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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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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130*190*30mm
ISBN13 9791197826986
ISBN10 11978269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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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개의치 않고 생각했던 화두를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글은 ‘초고’라고 불린다. 이 초고를 손에 쥐는 것과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왜 그럴까. 글쓰기는 생각한 뒤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와 비슷한 확률로, 혹은 그보다 더 큰 확률로, 글쓰기가 생각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한 뒤에 쓰지만, 또한 쓰기 때문에 생각한다.
--- 「“잘 쓰지 않겠다”」중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처럼, 글쓰기 또한 쌓일수록 더 많은 글쓰기를 낳는다. 내가 내보낸 글이 쌓일수록 청탁이 더 들어오고, 그 청탁에 맞추어 글을 쓸수록 그에서 파생된 글쓰기 경험이 늘어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된다. 내가 어떤 궤도에 올라 있음을.
--- 「도약의 순간」중에서

초고를 쓴 다음에는 그 내용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세수할 때, 밥을 먹을 때, 회사에서 상사와 대화를 주고받을 때, 친구와 통화할 때, 써놓은 초고 속의 내용이 둥둥 뜬 상태로 따라다닌다. 그것이 초고의 위력이며, 초고를 이른 시기에 토해놓아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하고 다시 고쳐 쓰기 위해, 우리는 가능한 가장 빠른 시점에 초고를 쏟아놓아야 한다.
--- 「에세이―거리 두기」중에서

그제야 알았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것이 나의 성향, 나의 본질, 그리고 빌어먹을, 나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글쓰기를 통해 잘나갈 수 있든, 그렇지 못하든, 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인간이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문학상을 받은 뒤 장편을 세 권 출간하고, 그로 인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나는, 글쓰기는 그런 명예와 속세적 영광을 얻을 때만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모든 것과 상관없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쁘나 슬프나,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 그게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 「다시 쓰기」중에서

당시 썼던 글에 가독성과 재미가 부족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 글에는 내 ‘진심’이 없었다. 글의 가독성과 재미는 ‘진심’과 직결된다. 작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때, 글에는 가독성과 재미가 따라붙는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작가가 써도,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쓰지 않는 경우, 가독성과 재미라는 2대 요소를 확보하기 힘들다.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그 2대 요소는 단순한 테크닉에서 나오지 않는다. 테크닉은 가독성과 재미를 이루는 일부 요소는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 「나는 왜 쓰는가―인정욕구의 화신」중에서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내면의 간극이 큰 대표적인 인물이다. ‘작가님’이라는 추상적이고 거창한 호칭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또렷한 수입과 일의 범주를 갖고 있지 못한 자로서의 자괴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작가는 내면의 혼란을 겪는다. 만인의 평가 앞에 상시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작가’는 정신적으로 안정되거나 평화를 누리는 것과 가장 먼 거리에 서 있는 직업군이라 할 수 있으리라.
---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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