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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3년 12월 14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28g | 120*190*16mm |
| ISBN13 | 9791171710867 |
| ISBN10 | 11717108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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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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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스런 바람의 첫 문단이여
5월이면 언제든 내게 다녀가세요.
5월의 바람처럼 항상 내게 적히세요.
이는 곧 내 모든 문단의 시작일 것입니다.
---「1부 - 바람의 첫 문단」중에서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2부 - 도둑이 든 여름」중에서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깊은 밤
당신의 가르마 사이로 별이 오가는 것을 풍경 보듯 보는 밤
당신의 장편소설을 훔쳤으나 사랑한다는 고백은 찢겨 있고
나는 결국 버려진 구절이 되는 밤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문장을 위해서
내 모든 생애를 바쳐 시를 쓰는 밤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2부 -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중에서
여름의 빛깔이 당신을 관통합니다.
여전히 당신의 아름다움은 잦습니다.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드나들어요.
치맛단처럼 나풀거리는 모습에
나는 이따금 더워집니다.
더운 마음은 쉽사리 식지 않죠.
나는 여름 탓을 하기로 해요.
---「2부 - 여름 증후군」중에서
이제는 다 짓무른 일기를 밤마다 꺼내서 나는 나를 읽었다
울창했던 여름밤에 우리가 평행하기로 약속하던 문단을
나는 끝없이 손금처럼 중얼거렸다
네가 사랑한다 밑줄 그은 문장이 일몰보다도 저물었고
이제는 정말
잊었다는 말만 미처 못 다 썼다
그 못 갖춘 문장으로 끝난 일기를 와락 안고
어지러운 선잠처럼 잔뜩 울었다.
---「3부 - 못 갖춘 문장」중에서
나는 내 이름이 안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누가 나를 불러줄 때마다 안녕이라고 해준다면 내가 정말 안녕할 수 있을까 봐.
그렇다면 나는 울지 않고 응, 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3부 - 안녕이라는 이름」중에서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3부 - 환절기」중에서
물별 흔들리는 강둑에 앉아
나는 나를 탓하며 잠깐 다녀간 사람의 마음을 생각했지
활자만 더듬다가 끝나버린 녹슨 마음
나도 모르는 사이
저문 별 잃은 저녁
숱하게 휘청이는 동안에
마음의 살갗이 다 무너진 줄도 모르고
끝나고서야 내가 폐허인 것을 알았지.
---「4부 - 물별」중에서
항상 내 울음의 끝에는 네가 서 있었지
다 울고 나면 손수건 한 뼘만큼 다가와 앉아
나의 손등에 가만히 손을 포개는.
그렇게 너는 나의 외로운 표정이야
충혈된 마음이야.
내 슬픔의 종점에는 네가 있을까
아니면 머나먼 절벽의 나라가 있을까
5월이면 언제든 내게 다녀가세요.
5월의 바람처럼 항상 내게 적히세요.
이는 곧 내 모든 문단의 시작일 것입니다.
---「1부 - 바람의 첫 문단」중에서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2부 - 도둑이 든 여름」중에서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깊은 밤
당신의 가르마 사이로 별이 오가는 것을 풍경 보듯 보는 밤
당신의 장편소설을 훔쳤으나 사랑한다는 고백은 찢겨 있고
나는 결국 버려진 구절이 되는 밤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문장을 위해서
내 모든 생애를 바쳐 시를 쓰는 밤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2부 -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중에서
여름의 빛깔이 당신을 관통합니다.
여전히 당신의 아름다움은 잦습니다.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드나들어요.
치맛단처럼 나풀거리는 모습에
나는 이따금 더워집니다.
더운 마음은 쉽사리 식지 않죠.
나는 여름 탓을 하기로 해요.
---「2부 - 여름 증후군」중에서
이제는 다 짓무른 일기를 밤마다 꺼내서 나는 나를 읽었다
울창했던 여름밤에 우리가 평행하기로 약속하던 문단을
나는 끝없이 손금처럼 중얼거렸다
네가 사랑한다 밑줄 그은 문장이 일몰보다도 저물었고
이제는 정말
잊었다는 말만 미처 못 다 썼다
그 못 갖춘 문장으로 끝난 일기를 와락 안고
어지러운 선잠처럼 잔뜩 울었다.
---「3부 - 못 갖춘 문장」중에서
나는 내 이름이 안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누가 나를 불러줄 때마다 안녕이라고 해준다면 내가 정말 안녕할 수 있을까 봐.
그렇다면 나는 울지 않고 응, 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3부 - 안녕이라는 이름」중에서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3부 - 환절기」중에서
물별 흔들리는 강둑에 앉아
나는 나를 탓하며 잠깐 다녀간 사람의 마음을 생각했지
활자만 더듬다가 끝나버린 녹슨 마음
나도 모르는 사이
저문 별 잃은 저녁
숱하게 휘청이는 동안에
마음의 살갗이 다 무너진 줄도 모르고
끝나고서야 내가 폐허인 것을 알았지.
---「4부 - 물별」중에서
항상 내 울음의 끝에는 네가 서 있었지
다 울고 나면 손수건 한 뼘만큼 다가와 앉아
나의 손등에 가만히 손을 포개는.
그렇게 너는 나의 외로운 표정이야
충혈된 마음이야.
내 슬픔의 종점에는 네가 있을까
아니면 머나먼 절벽의 나라가 있을까
---「4부 -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한 비극」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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