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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청년에게 호소한다 · 9
청춘론 · 17
연애론 · 81
남녀교제에 대하여 · 92
이해할 수 없는 실연에 대하여 · 101
불량소년과 그리스도 · 106
욕망에 대하여 · 133
나의 장례식 · 142
부모가 버려지는 세상 · 146
부모가 되어서 · 161
문학의 고향 · 166
육체 자체가 사고한다 · 176
분열적 감상 · 179
고담의 풍격을 배격한다 · 183
‘가쇼’의 문화 · 197
나란 누구? · 205
익살극을 생각한다 · 217
에고이즘에 대하여 · 223

옮긴이 후기 · 233

저자 소개 2

사카구치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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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o Sakaguchi,さかぐち あんご,坂口 安吾,사카구치 헤이고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다자이 오사무와 더불어 ‘무뢰파(無賴派)’의 대표 작가이다. 본명은 헤이고. 1906년 10월 20일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아버지 니이치로와 어머니 아사 사이의 5남으로 태어났다. 사카구치가의 선조는 지금의 후쿠오카현 가라쓰의 도공이었다가 후에 니가타로 이동해 온 지방 부호다. 아버지 니이치로는 당시 중의원 의원이자 니가타 신문사 사장이었고 한시 시인으로도 알려진 정치가로서 언제나 다망했으며 장남을 제외한 자식들에게는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사카구치가의 재산은 체면과 의리를 중시했던 니이치로의 대에서 탕진되게 된다. 니이치로의 전처와 첩의 아이까지 합한 열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다자이 오사무와 더불어 ‘무뢰파(無賴派)’의 대표 작가이다. 본명은 헤이고. 1906년 10월 20일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아버지 니이치로와 어머니 아사 사이의 5남으로 태어났다. 사카구치가의 선조는 지금의 후쿠오카현 가라쓰의 도공이었다가 후에 니가타로 이동해 온 지방 부호다. 아버지 니이치로는 당시 중의원 의원이자 니가타 신문사 사장이었고 한시 시인으로도 알려진 정치가로서 언제나 다망했으며 장남을 제외한 자식들에게는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사카구치가의 재산은 체면과 의리를 중시했던 니이치로의 대에서 탕진되게 된다. 니이치로의 전처와 첩의 아이까지 합한 열세 명의 형제 중 열두 번째 아이로 태어난 안고는, 어린 시절 이미 방랑벽이 있었으며, 골목대장 행세를 하며 싸움질을 하고 돌아다녀 어머니의 미움을 사는 한편, 주로 무사들의 군담을 숙독했고, 남몰래 닌자의 인술을 연구하기도 했다. 1919년 니가타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이 무렵부터 집과 학교를 싫어해서 수업을 빠지고 홀로 방황하는 날들을 보내다 낙제하게 되고,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발자크 등의 소설을 탐독하며 지내다가 결국 1922년에 퇴학당했다. 그해 가을 상경해 부잔 중학교에 입학했고 에드거 앨런 포와 이시카와 다쿠보쿠 등을 인생의 낙오자로서 사랑하며 그들의 작품을 숙독했다.

막연하게 엄격한 구도자의 삶을 동경하여 1926년, 도요 대학 인도철학윤리과에 입학한다. 입학 후 불교서와 철학서를 섭렵하는 데 몸을 혹사하며 공부에 매진한 탓에 생긴 신경쇠약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티베트어, 라틴어, 프랑스어 등 어학을 맹렬히 공부한다. 1930년, 대학을 졸업한 후 동인지 [말]과 [청마]를 창간했다. 1931년에 발표한 단편소설『바람 박사』와 『구로타니 마을』이 소설가 마키노 신이치의 극찬을 받음으로써 신진 작가로 급부상한다. 1932년 여류 작가 야다 쓰세코를 알고 사랑에 빠지지만 1936년 절교한 후 신생을 기하며 교토를 방랑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눈보라 이야기』를 썼다. 1946년, 전후의 시대적 본질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파악한 「타락론」과「백치」에 의해 일약 시대의 총아, 오피니언 리더로 떠오르며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에세이 「타락론」에서는 전쟁에 졌기 때문에 인간이 타락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인간에게는 타락의 본성이 있고 혼란은 필연적이며, 타락을 통해 다시 일어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타락론」을 소설화한 것이 「백치」다.

1947년 가지 미치요와 결혼하고, 전후의 시대상을 반영한 소설과 에세이, 탐정소설, 역사 연구, 문명 비평 르포르타주 등 다채로운 집필 활동을 전개하여 전후의 난세에 문화와 역사 및 사회의 흐름에 대한 대중의 지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와 동시에 세무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 경륜 부정 사건 고발, 각성제와 수면제 중독에 의한 정신착란 발작 등 실생활 면에서도 언제나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1955년 2월 17일 지방 취재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자택에서 뇌일혈로 급사했다. 향년 50세였다. 전후 일본 사회의 혼란과 퇴폐를 반영한 작풍을 확립하고 시대의 새로운 윤리를 제시함으로써 일본인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 사카구치 안고는 다자이 오사무와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무뢰파 작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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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에서 근대일본문학을 전공하고 문학/문화 비교에 관해 공부했다. 일본 고전문학, 세계문학, 지역문화 등을 흡수해 새로운 문학 작품을 창조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학교 글로벌지역학부에서 교육과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 관심사는 한일 간 문학작품 번역, 재일조선인의 자서전을 대상으로 한 언어 표현의 복잡성과 디아스포라의 자기존재성이다. 지은 책으로는 『일본문학의 수용과 번역』(2016), 『김시종, 재일의 중력과 지평의 사상』(공저, 2020)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카이 나오키의 『과거의 목소리』(2017), 고야스 노부쿠
도쿄대학에서 근대일본문학을 전공하고 문학/문화 비교에 관해 공부했다. 일본 고전문학, 세계문학, 지역문화 등을 흡수해 새로운 문학 작품을 창조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학교 글로벌지역학부에서 교육과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 관심사는 한일 간 문학작품 번역, 재일조선인의 자서전을 대상으로 한 언어 표현의 복잡성과 디아스포라의 자기존재성이다. 지은 책으로는 『일본문학의 수용과 번역』(2016), 『김시종, 재일의 중력과 지평의 사상』(공저, 2020)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카이 나오키의 『과거의 목소리』(2017), 고야스 노부쿠니의 『한자론 불가피한 타자』(2017),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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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02g | 135*200*15mm
ISBN13
9788976828545

책 속으로

나는 전신전령(全身全靈)을 걸고 고독을 저주한다. 전신전령을 걸기 때문에 또한 고독만큼 나를 구하고 나를 위로해 주는 것도 없다. 이 고독이 어찌 독신자에게만 해당될 것인가. 영혼이 있는 곳, 그곳에 항상 함께하는 것은 그저 고독뿐이다.
--- p.39

죽을 때에는 그저 무(無)로 돌아갈 뿐이라는, 인간의 진정 어린 경건한 의무에 충실해야만 한다. 나는 이를 인간의 의무로 본다. 사는 것만이 인간이고, 나중은 그저 백골, 아니, 무다. 그리고 그저 사는 것만을 앎으로써 정의, 진실이 생긴다. 생과 사를 논하는 종교나 철학 따위에 정의나 진리가 있기나 할까. 이건, 장난감이다.
--- p.131

욕망은 질서를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긴 해도 욕망을 바라는 것은 악덕이 아니며 우리들의 질서가 욕망의 만족에 가까워지는 일은 결코 타락이 아니다. 오히려 질서가 욕망의 충족에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문화 또는 생활의 진실된 생육(生育)이 있는 것이고, 인간성의 추구라는 문학의 목적도 이러한 생활의 생육을 위해 내성의 수단으로서 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p.140

나는 항상 무료했다. 모래를 씹듯 허무할 뿐. 도대체 나는 뭐란 말인가. 무엇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일까. 그러한 자문은 더 이상 물음의 언어가 아니다. 스스로 묻는 것 자체가 나의 본성이고 본질로, 그것이 나라는 인간이었다.

--- p.213

출판사 리뷰

우리가 놓친 불량소년,
사카구치 안고의 인간 긍정 메시지
“결코 이기지 못합니다. 단지 패배하지 않는 겁니다.”


1920년대, 전쟁으로 인해 휘몰아친 일본의 국수주의 사상을 비판하며, ‘일본’이라는 이념에 매몰되지 않는 ‘인간 생활’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상을 설파했던 작가 사카구치 안고. 문학적 위상에 비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안고의 글들이 『불량소년과 그리스도』로 묶여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혼란의 시기일수록 거대담론에 내몰리거나 당파와 사회에 편승하지 않는, 본연의 삶의 자세를 먼저 긍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하고 있는 그의 에세이 18편을 모아 한 권에 담았다.

나이를 먹어도 인간 따윈 불량소년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인간은 홀로 태어나지만, 무리의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이라면 대부분 국가, 이념, 담론, 이론 등에 에워싸일 수밖에 없고, 자각하지도 못한 채 거기에 ‘나’를 의탁해 버리는 삶을 산다. 아동 학대, 소수자 혐오, 갑질 이슈 등 온갖 부조리가 만연한 세상에서 우리는 자꾸만 법이나 이념, 이론에 호소하게 되고, 행위 주체인 ‘인간’에 대한 신뢰는 점차 잃어간다. 내가 ‘나’임을, ‘인간’임을 어떻게 다시 긍정할 수 있을까? 전쟁과 패전의 시기에 쓰인 사카구치 안고의 글에서 그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말한다. 그 어떤 무리, 이념, 담론 속에서도 ‘자신의 생활’ 속 ‘윤리’를 발견하라고 말이다.
예를 들어 ?청년에게 호소한다―어른들은 교활하다?는 어른들처럼 계산하거나 도당(徒黨)을 꾸려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묵묵히 홀로 부랑자를 돌보던 한 청년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인간 긍정의 가능성을 엿본다. 청년들이 자기 자아를 왜곡하지 않고 ‘올바른 것’과 ‘아름다운 것’을 만들면 어른들의 ‘교활한’ 세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을 둘러싼 세계는 불안정하기에, 그 책무는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이 책을 대표하는 에세이 「불량소년과 그리스도」는 인간 긍정의 메시지를 극단으로 끌고 간다. 이 글은 사카구치 안고의 동료 ‘다자이 오사무’의 죽음을 추도하는 글이다. 그런데 이 추도문에는 안타까움이나 슬픔 따윈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죽은 자를 놀리는 듯하며, 익살스러움에 가까운 말투로 그를 회고한다. 이 글에서 불량소년은 다자이 오사무다. 그러나 기존 질서에 반하는 문학을 썼다는 점에서 사카구치 안고 또한 불량소년인데, 한 불량소년은 인간을 긍정하고 한 불량소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고는 다자이 오사무가 우상 혹은 권위로 비유되는 ‘그리스도’에 기대었지만,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잊지 못해 술에 빠졌다고 보았다. 끝내 불량소년 다자이 오사무는 자살로써, ‘불량소년으로서의 삶’을 스스로 부정해 버린다. 그러나 또 다른 불량소년 사카구치 안고는 그렇게 삶의 긍정을 부정한 자마저 긍정하는 추도문을 씀으로써 인간에 대한 ‘무한한 긍정’을 드러내는 한편, 독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인간이란 죽으면 그냥 끝. 불량소년은 불량소년으로서 강고히 살아야 한다”고.

청춘의 절박함,
지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익살스러운 듯해도 결국 사카구치 안고의 글에 배어 있는 것은 투명한 눈으로 세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인간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목소리를 내는 따뜻함이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그가 ‘청춘’에 대해 말할 때 확연히 드러난다.

“청춘이란 그저 나를 살리는 힘, 여러 가지로 미련하지만 나의 생명이 타들어 가는 것을 항상 조금씩 지탱해 주고 있는 것, 나의 생명을 지지해 주는 모든 것이 내 청춘의 대상이고, 말하자면 나의 청춘이다.” (「청춘론」 중에서)

사카구치 안고의 ‘청춘’은 어느 한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카구치 안고는 철저하게 인간의 ‘고독’을 말하고, 그 고독 속에 자신을 위무하는 윤리를 발견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마음의 윤리에 따르는 것이 청춘이다. 그리고 청춘의 모험이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자기 운명을 건 절박함이 있어서다. 불안정한 세계에서 자신의 운명과 윤리를 관장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절박하다. 나의 절박함이 다른 이의 절박함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곧 ‘인간’, ‘내가 인간임’을 긍정할 수 있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절박하다면 어떤 대상을 ‘이긴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 속에서 나로서 계속 존재하는 것, 즉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사카구치 안고는 말해 주고 있다. “결코, 이기지 못합니다. 단지, 패배하지 않는 겁니다”라는 말은 바로 그런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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