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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교육 테마소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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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ㆍ 환대하고 연대하는 열린 공동체를 위하여

안보윤 ㆍ 밤은 내가 가질게
서유미 ㆍ 에트르
서고운 ㆍ 빙하는 우유 맛
최은영 ㆍ 고백
김숨 ㆍ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김지연 ㆍ 공원에서
조남주 ㆍ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김미월 ㆍ 중국어 수업

해설 ㆍ 가까스로 도달하는 울음소리들

저자 소개11

198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오즈의 닥터』로 제1회 자음과모음문학상을, 단편소설 「완전한 사과」로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소년7의 고백』 『비교적 안녕한 당신의 하루』, 중편소설 『알마의 숲』, 장편소설 『밤의 행방』 『사소한 문제들』 『우선멈춤』 『모르는 척』 등이 있다.

안보윤의 다른 상품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화려한 올가미에 얽혀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을 이야기한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2007년 제5회 문학수첩작가상을, 서른 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을 그린 『쿨하게 한걸음』으로 2007년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소설집 『당분간 인간』,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장편소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끝의 시작』, 『틈』, 『홀딩, 턴』을 썼다. 2007년부터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화려한 올가미에 얽혀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을 이야기한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2007년 제5회 문학수첩작가상을, 서른 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을 그린 『쿨하게 한걸음』으로 2007년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소설집 『당분간 인간』,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장편소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끝의 시작』, 『틈』, 『홀딩, 턴』을 썼다.

2007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이 세상에서 나 하나 건사하며 사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결혼도 하고 늦은 나이에 아이도 낳았다. 가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 문장을 보탠다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것, 완전한 것, 의미가 깊은 것들은 이미 어떤 상태로 완성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다만 그 부스러기, 그림자에 대해 적어보려 이렇게 저렇게 애쓸 뿐이다.

서유미의 다른 상품

2022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 〈숨은 그림 찾기〉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인권운동을 하고 소설을 쓴다.

서고운의 다른 상품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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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숨은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소설집 『투견』, 『침대』, 『간과
소설가 김숨은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소설집 『투견』,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중편소설 『듣기 시간』 등이 있다.

김숨의 다른 상품

2018년 [문학동네]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조금 망한 사랑』,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 장편소설 『빨간 모자』 등이 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이효석문학상, 제12회, 제13회, 제15회 젊은작가상과 제70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지연의 다른 상품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PD수첩],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아침]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10년 동안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6년 장편소설 『고마네치를 위하여』로 황산벌청년문학상을, 같은 해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으로 2017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외 장편소설 『사하맨션』과 『귤의 맛』, 소설집 『그녀 이름은』, 『우리가 쓴 것』 등이 있다.

조남주의 다른 상품

2004년 『세계일보』로 등단했다.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장편소설 『여덟 번째 방』,『일주일의 세계』, 산문집『내가 사랑한 여자』 등이 있다.‘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김미월의 다른 상품

화홍고 국어 교사. 『땀 흘리는 소설』, 『기억하는 소설』을 함께 엮었다.

이혜연의 다른 상품

도장중 국어교사. 함께 엮은 책으로 『땀 흘리는 소설』, 『땀 흘리는 시』, 『가슴 뛰는 소설』, 『기억하는 소설』 등이 있다.

김선산의 다른 상품

경기과학고 국어교사. 『땀 흘리는 소설』, 『기억하는 소설』을 함께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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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48*210*20mm
ISBN13
9791165702236

책 속으로

“내가 지닌 굴곡과 이선이 지닌 굴곡을 어찌어찌 잘 맞춰 보면 평면이 되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 선이니 악이니 그런 것 말고 그저 평온하게 나란히 있을 수 있는 순간이. 다만 상냥하게, 아무것도 아닌 채로.”
---「안보윤, 밤은 내가 가질게」중에서

“서울 생활에 대한 기대에 비해 서울에 대해 잘 몰랐고 독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지와 막연한 희망만이 우리를 끌고 가는 연료가 되었다. 자기 전에 불을 끄고 누우면 고단함이 발끝으로 흘러내려 발바닥이 뻐근했다. 우리는 천장을 쳐다보며 하루치의 좌절과 고충을 가만히 털어놓았다.”
---「서유미, 에트르」중에서

““다른 말은 안 해도 돼. 그래도 아프면 아프다고는 해 줘야 해.”
해주는 민지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넘어지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무릎이 아야 할 수도 있고,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마음이 아야 할 수도 있다고 알려 주었다. 민지도 해주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서고운, 빙하는 우유 맛」중에서

“시간을 되돌려 어느 한순간으로 갈 수 있다면 그때로 가고 싶다고 미주는 간절히 생각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나는 너의 편이라고 말할 거라고, 너를 그렇게 외롭고 아프게 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때의 미주는 더듬거리다 끝내 아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최은영, 고백」중에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밤이 될 거라고 했다. 지난 닷새 내내 극성스러운 추위에 치 떨리도록 질려서인지 온기를 품은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설령 쇳물이 끓고 있는 도가니라 해도, 이불 속으로 들여 꼭 끌어안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 개라도…… 저 개를 끌어안느니 차라리 보온 밥솥을……”
---「김숨, 고요한 밤, 거룩한 밤」중에서

“나는 때맞춰 지르지 못한 늦은 비명을 질렀다. 비명만큼 압축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가 있을 수 있을까. 비명은 나의 언어였다. 그 순간 내게 가장 논리적이고 합당한 말이었다. 나는 사력을 다해 말하고 있었다.”
---「김지연, 공원에서」중에서

“피는 더럽거나 위험한 것이 아니고 사고나 불운이 옮겨 가는 것도 아니다. 저는 그냥 조금 다쳤을 뿐입니다. 아픈 사람이라고요. 도움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요! 경화는 억울하고 서러웠다. 그리고 그 마음이 염치없어 부끄러웠다.”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중에서

“오지 마. 수는 말해 주고 싶었다. 네가 다시 한국에 왔을 땐 몇 배로 불어날 빚과 남의 아이 엄마가 돼 있는 멍나밖에 없을 거란 말이야. 물론 그렇게 말해 봤자 쓰엉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할 터였다. 수는 그의 나라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짜이지엔. 면회실을 나오며 그녀는 속으로 덧붙였다. 진짜 안녕이야. 다시 만나자는 뜻이 아니라고.”

---「김미월, 중국어 수업」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주는 일들
소설이 있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디에나 각자 나름의 이유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이를 극복하여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기본 역할이다. 사회적 약자가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국가의 시스템이 올바로 작동하지 않아 헌법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곳곳에서 불길한 징후가 감지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식충, 결정 장애, 주린이, 김치녀, 틀딱, 짱개’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혐오 표현이 넘쳐 나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조항을 두고 동성애, 낙태, 성전환 등을 조장한다며 조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슬람 사원이나 장애인 거주 시설을 지으려다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난민법이 발효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차별과 혐오를 막고자 발의된 차별 금지법은 수년 간 국회에 발이 묶여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있다.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도 우리 소설의 수준은 결코 내려앉지 않았다. 오늘도 소설은 낮은 곳에 웅크린 작은 존재들을 발견해 내고, 그들이 내는 울음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자 애쓰고 있다. 소설을 통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고, 비로소 세상과 이어진다. ‘소설小說’의 ‘소 小’ 자는 작은 존재들을 품어 주는, 소설의 태도에서 온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우는 사람을 혼자 두고는 못 가요.”
소설을 통해 가까스로 도달하는 울음소리들

작은 존재의 얼굴들

「고요한 밤, 거룩한 밤」(김숨)의 ‘그’는 “일흔이 코앞인 아내한테 삿대질까지 해 가면서 핏대를 올”릴 정도로 권위적인 남성이다. 그가 아내에게 보냈던 “혐오의 눈빛”은 아내가 데려온 개에게도 거리낌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런 ‘그’도 집 밖으로 나오면 “폐지나 주워 근근 먹고사는” 경제적 약자가 된다. ‘그’는 저소득층인 동시에 아내를 잃은 독거노인 신세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로서의 정체성이 겹쳐 있는 셈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더 우울한 점은 2020년에 태어난 영아가 노인이 되는 2085년에도 노인 10명 중 3명꼴로 ‘빈곤’ 상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가난한 노인’이라는 화두는 세대를 특정할 수 없는 모두의 문제가 된다.

「에트르」(서유미)의 ‘나’ 또한 다양한 모습의 사회적 약자로 살아간다. ‘나’와 그의 동생은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한국 사회의 많은 것이 수도인 서울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자연스럽게 권력과 자본이 서울에 집중되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이른바 ‘지방러’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고자 서울로 향한다. “방세 내는 게 버겁지만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서울에서 버텨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아직 제대로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으로 기성세대에 비하면 단연 약자다.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누리는 많은 것이 청년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 이제 청년들에게는 더 포기할 것도 남지 않은 듯하다.

작은 존재가 작은 존재를 만났을 때

「중국어 수업」(김미월)의 ‘수’는 대학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사실 ‘수’가 가르치는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 공부는 뒷전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어학원에 등록하여 학생 비자를 받은 이유가 불법 취업을 하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동은 태생부터가 ‘불법’이라 단속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서는 무조건 법을 적용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들이 하는 노동이 주로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법에 나와 있는 그대로 이들을 모두 단속해 강제로 출국시킨다면 417,852명만큼의 일을 누군가가 메워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할까? ‘불법’의 딱지를 붙이고 온갖 혐오에 시달려야 하는 사람들은 정작 우리 경제에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필수 인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충분한 보상과 대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빙하는 우유 맛」(서고운)의 ‘민지’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보통 10개월 정도가 되면 ‘엄마, 아빠’와 같은 첫 낱말을 말하기 시작하는데, 태어난 지 42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언어 발달이 상당히 더딘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이나 상담소 같은” 데 가 봐야 하지 않을지 이모인 ‘해주’가 걱정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해주’는 엄마인 ‘선화’가 자리를 비운 사이 ‘민지’를 돌보면서 안쓰러움을 느낀다. ‘해주’도 어린 시절 낯을 심하게 가려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에게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이야기되었던 기억이 있다. ‘해주’는 ‘민지’에게 아프면 “아파!라고 말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가르친다. 말하기기 힘들면 이마라도 포개라고. 나중에 ‘민지’가 “해주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포개고 숨을 골랐”을 때, 두 사람은 말없이도 이어진다.

「밤은 내가 가질게」(안보윤)의 어린 ‘주승이’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2020년 10월,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인이’가 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주승이’는 엄마와 할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해 손만 닿아도 “콩벌레처럼 몸을 오그”린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말을 하지도 않”는다. 결국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그제서야 ‘주승이’는 지긋지긋한 폭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선생님이 “잘 살펴봐 주시고 즉시 신고해 주신 덕분”이라는 주변의 칭찬이 영 마뜩지 않다. 평소 “어린이집 선생은 보육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음장 같이 차가웠던 ‘나’의 마음에도 천천히 온기가 스민다. 언니가 ‘나’의 일상으로 불쑥 찾아들어 온 다음부터이다. 평소 ‘나’에게 골칫거리였던 언니는 유기견 센터에 봉사를 다니더니, 급기야는 불쌍한 개를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하여 ‘나’를 더 화나게 한다. 하지만 언니의 이런 모습은 알게 모르게 ‘나’의 마음에 균열을 일으킨다. 자신 안에 생겨난 마음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나’는 유기되었던 개를 집으로 받아들이고, 한심했던 언니도 점점 이해하게 된다.

몸과 마음의 여러 모양새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각자의 모양새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남들과 다른 것이 이유가 되어 살아가는 데 불편과 시련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조남주)에서는 병들고 나이 든 몸이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백은빌딩’ 옆에 있던 낡은 상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 소식이 들려온 순간 병들고 늙은 몸뚱이는 ‘서영동’의 골칫거리이자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요양원을 반대하던 ‘경화’의 태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난다. 엄마가 치매 안심 센터에서 “인지 저하로 판명되”어 “처지가 달라”진 것이다. 엄마를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되자 ‘경화’는 요양원을 반대했던 스스로에게 “한심하고 답답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느낀다. 뜻하지 않게 사회적 약자의 편으로 돌아서게 된 ‘경화’는 분명 이중적이고, 이기적이다. 하지만 그가 얻은 뜻밖의 깨달음은 가볍지 않다.

「공원에서」(김지연)의 ‘수진’은 외모 때문에 종종 남자로 오해받는 여성이다. ‘수진’은 세상이 정한 여성의 모습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를 기르라거나 화장을 하라거나 좀 더 여성스러운 옷을 입어 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로 오해받았을 때 더 안전하다고 느꼈던 ‘수진’은, 여성인 것이 ‘발각’되면서 폭력의 대상으로 내몰린다. 다시 찾은 공원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울고 있다는 이유로 위로하려 드는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수진’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고백」(최은영)의 ‘미주’는 가톨릭에 귀의하여 수사가 된 ‘종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어린 시절의 일을 꺼내놓는다. ‘미주’는 ‘주나’와 ‘진희’를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에서 만났”다. 셋은 “그냥 친구”가 아닐 정도로 친했고, “서로 정말 좋아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한 ‘진희’ 앞에서 ‘주나’는 “정말 역겹다”고 말하고 “미주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진희’는 세상이 자신을 등지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망가진다. 이제 세상에 ‘진희’는 없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우리는 「고백」이 알려 주는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 “나는 너의 편이”다와 같은 지혜로운 말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이 열악한 위치에 놓인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 대해 인식하고, 배타적인 공동체가 아닌 환대하고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각자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같이 함께 있는 것’을 지향하면서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계속해서, 희망하는 태도’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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