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2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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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2쪽 | 776g | 153*224*35mm |
ISBN13 | 9788931001990 |
ISBN10 | 8931001991 |
발행일 | 2002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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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2쪽 | 776g | 153*224*35mm |
ISBN13 | 9788931001990 |
ISBN10 | 8931001991 |
1. 책을 내면서 2. 제1부 3. 제2부 4. 작품 해설 : 타자(他者)의 자리에서 돌아보기 5. 연보 |
주인공 남매는 행운아입니다. 비록 사랑하는 어머니를 어려서 잃었지만, 모든 옳은 것의 상징이랄 수 있는 아버지가 옆에 계시니까요. 아 그리고, 남부 한복판에서 존경받는 백인 가정의 아이들이었다는 것이 더 행운이었을지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얘야. 우리는 하나님 앞에 다 평등한 존재란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라. 옳다고 생각한 일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내야 한단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이러한 말을 듣고, 그걸 정말 실천하며 자랐다면 세상은 천국보다 더한 천국이 돼 있을 겁니다. 어렸을 때 저러한 말을 안 듣고 자란 사람 있나요? 그런데도 세상이 지옥인 것은 말뿐인 사람들이 실천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기 때문이겠지요. 핀치 변호사가 있어 그 마을은 가까스로 지옥에서 벗어났겠지요. 아이들도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자랐을 거고요 이런 부모님이 있어 세상이 그나마 최악의 지옥은 면한 겁니다.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문예출판사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전인 1961년에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30년대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의 조그만 마을인 메이컴을 배경으로, 진 루이스 핀치(스카웃)라는 여성이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진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시골 마을의 풍경, 주변 인물들에 대한 정감어린 묘사, 유년기의 아스라한 기억들이, 따뜻하고 정밀하게 그려진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네 살 위의 오빠 제레미 애티커스 핀치(젬)와 함께 살고 있는 어리지만 당돌하고 야무진 말괄량이 소녀 스카웃은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이해를 넓혀 간다. 1930년 대의 미국 서민 가정과 학교에서의 상황을 잘 그리고 있는 듯 하고, 특히 억울하게 강간범으로 몰린 흑인 톰 로빈슨을 아버지 핀치 변호사가 변호하게 되면서, 한뼘 더 성숙하고 사려깊은 소녀로 성장하게 된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엄마를 잃었기에 흑인 캘퍼니아 아줌마가 살림을 꾸려나가고, 2부에서는 알렉산드라 고모가 이 집에 같이 살게 된다.
이 소설을 통해서 미국 사회의 흑백 갈등이라든지 인종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작가 하퍼 리는 인권 차별에 맞서는 인권주의자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백인우월주의자로는 평가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고, 또한 『파수꾼』에서는 그런 면모가 보이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얘기할 때 대개 '인종차별', '흑백갈등' 쪽에 초점이 맞춰져왔지만, 이 소설은 그보다 더 보편적인 주제-차이와 관용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하퍼 리의 유일한 단행본이었는데, 『파수꾼』이 새롭게 출간되면서 이제는 유일하다는 표현을 쓸 수는 없게 되었다. 1962년 그레고리 팩이 주연인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아버지) 역으로 열연한 영화 가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백인 처녀 메이옐라는 흑인 톰 로빈슨을 유혹하다 아버지에게 들키게 되고, 이에 화가 난 술주정뱅이 아버지 밥 이웰은 '흑인이 백인 여자를 강간하려 했다'며 톰 로빈슨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마을의 존경받는 정직한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가 부당하게 혐의를 쓴 톰의 변호를 맡게 되지만 인종적 편견이 가득한 마을에서 흑인을 변호하는 일은 쉽지 않다. 톰의 무죄를 믿는 핀치는 마을 사람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백인들의 편견과 집단린치로부터 그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핀치가 법정에서 그의 무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만,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들은 톰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기에 이른다.
지난 달에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이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을 동시에 재출간했고, 옛기억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에 『파수꾼』을 구입해서 읽으려고 했지만,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지지부진해서, 혹시 이 책을 읽고나면 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도서관에서 어렵게 대출했다. 원제목인 'To Kill A Mockingbird'에서 Mockingbird는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흉내쟁이지빠귀로 사실 앵무새와는 차이가 있지만, 이미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이 널리 알려져 있기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주제나 소제, 수상내역으로도 대표적인 미국문학이라고 해서 아주 오래 전에 읽어낸 기억이 있는데, 책읽기를 좋아하는 여고생 딸이 읽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중간에 포기한 책이라고 한다. 나는 그레고리 팩의 영화를 떠올리며 읽어서 그런대로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오역 문제가 계속된 듯 한데 이 책도, 이번에 새로 재출간된 책도 모두 김욱동 교수가 번역을 했고 특히 계층별로 달라지는 언어와 표현방식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2015.8.13.(목) 두뽀사리~
* 그 이튿날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오빠랑 딜이 뒷마당에서 무엇인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늘 그러하듯이 저리 가라고 말했다.
"안 갈테야. 이 마당은 오빠 것이기도 하지만 내 것이기도 해.
나한테도 오빠 못지않게 이 마당에서 놀 권리가 있다고."
4살이나 어린 동생을 두고 자랐던 내가 주로 많이 하던 짓이다.
소근소근 작당(엄마가 알면 은당 혼을 낼?) 놀이를 좋아하는 나는 사실 또래 사이에서 곧잘 대장도 도맡았기에 나어린 동생 하나쯤 같이 껴서 놀아도 전혀 문제는 없었지만_
배려와 포옹력 따위는 없는 나였나 보다.
내가 하는 놀이에 끼고 싶어하는 동생에게 늘 저리가라고_동생이 기억 할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서러워하며 울며불며 했던지 그때의 동생 얼굴이 새삼 떠오른다.
이런 작품 속에서 동생의 아바타를 만나면 그렇게 미안하고 또 미안할 수가 없다.
이제는 잘 해줘야지 하는데 맏딸로서 보살펴주고 양보해주는 미덕은 언제 생기려는지 그게 또 쉽지 않네. 훗;;
* "제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재능을 자랑하지 않는 법이란다." 모디 아줌마가 말씀하셨다.
정말 뜨끔하는 대목이었다. 비단 자기 재능뿐이겠는가.
물건,음식, 여행지, 인맥 등등 자랑의 향연 속에서 좋아요 버튼을 구걸하며 사는 sns세상_을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말끝마다 본인 학벌 자랑, 연봉 자랑을 하거나 더 나아가 남편 자랑, 자식 사랑을 하는 참 내가 싫어하는 인간 부류의 얘기 같기도 하고
모디 아줌마 말대로라면 2015년의 한국은 지금 정신병을 앓고 있는 중이다.
* 벌레는 다시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졸려서 끝장을 내려고 했다.
손으로 누르려고 하는데 마침 오빠가 소리친 거였다. 오빠는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아마 그건 오빠가 지금 겪고 있는 과정의 일부인 것 같았다. 난 오빠가 어서 빨리 그 단계를 지나가기를 바랐다.
오빠가 동물을 잔인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그 자비심이 벌레에까지 미치는지는 이제껏 몰랐다.
"왜 눌러 죽이면 안 되는 거야?"
"왜냐하면 그 벨레들은 너를 괴롭히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아무래도 나는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은 접할 때면 뼈저리게 느낀다.
원래 아이들이란 순수하면서도 사악한 존재들이거니 하고 수용하면 화가 나지도 않는다. 무지하니 사악할 수 밖에_더 잘 교육하지 못한 내 탓일 뿐_ㅎ
괴롭히거나 피해주지 않는데도 약한 아이를 재미로 놀리면 진짜 안되는 것이다_라고 수차례 얘기해도 그때 뿐이다. 말 귀를 정말이지 못 알아 듣는다.
여러가지 상황극와 현실을 겪다 보면 그제서야 받아들인다. 이 소설의 두 남매처럼_ 아마 나도 그렇게 크면서 성장하고 이만큼 사람구실하고 사는 것일테지.
(아, 물론 성선설이 들어맞는 타고난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가르칠 것이 없다. 그대로만 커주길 바랄 뿐이다. ㅋ)
지난 세월 특히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내가 생각해도 끔찍하게 잘못한 일이 있다.
바로 곤충이나 벌레를 잡아서 죽이기 놀이. (그걸 놀이라고 할 수 있다면야ㅡ.ㅜ)
엄마에 말에 의하면 이제 겨우 말을 하기 시작할 즘의 내가 친가 마당에서 놀다가 아장 아장 걸어와서
"이.것. 좀. 봐.요. 까약~"돌고래 소리를 내면서 치마폭 가득 펼친 것_은 보글보글하게 기어다니는 구더기!!!들이었다고.
마당 주변 거름밭에서 기어다니는 벌레를 그렇게 잡아서 귀엽다고 갖고 놀았다고 했다. (여기서 갖고 놀았다는 그 놀이의 마지막은 늘 벌레 죽이기였을 것이다.;;)
그렇게 세 살때부터 일찍이 구더기까지 섭력한 나는 고등학생때까지 그 어떤 곤충이나 벌레도 무서워하지 않고 죽이거나 갖고 놀기를 잘하였다.
고3 여름 야자시간에 모기향에 취해 비실거리는 왕모기를 잡아다가 책상에 수정액으로 호수를 만든 후 살아있는 모기 화석을 만들겠다고. 모기가 굳어지는 제 몸뚱이를 어떻게 해보려고 발버둥치던 생각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끔찍하다. 하...
그래, 내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기는 자꾸 생기는 이유는 그동안 업을 많이 지어서일 거야. 바로 생명을 함부로 한 죄... ㅜ 자업자득이지 ㅜ
*"그 사람을 변호해선 안 된다고 하는데, 왜 하시는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읍내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고,
이 군을 대표해서 주의회에 나갈 수 없고, 너랑 오빠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다시는 말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야."...
"아빠, 우리가 이기게 될까요?"
"아니."
"그렇다면 왜-"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도 해보지 않고 이기려는 노력조차 포기해버릴 까닭은 없어."
1960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퓰리처 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 명성은 익히 들어왔는데 작년에서야 읽었다.
남북전쟁이 끝난 미국 1930년 남부에 위치한 앨라배마 주 마을에서 흑인을 변호하는 이유때문에 비난을 받던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변호사에게는 총명한 아들 '젬'과 귀여운 딸 '스칼렛'이 있는데 이 두 형제가 마을을 누비고 돌아다니며 어른들의 세계를 엿보는 형식으로 전개되어 있다. 아무래도 부조리한 현실은 순진한 아이들의 눈으로 봐야 더 비극적인 법이니까.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의 유머를 곁들여 매우 진정성 있게 다룬 소설이었다. 신선했고 간만에 정의를 정의롭게 풀어낸 내용이었다. 번역도 깔끔하게 잘 된 것 같았다.
살다 보면 각자 어떤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그때 이성을 잃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평소 그의 품위나 인격과는 다른 문제이다.
아무리 애써도 공정할 수 만은 없는 이해관계나 신념의 문제라면 언제나 이기는 쪽은 그냥 힘이 센 쪽이다. 그게 어떤 종류의 힘이건 간에..
비열하지만 그게 현실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 왜 이렇게 공정한 세상_은 좀처럼 쉽게 오지 않는 것일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더 그런 일이 늘어 가니 무기력해지기 쉽상이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모범이 되는 책이다.
주인공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서 배려 관용 사랑 용기를 실천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일종의 어떤 연민같은 믿음이 생긴다.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건 간에 돈이 많은 사람이건 명문 출신이건 가족이건 쓰레기 같은 인간_이라고.
그 모든 것이 쌓여서 언젠가.는 댓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될 것이니 바로잡을 노력_을 포기하지는 말자고.
영향력 있는 단 한 권의 책 '앵무새 죽이기'를 쓰고 난 뒤 아직 두번째 작품을 발표하지 않는 여성 작가 '하퍼 리'는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것만이 나를 완전히 행복하게 해준다."라고_
단순히 미국에 국한된 인종 문제를 넘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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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제목에 관하여_(김동욱 번역가의 작품해설 참고)
앵무새로 변역 되었지만 사실 mockingbird '흉내쟁이지빠귀'라는 새라고 한다.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엽총을 사주면서 어치새 같은 다른 새를 죽이는 것은 몰라도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라고 말한다.
그 까닭은 다른 새와 달리 앵무새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뿐 곡식을 먹거나 창고에 둥지를 트는 등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도 않는 새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편견과 아집 때문에 고통을 받고 이 사회의 앵무새들이 목숨을 잃기 전에 우리는 당장 잘못된 시선과 행동을 그만 두어야 한다.
책장에 오래 두고 여러번 볼 만큼 아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