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 대해, 「그래머블 제로 Grammable zero」에 대해, 박서련 작가가 들려주는 더 많은 이야기 [2문 4답]을 통해 확인하세요!
Q1)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작품 의뢰를 드렸는데요, 이 이야기를 선택한 계기나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들려주세요.
A1)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이 이야기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충실히 쓰였어요. 저는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고 ‘요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거든요. 게다가 화자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1인칭 쓰기, 이 또한 제가 좋아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사람이 ‘되어 보기(being)’이기도 하고, 빙의같기도 하지요.
A2) 좀더 개인적인 취미와 관련지어 쓸까(헌책 수집 등이 있어요) 하는 고민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조심스럽게 거리두기 해제가 논의되고 막 시작된 이 시기를, 저의 방식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이긴 것 같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모두들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한 시기를 되새기면서요(라고 쓰고 있는데, 이 원고가 공개되는 시점에 거리두기가 재시행되지는 않겠지요…?) 스며들듯 재난이 시작되어 일상과 재난을 구분지을 수 없던 뉴 노멀 시대를 지나, 포스트 뉴 노멀은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근두근 하는 나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2) 어떤 말을 좋아하시나요? “작가의 단어”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1)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앞서 했던 모든 이야기를 전복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좋아하고, 바로 그 이유에서 마음껏 쓰지 못하는 단어기도 해요. ‘비장의 카드’ 같은 말이라고 할까요. 참고로 저는 비장의 카드를 끝내 내려놓지 못한 채로 게임에서 질 때가 무척 많은 편입니다.
A2) 두번째로 뭘 꼽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는데… ‘더 자’라는 말이 좋습니다. 단 두 글자로 되어 있지만 이 말을 주고받는 이들끼리 친밀한 사이임을, 거기에 지금 우리가 있는 때와 곳이 안전하다는 뜻을 더도 덜도 없이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눈 온다는 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사랑의 인사입니다. 사계절 내내 쓸 수 있어서 실용적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