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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겨레문학상-23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87건 | 판매지수 4,782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5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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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0g | 150*210*15mm
ISBN13 9791160401745
ISBN10 11604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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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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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룡은 공을 독차지하고 이름을 떨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전빈이 언젠가 했던 말처럼 주룡이 독립을 원하는 것은 제 임자 때문이다.
당신이 좋아서, 당신이 독립된 나라에 살기를 바라는 마음. --- p.64~65

누가 나더러 모단 껄이 아니라 했다고 내가 정말 모단 껄이 아닌 것은 아니다. --- p.140

토끼 얘기 또 해주어.
글쎄 무어가 있으려나. 기래, 옥이 늬 거 아니?
무얼 말이오?
토끼는 외로워서 죽기도 하는 짐승이란다.
거짓말.
참말.
거짓말!
참말이다.
외로워서 죽는다니 순 거짓말이다. 사람도 아니면서.
옥이의 말에 주룡은 픽 웃는다.
사람이 외로워 죽는 것은 되는 말이구?
주룡의 물음에 옥이는 곰곰 생각하다 고개를 젓는다.
사람두 마찬가지, 죽을 만치 외롭다는 거는 기양 하는 소리지. 참으루 외로워서 죽은 이가 있거든 나와보라지.
주룡은 뭐라 대꾸하려다 입을 다문다. --- p.141~142

짐짓 덤덤하게 옥이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이까짓 정도는 여유가 있다는 듯 커피값을 치르는 주룡도 처음 커피를 마신 건 불과 몇달 전이고 옥이보다 겨우 두세 잔 많은 커피를 마셔보았을 따름이다. 그런 것은 옥이에게 들키지 않은 채로 그저 우러를 수 있는 형님이고 싶다. 그건 옥이가 동무들 사이에서 눈에 띄고 싶은 허영하고 크게 다른 마음도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을 조금 더 일찍 하고, 내 마음이 이러하노라 옥이에게 더 일찍 말할 수 있었다면. --- p.161

내 배운 것이라군 예서 배워준 교육밖에 없는 무지랭이지만은 교육 배워놓으니 알겠습데다.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 --- p.180

생각거니 저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거이 분명합네다. 우리가 사람인 것을, 그것도 저들보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인 것을 우리 손으로 보여주자면 저 강덕삼이 형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의 단결된 뜻을 총파업으로 보여주어야 됩네다. 내래 이레인가 여드레인가 조합원 교육 배워놓은 거이 다인 햇병아리지만은 감히 힘주어 다시 말하고자 합네다. 총파업 선봉에 이 강주룡이가 설 것입네다.
내 동지, 내 동무, 나 자신을 위하여 죽고자 싸울 것입네다.
--- p.18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체공녀 강주룡』은 1931년 평양 평원 고무 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1901년 평북 강계에서 태어난 강주룡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서간도로 이주한다. 스무 살이란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연하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른 주룡은 독립군의 뜻을 품은 전빈을 따라 서간도 통의부에 있는 백광운 장군 휘하 독립군 부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전빈과 동료들과의 불화로 6개월 남짓의 독립군 활동을 끝내고 산을 내려가 친정으로 돌아간다. 반년 뒤 전빈의 위독함을 듣고 달려가지만 끝내 그의 임종을 지켜보게 된다. 전빈의 죽음을 알리러 간 시가에서 ‘남편 죽인 년’으로 욕을 먹고 ‘살인 죄’로 고발까지 당해 감옥에 갇히지만 이후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다. 하지만 그런 주룡이 부끄러운 아버지가 가족을 데리고 사리원으로 이주하고, 이후 논밭 서너 마지기를 받고 지주에게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뜻을 알아챈 주룡은 도망치듯 평양으로 가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뒤집어진 인간을 마주하는 뒤집어진 마음

소설은 1, 2부로 나뉘어 강주룡의 삶을 자상히 이야기한다. 스물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연하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르고, 남편을 따라 독립군 부대에 들어가며, 가족을 따라 강계에서 간도, 다시 사리원으로 이어지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는 1부와, 사리원을 떠나 도착한 평양에서 고무 공장 일을 하며 모던 걸을 꿈꾸면서도, 파업단에 가입하고 정달헌과 함께 적색노동조합원으로 활동하며 공장주들에게 투쟁하다 끝내 을밀대 지붕 위에 오르고야 마는 순간까지를 그린 2부가 그렇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먼저 보게 되는 건 1부도 2부도 아닌 ‘병’이라는 장이다. 작가는 강주룡의 사랑이나 삶에 대해 채 설명하기도 전에 ‘단식’을 하며 투쟁 중인 ‘강주룡’을, ‘가장 작은, 가장 나중 된 저항의 몸짓’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을 맞닥뜨리게 한다.

오래 주렸다. _본문 중에서

압축적이고 긴장된 첫 문장은 단번에 우리를 사로잡는다. “타인에게 폭력적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잡아먹는 뒤집어진 인간, 하지만 저항의 존엄을 끝까지 상실하지 않는 인간”(심사평 中)인 강주룡을 맞닥뜨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 또한 무언가 조금은 뒤집어져야 한다는 듯이.

우리에겐 일하는 여성 영웅이 필요하다

비록 대단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주룡은 평생 처음으로 제가 고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풀고 옷을 벗을지 옷을 벗고 머리를 풀지를 선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부모를 따라서 이주하고, 시집을 가래서 가고, 서방이 독립군을 한대서 따라가고, 그런 식으로 살아온 주룡에게는,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이 그토록 귀중한 것이다. 고무 공장 직공이 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은 일말 서러운 일일지언정. _본문 중에서

강주룡이 선택하고 살아냈던,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은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다. 수상 기념 인터뷰에서 작가는 ‘일하는 여성 영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강주룡을 소설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힌다. ‘있었다’거나 ‘알게 되었다’가 아니라,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의해서였다고. 작가는 〈동광〉 제23호 인터뷰를 비롯한 강주룡의 남은 기록을 찾아 읽고 공부하고 거기에 살을 붙여 탄탄한 묘사와 완성된 세계를 만들어낸다. 강인한 진짜 여성 캐릭터인 ‘체공녀 강주룡’을 찾아낸다.

다시 시집갈 마음도 없고, 부양할 가족이 없으니 집이니 땅이니 하는 것도 관심 없다. 그저 제 한 몸 재미나게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극장 구경도 하고. 저 커피에도 맛을 들이고. 양장도 맞춰보고. 빼딱구두에 실크 스타킹이니 하는 것도 신어보고. 고무 냄새 나는 보리밥 먹어가며 내가 번 돈, 날 위해 쓰지 않으면 어디에 쓴담. _본문 중에서

사나들이래 우에 그 모양입네까? _본문 중에서

첫 세미나에서 듣거나 한 말들보다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일어난 일이 자주 떠오른다. 기생을 동반한 남자가 저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던 것. 말마따나 사는 내내 손가락질을 받을까,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살아왔으나 실로 손가락질을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다. _본문 중에서

내 목숨을 내걸고 외치는 말을 들어주시라요. _본문 중에서

작가는 강주룡이야말로 ‘자신의 대단함을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위대함을 지닌 인물’이며, ‘그래서 더더욱 지금 시점에서 호출해야 할 사람’인 ‘매우 현대적인 인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모든 전기 소설에는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기 마련이지만, 이 소설을 읽노라면 그걸 채 따질 틈도 없이 ‘강주룡’이라는 인물의 매혹적인 실재에 그저 동의하고야 만다.

강주룡이 평양 을밀대의 지붕 위로 올라간 지 8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때로부터 얼마큼이나 뒤집어져 있을까.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저기 저 지붕 위에 여전히 사람이 있다는 것도. 어쩌면 그게 나일 수도 있다는 것도.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싸우고 고뇌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이 살아 있는 인물은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를 사로잡는다. 거침없이 나아가되 쓸데없이 비장하지 않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나 자기 연민이나 감상에 젖지 않는 이 인물을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여성 서사를 만난다.
- 서영인 (문학평론가)
타인에게 폭력적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잡아먹는 뒤집어진 인간, 하지만 저항의 존엄을 끝까지 상실하지 않는 인간. 그가 바로 강주룡이다.
- 서희원 (문학평론가)
소설 속 주룡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옛 친구 같은 느낌을 주었다. (…) 조선 최초 고공 농성자라는 주룡의 역사적 가치보다도 나에게 중요하게 다가온 건 그런 거였다. 소설 속 인물과 나 사이에 오래된 영혼의 교류가 존재한다는 느낌.
- 심윤경 (소설가)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인물과 묘사와 사건과 이동이라는, 이야기의 골격을 이루는 요소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정확히 배치된 소설을 오랫동안 읽지 못했다는 것을. 그런 소설에 목말라 있었다는 것을.
- 정아은 (소설가)
《체공녀 강주룡》은 돌진하고 분출하며 꿈틀거린다. 놀라운 생동감으로 역사의 책갈피 깊숙이 숨어 있는 아름다운 인간을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든다.
- 정여울 (작가)
도식화의 유혹을 이기고 역사 속의 인물을 상상하는 소설적 힘이 대단하다.
- 정홍수 (문학평론가)
무엇보다 나는 주룡이라는 인물에 반했고 그녀는 소설 속에서 다시 살아나 나를 일깨워준다.
- 하성란 (소설가)
이렇게 근사한 소설, 참으로 오랜만이다.
- 한창훈 (소설가)

회원리뷰 (87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고구마 같은 세상에 사이다 같았던 사람, 강주룡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꽃* | 2018.09.14 | 추천15 | 댓글26 리뷰제목
   강주룡에게 꽃을 바치고 싶다.------------------------------------------------------------------------- 예스24 블로그에  들락날락하다가 '프랑소와 엄'의 북관리 사무소였나....'이 책은 꼭 관리해주어야 한다' 뭐...그런 제목의 글을 언뜻언뜻 보았다. 그 말에 홀린 걸까. 암시를 당한 걸까? 도서관에 신착 도서 코너에 얌전히 꽂혀있는 <체공;
리뷰제목

 

 

강주룡에게 꽃을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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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블로그에  들락날락하다가 '프랑소와 엄'의 북관리 사무소였나....'이 책은 꼭 관리해주어야 한다' 뭐...그런 제목의 글을 언뜻언뜻 보았다. 그 말에 홀린 걸까. 암시를 당한 걸까? 도서관에 신착 도서 코너에 얌전히 꽂혀있는 <체공녀 강주룡>을 보고 나도 모르게 집어들었다.

 

결론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는 나도 '이 책은 꼭! 반드시! 기필코!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고 외치고 싶다.

일제치하, 함께 독립운동을 나선 어린 남편을 잃고 고무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처지. 고구마처럼 답답한 현실을 강주룡은 당당하고 씩씩하게 맞서 나간다. 아, 나는 책을 다 읽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기아 상태로 옥에 같여 있는 장면을 묘사하는 첫 부분부터 나는 이 소설이 좋았다. 굶고 굶어 의식마저 혼미한 상태에서 안과 겉이 뒤집혀 자신을 먹어버리는 상상을 하는 여자라니....해학넘치는 평안도? 사투리가 정겨웠고, 밝으면서도 당당한 젊은 강주룡에 대한 묘사가 사랑스러웠다.

 

어리고 고운 남편과 알콩달콩 꽁냥꽁냥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작게 '꺅!'하고 소리지르고 말았다.

'다, 당신이 좋아서...(36p)'라니....너무 간질간질 하잖아!!!!!!

 

여자라서 오해받고 여자라서 무시당할 때도 강주룡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오해받고 손가락질 당해도 고개를 빳빳이 든다. 할 말 다 하고 가슴 펴는 강주룡의 모습이 시원하고 톡 쏘는 사이다 같았다. 피해자로 남고 참고 기다리지 않는다. 말하고 행동하고 나선다.

 

여러분은 자기 부인이 자기와 같은 사상을 가졌으리라구 보십네까?

.....

자료지를 보고 문득 궁금해진 것을 물어본 것이니 마음쓰지들 마시라요. 실례했습네다. 한데 생각한 것보담두 대답들이 시원찮습네다. 비록 짧은 생각이지마는 내래 여러분의 배우자들은 여러분과 같은 사상을 가졌으니라구 생각하지 않습네다. 해가 저문 시방 이 시각에 여러분은 이 자리에 있구 그네들은 가정을 지키구 있는 탓입네다. 내처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러분은 그네들의 사상이 어떤지 궁금해본 적두 없을 거입네다. 내심 아녀자의 무학무식이 당연하구, 여러분이 공산자인가 공산주의자인가 하는 거이니 부인도 도매금으로 공산 부인인 거이 당연하다 여기시디요. 이 말이 옳지 않다면 시비 가려주시라요. 틀렸다 하신들 여러분이 부인에겐 이런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고 혼차서 예 와 있는 것은 변하지 않습네다...... (p201~202)

 

<82년생 김지영>을 읽을 때보다 더 공감되고 시원한 말이었다. 귀신에 빙의되지 않고도 해야 할 말을 시원스럽게 쏟아내는 강주룡이 멋졌다. 아니 강주룡을 이렇게 멋지게 그린 박서련 작가 만세!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도 몇년 몇월 몇일 하면서 역사 소설의 형식을 빌려 무겁게 풀지 않은 것도 정말 좋았다.

 

참, 읽다가 을밀대가 평양냉면집 이름이 아니라 평양에 있는(혹은 있던) 높은 누각이란 걸 첨 알았다. 나는 강주룡이 을밀대 지붕에 올라갔다길래, 왜 데모하러 냉면 집 지붕에 올라가나 싶었다. 아...무식....ㅠ,ㅠ

수십년 전 식민지 시대나 지금이나 여성의 상황이 그닥 달라진 것 같지 않아 슬프기도 하고...

 

올해 한겨레 문학상 잘 뽑으신 것 같아요 ^^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26
구매 파워문화리뷰 우리 나라 최초의 고공 농성 노동자『체공녀 강주룡』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금* | 2018.08.18 | 추천8 | 댓글8 리뷰제목
강주룡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교과서 한 귀퉁이 나오는 사진 한 장이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지붕 위에 올라가 농성 중이란다. 사진상으로 성별 구분은 힘들지만 이름이 강주룡, 당연히 남자겠거니 하며 검색했는데, 어머낫, 여성이란다. 두 가지에서 나를 놀라게 했다. 1930년대에 고공농성을 했다는 것, 그것도 여성 노동자가 파업을 주도했다는 것!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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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룡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교과서 한 귀퉁이 나오는 사진 한 장이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지붕 위에 올라가 농성 중이란다. 사진상으로 성별 구분은 힘들지만 이름이 강주룡, 당연히 남자겠거니 하며 검색했는데, 어머낫, 여성이란다. 두 가지에서 나를 놀라게 했다. 1930년대에 고공농성을 했다는 것, 그것도 여성 노동자가 파업을 주도했다는 것!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35225&cid=47306&categoryId=47306

 

 

인터넷 상의 정리된 기록은 간략하다. 여느 유명 독립운동가처럼 책으로 나온 것도 없고 인터넷 상으로라도 여러 지면을 할애하여 생애나 활약상이 기록돼 있지도 않았던 것이다. 여성 노동자라 기록이 별로 없나? 하며 강주룡이란 이름과 을밀대 지붕위에 올라간 여성 노동자 사진만 기억해두었다. 몇 년이 지났다. 드디어 강주룡만 다룬 책이 나왔단다. 그것도 한겨레문학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란다! 반가워서 읽고 있던 다른 책을 제쳐두고 어느새 나는 이미 간도의 어느 마을로 가 있다.

 

 

『체공녀 강주룡』의 표지가 강렬하다. 강주룡에 대한 작가의 묘사가 예측된다. 저 매서운 눈빛만큼 강한 성격이다. 사회적 여성성과 그 시대의 여성성 모두를 배반한다. 자기 주장과 생각을 명확히 밝힐 줄 알고 잇속 계산보다 순정을 바치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정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이 사회 정의 편에 서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일 게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가부장적 사회였던만큼 시스템 자체를 거부하면서까지 돌출행동을 하는 인물은 아니다. 부모가 맺어준 인연인 결혼식날 처음 보는 사람을 부군으로 맞이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5살 연하의 솜털 보송한 남편을 애틋하게 사랑하는 인물로 묘사하였다. 함께 독립운동에도 가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이라는 이유를 남정네들 밥과 빨래를 맡는 부엌데기에 머물지 않는 강주룡이다. 결국 이러한 강함이 마치 남편 잡아 먹는 여편네라는 결과적인 평가를 받는다. 바로 강주룡은 남편 최전빈과 결혼 5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별하기 때문이다.

 

강주룡은 가부장제의 틀을 깨고 싶다. 그걸 구체적으로 의식한 것은 아니다. 독립운동의 핵심 역할을 왜 남자만 하느냐, 란 의문을 제기하고 무능력하면서 체면을 중시하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기도 하며, 열 살이나 되는 남동생은 어리다는 이유로 부족한 일손에 보탬이 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젊은 여성이 재가씩이나 하려면 아버지뻘 남자한테 시집가는 것도 감지덕지 해야하는  것에는 아예 가족과의 연을 끊고 야반도주할 정도로의 행동을 보여준다. 이후 오롯이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곳이 평양이었다.

  자라서 무엇이 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았다. 살아 있기는 고되고도 즐거운 일이었다. 살아 있기만 해도 바빠서 누코 뜰 새가 없었다.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무엇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이도 없었다.

  간도에 갈 여비만 모으면 그만두려는 공장 일을 여태 하고 있는 것도, 평양에 계속 머무르게 된 것도 이런 생각과 멀지 않으리라. 비록 대단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주룡은 평생 처음으로 제가 고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풀고 옷을 벗을지 옷을 벗고 머리를 풀지를 선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부모를 따라서 이주하고, 시집을 가래서 가고, 서방이 독립군을 한대서 따라가고, 그런 식으로 살아온 주룡에게는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이 그토록 귀중한 것이다. 고무 공장 직공이 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은 일말 서러운 일일지언정.

  앞으로 너는 네가 바라는 대로 살았으면 좋겠다.(153쪽)

 

 평양의 어느 고무 공장에서 폭력과 멸시를 당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스스로 벌어 자기만을 위해 돈을 쓰는 삶이 행복하다. 그런 어느 날 고무 공장의 임금 감하 결정에 뒤숭숭하던 차 노동조합을 알게 되고 모던 껄(moder girl)이 되는 것은 잠시 미룬채 파업에 참여한다. 조합 내에서도 9할이 여공인데 간부나 타협안을 만드는 것은 9할이 남성이다. 주룡은 이의를 제기한다. 주룡 언니, 80년 지난 지금 봐도 멋진 언니다!

 

싸움이 좋은 거이 아이라 이기고 싶은 거입네다.(216쪽)

 

내래 금일로부터 곡기를 끊고 아사 투쟁을 시작하렵네다.

아사 투쟁은 주룡이 종전부터 최후 수단 중 하나로 각오하고 있던 것이다. 달헌의 체포 소식이 되려 망설임을 깨뜨릴 격발장치가 되었다. 이 싸움을 더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생겼고, 죽으면 죽었지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는 오래전부터 이미 있었다.(222쪽)

 

 

『체공녀 강주룡』이 매력적인 소설인 이유는 첫 째, 여성 작가가 근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 둘 째, 간도와 평양이라는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 셋 째, 그에 걸맞는 구수한 북한 사투리(북한 안에서도 사투리가 다양하겠지만 편의상 분류)를 생동감있게 서술했다는 점이다. 내가 읽은 역사 소설은 거의가 남성 작가들의 정치 이야기나 전쟁 이야기를 기반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인데 나도 모르게 그 안에 갇혀 남성적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갖춰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젊은 여성 작가가 쓴 근대 역사 소설이라 정말 반갑다. 희귀한 작품이라는 소리를 지금은 들을지라도 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여성 작가들의 역사물들이, 또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물들이 쏟아지면 좋겠다. 우리 역사 구석구석에 사람이 있었고 여성 남성 모두 있었던 것을 대변하듯. 저기 사람이 있다.(242쪽)는 것을 기억하는 이야기들이 쏟아지길. 더불어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길.

 

 

 

박서련 작가님 축하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도 강주룡 선생이 언급되었다. 더 많이 읽히고 사랑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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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아름답고 위대한 그녀가 여기에 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자*련 | 2018.08.11 | 추천6 | 댓글6 리뷰제목
 기구한 운명이다.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의 앞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도 한참 잘못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디선가 주룡이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네가 사는 시대는 옳고 좋은 시대냐고 말이다. 나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다. ​ 스무 살에 다섯 살 어린 전빈과 결혼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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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구한 운명이다.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의 앞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도 한참 잘못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디선가 주룡이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네가 사는 시대는 옳고 좋은 시대냐고 말이다. 나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다.

 스무 살에 다섯 살 어린 전빈과 결혼한 여자, 독립운동의 뜻을 지닌 남편을 따라 백광운 장군 아래 독립군 부대에 들어간 여자, 남편은 남겨두고 혼자 친정으로 돌아온 여자, 남편의 위독함을 알고 찾았으나 장례를 치른 여자, 시댁으로 돌아왔지만 남편 죽인 여자라 감옥에 갇히고 마는 여자. 전후 사정을 살피지 않고 무조건 잘못과 불행은 모두 주룡의 몫이 된다. 딸을 안아주기는커녕 부끄러워 살던 곳을 떠나는 아버지. 모두 잊겠노라 여기고 농사지으며 살겠다고 결심했으나 부모는 지주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한다. 주룡은 떠나야 했다. 부모를 따라 서간도로 이사 와 시집을 갔고 남편의 뜻에 따라 독립군에 들어갔다 돌아왔고 다시 부모의 뜻에 따라 사리원으로 왔다. 이제는 누구의 말을 따르는 게 아니라 주룡이 원하는 대로 평양으로 왔다. 그리고 고무 공장에 취직했다.

 한 번씩 전빈이 애타게 그립기도 하고 백광운 장군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공장에서 동료들과 일하며 월급으로 영화도 보고 잡지도 사고 멋지게 사는 모던 걸을 ​꿈꾼다. 부당한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아무 이유 없이 여공에게 매질을 하고 못되게 구는 작업반장, 고무 냄새가 빠지지 않는 작업장, 주룡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도 그냥 그렇게 살려고 했다. 주변 공장의 파업 소식과 노조에 대한 소식을 듣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동료인 흥이 형님과 삼이와 함께 파업단 천막에 들어가 교육을 듣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아이를 낳고도 쉬지 못하고 갓난 아이를 데리고 일을 하러 온 삼이에게 유급휴가 가 당연한 권리라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바로 파업단에 가입한 삼이는 해고와 이혼이라는 협박에 탈퇴를 하고 주룡은 단호한 각오로 가입을 한다. 주저하거나 부끄러울 게 없었다.
독립군 활동은 남편 전빈이 좋아서 택했지만 파업단 가입은 주룡 인생의 지평이 되었다. 


 기실은 내래 모단 껄이 되는 거 꿈이었습네다. 아이디, 안즉도 모단 껄 되구자 하는 꿈은 저버리지 못했시요. 기레도 인제는 파업단에서 선봉이 되는 거이 나의 바람입네다. (중략) 내 배운 것이라곤 예서 배워준 교육밖에 없는 무지랭이지마는 교육 배워놓으니 알겠습네다. 여직공은 하챦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 (180쪽) ​

​ 총파업 대회가 끝나고 경찰의 개입으로 원하던 투쟁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앞으로를 도모해야 한다며 찾아와 설득하는 달헌을 따라 주룡은 세미나에 참여하고 공부하며 노동조합 결성 결의 대회를 이끈다. 노동자가 모이는 것과 반대로 공장주는 임금 감하를 통보하고 주룡을 주축으로 고무 공장 마흔아홉 명의 여공들은 파업 집회를 시작한다. 백 명의 경찰과 대치하면서도 담담하게 동료를 이끄는 주룡. 공장으로 들어가 아사 투쟁을 시작하지만 경찰의 무력에 당할 도리가 없다. 서로를 독려하며 경찰을 피해 흩어진다. 87년 전 파업 투쟁과 오늘의 그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니. 시대가 변할수록 더 좋아지는 세상이어야 하는데.

 주룡이 평양 을밀대 지붕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너무도 안쓰럽고 답답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마지막 수단이라 여겼을 주룡. ​크레인 꼭대기에 올라간 이들이 주룡의 모습과 겹쳐지는 건 당연하다. 감옥에서도 이어진 아사 투쟁. 그가 바랐던 건 대단한 게 아니라 그저 기본적인 권리였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아프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4500일 만에 복직하는 Ktx 승무원들이 합숙하고 시위했던 현장이 자꾸만 스쳐 지나간다.

 전빈 곁에서는 수줍은 주룡, 파업단에서는 당당한 주룡, 모던 걸로 살고 싶었던 주룡. 그녀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생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자 한 게 아니었다. 스스로 개척하며 전진한 것이다. 소설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강주룡도 정달헌도 모른 채 살았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그렇다. 치열했던 투쟁의 삶은 내가 아는 삶이 아니라고 여기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빛바랜 잡지 속에서 잠자던 주룡을 깨워 세상에 소개한 박서련 작가에게 고맙다. 살아 있는 주룡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회사에서, 거리에서, 방송에서, SNS에서 만난 주룡을 떠올린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녀들은 모두 주룡. 제대로 살고 싶어서,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오늘도 당당하게 투쟁하는 아름답고 위대한 그녀가 여기에 있다.  

 하늘로 올라가는 길처럼 빛나는 광목을 주룡은 단단히 붙든다. 사실은 두려워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이면서. 사실은 살고 싶어서, 그 누구보다도 더 살고 싶어서 활활 불타고 있으면서. 지붕 위에서 잠든 그 여자를 향해 누군가가 외친다. 저기 사람이 있다.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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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노동자의 30년대 현대여성의 삶을 재조명 한 책..이 시대 노동자들이 봐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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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2018.08.01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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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소**고 | 2020.02.26
평점5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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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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