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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52건 | 판매지수 384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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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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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6g | 135*195*21mm
ISBN13 9791166831270
ISBN10 116683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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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1. 사라지는 마술
2. 그 사람을 안다고 믿는 일
3. 다시 유턴
4. 균열, 미세하고 분명한
5. 지금 그게 중요해요, 응?
6. 처음, 사과
7. 질문의 시작
8. 짜릿한 축제 속으로
9. 남은 자들
10. 가장 높이, 오래 뜨는 해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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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일주일째는 되어야 알게 되는 기분이 있다. 어떤 흐름의 끝에 안착했을 때의 평안함. 새끼손톱만 한 구멍에 물음표 모양의 쇠고리가 탁, 하고 걸린다. 아무리 바깥에서 요란하게 흔들어도 풀리지 않는, 당기면 당길수록 견고해지는 그런 상태. 모든 게 잘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봉희는 손바닥을 빠르게 움직여 배를 난타했다. 몸은 단식 초반의 사나운 저항을 지나 온순해졌다. 이럴 때는 더 못살게 구는 게 맞다. 연료가 고갈된 몸이 곳곳의 지방을 가져와 부지런히 태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p.11-12

우리 모두에겐 운남이 필요했다. ‘의 마지막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이름은 그랬다. 단식을 통해 30 넘게 감량한 운남은 아직 70대였다. 예전처럼 초고도 비만은 아니었지만 의학적으로 아직 숙제가 남은 비만이었다. 인터넷에 나도는 패션 몸무게에 비하면 갈 길은 더욱 멀었다. 석 달 안에 51까지 만들어야 했다. 가장 정석으로, 건강한 방법으로.
--- p.31

몸은 복수의 화신이다. 잘 당하지만 당한 만큼 보복한다. 어설프게 덤비면 원래 몸무게에 5 정도의 살덩이를 더 얹어 강한 펀치를 날린다. 그걸 몇 번이나 겪었기에 다이어트를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일지 모른다. 무기력과 자책, 자신의 몸에 대한 무례한 반응이 준 상처가 한데 섞여 더 깊은 우울을 만들었을 것이다. 봉희에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다.
“우리 단식원에 와보실래요? 제대로 된 방법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여자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 p.41-42

여상 시절 친구들과 학교 앞 노점상에서 닭꼬치를 먹던 날, 그곳을 지나가던 한 무리의 남학생들 중 누군가도 그렇게 무례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졌다. 봉희도, 친구도 갓 튀겨낸 닭꼬치에 소스를 바르던 아주머니도 못 들은 척했다. 그러나 봉희는 잠시 멈칫했던 아주머니의 손과 자신의 표정을 재빠르게 확인하던 친구의 눈빛을 슬로우 비디오 화면처럼 똑똑히 보았다. 봉희의 귀에 정확하게 꽂힌 그 한마디를 못 들을 리 없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얼굴들이 무신경하게 뱉은 한마디.
“돼지 년아, 적당히 처먹어.”
--- p.42-43

100kg에 육박한 몸으로 대학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무의미한 일이었다. 몸이 변하지 않으면 새로운 삶은 어림없었다. 봉희에게 살찐 몸은 마치 낮은 신분과도 같았다. 유능하고, 가진 게 많아도 뚱뚱한 몸을 걸치고 있는 이상 늘 위축되고 구속될 터였다.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봉희는 그걸 알았다.
--- p.75

“요즘 세상에서 살찐 몸으로 사는 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 줄 아세요?”
“요즘 세상이 그러믄, 그냥 내 세상에서 살면 되는 거지. 뭔 영화를 누리겠다고 억지로 먹는 걸 끊어. 쓸데없는 말하지 말고, 우리 강미 어디 있냐고. 숨길 생각 말고 얼른 말해, 내 새끼 어디 있느냐고. 내놓기 전에는 나 여기서 한 발도 못 나가.”
운남의 어머니는 흔들림이 없었다. 뒷다리에 힘을 꽉 주고 정수리로 구유리의 명치를 밀고 나가는 황소 같았다. 촬영 장비를 철수하는 스태프들이 지나다니는 게 보였다. 봉희가 떨리는 손으로 여자의 팔을 잡았고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희도 찾고 있어요.”
--- p.13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소설과 만난 여름입니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제목과 달리 지지리 복도 없는 찬실이 앞에 장국영이라고 하는 요정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찬실이는 장국영에게 짝사랑하는 남자와 자신이 잘될 수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긍정적인 답을 들은 찬실이는 용기 내어 남자에게 고백을 하지만 끝내 퇴짜를 맞는다.
실망한 찬실이가 장국영에게 쏘아붙인다.
“잘된다면서요?”
장국영이 말한다.
“내가 언제 잘된다고 했어요? 잘 지낸다고 했지.”
“그 말이 그 말 아니에요?”
“어떻게 그 말이 그 말이에요?”
이 장면에서 나는 마치 짝사랑 남자가 소설 같아서 그만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다. 소설과 잘되고 싶을 때, 그러니까 소설로 잘되고 싶을 때가 있었다. 몇 해 조급했고, 좌절했다. 마치 오래된 연인을 억지로 떼어놓기 위한 사람처럼 베이징으로 도망쳤다. 낯선 땅에서 글은 써지지 않았고, 쓰고 싶지도 않았다. 2년이 넘게 글을 쓰지 않은 적은 처음이었고, 기어이 소설과는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국을 반년 남긴 여름날 새벽,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이 일을 참 좋아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무언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계속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거면 충분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새벽에 시작된 소설이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이다.
장편소설을 쓸 때 꼭 쓰고 싶은 소재가 몇 가지 있었다. 그중에 살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것을 첫 소설에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바로 다름 아닌 ‘몸’이었다. 언제나 몸에서 자유롭고 싶었지만 나는 늘 실패했다. ‘과연 몸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가능할까? 그것은 왜 이렇게도 힘들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써나간 이 작품이 다양한 독자를 만나서 몸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질문들이 던져지는 소설이 되기를 감히 희망해본다.
습작을 하면서 무서울 때는 쓸거리가 없을 때보다 쓰고 싶지 않을 때였다. 소설과 오래 잘 지내고 싶다. ‘지금, 여기’를 꾸준히 이야기하고, 어느 장면에서는 독자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욕망이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

여러 공간을 떠돌며 살았다. 하지만 혼자가 되고 싶어서 떠난 곳에도 늘 사람이 있었고, 결국 사람에게 기대어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남원에서 만난 모든 인연에 감사하다. 특히 하늘색 스쿠터를 타고 아주 먼 곳을 여행 중인 조소현 선생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베이징의 인연들, 특히 어깨가 하나같이 넓고 안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과 청주, 전주, 군산에서 온기를 나눈 이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작품의 첫 독자이신 남상순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나쁜 일이 나쁜 결말을 의미하진 않아요. 좀 더 가봅시다.’이 문자 메시지 덕분에 다시 일어난 겨울이 있었다. 토요일마다 신촌에 모이던 한겨레문화센터 문우들에게 당신들과 함께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 소설 하나로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나는 언제나 그들과 소설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마법 같은 그 시절을 함께해주신 해이수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생님께 배운 것이 참 많다.

군산 헤븐 식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나의 어머니 아버지, 또 나를 복덩이라고 부르시곤 하는 올해 101세가 되신 할머니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내가 태어나던 해, 어머니의 배가 영락없이 아들 낳을 배였다고 한다. 하지만 첫째에 이어 둘째인 나도 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할아버지는 자갈밭에 주저앉아 통곡하셨다. 그런데 내가 태어난 날부터 동네의 가장 어린 선주였던 아버지는 며칠 동안 삼치 만선을 하셨고,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내가 아들이 아닌 데 대한 서운함은 상쇄되었고 나는 그날부터 복덩이라 불렸다.
이번에는 이 소설이 누군가의 복덩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식으로든 당신에게 복된 작품이 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런 기원을 하며 두 손을 모아본다.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과정을 처음 경험했다. 말 그대로 협업이었다. 넥서스의 애정 어리고 성실한 손길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넥서스 경장편 공모전을 통해 부족한 작품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쓰는 일로 보답하고 싶다.

2021년 초여름
권여름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의 첫 대상 수상작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가 출간되었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유리 단식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살을 빼야 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로서, 요즘 시대 ‘몸’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시의성 있는 주제로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목소리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보이는’ 것에 익숙한 요즘, 몸에 대한 욕망은 갈수록 더 커지고 뜨거워졌다. 사람들은 마르고 예쁜 몸을 만들기 위해서 다이어트에 열을 올린다. 소설은 이런 다이어트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신드롬과 같은 이 현상에 대한 위험한 부작용을 정확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더불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 풍경을 세밀한 필치로 묘사해 동시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안전한 세계 ‘유리 단식원’의 허상

건강하게 살을 빼준다는 ‘유리 단식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의 절박한 사연을 갖고 있다. 그 중심에 주인공 양봉희가 있다. 연달아 실패한 입시와 취업. 그 모든 원인은 뚱뚱한 몸에 있었다. 봉희는 어쩔 수 없이 대학 입학도 미룬 채 반도체 회사 생산라인에 들어간다. 2교대의 피로한 삶에서 유일한 낙은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80kg대의 몸은 서서히 불어 100kg에 육박했고, 체중계의 숫자가 주는 커다란 무게감은 점점 봉희를 압박한다. 봉희는 그 즉시 사직서를 내고 유리 단식원을 찾아간다.
봉희에게 유리 단식원은 안전한 곳이다. 살을 빼면서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스태프로서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보게 해준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리 단식원에서 ‘Y의 마지막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봉희의 이 안전한 세계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봉희의 팀원인 운남이 주인공으로 뽑히면서 승승장구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첫 촬영을 앞두고 사라진 것이다. 프로그램 주인공은 운남에서 아이돌 연습생 홍안나로 교체된다. 하지만 봉희는 여전히 운남이를 찾아 헤매고, 건강하게 살을 빼준다던 ‘유리 단식원’을 향한 의심은 점점 커지는데…….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자존감
“살찐 몸은 낮은 신분과 같다”


“살찐 몸은 마치 낮은 신분과 같았다.” 독백처럼 흐르는 이 문장은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동시에 이 시대의 세태를 정확히 꼬집고 있다.
전교 1등이지만 입시와 취업 면접에서 탈락한 봉희, 아이돌 연습생이지만 데뷔 순위에서 밀려버린 안나, 비건 동아리에 들었다가 제대로 망신당한 운남. 이들에게 뚱뚱한 몸으로 사는 일은 매 순간 좌절과 모멸감을 경험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 패배감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단식원으로 향한다. 마치 마지막 것까지 다 털어서 배팅을 하는 도박꾼처럼.
더 마르고 더 예쁜 것을 추구하는 시대, 다이어트는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되고 SNS에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고 자랑하는 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드러나는 존재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요즘, 살찐 몸으로 산다는 건 낮은 신분으로 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기 PR 시대라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타인에게 ‘좋아요’와 ‘팔로우’ 수로 판단되어지는 ‘보이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라
사슴의 뿔처럼 함께 가면 더 아름답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타인의 시선을 늘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어쩌면 인간이 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제 몸은 곧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존중받는 몸이 되기 위해서는 그 시간도 존중받으며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몸이 변하면 자신의 삶도 달라질 것 같던 봉희가 마침내 맞이한 이 진실은, 외모로 평가당하는 현 시대에서 당당히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봉희도 비로소 새로운 세계로 입장할 수 있었다.
결국 건강한 다이어트는 남에게 존중받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먼저 내 몸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지금도 어디선가 힘겹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자신을 존중하며 이 시간을 통과하기를. 그래서 새로운 삶을 만끽하며 세상 앞에 당당해지기를 바란다.
작가는 어쩌면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굳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필요는 없다. 운남이 봉희에게 간절히 살고 싶다고 고백했던 것처럼, 봉희에게도 그런 친구가 필요했던 것처럼 사슴의 뿔처럼 함께 가면 더 아름다운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하고.


심사평

제1회 넥서스 경장평 작가상 대상 수상작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심사평
‘몸’에 대한 소설적 비판과 ‘새로운 꿈’을 향한 값진 형상적 성취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요즘 세태에 ‘몸’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몸 자체에 대한 의학적, 생물학적 정보를 중심에 둔 이야기는 아니다. 단식원을 주요 무대 삼아 단식원에 들어가서까지 살을 빼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살을 빼야 하는 상황만을 그리지 않고 단식원을 중심으로 하여 얽히고설킨 뭇 인간들의 욕망이 그려져 있다. 즉, 단식원을 운영하는 주체, 단식원 입소생, 강사(코치) 들의 처지가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심사위원들은 권여름의 작품이 공들인 현장 탐사와 인물들의 성격 구현이 구체적이며 작품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 의견을 모았다. 문장이 안정적이고 꼼꼼하며 인상적인 표현이 많았다. 뚱뚱한 몸은 곧 낮은 계급이라는 인식과 다이어트 산업의 융흥 현상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었고, 인물들이 다양하고 입체적인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최근 시류가 되고 있는 몸 담론에 대한 형상적 비판이 소설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봉희가 운남의 흔적을 쫓는 장면은 계속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게 한다. 건강한 방법으로 몸을 만든다는 ‘유리 단식원’에서 강조되는 ‘새로운 몸’에 대한 작가의 의식이 작품을 끝까지 거머쥐면서, 그러한 세계를 벗어나 다시 무언가를 꿈꾸어가는 주인공의 변화 과정이 우리 시대의 역상(逆像)으로 충분한 호소력을 보여주었다. 인물들의 내면의 움직임이 찬찬한 문장에 실려 가독성을 높였으며, 작품의 바탕과 뼈대가 탄탄했고 문체 미학의 성숙도가 작가적 역량을 보여줌으로써 심사위원 전원의 선택을 받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단식원에 들어가서까지 살을 빼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이야기다. 하지만 단순히 살을 빼야 하는 상황만을 그리지 않고 단식원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뭇 인간들의 욕망까지 그렸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눈길을 거둘 수 없게 한 욕망들! _박상률(소설가)
고백하건대, 나는 권여름 소설의 오랜 애독자이다. 그를 가르치던 한 시절, 나는 그의 새 글이 나오기를 애면글면 기다렸다. 소설가인 나는 습작생인 그의 작품에 늘 갈급하고 환호했다. 이 작품은 권여름의 첫 장편소설이다.
- 해이수 (소설가)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이 뜨거운 화두가 된 시대이지만, 지금도 여성의 몸은 여전히 계급이 된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몸 때문에 좌절하고 실패한 여성들을 소비하는 다이어트 산업의 이면을 치밀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이미 문제적이지만, 그 몸의 권리를 빼앗긴 여성들의 자각과 연대로 나아가는 서사이기에 더 큰 의미로 가닿는다.
- 조해진 (소설가)
뚱뚱한 몸은 곧 낮은 계급이라는 인식과 다이어트 산업의 융흥 현상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고, 다양한 인물의 모습이 입체적인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주인공이 변화되는 과정이 우리 시대의 역상(逆像)으로 충분한 호소력을 보여준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52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실현될 수 있을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삶**소 | 2021.09.07 | 추천12 | 댓글10 리뷰제목
날씬한 몸과 뚱뚱한 몸의 경계는 무엇일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뚱뚱하다 여겨지는 사람은 뭔가 부족한 사람, 게으른 사람,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기도 하지만 건강의 개념을 넘어서 남에게 무시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중받기 위해 악착같이 살을 빼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유리 건강힐링센터’라는 단식원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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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몸과 뚱뚱한 몸의 경계는 무엇일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뚱뚱하다 여겨지는 사람은 뭔가 부족한 사람, 게으른 사람,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기도 하지만 건강의 개념을 넘어서 남에게 무시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중받기 위해 악착같이 살을 빼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유리 건강힐링센터라는 단식원에 모인다. 어느 날 갑자기 단식원에서 사라진 운남을 찾아 나서는 코치 봉희의 눈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운남은 ‘Y의 마지막 다이어트이라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다. 단식으로 30Kg 넘게 감량하고 70Kg대인 몸무게에서 3달 안에 목표체중 51kg을 향해 가는 운남의 다이어트 과정이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며 SNS에서 셀프 다이어트를 하면서 ‘Y의 마지막 다이어트라는 태그를 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런 운남이 모든 짐을 싸서 단식원에서 자취를 감추고 봉희는 그녀가 쓰던 방에 남겨진 손톱깎이에 적힌 축 개업 천왕봉 산채비빔밥을 보고 무작정 그녀를 찾아 나선다. 단식원의 코치이지만 자신도 이곳에 2번의 입소를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해 유지 중이기에 단식원을 벗어나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음식의 유혹이 힘들기만 하다. 무작정 찾아 나선 그곳에서 운남의 본명이 강미였고 부모님은 그녀가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라진 운남을 대신해 결국 연예인 데뷔를 앞두고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홍안나를 대타로 세우기로 한다. 새로운 인물 안나를 중심으로 다시 프로그램 홍보를 하고 서서히 운남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가며 단식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 높아진다.

 

‘Y’는 운남이었고, 사람들에게 운남은 곧 자신이었다. 유라, 윤주, 윤정, 서영, 수영, 아연 등의 여자 이름에 많이 들어간 이니셜이기도 했고,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를 꿈꾸는 바로 너, YOUY라는 게 공진표의 설명이었다. (P.34)

 

 

운남에 대한 책임감이었는지 그간의 정이었는지 봉희는 운남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단식원안에서의 이상한 일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운남이 사라지기 전날 밤 공복 상태여야 할 그녀의 구토물에는 다른 음식물이 섞여 있었던 점과 운남이 입었던 트레이닝복 바지 속에서 발견된 알약 하나가 끈질기게 이곳에서 운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그러면서 하나씩 밝혀지는 이 단식원의 실체는 봉희가 생각한 건강한 다이어트와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 계속해서 원장 구유리와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는 원장이 단식원의 2호점을 봉희에게 맡기겠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봉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공부를 잘했지만 부모님이 원해 상고로 진학한 봉희는 전교 1등을 하지만 외모 때문에 은행에 취업하지 못한다. 결국, 공장에 취업해 모은 돈으로 이 단식원에 들어와 다이어트에 성공하지만, 퇴소 후 살이 찌면서 결국 단식원에 다시 입소하고 지금의 몸무게를 유지하며 코치로 일을 하고 있다. 과거 자신은 열심히 했어도 뒷심이 부족하다, 살 좀 빼라 등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를 받다가 이곳에서 드디어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곳을 떠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단식원을 떠나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

 

봉희야 살 빼라 그랬잖아, .”

취업부장 교사 송동만이 30센티미터 플라스틱 자를 튕겨 봉희 아랫배를 때렸다.

봉희야, 뒷심. ? 뒷심이 중요한 거야, 사람은.”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했는지 노골적이었다.

인생이 결정되는 건데, 이놈아. 그걸 못 빼느냐고.”

은행 취업 실패의 원인은 봉희의 의지박약으로, 그 의지박약은 몸에 붙은 살로 귀결되었다. (P.71)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단식원 퇴소식장에서 원장의 마지막 단골멘트였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약속. 예전의 몸과 영영 이별하라는, 그래서 단식원에서 만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거였다. (중략) 하지만 이 뜨거운 약속을 지켜내는 일은 어려웠다. 퇴소 후 처음 사나흘이야 조심할 수 있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견고할 거라 믿었던 의지의 성은 무너져버린다. (중략) 그것은 예전보다 더 크게 몸집을 불려 달려든다. 말리면 말릴수록 더 커졌고, 부지불식간에 모든 것을 삼켰다. (P.109~110)

 

 

 

그렇게 그냥 운남의 일을 덮으려 할 때 불쑥 그녀는 그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후의 이야기는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길 바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아픈 상처를 안고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가 되리라는 목표로 단식원에 들어선다. 이 작품은 이런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부적절한 방법으로 단식원을 운영하는 원장 구유리를 통해 다이어트 산업의 이면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뚱뚱한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비하발언을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을 통해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문화적 인식의 문제점도 꼬집고 있다.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닌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사연들은 안타까우면서도 이 굴레의 끝이 쉬워 보이지 않으니 책을 덮고도 상쾌하지 못했다. 나조차도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수시로 하는데 나에게도 봉희에게도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얼마나 처먹으면 이렇게 되냐? 무거워서 이거 어떻게 들어?’ 죽고 싶었지만, 바로 죽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런 말을 듣게 될까 봐. 죽으면서까지 이런 말을 듣게 될까 봐. 삶의 끝에서조차 존중받지 못할 거란 게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죽으면 끝이라는데, 웃기죠? (P.25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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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말라야 한다고 강요하는 세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22.10.20 | 추천5 | 댓글6 리뷰제목
            난 텔레비전도 안 보지만 유튜브 방송도 안 본다. 언제부턴가 유튜버라 하고 거의 연예인이 되다시피한 사람이 많아졌다. 유튜브 영상을 아주 안 보는 건 아니구나. 어쩌다 음악 찾아서 듣기도 한다. 그러다 잠깐 다른 길로 빠지기도. 그런 게 싫어서 유튜브 영상으로 안 보려고 하는데. 그런 유혹에 안 넘어가야 하는데,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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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텔레비전도 안 보지만 유튜브 방송도 안 본다. 언제부턴가 유튜버라 하고 거의 연예인이 되다시피한 사람이 많아졌다. 유튜브 영상을 아주 안 보는 건 아니구나. 어쩌다 음악 찾아서 듣기도 한다. 그러다 잠깐 다른 길로 빠지기도. 그런 게 싫어서 유튜브 영상으로 안 보려고 하는데. 그런 유혹에 안 넘어가야 하는데, 나도 사람이어서 넘어간다. 하나를 보다보면 다른 걸로 이어진다. 난 음식 만들지 않지만, 음식 만드는 거 잠깐 보기도 했다. 하나만 있으면 만든다는 말에 보다보면 그 음식을 만드는 재료는 하나가 아니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았다. 음식 만드는 건 동영상보다 글만 보는 게 나을지도. 글도 찾아봤다는 거구나. 몇번. 글을 찾아보기만 하고 해 본 적은 없다. 게을러서.

 

 동영상에는 많이 먹는 걸 보여주는 것도 있다는 거 안다. 그런 건 왜 만드는 걸까. 남이 많이 먹는 거 보면 재미있을까. 많이 먹는 방송하는 사람이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르는데, 어쩐지 살이 별로 없는 사람일 것 같다.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실제로 그런 체질 있겠지. 많이 먹지만 나중에 운동 오래 할지도 모를 일이다. 마른 사람이 많이 먹으면 그렇게 먹는데도 날씬하다니 하지만, 살찐 사람이 많이 먹으면 그렇게 먹으니 살찌지 하겠지. 누군가는 물만 마셔도 살찐다고 하던데. 그것도 진짜기도 하겠다. 이 소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아니 지금을 사는 사람에서 다이어트(살 빼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자기 몸을 사랑하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은 마르기를 강요하는 것 같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컴퓨터를 켜면 살을 많이 뺐다거나 마른 연예인 기사가 자주 보인다. 요즘은 왜 그런 게 자주 보이는지. 한국에서 아이돌이 되려면 아주 말라야 할지도 모르겠다. 살이 별로 찌지도 않았는데, 살쪘다고 하지를 않나. 방송 카메라는 얼굴 작고 마른 사람이 잘 나온다고 한다. 여기 나온 연습생 안나처럼 단식원에 가서 살을 뺀 사람이 없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이어트 약이라면서 마약이 들어간 게 유통된다는 말 봤다. 그런 위험한 약을 만들다니. 살 빼기 쉽지 않다. 아무것도 안 먹어도 살 잘 안 빠진다. 운동을 안 해서 살이 별로 안 빠졌으려나. 오랫동안 안 먹은 적 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냥 한번 안 먹어봤다.

 

 건강하게 살을 빼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겠지. 이 책에 나온 ‘구유리 건강힐링센터’에서는 그런 말을 했다. 이제는 단식원을 건강힐링센터라고 하는구나. 정말 그런 곳 있을 것 같다. 봉희는 구유리 원장을 믿고 살을 빼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Y의 마지막 다이어트’ 라는 유튜브 방송 찍는 걸 앞두고 운남이 사라진 뒤, 봉희는 운남을 찾으려 하고 운남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의심한다. 자신이 믿었던 게 맞는지. 구유리 원장은 운남이 사라지자 다른 Y로 연습생 안나를 골랐다. 단식원에서 안나를 보내면 요요가 올걸 알면서도 내 보냈다. 방송, 아니 자신이 하는 단식원이 잘되기를 바라고 그런 일을 하다니. 왜 사람은 힘들게 살을 빼야 하는 걸까. 어쩐지 슬프구나. 먹고 많이 움직이면 좀 낫겠지만, 지금은 많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 거다. 달리기는 힘드니 걷기라도 자주 하면 좀 낫겠다. 어쩐지 나도 살을 빼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지금도 다르지 않을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일터에서 사람을 뽑을 때 겉모습을 보기도 했다. 봉희는 학교 성적은 좋았는데 은행에 들어가지 못했다. 선생은 봉희한테 살을 좀 빼지 왜 그러지 않았느냐고 한다. 봉희는 단식원에서 살을 빼고 한번 실패하고 다시 들어가고 코치가 되었다. 봉희는 코치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고 여겼다. 봉희가 그런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아서 다행이다. 운남이 사라져서 봉희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됐을까. 봉희는 코치로 지내면서 뭔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운남 때문에 봉희는 다시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뭔가 잘못됐다는.

 

 이런 소설이 나왔다 해도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거다. 여전히 살을 빼려고 하는 사람은 있고, 방송에는 마르고 예쁜 사람이 나올 거다. 살을 빼면 살을 그렇게 빼다니 하고 추겨세우겠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면 좋을 텐데. 아니 살이 쪘다고 안 좋게 보면 안 되겠다. 그게 더 문제구나. 나도 그런 생각 아주 안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건강을 해치고 살을 빼는 건 반대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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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세상 모든 Y에게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2.10.15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지난여름, 생애 처음으로 다이어트 한약을 먹어봤다. 살이 너무 찌니까 일상이 우울해졌다. 거울 보기도 싫고,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쇼핑하지 않았다. 어차피 큰 옷으로 골라야 했고, 입어봤자 맵시도 안 나고 어정쩡하게 보일 거. 괜히 돈 들여 새 옷을 사면 뭐하나 싶었다. 운동과 식사 조절이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혼자 하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면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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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생애 처음으로 다이어트 한약을 먹어봤다. 살이 너무 찌니까 일상이 우울해졌다. 거울 보기도 싫고,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쇼핑하지 않았다. 어차피 큰 옷으로 골라야 했고, 입어봤자 맵시도 안 나고 어정쩡하게 보일 거. 괜히 돈 들여 새 옷을 사면 뭐하나 싶었다. 운동과 식사 조절이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혼자 하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면서 다른 방식을 찾기 시작했을 때, 주변의 추천으로 모험을 시작했다. 운동까지는 아니어도 식사 조절에 도움이 될까 하는 바람이었다. 남들이 말하는 부작용은 없었다. 처음 며칠 약을 먹느라 고생한 거 말고는, 며칠 지나니 습관이 되었고 잘 넘어갔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식욕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주 안 먹는 것도 아니다. 처방된 지침대로 피해야 하는 음식과 먹는 양을 조절했고, 본전 생각이 나서 열심히 했다. 평소 군것질하던 것만 줄여도 몸의 변화가 바로 보였다. 한 달에 3kg 정도 빠졌는데, 곧 정체기가 왔다. 이대로 나의 다이어트는 끝인 건가 싶을 때, 몸무게가 늘어나려고 꿈틀거렸다. 요요와 힘껏 싸워야 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부른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의 다짐을 얼마나 단단해야 할까. 배경은 어느 단식원, 화자는 단식원의 코치다. 보통은 단식원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가 말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아니었다. 단식원의 코치 봉희는 사라진 회원 운남을 찾으러 다니지만 끝내 찾지 못한다. 변심으로 회원 하나가 스스로 떠났으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운남에게 목을 매고 있나 싶었다. 굳이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단식원은 ‘Y의 마지막 다이어트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주인공이 운남이었다. 30kg 넘게 감량한 운남은 최적의 주인공이었다. 현재 운남의 몸무게 50kg대 초반.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한 다이어트 아닌가? 그런데도 이 다이어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로 운남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스스로 사라져 이 프로그램 관련자들을 곤란하게 한다. 특히 운남의 코치 봉희는 이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했고, 급기야 운남을 찾으러 그녀의 고향까지 갔지만, 허탕을 친다. 그리고 운남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고 돌아온다.

 

바야흐로 보이는 것의 전성시대가 아닌가. 디지털 기기 거의 다룰 줄 모르는 나도 휴대폰 속의 세상에 빠져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온갖 검색에 확인에,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이 안에 있었다. 특히 누군가의 외모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부러움과 질투, 좌절을 동시에 안긴다. 세상 경험 좀 해봤다는 우리 역시 알고 있지 않은가. 아름다운 외모가 인생의 거의 모든 순간에 플러스가 되긴 해도 마이너스가 되진 않는다는 걸.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시대에 누군가의 예쁜 몸은 많은 말을 대신한다. 나도 저렇게 만들어야지, 외모로 차별받는 순간에 복수해야지, 타인의 시선에 주눅 들지 말아야지 등등. 다양한 이유가 예쁜 몸만들기에 열을 올리게 한다. 소설 속 단식원의 존재와 원장의 한 마디, 꽉 짜인 몸만들기 일정, 원생들의 갈망은 우리 내면에 쌓인 마음이었다. 왜 단식원까지 가야만 했는지, 그 간절함이 모두의 마음이었던 거다.

 

화자인 봉희가 단식원에서 살을 빼고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스태프로 남아있게 했던 이유가 있다. 그 안에서 봉희는 존중받았다. 존재를 인정받고 존재감을 느꼈다. 전교 1등을 하고도 은행 취업에 실패한 원인이 자기 몸이었다는 걸 알고 절망한 이후로, 대학 입학도 미루고 회사의 생산직으로 일하면서 100kg에 육박한 몸이 되어버린 순간 결심한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단식원을 찾아가고, 살을 뺐다. 이곳에서 봉희는 안전했다. 무언가 이뤄낸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Y의 마지막 다이어트프로그램에 합류하고, 봉희의 팀원 운남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뽑히면서 인생 더 활짝 필 줄로 알았다. 운남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단식원은 발칵 뒤집혔고, 운남 대신 아이돌 준비하던 안나가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다. 그래도 봉희는 운남 찾기를 멈추지 못한다. 왜일까.

 

소설은 ‘Y의 마지막 다이어트프로그램을 위한 준비 과정을 비추면서, 단식원 원장의 영업 능력에 빠져드는 원생들의 믿음, 이 상황에서도 여전히 운남을 찾아다니는 봉희의 시선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독자가 이 소설 안 어디쯤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지 지켜보는 것만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단식원에라도 들어가 볼까 생각한 적도 있던 나는, 이 공간의 이야기가 솔깃했다. 정말? 이곳에 내 몸을 맡기면 나도 예쁜 몸이 되어 나올 수 있을까? 혼자서는 못 하는 이 의지박약이 이곳에서는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니까 다이어트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 의문이 풀리지만, 어렵게 단식원에 찾아와 힘들게 몸만들기에 성공했으면서도 안심하고 만족할 수 없던 이유를 이들이 보여주고 있었다. 많은 생각과 궁금증에 계속 읽어가고 있을 때, 봉희가 운남을 찾아다니면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마음이 그대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무엇 때문에 단식원까지 찾아가야만 했는지 말이다.

 

얼마나 처먹으면 이렇게 되냐? 무거워서 이거 어떻게 들어?’ 죽고 싶었지만, 바로 죽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런 말을 듣게 될까 봐. 죽으면서까지 이런 말을 듣게 될까 봐. 삶의 끝에서조차 존중받지 못할 거란 게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죽으면 끝이라는데, 웃기죠? (254페이지)

 

살찐 몸이 낮은 신분인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는 것만 같다. SNS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시선을 빼앗기는 일. 누군가 눌러주는 좋아요팔로워수에 일희일비하는 삶.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지만, 그 시선에 모든 인생을 걸어서도 안 된다는 걸 자주 잊기에 이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타인이 보내는 시선에 상처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그 상처에 누군가는 목숨을 걸기도 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 이 소설은 그 목소리의 대변인이었다. 당신의 시선과 한 마디에 누군가는 상처 입고 좌절하며 생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그리고 상처받는 주인공은 언제든지 바뀔 수도, 당신이 될 수도 있다. 단식원에서 사라진 운남의 존재를 다시 확인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우스꽝스러운 프로그램의 결말에 만족하게 된다.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가 보는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응원한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이의 아름다움이야말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빛이 난다는 걸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 읽게 된다.

 

나의 다이어트는 여전히 정체기다. 처음 3kg이 빠진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약이 남아있음에도 더 먹지 않았다. 앞으로도 다시 복용하게 될 것 같지 않다. 3kg 감량에 만족해서? 아니다. 처음 살을 빼려던 이유가 예쁜 몸이 아니라 건강 때문이었기에, 나는 더 감량해야만 한다. 단지 이제는 약의 도움이나 누구와의 비교를 일삼으면서 하지 않는다는 거다. 예쁜 옷을 보면 내 몸에 잘 맞게 어울렸으면 좋겠고, 거울을 봐도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그 만족의 끝이 없어지더라.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내 몸의 건강을 이유로 시작했던 다이어트는 그냥 그 이유로 꾸준히 가면 된다고. 소박하게 했던 운동을 계속하고, 스스로 식사 조절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대로 꾸준히 하면서 내 몸을 지켜보자고 말이다. 운남의 마지막 그 말이 봉희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주었기에, 그 말에 빠져들면서 저절로 마음을 다잡게 된다. 너무 슬프고 고통스러워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건강한 다이어트의 의미는 물론이고, 그 어떤 이유로도 우리가 존중받으면 살아갈 수 있는 시선을 담아야 한다고 믿게 됐다. 지금도 많은 이유로 다이어트에 빠져 있는 모든 Y에게, 무엇보다 당신 몸의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 소설이 가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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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4건) 한줄평 총점 9.2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봉희의 마지막 문장인 코치님,나는 살고 싶었나 봐요가 인상적입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우**2 | 2021.08.26
구매 평점5점
작년 한 해 재밌게 읽었던 책 중 하나! 내 몸,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여!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빵*이 | 2022.02.18
평점5점
감정이입을 주의해야 하는 책. 특히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은 오랫동안 심장이 아플 수도.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평****들 |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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