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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2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21쪽 | 773g | 155*233*35mm
ISBN13 9788982735523
ISBN10 898273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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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장편소설. 1990년에 폴커 슈렌도르프가 감독하고 나타샤 리차드슨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여성'이 사회적으로 통제.관리되는 허구적 현실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예전에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 황금가지에서 새롭게 펴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밤
2장 쇼핑
3장 밤
4장 대기실
5장 낮잠
6장 집안 식구들
7장 밤
8장 생일
9장 밤
10장 영혼의 두루마리
11장 밤
12장 이세벨의 집
13장 밤
14장 구제
15장 밤

시녀 이야기의 역사적 주해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부인이라고 부르지 마. 그녀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자네는 '하녀'가 아니잖아.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라고 묻지는 않았다. 내 입에서 자기 이름이 불리는 일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을수 있었기에. 나는 실망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녀를 큰 언니처럼, 나를 보호해 주고 이해해 줄 엄마처럼 따뜻한 존재로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전 임지에 있던 '아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침실에 처박혀 지냈다. 이번 '아내'는 다르길 바랐다. 다른 장소, 다른 시간, 다른 인생이었다면, 서로 좋아할 만한 여자로 여기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할 리 없고, 그녀 역시 나를 좋아할 리 만무하다는 걸 이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옆에 있던 탁자 위의 소용돌이 모양의 재떨이에 반쯤 피다 만 담배를 비벼 껐다. 한번 꾹 눌러서 비비는 무척 단호한 손놀림이었다. 대부분의 아내들이 자주 하는 가볍게 몇 번 걸쳐 살며시 탁탁 터는 동작이 아니었다.
내 남편 말인데, 그녀는 말했다. 그 사람은 그냥 그거야. 내 남편. 아주 분명하게 해두고 싶어.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이미 정해진 사실이라고.
네, 부인. 나는 깜빡 잊고 말했다. 옛날에 어린 여자애들이 갖고 놀던 장난감 중에, 등에 있는 끈을 잡아당기면 말하는 인형이 있었다. 내 목소리가 꼭 그런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조로운 인형의 목소리. 그 여자는 아마 내 뺨을 철썩 갈겨주고 싶은 마음에 어쩔 줄 몰랐을 터이다. '아내'들은 우리를 때릴 수 있었다. 불문율로 이미 전례가 있었다. 하지만 흉기를 사용하는 건 금지 사항이었다. 쓸 수 있는 건 오직 맨손뿐이었다.

그것도 우리가 투쟁했던 이유야, 사령관의 '아내'는 이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때까지 그녀는 불끈 주먹을 쥔, 다이아몬드가 주렁주렁 달린 제 손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녀가 전에 본 적이 있는 여자라는 걸 깨달았다.

그 여자를 처음 본 건 내가 여덟 살이나 아홉 살 때쯤, 텔레비전에서였다. 엄마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요일 아침에 나는 먼저 일어나 엄마 서재에 있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만화를 보려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볼 게 없으면 나는 '청소년을 위한 복음의 시간'을 보곤 했다. 아이들을 위해 성경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찬송가를 부르는 프로그램이었다. 거기 나오는 여자들 중에 세레나 조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소프라노 솔로였다. 연한 금발에 체구가 작았고, 들창코를 하고 있었으며 찬송가 때마다 큰 파란 눈동자를 휘둥그레 치켜뜨곤 했다. 그 여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동시에 울 수 있었고, 목소리가 바르르 떨리면서 최고 음역에 다다르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뺨을 타고 우아하게 흘러내리도록 눈물 한두 방울을 떨어뜨리곤 했다. 그 후에 그녀는 다른 역할들로 옮겨갔다.

내 앞에 앉아 있던 여자는 세레나 조이였다. 아니 한때 세레나 조이였던 여자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거다.
--- p.30~32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법이다. 우리는 사령관과 단 둘이 만나는 일이 금지되어 있다. 우리는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첩이나, 게이샤나 창녀가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를 그 번주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우리들에게서 쾌락의 요소를 철저히 제거했고, 은밀한 욕망이 꽃필 여지도 전혀 없다. 특별한 총애 따위는 그쪽이나 우리 쪽에서 미리 알아서 정리할 테니 사랑이 싹틀 발판조차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다리 둘 달린 자궁에 불과하다. 성스러운 그릇이자 걸어다니는 성배다.

그런데 왜 그는 한밤중에 단 둘이서 만나고 싶어하는 걸까?
만약 들키면 나는 세레나의 자비로운 처분에 맡겨질 것이다. 사령관은 집안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이런 문제에 간섭할 수 없다. 여자들끼리의 문제기 때문이다. 그 후에, 아마 나는 재분류를 당할 것이다. 어쩌면 '비여성'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 p.233
"어떻소, 좀 특이한 경험을 해볼 준비가 됐소?"
"네?"
그의 이런 행동에서 나는 어색함을 느낀다. 나와 함께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확신하지 못하는 태도.
"오늘 밤에는 좀 놀래줄 만한 일이 있어서. 그쪽이 좋아할 만한 일."
그가 말한다. 그러더니 소리를 내어 웃는다. 하지만 오히려 비웃음에 가깝게 들린다. 나는 오늘 일어난 일들에는 전부 '좀'이라는 형용사가 붙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만사를 가볍게 여기고 싶어한다. 물론 나까지 포함해서.
"그게 뭐죠? 다이아몬드 게임인가요?"
이 정도는 마음대로 말해도 좋다. 그는 오히려 즐기는 것 같다. 특히 몇 잔 거나하게 들이킨 뒤에는. 그는 내가 경박하게 까부는 쪽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좀 낫지."
그는 감질나게 하려고 애쓰면서 말한다.
"보고 싶어죽겠어요."
"좋소."
그가 말한다. 그는 책상으로 가서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한 손을 등 뒤에 숨기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알아맞혀 보구려"
"동물, 식물, 아니면 광물?"
내가 말한다.
"오, 동물. 누가 뭐래도 동물성이야."
그는 짐짓 심각한 척하면서 말한다. 그는 등 뒤로 숨겼던 손을 내민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물건은 연자줏빛과 분홍빛이 섞인 깃털 한 줌처럼 보인다. 그가 이 물건을 흔들어턴다. 이건 틀림없이 여자 옷이다. 가슴 부위에 브래지어 컵도 달려 있고, 그 위오 보랏빛 스팽글이 뒤덮고 있다. 스팽글들을 살펴보니 아주 작은 별 모양이다. 깃털은 허벅지가 빠져나오는 구멍 주위에서부터 위쪽으로 달려 있다. 거들로 봐도 무방한 디자인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발표 당시 이 소설은 여성을 오직 자궁이라는 생식 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 때문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으며, 출간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오늘날에 와선는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해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 환상 소설은 그동안 주류 문화에 가려지고 침묵당해 온 것들을 다시 드러내 보여주고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아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것은 기존의 통념과 사회 질서를 초월하는 또 다른 세계와 또 다른 리얼리티를 탐색하고 제시해 준다. ― 환상문학전집을 기획하며 , 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 [환상]은 [현실]과 더불어 문학, 아니 삶의 중요한 두 가지 구성 요소이다. 인간은 눈을 들어 경이로운 세계를 바라보고, 미지의 것을 상상하고 꿈꾸며 살아왔으며,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그 현실을 넘어서려는 초월 의지가 서로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왔다. 언뜻 보면 [환상]은 백일몽처럼 헛된 것이지만 실제로는 비루한 현재와는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리고 작가들은 유난히 예민한 환상의 더듬이를 가지고 또 다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근대 이후 한국 문학은 오랫동안 환상이 결핍된 상태의 문학을 제일로 여겨왔다.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적 문학이 한국 문학의 주류를 이루어왔으며, 그것은 문학을 과도하게 현실에 얽매어 버렸다. 특히 1980년대에는 문학이 현실에 기울어지면서 미적 자율성을 잃어버린 채 표류했다. 1990년대 문학은 내적 성찰에 몰두하면서 미적 자율성을 회복하고, 그에 따라 마음의 움직임이 기록하는 또 다른 현실을 상당히 회복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 문학은 그다지 비루한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상상력을 종횡무진으로 사용하는, 자유롭고 활달한 이야기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황금가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현실 바깥의 또 다른 현실을 다루는 문학 행위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드래곤라자와 반지의 제왕 등의 판타지 소설과 셜록 홈즈 전집, 아르센 뤼팽 전집,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등의 추리 소설 들을 통해 황금가지는 문학 독자들에게 새로운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해 왔다.

이번에 새로 펴내는 [환상문학전집]은 인간의 상상력이 닿을 수 있는 가장 깊숙한 곳에서 나온 여러 작품들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인간 내면의 악마성을 다룬 호프만의 악마의 묘약, 고딕 소설의 효시인 호레이스 월폴의 오트란토 성, 항해 중 난파되어 동료의 살을 뜯어 먹을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을 다룬 애드거 앨런 포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 21세기 중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나의 인체 생산 기계로 전락한 여성의 참혹함을 다룬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멸망에 처한 세계에 절망한 한 소녀의 어둠 가득한 내면을 다룬 도리스 레싱의 생존자의 회고록 등을 비롯하여, 서양 판타지의 세계에 동양적 현실을 접합시켜 새로운 스타일의 판타지 소설을 써낸 레이먼드 파이스트의 마법사와 제국의 딸이 1차분으로 나왔다. 이후 황금가지에서는 셰익스피어, 발자크, 호손,멜빌 등 본격 문학의 거장들이 쓴 환상적인 작품들을 포함하여 환상, 공포, 판타지, SF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 환상 문학의 걸작들을 펴낼 예정이다.

이 전집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문학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문학을 단순히 현실의 반영으로 보거나 지식의 형태로 보지 않고, 상상력과 욕망의 결합으로 봄으로써 기존의 편협한 문학 이해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작품을 선정할 것이다. 한국에서 나온 기존의 문학 전집과는 전혀 다른 목록을 갖게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 발자크, 멜빌, 보르헤스 등 기존의 문학 전집을 통해 익숙하게 알려진 거장들의 작품을 포함해 호프만, 루이스, 베르나노스 등 유독 한국에서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을 대거 소개할 것이다. 둘째, [환상문학전집]은 그동안 문학의 주변부에서 소외받아 온 19, 20세기의 환상 소설, 고딕 소설, 공포 소설들뿐만 아니라 현대의 판타지, SF 문학 작품들까지 아우를 것이다. 이 전집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며, 동시에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되는 세계의 걸작들을 읽는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49건) 리뷰 총점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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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7 | 2021.04.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몇 달 전부터 기다리다가 드디어 읽었다. 도서관에 있는 신간 시녀이야기는 다 대출 중이라서 2002년 버전으로 읽었다. 번역이 초큼....... 아쉬웠다ㅠㅠ 이래놓고 나는 얼마나 잘 하겠냐마는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도 문장이 좀 어렵게 느껴졌다. 근데 영어랑 한국어는 진짜 근본부터가 달라서 어쩔 수가 없다ㅠㅠ    마지막에 책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시녀 이야기의 역사적;
리뷰제목

몇 달 전부터 기다리다가 드디어 읽었다. 도서관에 있는 신간 시녀이야기는 다 대출 중이라서 2002년 버전으로 읽었다. 번역이 초큼....... 아쉬웠다ㅠㅠ 이래놓고 나는 얼마나 잘 하겠냐마는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도 문장이 좀 어렵게 느껴졌다. 근데 영어랑 한국어는 진짜 근본부터가 달라서 어쩔 수가 없다ㅠㅠ 

 

마지막에 책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시녀 이야기의 역사적 주해'가 나왔다. 옮긴이의 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이 역시 책의 일부분이었다. 한층 완성도를 높여줬다. 이 챕터를 읽고 '증언들'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챕터 나오기 전에는 이야기가 뭔가 아리송하게 끝난 것 같았다. 후속작이 왜 34년 만에 나온 거지 진작 안 나오고, 싶을 정도로 뒷 이야기가 무조건 있을 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증언들'이 기대된다!

 

1. 

나는 당시의 규칙들을 기억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입 밖에 내어 말하지 않던 그 규칙들 말이다. 설사 상대가 경찰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마라. 문 아래로 신분증을 밀어넣으라고 해라. 곤경에 처한 척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준답시고 길가에 정차하지 마라. 자동차 문을 잠그고 계속 가라. 누군가 휘파람을 불어도 절대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지 마라. 밤에 혼자 빨래방에 가지 마라. ... 세상에는 자유가 한 가지밖에 없는 게 아니야, 리디아 <아주머니>가 말했다. 목표를 향한 자유가 있는가 하면 무언가로부터의 자유가 있지. 무정부 시대의 자유는 무엇을 행할 자유였어. 하지만 지금 여러분에게는 무언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거야. 그것을 얕보지 마. 

TMI지만 마지막 문장 주술호응이 안 맞다....... 뀨. 그냥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구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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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여와 남의 갈등 양상이 아니라 성과 권력 제반의 문제를 포괄하며...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9.10.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녀 이야기》는 ‘길리어드’라는 나라에서 펼쳐지는 암울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 나라는 실존하지 않는 나라이지만 언제든 가능한 나라이기도 하고,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기 또한 먼 미래일 수 있지만 아주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서술자인 ‘시녀’의 실존 여부를 ‘국제 역사 학회 총회’에서 다루게 되는데, 이 총회가 열리는 것이 2195년, 그러;
리뷰제목

  《시녀 이야기》는 ‘길리어드’라는 나라에서 펼쳐지는 암울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 나라는 실존하지 않는 나라이지만 언제든 가능한 나라이기도 하고,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기 또한 먼 미래일 수 있지만 아주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서술자인 ‘시녀’의 실존 여부를 ‘국제 역사 학회 총회’에서 다루게 되는데, 이 총회가 열리는 것이 2195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이백년 쯤 후이다. (이 소설이 출간된 것은 1985년이다.) 


  “전에는 육신이 쾌락을 위한 일종의 도구이며, 운송 수단이자, 내 의지를 성취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한계가 있긴 했어도 내 몸은 여전히 유연하고 단일하고 견고했으며 나와 하나였다... 이제 육신은 스스로를 다른 형태로 재배열했다. 나라는 존재는 중심이 되는 대상을 둘러싸고 응집된 구름 같은 형상이 되어버렸다...” (p.112)


  소설의 주인공은 ‘시녀’이다. ‘시녀’는 일종의 계급을 의미하고, 소설 속의 계급은 각각의 계급에 속하는 이들의 기능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 이들 ‘시녀’는 암울해진 미래 인류의 자궁이라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들은 이 사회의 상층부 계급인 사람들, 사령관이라고 불리우는 사내와 그 아내의 집에 함께 기거한다. ‘시녀’는 정해진 날짜에 ‘사령관’과 임신에 필요한 관계를 맺는다, 아니 맺어야만 한다.


  “나는 서른세 살이다. 머리카락은 갈색이다. 맨발로 선 키가 5피트 7인치다. 옛날에는 어떻게 생겼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쓸 만한 난소를 가지고 있다. 내게는 기회가 한 번 더 있다.” (p.212)


  이 관계는 철저히 필요한 아기의 임신과 출산에 맞추어져 있을 뿐이다. 이 관계에는 사령관의 아내가 함께 하고, 사령관과 시녀 사이에는 베일이 있고, 삽입 이외의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녀는 몇 번의 시도 이후에도 출산을 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사령관에게로 넘겨지고 거기에서도 몇 번의 실패를 하게 되면 시녀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서술자인 나는 바로 이러한 시녀이다. 


  “... 그녀는 본명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 본명의 기록은 ‘라헬과 레아 재교육 센터’에 입교하는 순간 말소되었을 겁니다. ‘오브프레드’ 역시 아무런 실마리를 던져주지 못하는데, ‘오브글렌’이나 ‘오브워렌’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소유격과 주인에 해당하는 신사의 이름으로 구성된 가부장제적인 이름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이름들은 이 여성들이 특정한 사령관의 가정에 들어가게 되는 순간 붙여져서 떠날 때는 되돌려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p.450)


  이러한 사회는 ‘산 안드레아스 단층 지대에서 폭발한 원전’ 그리고 이후에 등장한 변형 매독균, 화학물질 및 방사선 물질로 가득 찬 대기와 독성 화합물질이 녹아든 물로 황폐해진 환경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정상적인 아기의 출산이 어려워진 환경 아래에서 가속화된 남성 지배 사회에서 발명해낸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시절에는 딸이 있었고 남편이 있었던 나는, 어느 순간 그저 자궁의 역할을 하는 시녀가 되어버렸다.


  “이것은 내 머릿속에서 다시 짜맞추어 재현한 이야기다. 전부 다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 머릿속으로 했어야 하는 말, 하지 말았어야 하는 말, 했어야 하는 행동, 하지 말았어야 하는 행동, 어떻게 했어야 할까를 끝없이 되새기며 내 방의 싱글 침대에 똑바로 누워서 머릿속으로 재현한 이야기이다...” (p.198)


  소설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서서히 그러다가 한 순간에 뒤집혀버린 환경, 그러한 환경 아래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독점적인 권력, 그 권력 아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수탈당할 수밖에 없는 여성이라는 주제가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암울한 사회 양식의 디테일한 재현으로 완성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갈등 양상이 아니라 이러한 대결 구도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 권력 제반의 문제를 포괄하고 있어 여운이 길다. 



마거릿 애트우드 Margaret Atwood / 김선형 역 / 시녀 이야기 (The Handmaid’s Tale) / 황금가지 / 458쪽 / 2010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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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야 하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s*********y | 2019.0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자세한 후기는 생각해서 다시.솜사탕이 된 기분이다. 설탕과 공기로 만들어진 솜사탕처럼 꼭 쥐어짜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빨강과 분홍색의 조그많고 지저분하고 축축한 덩어리로 변해 버릴 것만 같다.우리는 신문에 이름이 오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신문의 가장자리의 여백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게 훨씬 더 자유로웠다.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간격 속에서 살았다.사람들;
리뷰제목
자세한 후기는 생각해서 다시.

솜사탕이 된 기분이다. 설탕과 공기로 만들어진 솜사탕처럼 꼭 쥐어짜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빨강과 분홍색의 조그많고 지저분하고 축축한 덩어리로 변해 버릴 것만 같다.

우리는 신문에 이름이 오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신문의 가장자리의 여백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게 훨씬 더 자유로웠다.
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간격 속에서 살았다.

사람들이 한때 돈을 비축했듯 나는 맑은 정신을 비축한다. 때가 되었을 때 모자라지 않도록 저축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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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35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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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저도 북튜버 김겨울님 추천에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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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 2021.03.22
구매 평점4점
북튜버 겨울서점님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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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 2020.10.23
구매 평점4점
좋았습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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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2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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