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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

[ 눈꽃 에디션 ]
리뷰 총점9.4 리뷰 186건 | 판매지수 2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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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64위 | 국내도서 top20 7주
이 상품의 수상내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94g | 138*201*20mm
ISBN13 9788954682152
ISBN10 895468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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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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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작별하지 않는, 작별할 수 없는 이야기] 학살로 가족을 잃은 이는 그 흔적을, 행적을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지난 시간들은 수십 년을 건너 눈보라 속에서 고립된 외딴집 흔들리는 촛불 아래에서 되살아난다. 이것은 작가의 바람처럼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삶을 잠식하는 고통 속에서도 결코 작별하지 않는 이야기다. -소설MD 박형욱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 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 p.15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 p.17

학살과 고문에 대해 쓰기로 마음먹었으면서, 언젠가 고통을 뿌리칠 수 있을 거라고, 모든 흔적들을 손쉽게 여읠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나는 그토록 순진하게-뻔뻔스럽게-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 p.23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목적을 가진다고, 애써 노력하는 모든 일들이 낱낱이 실패한다 해도 의미만은 남을 거라고 믿게 하는 침착한 힘이 그녀의 말씨와 몸짓에 배어 있었다.
--- p.44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 pp.44-45

이상하지, 눈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인선이 말했다.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 p.55

총에 맞고, / 몽둥이에 맞고, / 칼에 베여 죽은 사람들 말이야. / 얼마나 아팠을까? /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
--- p.57

만 열일곱 살 아이가, 얼마나 자신이 밉고 세상이 싫었으면 저렇게 조그만 사람을 미워했을까? 실톱을 깔고 잔다고. 악몽을 꾸며 이를 갈고 눈물을 흘린다고. 음성이 작고 어깨가 공처럼 굽었다고.
--- p.82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
--- p.87

인내와 체념, 슬픔과 불완전한 화해, 강인함과 쓸쓸함은 때로 비슷해 보인다. 어떤 사람의 얼굴과 몸짓에서 그 감정들을 구별하는 건 어렵다고, 어쩌면 당사자도 그것들을 정확히 분리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105

눈처럼 가볍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눈에도 무게가 있다, 이 물방울만큼.
새처럼 가볍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것들에게도 무게가 있다.
--- p.109

이상하다, 살아 있는 것과 닿았던 감각은. 불에 데었던 것도,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살갗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전까지 내가 닿아보았던 어떤 생명체도 그들만큼 가볍지 않았다.
--- p.109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 p.134

모른다, 새들이 어떻게 잠들고 죽는지.
남은 빛이 사라질 때 목숨도 함께 끊어지는지.
전류 같은 생명이 새벽까지 남아 흐르기도 하는지.
--- p.135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결정이 된다. 아무것도 더이상 아프지 않다. 정교한 형상을 펼친 눈송이들 같은 수백 수천의 순간들이 동시에 반짝인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모든 고통과 기쁨, 사무치는 슬픔과 사랑이 서로에게 섞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동시에 거대한 성운처럼 하나의 덩어리로 빛나고 있다.
--- pp.137-138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섬세한 조직을 가진 건 어디에도 없다. 이렇게 차갑고 가벼운 것은. 녹아 자신을 잃는 순간까지 부드러운 것은.
--- p.186

잊지 않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부드러움을 잊지 않겠다.
--- p.186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인선의 목소리가 그 열기 사이로 번졌다.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 p.197

꿈이란 건 무서운 거야.
소리를 낮춰 나는 말한다.
아니, 수치스러운 거야.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을 폭로하니까.
--- p.237

하지만 확신할 수 있을까? 그런 지옥에서 살아난 뒤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 p.291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 p.311

하지만 죽음이 이렇게 생생할 수 있나.
뺨에 닿은 눈이 이토록 차갑게 스밀 수 있나.
--- p.32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상하지, 눈은.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꾸었던 꿈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내리는 벌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마치 묘비처럼 등성이까지 심겨 있다. 묘지가 여기 있었나, 생각하는 사이 어느 순간 발아래로 물이 차오르고, 그는 무덤들이 모두 바다에 쓸려가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채로 꿈에서 깬다. 경하는 그것이 그 무렵에 꾸었던 다른 악몽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책에서 다룬 학살에 대한 꿈이리라고 생각하고, 한때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제주로 내려가 목공 일을 하는 친구 인선과 함께 그 꿈과 연관된 작업을 영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뒤로 몇 해 동안 힘든 시기를 겪고 겨우 삶을 회복하는 사이 계획은 진척되지 못했고, 경하는 자신이 그 꿈을 잘못 이해했다고 마음을 바꾼다.
그러던 겨울 어느 날, 경하는 병원에 있는 인선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는다. 인선이 통나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두 손가락이 잘려 봉합수술을 받은 것. 곧장 병원을 찾은 경하에게 인선은 갑작스레 그날 안에 제주 집에 가 혼자 남은 새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는 인선의 간절한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길로 서둘러 제주로 향한다. 그러나 제주는 때마침 온통 폭설과 강풍에 휩싸여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작적으로 찾아오는 고질적인 두통에 시달리며, 경하는 가까스로 마지막 버스를 타고 인선의 마을로 향한다. 그러나 정류장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눈길을 헤치고 산을 오르던 길에서 폭설과 어둠에 갇혀 길을 잃는다.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44~45쪽)

심장이 다시 뛸 거지.
그렇지, 이 물을 마실 거지.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다. 온 가족을 잃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십오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아버지와, 부모와 동생을 한날한시에 잃고 오빠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채로 언니와 둘이 남겨진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학살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며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 년을 바쳐 끝까지 포기하기를 택하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고요한 싸움이, 폭설로 고립된 외딴집의 어둠 속에서 희미한 촛불 아래 떠오른다. 빛과 어둠 사이를 가르며 영원처럼 느리게 하강하는 수천수만의 무심한 눈송이들 속에서, 이곳에 있지 않은 사람을 간절히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정심에게서 인선에게로, 인선에게서 경하에게로 스며든다.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87쪽)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작가는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작가의 말’)고 했다. 그 사랑은 우선 마지막까지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마음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환하고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알게 된다. 그 사랑이 지극하고 간절한 만큼 그것은 무엇보다 무서운 고통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311쪽)

인선의 어머니 정심이 일평생 그랬던 것처럼, 인선은 어머니의 삶이 자신에게 스며오는 것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 사랑을 외면하지 못하고, 경하 또한 인선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으로 겹쳐지는 것에 힘겨워하면서도 그 마음을 내치지 못한다. “이 눈보라를 뚫고 오늘밤 그녀의 집으로 갈 만큼 그 새를 사랑하지 않는다”(88쪽)고, “이런 고통을 느낄 만큼 사랑한 적도 없다”(152쪽)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그 사랑에 손을 내밀어 기어이 고통을 택하는 것이, 그것만이 오직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길이라고 소설은 말하는지도 모른다. 그것만이 절멸로부터 삶을 지켜내는 길이리라고. 어쩌면 실은 그 부름은 이미 언제나 우리 앞에 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사랑을 사랑으로 알아보고 그 손을 잡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듯이. 그 앞에 조심스레 손을 내밀 때, 그 마음이 닿은 자리가 눈송이처럼 차갑고 동시에 불꽃처럼 뜨거워 영영 잊히지 않는 것은 한강의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이렇게 한강의 소설이 우리 앞에 와 있다.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작가가 소재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강은 하게 만든다. ‘5월 광주’에 이어 ‘제주 4·3’에도 한강의 문장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영역이 있었다고 믿게 된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있다.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딸의 눈과 입을 통해 전해진다. 폭력은 육체의 절멸을 기도하지만 기억은 육체 없이 영원하다. 죽은 이를 살려낼 수는 없지만 죽음을 계속 살아 있게 할 수는 있다. 작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 곁의 소설가 ‘나’는 생사의 경계 혹은 그 너머에 도달하고서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만한 고통만이 진실에 이를 자격을 준다는 듯이, 고통에 도달하는 길은 고통뿐이라는 듯이. 재현의 윤리에 대한 가장 결연한 답변이 여기에 있다.
언젠가부터 그의 새 소설 앞에서는 숙연한 마음이 된다. 누구나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 작가들도 물론 그렇다. 그러나 한강은 매번 사력을 다하고 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186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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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요* | 2023.04.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눈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아픔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닫으면서 생각했던 말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도 참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 친구의 입을 빌리고, 그녀의 손을 빌리고, 어머니의 생각을 빌린다. 그녀들의 구체적인 속마음이 드러나지 않고 어투는 담담하기 그지 없지만 읽는 내내 손이 아프고 목이 죄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아픈 상;
리뷰제목

눈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아픔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닫으면서 생각했던 말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도 참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 친구의 입을 빌리고, 그녀의 손을 빌리고, 어머니의 생각을 빌린다. 그녀들의 구체적인 속마음이 드러나지 않고 어투는 담담하기 그지 없지만 읽는 내내 손이 아프고 목이 죄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아픈 상처였다. 그 상처는 눈에 덮혔고, 과거는 눈 아래에 누웠지만 여전히 아팠다.

제주도 참사의 아픔, 한강의 필력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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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l***y | 2023.04.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겨울에 내리는 눈은 장소에 따라 다르다. 도심에 내리는 눈과 바닷가 근처에 내리는 눈도 다르다.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눈이 바람에 휘날려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장소마다 눈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이 사람에게도 저마다 눈에 대한 추억이 있다. 주변의 소음을 전부 삼키는 새하얗고 순수한 눈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추운 겨울에 눈과 얽힌 가슴아픈 기억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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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내리는 눈은 장소에 따라 다르다. 도심에 내리는 눈과 바닷가 근처에 내리는 눈도 다르다.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눈이 바람에 휘날려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장소마다 눈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이 사람에게도 저마다 눈에 대한 추억이 있다. 주변의 소음을 전부 삼키는 새하얗고 순수한 눈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추운 겨울에 눈과 얽힌 가슴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내가, 눈만 오민 내가, 그 생각이 남져. 생각을 안 하젠 해도 자꾸만 생각이 남서."

저자 한강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실린 다른 이들의 책리뷰를 보면서 막연하게 작가의 이미지를 상상해왔다. 내가 느꼈던 느낌 그대로의 저자였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난날의 잊혀진 아픔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책을 읽던 그 날의 흐릿하고 답답한 날씨처럼 묵직한 감정이 내내 남아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 다룬 소설로 정치적 이념에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엄마에게 숨겨진 이야기를 마주한 딸은 그 이후로 인생이 변한다. 작고 힘없는 나이든 엄마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제주 4.3사건으로 희생된 가족을 찾기 위해 행했던 엄마의 과거를 알아버린 딸은 할말을 잃는다. 죽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순간에 기억된 한겨울의 눈은 엄마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이다. 딸의 가출로 생사를 알수 없을 때 엄마의 꿈에 나타난 눈은 불길한 존재로 다가온다.

잔혹한 일이 벌어진 바다에서 건져올린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잔잔한 바다이지만 그 속에 숨기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소설에서 마주한다. 불이 나면 재라도 남지만 물은 모든 것을 휩쓸어 간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이들을 찾으러 온 사람에게 바다는 고요하게 출렁일 뿐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다.

경하와 인선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인선의 갑작스런 사고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경하의 삶은 마른 강바닥처럼 말라있다. 음식을 해먹을 수도 없고 약으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글을 쓰고 메일로 사람들과 필요한 연락만 주고 받을 뿐이다. 찜통같은 무더위가 지나고 겨울이 찾아왔을 때 친구 인선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갑자기 와줄 수 있냐는 인선의 부탁에 경하는 다급한 마음으로 병원으로 향한다.

인선이 알려준 병원에 도착한 경하는 그녀의 부상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한다. 제주에 사는 인선은 급하게 이송되어 온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경하는 치료를 위해 아픔을 견디고 있는 인선의 모습을 마주한다. 목수로 일하는 인선은 제주 공방에 오늘 꼭 가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이 기르던 작은 새가 오늘 중으로 돌보지 않으면 죽을 거라고 말한다. 그 길로 제주로 향한 경하는 폭설과 바람을 헤치며 친구의 공방에 겨우 도착한다.

경하는 인선이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자신이 꿈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를 그만두자고 말했던 경하이다. 그것이 인선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서서히 알아간다. 치매에 걸린 인선의 엄마가 마지막에 보였던 행동들은 그녀의 힘들었던 과거를 대변하고 있다. 인선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들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어했다.

가슴 아프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등장해도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잘못된 과거가 남긴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면할 수 없었다. 인선은 엄마가 남긴 자료를 살펴보고 조사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를 지나 미래에도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인선의 마음은 경하에게 전달된다. 인선의 마음이 경하에게 전달된 것처럼 작가도 독자에게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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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리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c*****7 | 2023.04.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축대에서 떨어졌던 그 밤에 꿈을 꿨다고 했어. 다섯 살 모습으로 내가 눈밭에 앉아 있었는데, 내 뺨에 내려앉은 눈이 이상하게 녹지를 않더래. 꿈속에서 엄마 몸이 덜덜 떨릴 만큼 그게 무서웠대. 따뜻한 애기 얼굴에 왜 눈이 안 녹고 그대로 있나." 원래도 그랬지만 아기를 낳은 후 부터는 더더욱,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치거나 학대당하는 내용의 글이나 영상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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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축대에서 떨어졌던 그 밤에 꿈을 꿨다고 했어. 다섯 살 모습으로 내가 눈밭에 앉아 있었는데, 내 뺨에 내려앉은 눈이 이상하게 녹지를 않더래. 꿈속에서 엄마 몸이 덜덜 떨릴 만큼 그게 무서웠대. 따뜻한 애기 얼굴에 왜 눈이 안 녹고 그대로 있나."

원래도 그랬지만 아기를 낳은 후 부터는 더더욱,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치거나 학대당하는 내용의 글이나 영상은 마음에 자꾸 남아서 보지를 못하겠다.

따뜻한 애기 얼굴에 왜 눈이 안 녹고 그대로 있나. 이 문장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눈이 사람의 얼굴에 내려서 녹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아득함, 내 아이의 얼굴에 눈이 녹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너무나 생생하게 마음 아프다.

인선의 엄마가 시체의 얼굴에 쌓인 눈은 녹지 않는 다는 것을 안 것은 국민학교 졸업반이었을 때다. 언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아버지, 오빠, 동생을 찾으려 죽은 얼굴 위의 눈송이를 헤치고 얼굴을 확인하는 고작 열세네살 남짓의 아이. 아무 잘못도 없이 이유도 모른채 끔찍한 일을 겪어야 했던,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했던 모두가 슬프다. 

사는 내내, 그때 내가 무사 오빠신디 머리가 이상하다고 해실카? 무사 그런 말밖에 못해실카? 라고 자책했을, 정신을 놓고서도 끝도 없이 되뇌이는 그 마음이, 밀도 높은 눈이 끝도 없이 내려 차갑고 무거운 겨울같다.

모든 문장이 차갑고 어둡고 무거워 내게 두 번은 읽기 어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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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08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잘 읽고 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b*********d | 2023.05.05
구매 평점5점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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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2023.04.26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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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r******0 |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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