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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 두 시인이 나눈 시와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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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26g | 133*201*13mm
ISBN13 9788960907683
ISBN10 8960907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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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그래서 우리는 읽고 쓰고 이야기하지] 문보영, 장수양, 두 시인이 문학에 대해, 시에 대해, 쓰는 일에 대해 말한다. 장수양 시인의 스터디 공고문에서 시작해 2년간 이어진 둘의 대화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젊은 시인들이 진솔하게 내놓은 일기이고 고백인 이 책이 읽고 쓰는 모두를 향해 애정 어린 질문과 대답을 건넨다. -에세이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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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거나 선택하는 건 다 일종의 은신처 같아.
--- p.18

언니가 아까 얘기했잖아. 어떤 사람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과 아닌 마음이 공존한다고. 하지만 언니는 그중에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쓴 거잖아.
--- p.28

한 번쯤 나의 시 쓰기를 멀리 보내주고 싶었다. 나도 쉬고 너도 쉬어서 나중에 서로가 모르는 것을 많이 묻히고 만날 수 있게. 그러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깜짝 놀라기만 하면 된다.
--- p.38

다음에는 이상한 곳에서 만나, 이상한 형태로 대화를 나누고, 야릇한 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두 번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친구는 나에게 이 뜻하지 않은 친절을 겪게 한다.
--- p.39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두 번째가 아니라 완전한 친구다’라고 말하는 시를 쓰고 싶어. 작은 위험은 함께 감당할 수 있게.
--- p.40

‘시’ 하면 그 시절이 떠올라. 먼 곳에서 동경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써보던 때였어. 지금도 시를 쓸 때 문득문득 떠올려.

언니는 언니의 까마득한 과거를 사랑하는구나. 그건 정말 멋진 일이야.
--- p.42

할 말로 가득 찬 일기를 쓰다가 그 글이 이륙하는 그 순간에 시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해. 일기가 일기를 벗어나는 순간에 말이야.
--- p.55

친구를 만나기 전에 젠가처럼 할 말을 쌓아두고, 우리가 만나면 합심해서 그 탑을 다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날이 정말 기대가 된다.
--- p.58

친구와 통화하는 내내 나는 말을 건네는 일에 쾌감이 따른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전화를 걸기로 약속한 날짜와 시간은 알고 있었지만 장차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는 몰랐다. 내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도 알 수가 없다. 대화는 아주 많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열띤 대화의 끝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와 내가 주고받은 말들은 그로부터 멀리 가라고 우릴 떠밀어줄 발사 지점이 될 것이다. 변화의 예감은 설레고도 슬프다.
--- p.84

언니, 그런데 시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된 게 좋은 것 같기도 해. 사실 그게 시의 진짜 얼굴일 수도 있잖아.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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