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이다. 공간을 다루다 보면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생각은 궁극적으로 삶의 문제와 만나게 된다. 정리의 마지막 종착역은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는 기술적인 부분도 포함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0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그와 함께 있던 공간도 죽는 게 아닐까. 아이와 함께 숨 쉬고 빵을 굽고, 매일 아침 살 냄새를 맡고,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고 사과를 하고, 두 손으로 작은 몸을 꼭 껴안던 공간은 더 이상 살아 있는 공간이 아니게 된다. 현재의 공간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과거에 못 박힌 채 하루하루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면, 이 집은 무관심하게 방치된 게 아니었다. 이 집은 한 아이가 살았던 공간과 시간에 대한 기록이자 기억이었다. 날짜가 지난 식품들이, 곰팡이가 피어 있는 제빵 기계가, 손을 대지 못한 책들이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랐을 부부의 마음처럼, 절절하게 다가왔다.
--- p.30~31
정리를 원래 못하는 사람은 없다. 정리를 못한다고 생각하며 안 했을 뿐이다. 안 하다 보니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혹시 지금까지 정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생각해 왔다면 아직 관심을 가질 계기가 없어서가 아니었을까? 내가 머무는 공간이 내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몰라서가 아니었을까? 그것을 깨달으면 답답함을 느끼던 삶의 속도가 달라질 만한 ‘무엇’이 보이진 않을까? 그 깨달음이 소름 끼칠 정도로 미친 깨달음이 아니어도 된다. 정리에 대해 품고 있던 선입견에 실금 하나 낼 수 있는 일상적인 의문, 아주 작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p.48~50
부자들은 왜 집에 서재를 만드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의 서재와 특별히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들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면 답이 보일 것이다. 유산을 물려받아 부자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자수성가를 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도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한 가지 있다. 지식과 학습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지식과 학습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서재는 책과 참고 자료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꾸준히 학습하고 지식을 쌓는 공간이다. 책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서재는 매력적인 공간인 것이다.
--- p.96
“매일 아침 일어나면 침실을 정리하고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로 환기시켜요. 매일 몸을 씻듯, 집도 씻겨주는 거죠. 그러곤 집에 감사하다고 말해요. 이 집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겼거든요. 앞으로 회사를 더 크게 키우고 싶어요.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좀 더 노력해야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명희 씨는 지금도 청결과 정돈, 가치 있는 물건과 예술품 선택, 서재의 중요성 등 부자들이 집을 정리할 때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을 적용하고 있다. 부의 증대뿐만 아니라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집은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부와 행운이 넘치는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 p.131
한 가지 사건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되는 것처럼, 같은 공간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다. 결국 공간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것이고, 쓰는 사람의 손길과 의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기적의 마법은 단연코 ‘정리’이다. 지금 당장 일어나 집 안을 둘러보자. 우리 집은 자유롭게 숨을 쉬고 있는가? 아니면 물건으로 가득 차서 숨도 못 쉴 지경인가?
--- p.188
세상의 수많은 공간 중에서도 집이라는 공간은 특별하고 소중한 곳이다. 집 안의 작은 공간 하나하나는 개별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 작은 공간들은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형성한다. 작은 공간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내면을 보여주는 창이며, 아이디어와 창조성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거대한 장이며, 삶의 무대이자 이야기의 배경이다.
--- p.25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