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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산책이라니

마지막산책이라니

라니-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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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70g | 130*205*11mm
ISBN13 9791197259159
ISBN10 1197259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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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집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를 펼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구절이 있다.“인간을 사랑해 준 아롱이, 자연이, 사랑이, 궁금이 그리고 지금 제 곁에서 숨 쉬는 밤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시집 맨 앞에 실린 반려동물에게 보내는 헌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책에 이 문구를 넣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되었을까요?
: 사실 가장 먼저 정한 게 이 헌사였습니다. 이 문구를 넣겠다는 결정은 단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어요. 첫 시집 출간 직전에 반려견 아롱이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시기를 통과하는 것이 무척 괴로웠어요. 아롱이가 첫 시집을 준비하는 동안 저를 떠나지 않고 지켜준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느끼게 해준 사랑이 어느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떠나보낸 것은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그들이 안겨주고 간 큰 사랑이 있기에 그 온기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고요.
이 시집을 쓰는 동안 저는 인간의 힘으로만 서 있지 않았습니다.
아롱이가 제게 남겨준 것, 지금 함께 생활하고 있는 반려견 밤이가 제게 보태준 커다한 힘이 있기에 서 있을 수 있었어요.
- 표지화를 직접 그렸다고 들었습니다. 평소에 그림을 좋아하시는지, 그림을 그릴 때와 시를 쓸 때의 정다연 시인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 아롱이가 떠나고 나서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해 그림을 배웠습니다.
그 인연이 계속 이어져서 지금은 일년 넘게 화실에 다니고 있어요. 일년간은 아롱이만 그리다가 요즘에 코끼리도 그려보고, 닭도 그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법도 배우고 있어요. 시를 쓸 때는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요.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봅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물음을 갖기보다는 제가 그리고 있는 대상에 온전히 집중합니다. 내가 한 존재를 이렇게까지 관찰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 같아요 그리는 대상의 털은 어떤 결로 흐르는지, 바람과 빛의 방향은 어떠한지, 무늬는 어떠한지요. 그렇게 그리다보면 어느새 그리고 있는 대상에 깊이 애착을 느끼게 됩니다. 시 쓰는 정다연이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한다면 그림을 그리는 정다연은 대상에 집중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극과 극이 닿아 있듯 서로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요.
---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중에서

지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첫눈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내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무슨 말이냐하면 공식적으로 첫눈이 인정되려면 서울기상관측소의 분석원들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아직 사실은 보고되지 않았으므로 첫눈은 내린 것이 아니다. 이것이 기상청의 입장이다. 마음 속에 눈이 내린다. 오직 나만 알고, 볼 수 있는 눈.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눈. 세상 사람들 그 누구도 내게 눈이 오는지 모른다. 그 눈발이 점점 거세지고, 더 거세져 내 마음 속 지붕과 리기나 소나무를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을 모른다. 붕괴되고 신음하는 것을 모른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상담 선생님이 내게 묻는다. “아롱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요즘은 아롱이에 대한 책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나는 고백한다. 두서없이.
“사실은요. 아롱이가 떠난지 이 년이 되었지만, 아롱이에 대해서 쓰는 게 두렵고 무서워요. 자꾸 피하게 돼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군요”
“네. 언제나 아픈 상처일 거예요.”
아롱이에 대해서는 타인과 나눌 이야기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물꼬가 트이자 마음이 마구마구 흐르기 시작한다.
“힘들 때는 어떻게 했어요?” 선생님이 묻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가족과도 죽음을 나누는 것이 싫어서 매일 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조용히 울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 동물을 잃은 슬픔을 다른 사람과 나누러 하지 않아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슬픔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는 말. 그 말에 왜이렇게 투명한 유리알처럼 남는 것일까.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 데에서 오는 위안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유대감.
어떤 슬픔은 아무리 작게 쪼개려 해도 쪼개지지 않는다는 것. 아무리 말을 하고 외쳐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는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아롱이에 대한 책을 쓰는데, 정작 아롱이에 대해서 말하기가 어렵다니.
“아롱이를 생각하면 뭐가 가장 떠올라요?”
“그냥 웃고 있는 모습이요. 그게 다예요.”
상담을 끝내고 책상에 앉아 아롱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지 사진을 들쳐본다.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책을 내고, 누군가 다연씨의 글을 읽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나누고. 그런 경험이 다연씨의 상처를 다른 곳으로 이끌 수 있을 거예요”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한 번도 누군가의 아롱이를 잃는 슬픔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혹시 거기있나요? 지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물어보고 싶은 새벽이다.
저는 아직까지는 이 글이 제 자신에게 어떤 위로가 될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혹시 이 글이 닿게 되면, 저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돌려줄 수 있을까요?
저에게는 당신의 이야기가 절실히 필요해요. 그 이야기가 저를 어디에 닿게 할지 궁금해요.? 답신 없는 편지를 유리병에 담아 바다에 보내듯, 문장을 모아 책을 쓴다.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이 녹아 내 머리카락을 적시고, 입술을 적시고, 손을 적신다. 눈이 멈추지 않는다. 나만 아는 눈이 하염없이 내린다. 공식적인 첫눈은 아직 아니다.
--- 「혹시 거기에 있나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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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그리기 연습-벨루가

감개무량했다. 드디어 도형을 지나 생명체를 그리는 날이 왔구나. 너무나 고대하던 날이어서 화실에 가는 내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여름이 오는 것도, 무성해지는 초록을 보는 것도 다 좋았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빨리 화실에 도착했다. 선생님은 그런 나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어떻게 구도를 잡는 것이 좋은지 시범을 보이셨다. 이번에는 내 차례. 도화지 가득 벨루가가 차도록 위치를 잡았다. 종이 위쪽에서부터 직선으로 떨어지는 등을 그은 후에 이마의 굴곡진 부분을 정성껏 표시했다. 문득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무언가를 이토록 관찰하고 살펴보는 일이 내 삶에 일어났을까 물음이 들었다. 어쩌면 평생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았다. 평소 일상을 살 때는 무언가를 뚫어지게 관찰하는 것도 그 대상에게는 폭력적인 시선이 될 까봐 자제하는 편인데, 오히려 이런 관찰을 통해서만 얻게 되는 것도 있구나. 새롭게 알게 됐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어떤 물체나 생명체의 표면은 같은 색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구나. 어떤 부분은 유독 어둡거나 밝기도 하고, 상처나 얼룩이 있기도 하구나.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그리는 생명체의 눈동자에 환한 빛이 찍혀 있는 것 같기에 모양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사진을 찍은 내 얼굴의 거기에 담겨있었다. 눈동자는 이토록 선명하게 누군가를 반사할 수 있기도 하구나 깨달았다. 똑같은 회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진한 회색부터 중간 회색, 밝은 회색까지……. 언어로는 다 쪼갤 수 없는 무수한 색이 있다는 것. 그저 사물에 떨어지는 빛이라고 착각했는데, 어떤 고유한 존재의 형상이 그 안에 들어있기도 한 것. 그림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다.? 벨루가를 그리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그라데이션이었다. 벨루가는 전체적으로 구 형태가 많고, 피부가 하얘 명암이 잘 드러나는 특성이 있다. 그것에 맞게 색감을 잘 넣어야 안구가 얼마만큼 안으로 들어가 있는지 혹은 앞으로 나와 있는지, 입술의 두께감은 어떠한지 입체감 있게 선명히 드러낼 수 있다. 완성된 그림만 보면 손쉽게 쓱쓱 그린 것 같지만……. 한 달 동안 형태잡기부터 색감, 그라데이션 단계를 차근차근 진행해갔다. 그림을 다 완성한 날, 북극을 헤엄치는 벨루가 영상을 찾아봤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쌓여서 저만큼 거대해진 것인지 인간의 시간으로는 감히 다 헤아릴 수 없는 빙하를 넋 놓고 보고 있는데, 깨진 얼음 조각을 헤치고 벨루가 무리가 수면 위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어서 공중에 물을 내뿜는 소리와 함께 주파수 높은 맑은소리. 맞다, 책에서는 벨루가를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소개하기도 했지. 찌직- 새가 지저귀는 것 같기도 하고, 고드름과 고드름이 부딪힐 때 나는 소리 같기도 한 벨루가가 내는 소리에 잔뜩 마음을 빼앗겨 있는데, 아쿠아리움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벨루가의 영상을 발견했다. 북극을 시원하게 누비는 벨루가가 내는 소리와 수족관 유리벽에 머리를 대고 있는 벨루가의 소리가 너무나도 달라서 놀랐다. 솔직히 말하면 경악했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2021년 11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9세 암컷 벨라를 바다로 다시 돌려보낼 계획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각에서는 벨라가 야생으로 돌아간 뒤 거친 환경에서 생존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인간은 이토록 인간 중심적이다. 자연을 비롯한 다른 동식물들은 언제나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인간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벨라가 자신의 동료와 함께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고, 새끼를 기르고, 때가 되면 따뜻한 강 하구로 몰려가 거칠거칠한 자갈에 온몸을 비비며 죽은 피부를 벗겨내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인간이 만든 울타리는 부수면 그만이다.
원근법-물체가 맞닿은 지점이 가장 어둡다 물체가 지면에 닿은 지점이 가장 어두워요. 빛과 어둠의 흐름을 생각하며 그림자의 형태를 잡고 있는데, 그 말을 들었다. 물체와 물체가 맞닿은 지점은 가장 밝은 것이 아니라 어두운 거구나.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걸지도 몰라. 알사탕 같기도 하고 야구공 같기도 한 구를 칠하다가 아롱이의 그림자와 내 그림자가 겹쳐진 순간이 생각났다. 어두운 밤 달빛을 받으며 산책로를 따라 걸을 때, 우리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겹쳐졌다가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나는 기쁘게 웃었다. 그날의 장면은 어두운 밤보다 더 짙은 검정으로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 있다. 돌이켜 보면 한때의 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부딪히는 자리는 낮처럼 환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사물의 구조를 드러내는 빛처럼 사람의 마음은 솔직하고 투명하게 서로를 향해야 한다고. 만남에서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올 때, 깨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침묵의 시간이 찾아올 때 쉽게 절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너무도 강한 빛은 식물의 잎을 태워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어둠에 잠든 박쥐의 잠을 괴롭힐 수 있고, 바다를 헤엄치는 사람의 등에 햇빛 화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어떤 존재가 간직한 어둠과 신비를 견디지 못하고 낱낱이 파헤치는 태도야말로 광적이고 폭력적인 태도 아닌가, 지금은 반문하게 된다. 어둠을 어둠으로 내버려 두는 것.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언젠가 책의 한 귀퉁이에서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왜 내면을 가만두지 못하는가? 물론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반성은 스스로 자책하거나 타인을 비난하는 것으로 기울기 십상이기 때문에 추락하기 좋은 얼음 골짜기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빙벽의 상태를 확인하듯이 내면의 상태를 짚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을 내면 그 자체로 둘 줄 아는 것. 달의 그림자 이야기를 들으면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이지만, 달의 입장에 서서 지구를 보면 자신은 늘 한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 달라지는 점은 빛을 받은 부분이 그날그날 바뀌는 것이다. 달에게 이목구비가 있다면 오늘은 빛이 나의 눈동자를 비추고, 내일은 이마, 모레는 눈썹을 비추는 식이다. 요즘 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마음을 섣부르게 짐작하지 않고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타인의 어둠을 응달에 놓아둔 채로 언젠가 그가 준비되었을 때 자신의 일부를 조금씩 조금씩 보여 주는 순간을 기다린다. 이따금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내가 쌓아온 관계들이 파도 한 번에 무너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 아롱이가 더 짙은 그림자를 맞대며 곁에 있어 준 순간을 떠올린다. 어둡고 어둡다가 마침내 창문에 여명이 맺히는 순간. 그래 지금은 어두운 면에 맞닿은 때야. 그냥 기다리면 돼. 또 다른 빛의 모양이 나타날 때까지. 주문처럼 읊조리면 한마디 대화 없이도 몸과 몸으로 기대 맞이하는 아침이 선물처럼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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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별은 평생에 걸쳐 이뤄지기도 한다. 그것은 어떤 사랑이 평생에 걸쳐 계속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정다연의 첫 산문집 『마지막산책이라니』는 먼저 떠난 반려견 ‘아롱이’를 생각하며 사랑과 이별에 대해,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해 생각하는 책이다.작가는 아롱이를 그리는 일을 통해 아롱이를 그리워하고, 또한 그 그리움을 삶의 힘으로 만들어간다. “아롱이를 가슴 속에 품은 채로 다른 존재들과 함께 걸어 볼 준비”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또한 다른 존재들과 살아갈 준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황인찬 (시인)
사랑이 남기고 간 자리에는 수만 가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롱이가 그러했듯, 이 책에도 아롱이의 존재가 불러 세운 이름들로 가득하다. 시인은 그 이름을 풍경처럼 곁에 두며 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려가는 애도의 시간을 보낸다. 아롱이는 다른 방식으로 선명해져서는, 앞서가기도 하고 뒷발에 채이기도 하면서 우리만 아는 길로 향한다. 혼자서, 그리고 셋이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랑에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배웠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어서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이니까. 아롱이를 마음속에 그려 넣고, 저마다 사랑하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그 귀중한 경험을, 이 책은 함께 하려고 한다.
- 서윤후 (시인)
“나를 구원한 어떤 힘은 다연의 사랑에서 왔다. 아롱에게 배워 내게도 전해져온 사랑에서.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마주한 적 없는 아롱이와 한 시절을 지냈다고 착각했고, 아롱의 엄마 밤이와 밤의 엄마 다연과 나눈 시간에서 피어난 그 기적에 아롱이 얼마나 다정하고 감동적인 존재인지 헤아렸다. 부르지 않아도 불쑥 드리우는 추억처럼 괜찮다고, 우린 헤매는 게 아니라 흩뿌려진 많은 길을 살피며, 느린 만큼 오래 남을 날을 더듬고 있다고 다독이는. 기대하지 않은 때에도 멀리 흘러 닿아와 쓰러지지 않게 격려하는 온기 같은. 그처럼 『마지막 산책이라니』라는 평서문도 의문문도 아닌 제목이 껴안은 끝 모를 길을 닮은, 사랑을 상실하지 않을 권리를 담아 인사를 보낸다. 아주 사랑스러운 너에게 아주, 아주 고맙다는 안녕을.”
- 김누리 (친구 ‘누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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