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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얼굴들

빛의 얼굴들

: 빛을 조명하는 네 가지 인문적 시선

리뷰 총점9.6 리뷰 17건 | 판매지수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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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02g | 140*205*30mm
ISBN13 9788932474564
ISBN10 893247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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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는 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빨간 사과는 빨간색을 가지고 있지 않고, 노란 바나나도 노란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우리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색의 물감마저도 그 자신이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체는 일정한 색의 빛을 흡수하고, 일정한 색의 빛을 반사하는 ‘성질’만 가질 뿐, 우리가 보는 모든 색은 빛으로부터 나온다. 마치 우리가 팔레트가 가진 색 안에서만 그림을 그릴 수 있듯이 우리가 보는 대상의 색은 같은 대상이라도 비추는 빛이 어떠한 색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p.30

조명이 발전하면서 편리한 점도 많아졌지만 반대로 잘못된, 혹은 과도한 인공조명에 노출될 경우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함께 갖게 되었다. 낮은 색온도의 조명만 비추는 실내에서 태양 빛을 보지 못하고 낮 시간에 반복적으로 일하는 백화점의 직원들은 주광의 푸른빛을 받지 못해 신체적, 감성적 활력이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이와는 반대로 푸른색 형광등 아래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자연의 사이클과 어긋난 빛에 노출됨으로써, 휴식하고 수면을 취해야 하는 몸 상태를 만드는 데 방해를 받거나 심할 경우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색온도는 분위기라는 단순한 미적인 영역을 넘어 신체와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 p.101

하지만 경치를 보기에는 북향의 한강 조망이 더 좋다. 남향은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풍경을 대하게 만든다. 아파트와 같이 처마가 없는 건물이라면 눈부심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한 보이는 풍경도 해를 뒤에 둔 역광의 빛 환경을 갖게 된다. 이에 반해 북향의 창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내가 해를 등짐으로써 직접 눈부심이 발생하지 않으며, 시선과 태양 빛의 방향이 일치해 더 편안하고 풍부한 빛으로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마치 공연장에서 조명이 내 머리 위에서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향해 빛을 쏘는 형태와 유사하다.
--- p.143

미국 시카고는 봄, 가을이면 500만 마리의 철새가 도시를 지나갈 정도로 새의 이동 경로 한복판에 위치한다. 이 도시에 불을 밝힌 높은 건물들이 생겨나면서 밤하늘을 가로지르던 철새들이 건물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지칠 때까지 건물 주위를 빙빙 돌며 이동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 정도가 심각해져 매일 아침 건물 관리인들이 지붕에서 죽은 새를 삽으로 퍼내야 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시카고는 절전 프로그램을 계획해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에는 외부 조명을 끄고, 차양을 설치하고, 실내조명을 최대한 낮춰 철새의 사망률을 80퍼센트 가까이 줄였다.
--- p.268~27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의 주인공은 빛입니다. 그 빛이 빼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가 손에 쥐고 있는 프리즘을 통과하니 빛의 미학, 빛의 과학, 그리고 빛의 환경학이자 사회학으로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빛이 책이 된 것입니다. 이 책이 우리의 삶을 밝히는 좋은 빛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 노명우 (사회학자, 니은서점 마스터 북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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