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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벙어리 삼룡이
2. 행랑자식 3. 물레방아 4. 꿈 5. 여이발사 6. 17원 50전 7. 자기를 찾기 전 8. 지형근 |
羅稻香, 본명:나경손, 필명:빈(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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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저마다 신랑의 마음은 그 말하는 이들이 미웠다. 일부러 자기를 부끄럽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그 후에 그를 만나면 말도 안하고 인사도 하지 아니한다. 또 그의 고모 되는 이가 와서 자기 조카를 보고, '인제는 어른이야. 너도 그만하면 지각이 날 때가 되지 않았니. 네 처가 부끄럽지 아니하냐.' 하고 타이를 적마다 그의 마음은 말하는 사람이 부끄럽다는 것보다도 자기를 이렇게 하게 한 자기 아내가 더욱 밉살머리스러웠다. '여편네가 다 무엇이냐? 빌어먹을 년이 들어오더니 나를 이렇게 못 살게 들 굴지.'
혼인한 지 며칠이 못 되어 그는 색시 방에 들어가지를 않았다. 집안에서는 야단이 났다. 마치 돼지나 말 새끼를 혼례 시키려는 것 같이 신랑을 색시 방으로 집어넣으려 하나 마구가내였다. 그럴 때마다 신랑은 손에 닥치는 대로 집어 때려서 자기의 외사촌 누이의 이마를 뚫어서 피까지 나게 한 일이 있었다. --- p.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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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씨가 온 뒤로 신랑, 신부가 살림을 차린 안쪽 출입은 모든 하인에게 금지되었으나 벙어리는 마치 개가 맘대로 집 안팎을 들락거리듯이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었다.
하루는 어린 주인이 먹지 않던 술에 잔뜩 취하여 무지한 놈에게 두들겨 맞고 길에 쓰러진 것을 벙어리가 발견하고 업어다가 안으로 들여다 눕힌 일이 있었다. 그때 안에는 아무도 없고 오직 새아씨 혼자 방에서 바느질을 하다가 어린 주인을 업고 들어온 벙어리를 보았다. 새아씨는 벙어리의 충성된 마음이 고마워서 쓰던 헝겊 조각으로 부시 쌈지(부시, 부싯돌 등을 넣는 주머니) 하나를 만들어 준 일이 있었다. 이것이 새 서방님의 눈에 띄었다. 그래서 어떤 날 밤, 새아씨는 자던 몸으로 마당 복판까지 끌려와 태질을 당했다. 얼마나 때렸는지 새아씨의 온몸에는 피가 맺혀있었다. 이것을 본 벙어리는 또다시 의분의 마음이 뻗쳐 올라왔다. 그래서 미친 사자와 같이 뛰어들어가 새서방님을 내어던지고 새아씨를 둘러매었다. 그리고는 날개 달린 수리와 같이 잽싸게 바깥사랑 주인 영감 내외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 새아씨를 내려놓고 손짓 몸짓을 열 번, 스무 번 거푸 하며 새아씨가 억울하게 맞았다고 호소했다. 그 이튿날 아침에 벙어리는 주인 새서방님에게 물푸레나무로 몹시 얻어맞았다. 한쪽 뺨에서 피가 나고 주먹같이 부어올랐다. 새서방은 때리면서, 「이 흉칙한 벙어리 같으니라구, 내 색시 몸에 손을 대다니!」 하고 부시 쌈지도 빼앗아 갈가리 찢어 변소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너 이놈, 어제는 주인도 몰라보고 막 쳤지? 너 같은 놈은 죽어야 해.」 어린 주인은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른다. 벙어리는 뒷덜미를 사정없이 맞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쓰러지면서도 벙어리는 두 손으로 빌 뿐이다. 말도 못하고 고개를 몇백 번 코가 땅에 닿도록 그저 용서해 달라고 빌기만 하였다. 그러나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는 복받치는 분노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숨겨둔 정의감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벙어리는 안방 출입이 금지되었다. 안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벙어리는 궁금해졌다. 주인아씨가 어린 주인에게 매를 맞는 것만 같아 벙어리는 늘 안절부절이었다. 궁금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나중엔 주인 아씨를 뵙고 싶은 마음으로 변했다. 뵙지 못해서 벙어리의 가슴은 답답하고 타는 듯했다. 알 수 없는 슬픔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한 번이라도 아씨를 뵈올 수 있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하는 벙어리였다. 어떤 때는 쳐들어가 주인 아씨를 뵙고 싶은 것을 꾹 참을 때도 있었다. 아씨를 뵙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에 벙어리는 잘 먹을 수가 없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틈만 있으면 안쪽을 보며 그리워하는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주인 영감이 전보다 많은 음식을 줘도, 더 편하게 해줘도 그것이 싫었다. 벙어리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집주위를 뱅뱅 돌며 서성거렸다. --- p.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