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란 뭘까. 엄마라는 단어만큼 품이 넓고, 물이 깊으며, 따뜻한 존재가 있을까. 그러면서도 한없이 냉정해지며, 강해지고, 불같아질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우리는 모두 엄마에게서 나와, 엄마를 갈망하며 산다. 이 책은 엄마의 정의를 다시 써보려는 노력이다. 가없이 깊고 넓은 그 바다로 떠난 유영의 결과다.
---「서문」중에서
얼마나 힘들었노? 내 아들 동원아, 니 여기 엄마 가슴팍에 있제? 니는 내 심장이다. 내 심장이 뛰는 한은 아무리 생각을 안 할라꼬 해도 항상 (내 속에) 있어. 나하고 한 몸이 돼서 어데로 움직여도 함께 가거든.
---「야구 레전드 고 최동원 선수의 엄마, 김정자」중에서
저는 사는 이유가 이것밖에 없어요. 자식이 있어야 미래도 있고 희망도 있죠. 이제 내 삶에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 같은 아픔을 겪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일도 그만뒀어요. 회사에서는 휴직 처리를 해줄 테니 언제든 돌아오라고 했지만, 이제는 제가 못하겠더라고요.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요.
---「참사 피해자 고 김용균의 엄마, 김미숙」중에서
한결아, 그럴 때 떠올려주겠니? 그 어떤 순간에도 네가 외롭지 않게 엄마가 옆에 있을 거라고. 이렇게 전적으로, 무조건 너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명이라도 있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영화가 된 성소수자의 엄마, 정은애」중에서
엄마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많이 노력해요. 엄마도 내 엄마이기 전에 누군가의 딸이었고, 엄마도 내 엄마 노릇을 한 게 처음이었을 테니. 엄마가 아니라 같은 여자로 봤을 때 엄마의 인생이 너무 힘들었다는 걸 아니까 연민도 들고요. 엄마도 완벽할 수 없잖아요. 엄마도 살면서 제가 알지 못하는 희로애락과 트라우마가 얼마나 많았겠어요.
---「싱글 맘으로 돌아온 ‘막영애’, 김현숙」중에서
어릴 때 엄마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아이들의 영혼이 세상을 떠다니다가 누군가의 배를 찾아 들어가서 엄마와 자식의 연이 맺어지는 거라고요. 그 말대로라면 저는 정말 엄마를 아주 잘 찾아 들어간 거죠.
---「국민가수 인순이의 딸, 박세인」중에서
모든 엄마들이 그럴 거예요. 아이가 아픈 게 가장 힘들죠. 그때도 ‘내가 혹시 뭘 잘못했나. 누구한테 모질게 군 적이 있나. 그래서 아이가 아픈 건가?’ 했어요. 내가 죽어서 아이가 아프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걸 고민하겠어요? 평생 우주가 내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했는데, 딸을 낳고 나니 온통 딸 중심으로 바뀌었죠.
---「엄친딸 박세인의 엄마, 인순이」중에서
전에는 친구 같은 모녀가 어떤 사이인지 잘 이해가 안 됐거든요. 엄마는 그저 제게 ‘서먹한 어른’ 같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엄마’ 하면 떠오르는 감정이 더 풍부해졌어요. 친구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하고, 여자로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여행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느끼지 못했겠죠.
---「‘여행 모녀’ 엄마 이명희, 딸 조헌주」중에서
자식은 … 말해 뭐하노. 내 자신보다 더 중요한 존재지. 엄마가 살아계실 때 어느 날 나한테 그러시는 기다. ‘니는 목숨 걸고 자식 키우지 않았냐’고. ‘아,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우리 엄마가 그걸 아는구나!’ 싶어서 참 위로를 많이 받았다.
---「배우 문소리의 엄마에서 일흔에 배우가 된 엄마, 이향란」중에서
엄마! 요즘은 살짝 멀어졌지만, 역시나 엄마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 엄마를 생각하면, 엄마는 그냥 나인 것 같아. 엄마 자신보다 나를 더 생각하는 엄마를 보면 엄마의 사랑은 정말 끝이 없구나 하는 게 느껴져.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딸, 이소정」중에서
임신 기간에 엄마가 걱정 없이 편안하게 보내잖아요? 그럼 신기하게 아기도 태어나서 잘 울지 않아요. 처음에 ‘으앙’ 하긴 하지만 금방 ‘케헤헤헤’ 하면서 호흡을 찾죠.
---「1만 명의 자연주의 출산을 도운 산파 엄마, 김옥진」중에서
엄마가 되기 전엔 나도 ‘내게 모성이 있을까’ 의문스러웠어요. 두렵기도 했죠. 실제 아이를 키우면서 늘 두 감정이 병립했어요. 아이는 정말 소중하지만, 나도 소중하다는 것. 아이는 사랑스럽지만, 육아 때문에 내가 사라져버리는 듯한 느낌은 정말 싫었어요.
---「‘엄마 발달 백과’를 쓴 워킹 맘, 홍현진」중에서
외동으로 자랐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 아들과 비교당하는 차별을 겪진 않았지만, 사회에 나와 끊임없이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그렇다.
---「내 성씨를 물려주고 싶은 엄마들, 이수연·김지예·윤다미」중에서
‘아, 이제 찬미가 살겠구나. 다행이다!’ 싶었어요. 찬미가 나중에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때는 몰랐다고. 그런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까 자기 앞에서 엄마가 죽겠더래요. 그제야 보이더래요.
---「AOA 찬미의 진짜 금수저 엄마, 임천숙」중에서
다 내 아들이고 딸이지. 그렇게 예쁘지 않으면 아이들 오줌이며 똥을 내 손에 묻혀가며 돌볼 수 있겠어? 여기 있는 시간, 아기들 안고 있는 순간엔 진짜 ‘내 새끼’라고 생각하지. 대학원까지 나오고 10년 직장 생활했으면 뭐해. 회사 그만두고 아이 둘 다 키우고 났더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게 아이 보는 일인 거야.
---「베이비박스의 아기방 엄마들」중에서
특히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이 임신을 하면 설 자리가 없어요. 학교에선 자퇴해야 하고 패가망신이라며 가족도 등 돌리죠. 혼자 산에서 아기를 낳고는 파묻으려다 차마 죽이지 못해서 흙투성이 핏덩이를 교복에 둘둘 말아 온 소녀들도 있었어요. 이 사회가 그 아이들을 비난하고 정죄할 수 있나요?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이나 사정은 듣지도 않고 돌팔매질 먼저 할 수 있나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들은 아기를 지켰어요.
---「베이비박스의 상담 엄마들」중에서
1년 안에 자립해서 꼭 찾으러 오겠습니다. 뼈가 부서져라 일을 할 거예요. 꼭 1년 후에 찾아올게요. 정말 전 인간이 아니라 악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용서받지 못하겠지만, 반드시 데려온다는 생각만 갖고 살게요. 부디 그동안 사랑으로 돌봐주세요.
---「베이비박스의 편지 속 생모들」중에서
네 딸은 그저 조용히 살 수 있는 집을 원하는 거지만, 그 아이들은 돌봐줄 가정이 필요하단다. 누가 더 다급한 처지냐?
---「학대 피해 아동을 키우는 전문 가정위탁 엄마」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