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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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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92g | 140*225*20mm
ISBN13 9788960902275
ISBN10 8960902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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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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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는 뒷좌석에, 사내 둘 사이에 앉는다. 그 의미는…… 나는 정말이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어둠 속에서 나직하고 정중하게 어떤 제안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 않다. 릴케가 말했듯이 인생 초년생을 위한 학교는 없고,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받는 질문이 대답하기 가장 어렵다. 그래도 이 흑인 사내들은 그렇게까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이제까지 내가 들은 바로는 아주 상냥하고 아주 부드럽다. 그들은 그 여자애한테 현재 지닌 모든 돈을, 문자 그대로 털어줄 것이
다. 그들은 멍청할 정도로 관대하다. 나는 그런 그들이 부럽다.
--- p.64

몇 가지 것들을 나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 기억한다. 양복 주머니에 넣고 잊어버린 동전처럼 시간이 흘러 조금 퇴색한 것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부들은 오래전에 변형되었거나 재편되어 다른 세부들이 전면에 드러났다. (…) 무수한 과거가 우리에게 들어왔다가 사라져간다. 다만 그 안 어딘가에 다이아몬드처럼 소비되기를 거부하는 파편들이 존재할 뿐이다. 용기를 내어 그것들을 수집한다면 우리는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p.70

내가 본 것들, 발견한 것들, 꿈꾼 것들이 있는데 이제 그것들을 더는 구별할 수가 없다. 다만 내 꿈은 은밀히 얻은 그 모든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아니,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꿈이란 가장 순수한 상태의 직관이므로. 꿈이 없다면 사실들은 실에 꿰지 않은 구슬처럼 한낱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꿈은 빗속에서 검게 빛나는 프랑스식 철제 울타리만큼이나 진실하고 명료하다. 어쩌면 그 이상으로 진실할 것이다. 꿈이란 모든 실재의 골격이므로.
--- p.76

나는 이 시점부터 그들이 일찌감치 모든 것을 다 알아채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고 사이가 냉랭해지기 시작하리라고 어느 정도는 차분히 예측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행위가 서론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성적으로 잘 맞는 커플의 경우 종종 그렇다─나는 정확한 암호를 찾는다, 마치 금고의 비밀번호처럼 그것으로 모든 것을 열기 위해서.
--- p.85

그들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서로 몸을 붙인 채 오랫동안 누워 있다. 그들을 결합시켜 주는 게 그런 몸의 대화라는 사실이 끔찍하다. 그 잔인함이 그들을 사랑으로 이끈다.
나는 그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책을 읽고 있다. 그런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앙리 4세가 루아얄 광장과 퐁뇌프 다리를 세우며 파리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나는 그 줄을 읽고 또 읽는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만, 그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무 말도. 내가 가진 것은 다만 통나무처럼 무거운 문장들뿐.
--- p.87

“결혼하지 않고 사는 건 어때” 그녀가 묻는다.
딘은 변화무쌍하다. 그는 자신의 근육과 치아를 의식하고 있다. 생기에 흠뻑 젖어 있는 듯하면서도 상당히 차분하다.
“천천히 해.” 그녀가 말한다.
“위.(그래.)”
그의 헌신은 완전하다. 그는 그녀가 없는 삶에 대해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그로 인해 혼돈스러워하기 시작한다. 그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음을 알지만, 어려운 문제에 대한 대답처럼 그런 일을 상상도 할 수 없다.
--- p.162

우리는 영웅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영웅을 창조해야 한다. 우리의 선망, 우리의 헌신을 통해 그들은 실제가 된다. 우리 자신은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그 힘을, 그 장엄함을 영웅들에게 주는 것은 바로 우리다. 그러면 그들은 보답으로 우리에게 그 힘을 얼마간 돌려준다. 그들, 이 영웅들은 꼭 우리처럼 필멸의 존재다. 영원하지 않다. 바랜다. 사라진다. 추월당하고 잊힌다─더 이상 그들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없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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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는 “줄곧 빛을 포착해내는, 가늘게 반짝이는 파편”들이다. 빛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정교한 은 세공품. 내가 읽은 설터의 작품들이 바로 그러하다. 그 빛이 어찌나 오묘하고 은밀한지, 빛이 아니라 향에 스며들었다가 나온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어떤 사태를 다 지켜본 듯한데, 그 벌로 고요하고 명료한 통증을 받는다. 질투가 난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방식. 그 달콤한 사랑의 향연들. 빛에 흠뻑 젖은 젖가슴과, 강물로 흐르는 허벅지가, 자신의 영역을 찾아 으르렁거리며, 빛의 강으로 교합되는 순간, 명멸하는 신선한 흰 빛에. 꿈을 꾼다. 빛이 지속되기를. 그 빛을 지속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내 것이기를. 그것은 은밀히 품고 있는 바람, ‘꿈꾸기 위한 실마리’이다. 설터가 그들의 이야기로 빛의 오르가슴을 선사했다면, 나는 오르가슴 끝에 나오는 옅은 한숨을 맡겠다. 홉. 숨을 멈추고 빛을 가두겠다. 이것들이 ‘내 심장을 건드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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