 믿고 쓰지 않으면 읽는 사람 누구에게도 진짜가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소설을 쓰며 느끼는 그대로를 독자가 느낄 거라고 믿고 써요.” --- 「김보영: 신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 중에서 “SF가 좀 어려운 장르는 맞죠. 진입 장벽이 높아요. 그 장벽을 아무렇지 않게 넘는 분들이 있고, ‘아니다.’ 하고 돌아서는 분들이 있고요. (……) 나의 취향을 조금 내려놓으면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잖아요. (……) 내가 좋아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작품을 좋아하게 되는 순간이 있죠. 그런 순간이 우리의 세계를 넓혀 주고요. 저는 살면서 그런 순간이 매우 즐거웠기 때문에 독자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 「김초엽: 표준이 아니어도 된다는 불온함」 중에서 “등장인물의 충동적인 행동이 꼭 논리적으로 설명될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들의 동기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어느 정도는 미스터리로 남겨 둬야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니까.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잖아요. 모든 걸 다 설명하면 캔버스의 모든 대상을 똑같이 정교하게 그린 그림 같아서 가짜 같아져요. 느슨할 필요가 있지요.” --- 「듀나: 인터넷 공간의 토끼 작가」 중에서 “직업 만족도는 전체적으로 안 좋은데, 매우 좋은 순간들이 있어요. 성취감이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계속할 수 있는 일이죠. 그리고 제가 쓴 글이 저를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요.” --- 「배명훈: 세계에도 개성이 있다」 중에서 “한 사람의 행동에는 세계가 반영되어 있어요. 얼마나 우주적인 존재인가요. (……)사람 하나하나의 삶이 얼마나 복잡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외부 영향과 개인의 결심이 들어 있는지 보이면 좋겠어요. 개인의 무게가 독자에게 와닿는 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정소연: 36.5도의 미지근한 온기로」 중에서 “인류의 양면성을 계속 생각하게 돼요.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요. 누구는 처음 발견된 개구리를 보존하고 싶어 하고 누구는 습지를 밀어 버리고 싶어 하죠. 늘 양쪽이 다 있다는 걸 알아요. 끝내는 관찰하고 사랑하는 쪽이 더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 「정세랑: 귀여움으로 진화하는 조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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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김초엽, 듀나, 배명훈, 정소연, 정세랑
오늘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6인을 만나다! 저술 활동, 비평, 해설,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SF 세계를 활발하게 이야기하는 평론가 심완선이 김보영, 김초엽, 듀나, 배명훈, 정소연, 정세랑 여섯 작가를 만났다.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여섯 작가의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생활을 세밀하게 담은 인터뷰집 『우리는 SF를 좋아해』는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다루는 SF 세계의 매력을 보여 준다. 심완선은 SF라는 장르가 낯선 독자에게 건네는 말부터 글을 쓰는 일,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법, 작품 디테일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심층적인 대화를 통해 SF 장르에 입문하려는 독자부터 SF 팬까지 고루 읽을거리가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SF의 넓은 스펙트럼을 촘촘히 채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SF 농도가 짙은 사람부터 옅은 작품까지, 세계에 집중하는 작가부터 인물에 집중하는 작가까지” 고루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작가마다 키워드를 찾아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다루면서도 공통 질문들을 통해 각 작가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이 인터뷰집은 한국, SF, 작가라는 세 가지 주제로 엮인 여섯 작가의 줄기들로 한국 SF의 지도를 채워 나가려는 시도다. 빈틈을 마주하여 가능성을 여는 SF 세계 심완선은 “우리는 타인의 글에서 삶을 보고, 누군가 그곳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라고 말한다. 각자의 길을 걷는 우리가 실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안도감이 우리가 글에서 얻는 위안이라는 것이다. 현실을 대체하는 환상 세계일 것만 같은 SF 세계에도 뾰족한 해답이나 구원은 없다. SF는 현실의 빈틈과 가능성을 마주하는 공간이다. SF 세계에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혐오나 차별이 사라지고, 장애 요인이나 비정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강점이 되기도 한다. ‘표준’이 바뀐 세상을 상상하며 작가들은 오늘의 빈틈을 마주하고 내일의 가능성을 기대한다. 작가들이 SF 세계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도피처로 작동하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현실과 달리 무언가 뒤바뀐 SF 세계를 통해 적어도 우리가 지금 사회에 대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달라진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다면 SF는 우리에게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글을 쓴다는 것 심완선이 만난 여섯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글을 쓴다. 작업 시간과 작업 공간부터 이야기를 짜는 방식까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즐거움만큼은 모두가 누리고 있었다. 작가 경력이 20년에 가까운 김보영 작가는 “글쓰기보다 재미있는 일이 없다.”라며,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즐거움과 일이 맞닿아 있다.”라고 말하는 김초엽과 “제가 쓴 글이 저를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요.”라고 말하는 배명훈은 글 쓰는 일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과 글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며 경험하는 특별한 일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SF라는 영토가 공고히 자리 잡았는지는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 SF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여섯 작가는 현실을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SF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지난 세월 SF 작가로 살아오며 겪었던 어려움을 솔직하게 전하면서도 서로의 글을 보며 얻은 위안, 한국 SF의 계보가 쌓이며 얻은 유대감, 미래의 SF 작가들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함께 말한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며 환경을 만들어 온 작가들이다. 심완선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 SF 작가들의 성실하고 단단한 열정을 세상에 내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