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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리뷰 총점9.0 리뷰 23건 | 판매지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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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34g | 150*210*30mm
ISBN13 9791191071160
ISBN10 119107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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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현대문학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장편
페미니즘 문학의 문을 열어젖힌 바로 그 소설


부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현대 영미소설의 대표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장편소설 『먹을 수 있는 여자』가 출간됐다. 1993년 ‘케익을 굽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된 적이 있으나, 원제인 ‘The Edible Woman’의 뜻을 그대로 살린 제목과 새로운 번역으로 27년 만에 개정판을 선보인다.

“『먹을 수 있는 여자』는 탈고한 지 4년 만인 1969년에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았고 마침 그때 북미에서 페미니즘의 열풍이 시작됐다. 당장 이 작품을 페미니즘 운동의 소산으로 간주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누가 내게 묻는다면 프로토페미니즘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_‘저자 서문’에서

이 작품은 페미니즘이 정치적 쟁점으로 막 부상하던 1960년대 캐나다 사회를 배경으로 여성이 결혼과 임신에 대한 담론 속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갈등을 예리하게 그린다. 작가는 기발한 상상과 풍자, 아이러니와 환상, 은유로 가득한, 강력하게 빛나는 이 소설에서 전통적인 코미디 양식과 결혼에 대한 패러디 양식을 도입하여 사회 담론 구조의 부도덕성을 과감히 드러낸다. 고전적인 문학 형식 속에 요리책과 광고의 언어를 섞는가 하면, 프로이트와 융 등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사회적 신화에 사로잡힌 여성들’의 상황을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캠루프스에서 도지 부인을 빼야겠어. 아이가 생겼대.” 보그 부인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임신을 회사에 대한 배신행위로 간주한다.
--- p.36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클래라는 자기한테도 그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는 듯이 놀라워했고 둘째 때는 경악했다. 셋째를 가진 지금은 암울하지만 무기력한 운명론 속으로 침잠했다.
--- p.53~54

“좋아. 인정할게. 하지만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가 뭐야, 에인슬리? 아이를 낳아서 뭐 하게?” 그녀는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여자라면 누구나 아이를 최소 한 명은 낳아야지.” 여자라면 누구나 헤어드라이어가 한 개쯤은 있어야 한다는 라디오 광고와 비슷한 말투였다. “성생활보다 그게 더 중요해. 그래야 가장 심오한 여성성이 충족되니까.”
--- p.59~60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대하고 있는데, 그 말은 곧 성격이 아주 잘 맞는다는 뜻이었다. 물론 내 쪽에서 그의 기분을 맞춰주어야 했지만 그건 어느 남자나 마찬가지고 그는 표정에서 다 드러나기 때문에 별로 어려울 게 없었다.
--- p.88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어, 메리언. 나는 항상 당신을 믿을 수 있다는 걸 알아. 대부분의 여자들은 천방지축인데 당신은 참 현명하거든. 당신은 그런 줄 몰랐을지 몰라도 나는 전부터 아내를 선택할 때 그걸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 p.125

그녀의 입이 먹기를 거부하는 이 현상이 악성이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점점 퍼져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분리해 그려놓은 동그라미가 서서히 작아질 테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하나씩 지워질 거라는 사실이었다.
--- p.212~213

다음 날 아침에 반숙 달걀을 깠을 때 노른자가 비난조의 의미심장한 노란색 눈으로 올려다보자 그녀의 입이 겁에 질린 말미잘처럼 다물어졌다. 살아 있잖아. 목젖이 이렇게 중얼거리며 긴장했다.
--- p.224

“얼마 전에 우리 직원 중 한명이 조만간 결혼한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어요. 메리언 매캘핀의 새로운 인생을 우리 모두 축복해주기로 해요.” (…) 말투와, 경고나 사전 논의 없이 이 소식을 공표했다는 사실로 짐작건대 메리언의 의사와 상관없이 퇴사를 바라는 것이 분명했다.
--- p.233~234

그녀는 분홍색의 큼지막한 공간으로 들어가자마자?모든 게 분홍색 아니면 연보라색인데, 이토록 경박하리만치 여성스러운 인테리어가 어쩌면 그렇게 또 한편으로는 실용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신기했다?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수동적인 신세로 전락했다.
--- p.290

“너 맛있어 보인다.” 그녀는 작품을 향해 말했다.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여. 너는 결국 먹히게 될 거야. 음식의 운명이 그렇거든.”
--- p.37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남성 중심 사회 속 정상적인 여성성에 대한
냉철한 탐구와 통렬한 풍자


“클래라.” 그녀는 말했다. “너는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 “응, 정상이라고 생각해. 거의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정상이라고 하겠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만. 왜?”_289쪽

소설의 주인공인 메리언 매캘핀은 “거의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정상”인 젊은 여성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시모어 서베이스라는 설문조사 회사에서 설문지를 만드는 일을 한다. 변덕이 심한 룸메이트 에인슬리와 까다로운 집주인 사이에서 불안한 휴전을 유지하며, 외모며 직업이며 꽤 괜찮은 남자친구 피터와 데이트를 즐긴다. 대학 동창인 클래라는 대학을 중퇴하고 결혼하여 벌써 두 아이를 낳고, 세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던 룸메이트 에인슬리는 결혼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훌륭한 혈통에다가 외모가 좋은 남자와의 사이에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낳아 기르길 원한다.

메리언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두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결혼과 임신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한다. 피터, 에인슬리, 게다가 메리언이 우연히 만난 대학원생 덩컨까지 메리언의 혼란을 증폭시키고, 이들과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메리언의 심리 상태는 날카로워진다. 피터는 메리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남성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메리언이 침대 밑에 들어가 있자, 그녀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 ‘여성성’을 거부한다며 화를 낸다.

“에인슬리는 얌전히 있었는데 당신은 왜 그랬어? 당신은 뭐가 문제인가 하면.” 그는 매정하게 말했다. “당신에게 주어진 여성성을 거부하고 있다는 거야.”_113쪽

하지만 메리언만큼 ‘현명한’ 여자가 없다고 생각한 피터가 청혼을 한 후, 상황은 이상하게 돌변한다. 갑자기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에 감정이입한 메리언이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됐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여성 스스로 구축하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정체성
페미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


날이 갈수록 메리언은 달걀, 채소, 케이크, 심지어 호박씨까지 다른 종류의 음식들까지 먹을 수 없게 된다. 더욱 당황스럽게도 스스로가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저 소비되고 있는, 수동적인 상태에 갇혀 있다는 느낌에 빠져들며 메리언의 소외감은 커져간다. 이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남지 않게 되어 거식증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지만, 주변인들은 이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니, 알고자 하지 않는다. 결국 메리언의 상상 이상의 놀라운 행동으로 소설은 절정에 이른다.

여성을 ‘음식’처럼 소비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세계, 기존의 여성성의 의미에 저항하기 위해 메리언은 ‘음식’ 즉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신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이를 통해 “거짓되고 공허한 정체성에서 탈출하고 자신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는다. (…) 즉, 좀 더 강인하고 독립적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섹슈얼리티, 가족과 직장 내에서의 실질적인 불평등, 법적 불평등, 재생산권 등 2세대 페미니즘이 다루는 여러 담론들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에 집필되었으나 이러한 문제들을 이미 소설 속에 녹여내고 화두를 던진, 페미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마거릿 애트우드는 모험을 했고 마침내 승리했다.”
- [타임]

“마거릿 애트우드는 문학 경력 전반에 걸쳐 위트와 서정적 기교, 상상력 풍부한 통찰로 독자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었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애트우드는 20세기 후반의 삶을 해독하는 임무를 맡은, 가장 지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다.”
- [보그]

“뛰어나게 고전적으로 빚어진 놀라운 이미지로 가득한 소설. 계속 배를 잡고 웃었다.”
- [새터데이 나이트]

“애트우드는 특이성과 지엽성을 보편성으로 바꾸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 [더 타임스]

“당황스럽고, 은근히 불길하며, 일상적인 것에서 엉뚱한 것까지 너무나 쉽게 넘나든다. 읽는 즐거움이 대단한 소설.”
- [커커스 리뷰]

“빛나는 분노의 에너지로 쓰인 소설.”
- [옵저버]

“재치 있고 우아하며 관대하고 인내심 있는 작가.”
- [펀치]

“결혼, 죄책감, 남녀관계에 관한 성찰. 애트우드의 고전적인 세계.”
- [가디언]

회원리뷰 (23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먹을 수 있는 여자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s | 2022.02.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녀이야기", "증언들"로 유명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먹을 수 있는 여자"라기에 요즘 한창 논란이 되는 거식증이나 폭식증에 대한 책인건가...하고 읽은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60년대 쓰여진 책이였고, 보기좋게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책이였다.   주인공 메리언은 헌 리서치조사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에인슬리라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고, 메리언에게는;
리뷰제목

"시녀이야기", "증언들"로 유명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먹을 수 있는 여자"라기에 요즘 한창 논란이 되는 거식증이나 폭식증에 대한 책인건가...하고 읽은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60년대 쓰여진 책이였고, 보기좋게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책이였다.

 

주인공 메리언은 헌 리서치조사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에인슬리라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고, 메리언에게는 피터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메리언과 피터는 사귀는 사이지만 결혼을 염두하진 않은 상태였으나, 피터는 자신의 모든 친구가 다 결혼을 하면서, 메리언에게 청혼을 한다. 분명 그는 요즘 말로 비혼주의자였던것 같은데,,, 그에 말에 이끌리듯 청혼을 허락하지만, 메리언은 그때부터 엇나가기 시작한다. 엇나간다는 것이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하는 것이 아닌, 그의 말에 먹지못하는 음식이 늘어나고, 그의 태도와 주변으로부터 자꾸 불편함을 느끼며 타인과의 교류가 이뤄지는 상황을 버겨내지 못하고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자꾸 피하는 선택을 한다.

 그녀의 룸메이트인 에인슬리는 비혼주의자이면서 아이는 갖고자 메리언의 친구 렌을 유혹해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에 성공하지만, 임신 이후 준비되지 못한 렌이 자꾸 도망가려하자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아버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다른 이를 유혹한다.

 

메리언의 감정이 소위 말하는 메리지 불루의 상태인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가 그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거부하는 것을 보며, 그녀는 그녀의 선택이 아닌 방향으로 그저 하릴없이 흘러가는 모든 상황들에 대한 거부 였음을 알 수 있었다. 여자의 결혼과 결혼을 함으로써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 엄마가 당연한 수순이였던 1960년대에 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어쩌다 만난 덩컨의 오롯한 자기애적 상황판단에서 더 그런 것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상황을 항상 고려했던 그녀가 오롯히 자기자신에 대한 결정만 내리는 인물인 덩컨을 보며, 자신의 상황을 좀더 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의 덩컨은 참.... 요상한 인물이긴 했지만.ㅎ)

 

"시녀이야기", "증언들"은 분명 SF이면서 신기한 이야기로 가득했는데, 이 책은 현실이면서 묘하다. 1960년대 쓰여진 책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현실적이기도 해서 같은 작가의 책이라 믿기 어려웠지만, 두 스토리를 관통하는 것은 나의 삶에 대한 주체적 권한을 빼앗겼을 때를 말하고 있음이였다. 

 

'메리언은 접시를 다시 들여다 보았다. 다리가  사라진 여자가 멀건 미소를 지으며 계속 누워있었다. "말도 안 돼." 그녀는 말했다. "케이크일 뿐인걸." 그녀는 시체에 포크를 꽂아 머리와 몸을 깔끔하게 절단했다" p.378

 

애트우드를 페미니즘 작가라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각 개인의 삶의 주체권에 대한 말을 하고 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이기에 주위의 조언은 있을 수 있으나, 그 삶을 누구도 좌지우지 할 수는 없다. 해서도 안되고.

주인공 메리언이 본인의 정체성을 잊지않고 살아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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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 [먹을 수 있는 여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스 | 2021.09.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피터는 말을 하다 말고 내게 웃어 보였지만 애정이 담겼으되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 미소를 본 순간 알 것 같았다. 그에게 나는 무대 소품이었다. 말 없고 단단한 이차원 그림이었다. p.100 설문조사 회사에서 일하는 메리언은 자유분방하고 다소 지저분한 룸메이트 에인슬리와 함께 세 들어 살고 있다. 메리언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여성이라 자유로운 에인슬리와 주인집 부인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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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는 말을 하다 말고 내게 웃어 보였지만 애정이 담겼으되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 미소를 본 순간 알 것 같았다. 그에게 나는 무대 소품이었다. 말 없고 단단한 이차원 그림이었다. p.100



설문조사 회사에서 일하는 메리언은 자유분방하고 다소 지저분한 룸메이트 에인슬리와 함께 세 들어 살고 있다. 메리언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여성이라 자유로운 에인슬리와 주인집 부인 사이에서 나름의 중재를 하며 쫓겨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회사에서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동료인 미혼 여직원들과 성격이나 생각 등이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아도 적당한 교류를 이어간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수습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멋진 남자친구 피터가 있다. 여러모로 메리언은 더없이 평범하고 무난한 여성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이상한 증상이 생긴 건 피터와 결혼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부터였다. 피터와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없었던 증상이 그 시작이었다. 메리언은 엄청나게 배가 고팠지만 스테이크를 도무지 입에도 댈 수가 없었다. 그 후로 모든 육류를 먹을 수 없게 되었고 증상은 더욱 심각해져 달걀은 물론이고 유일하게 양껏 섭취할 수 있었던 채소류까지 먹을 수 없게 된다.



메리언은 소설 속에 인용된 것처럼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의 정상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회사에 다니며 나름 인정을 받았고, 괜찮은 남자친구도 있었다. 룸메이트인 에인슬리나 클래라에 비하면 진짜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여자였다.
에인슬리는 소설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였는데, 자기주장이 확실한 면이 돋보였다. 그녀가 여러 발언을 했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은 자신에게 남자는 필요가 없지만 아기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아기를 낳기 위해 만족하기 어려운 조건의 남자를 찾아 임신만을 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내 기준에서는 제일 비상식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클래라는 대학에 다니던 중에 아기가 생겨 조와 결혼했는데, 그녀는 벌써 두 아이를 두었고 뱃속에는 셋째까지 있었다. 클래라는 남편 조가 보살펴주는 모든 것을 받기만 하며 무기력한 모습만 보였다. 계속 임신 중이라 어쩔 수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수동적인 여성으로만 보여 그녀는 나약하게만 느껴졌다.
메리언의 주변 인물들이 이렇다 보니 그녀가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건 당연한 얘기였다.



"에인슬리는 얌전히 있었는데 당신은 왜 그랬어? 당신은 뭐가 문제인가 하면." 그는 매정하게 말했다. "당신에게 주어진 여성성을 거부하고 있다는 거야." p.113

"어쩌면 당신은 시스템에 반항하는 현대 젊은이를 대변하는 중일지 몰라요. 소화기계통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정통이 아니지만. 그래도 뭐 어때요? 나는 어차피 예전부터 먹는다는 건 어리석은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나도 할 수 있으면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요." p.265




메리언은 남자친구 피터와는 잘 지내는 듯 보였으나 그는 시대에 맞는 남자라 어느 정도의 남성우월적, 가부장적인 면모가 얼핏 보였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굳게 뿌리박힌 사람이었다. 그래서 메리언과 갈등이 있기도 했는데, 그 상황에서 알 수 있었던 건 메리언이 시대를 거스르는 여성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강한 페미니스트인 에인슬리와 수동적인 클래라를 절충한 캐릭터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설문조사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면이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피터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설문조사를 하러 나갔다가 만난 대학원생 덩컨과 더 깊은 관계가 되리라고 기대했다. 덩컨은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었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주제, 사물 등 외에는 어느 것에도 그러려니 하는, 다소 무심한 성격처럼 느껴졌다. 상식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메리언이 피터와 결혼을 약속하고 준비를 시작한 뒤에도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던 걸 보면 호기심이든 관심이든 간에 현재 그녀에게 그 정도의 관심은 있는 것이라 느껴졌다. 그래서 그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다 메리언은 피터와 결혼할 준비를 시작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점점 줄어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 되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어 불안하기만 했다. 하지만 가만 보면 심리적인 압박감이 메리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인생이 있고 여성성이 있는데, 피터와 결혼을 약속하면서부터 그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특정한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강요가 강압적이든 에둘러서 요구되는 것이든, 어찌 됐든 메리언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걸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면서 메리언의 몸이 음식을 거부하게 된 것이었다.
메리언은 그런 증상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 결혼할 피터에게는 절대 말할 수 없었고, 수군거리기 좋아하는 회사의 미혼 동료들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에인슬리는 임신 프로젝트로 바빴고, 클래라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까지 세 아이들을 돌보기에도 고단했다. 결국 메리언은 덩컨에게만 털어놓게 되는데, 그는 그녀의 증상을 듣고도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그럴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자신도 음식을 그리 먹고 싶지는 않다는 공감 아닌 공감을 하기도 했다. 덩컨의 반응이 이렇다 보니 메리언은 비윤리적이라 생각하면서도 독특한 그를 가까이에 둘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나를 파괴하려고 하고 있지? 나를 동화시키려고 하고 있지? 하지만 내가 대역을 만들었어, 당신이 훨씬 더 좋아할 만한 걸로. 당신이 처음부터 진심으로 원했던 건 이거 아니야?" p.376



스테이크는 물론이고 채소까지 먹을 수 없게 된 메리언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피터를 초대해 결단을 내리게 된다. 그 마지막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메리언이 강요받는 여성성을 피터가 자신을 먹어 치우려는 행위라 여기고 대체재를 만들어 먹게끔 하는 게 그로테스크했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고 본다.
피터가 메리언이 만든 그것을 보고 도망친 후에야 그녀는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 피터와 주변 사람들이 강요하던 약혼녀로서의 의무와 여자에게 요구된 모습을 먹음으로써 사회의 시선을 깨고 나올 수 있었다. 이때 덩컨이 피터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을 보였던 걸 보며 독특하긴 해도 사람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첫 소설이라고 한다. 1969년에 출간된 소설이지만 페미니즘 열풍인 지금 21세기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여자에게 강요되는 행동이나 의무에 젖어들기보다는 스스로 깨버리는 메리언이 진정한 페미니스트였다. 임신을 하고 난 이후 뒤늦게 아기 아빠가 필요해진 에인슬리나 여전히 남편에게 기댄 클래라보다 훨씬 이상적으로 느껴진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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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을 수 있는 여자-먹느냐 먹히느냐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보*연 | 2021.09.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도서관에 갔다가 제목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대여했다.   '시녀 이야기'의 저자가 쓴 최초의 소설이라는데 1960년대에 씌여진 것 같지 않은 세련됨이 있다.   누가 봐도 바람직한 남편상인 피터와의 결혼을 앞두고, 내적 고뇌가 깊어지다 못해 갑자기 육류를 비롯해 여러 음식들을 먹지 못하게 되는 거식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주인공 '메리언'.   무엇을 먹어 치운다;
리뷰제목

도서관에 갔다가 제목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대여했다.

 

'시녀 이야기'의 저자가 쓴 최초의 소설이라는데 1960년대에 씌여진 것 같지 않은 세련됨이 있다.

 

누가 봐도 바람직한 남편상인 피터와의 결혼을 앞두고, 내적 고뇌가 깊어지다 못해 갑자기 육류를 비롯해 여러 음식들을 먹지 못하게 되는 거식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주인공 '메리언'.

 

무엇을 먹어 치운다는 것은 사실 남성적이고 지배적 탐욕인데, 그녀는 결혼이라는 족쇄에 의해 자신의 이러한 면이 모두 억압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거식증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녀의 입이 먹기를 거부하는 이 현상이 악성이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점점 퍼져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분리해 그려놓은 동그라미가 서서히 작아질 테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하나씩 지워질 거라는 사실이었다.

p212~213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보잘 것 없는' 남자 던컨과의 일탈, 그리고 마지막 자신이 만든 케잌을 먹음으로써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을 과감히 거부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결혼과 육아에 관련된 그녀 주변 인물들의 삶을 관찰하며 그녀는 끝없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고뇌한다. 기혼녀가 영위하기 힘든 직장생활, 자신의 능력과 커리어를 상실한 채 가사와 육아에 함몰되고 마는 결혼생활 등 세월이 흘러도 크게 바뀌지 않는 사회 안에서 주체성을 잃지 않으려 몸부림 치는 한 여성의 내적 고뇌가 덤덤하고 섬세하게 표현됐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입센'의 '인형의 집'이 연상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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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지워진 여성성을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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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스 | 2021.09.24
평점5점
마거릿 애트우드가 젊은 시절 썼다는 소설.긴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소*꽃 | 2020.12.16
평점5점
먹을 수 있는 여자라니...어떤 내용인지 무척 궁금하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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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9 |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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