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밀화가 이소영 강력 추천★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느 식물 책에서 느끼지 못한 공감과 희열의 감정을 느꼈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책의 저자가 하고 있다.”
★역사,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을 총동원한 30년 전문가의 잡초 인문학★
★잡초의 저력과 지혜가 느껴지는 놀라운 여덟 편의 이야기★
★식물 애호가와 환경·생태 보호자들의 필독서★
세상에 나쁜 풀은 없다!
잡초는 인간이 만든 재앙이자 흑역사
산이나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은 그렇게 아름답고 반가울 수 없다. 그런데 그 꽃이 밭이나 정원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뽑고 뽑아도 또 나는 ‘이놈의 잡초’가 되어버린다. 잡초는 두 얼굴의 식물이고, 모순의 식물이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없애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 번성하고 끈질겨지는 잡초의 저력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잡초를 없애기 위해 무슨 짓까지 마다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나간다.
‘잡초’도, ‘잡초다움’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 옆에서, 인간의 영향력을 받아 잡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파헤치거나, 숲을 불태우거나, 길을 내고 공장을 지으려고 자연을 파괴하고 땅을 방치했을 때, 잡초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인간이 거슬리는 잡초를 없애려고 수를 쓸수록 잡초는 살아남을 묘수를 찾아냈다. 특히 제초제처럼 잡초를 없애려고 발명된 화학약품들은 하나같이 이 성가신 녀석들을 부추기기만 해서 더 큰 피해를 유발하고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인간이야말로 잡초를 만든 주범임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잡초를 없애고 싶어 했으면서 결국 더 끈질기고 악독한 잡초를 만들어내고야 만 인간의 흑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흑역사의 동력은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 화학제품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기업화된 농업과 탐욕스러운 자본의 논리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인간은 늘 잡초에게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삶을 파고든
여덟 종의 흥미진진한 잡초 이야기
『미움받는 식물들』은 멸시받는 민들레, 한때 가치 있었던 어저귀, 과소평가된 망초, 불멸의 비름 등 ‘잡초의 역사’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잡초를 엄선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민들레는 잡초가 그저 생물학적 분류가 아니라 사회, 문화, 심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민들레는 그다지 심각한 잡초로 여겨지지 않는다. 건물 사이 공터나 길가에 제멋대로 피긴 해도 샛노란 꽃과 불면 날아가는 하얀 씨앗은 정겨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반응은 다르다. 그들은 민들레를 공공질서를 해치고 사회적 체면을 훼손하는 악성 존재로 여긴다. 자기 집뿐만 아니라 이웃집 잔디밭의 민들레도 용납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민들레를 그냥 뒀다고 이웃의 협박을 듣고, 읍사무소에서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들레는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식물이다. 독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친 것도 아니며, 집이나 잔디밭을 뒤덮어버리지도 않는다. 그저 작은 틈새에서 꽃을 피울 뿐이다.
그악스러운 것은 민들레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다. 미국인들은 잔디밭의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특수 제작된 칼과 도구를 사용하고 얼음송곳, 황산, 등유,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했다. 화염방사기에 당한 민들레는 꽃과 잎을 잃었지만, 지표면 아래 뿌리는 남아 있기 때문에 곧 다시 새잎을 올려 보냈다. 삽질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행태지만, 사람들은 민들레가 타죽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방식에 만족했다고 한다. 화염방사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인체에 유독한 제초제를 잔디밭에 뿌려댔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뛰어놀고 있건, 제초제가 남성들의 생식능력을 떨어뜨리건 민들레만 없앨 수 있다면 상관하지 않았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쌍둥이 형제와는 달리 작물보다 잡초가 되길 선택한 기름골, 잡초를 죽이려던 제초제가 살인까지 불러온 사정을 보여준 비름, 전쟁과 함께 퍼져 한국 DMZ까지 장악한 돼지풀,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강아지풀 등 다양한 잡초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인간과 엎치락뒤치락하며 멋진 승부를 보여준 잡초는 생물계의 악당이자 숨겨진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점 많은 잡초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잡초가 일깨우는 역사적 교훈
잡초의 진화는 2020년부터 세계를 휩쓸고 세계인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도 공통점이 있다. 잡초와 바이러스 팬데믹은 모두 진화생물학과 인간 행동의 교차점에서 발생했다. 잡초는 인간이 환경을 교란하고 식물을 이동시키고 경쟁 식물을 없애며 그들과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했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종간 감염 역시 인간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숙주의 천적을 죽이며 그들의 거주지를 침해했을 때 발생한다. 잡초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잡초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류가 환경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게 한다. 인간은 지금껏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잡초가 보여주듯 인간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때로는 감당하지 못하는 전 지구적 재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잡초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잡초를 넘어 오늘날의 농업 시스템, 그리고 식생활을 비롯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대적인 삶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기업형 농업과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숨어 있다. 세계적인 식량난, 농촌 붕괴, 농사를 지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농부들, 몬산토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시장 장악, 제3세계의 여성 노동 문제까지, 잡초에 얽힌 문제는 마치 땅속 뿌리줄기처럼 파고파도 끊이지 않고 줄줄이 이어진다.
잡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든,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해서든 이제는 작은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인간도 잡초가 했던 것처럼 변화하고, 적응하고, 다음 세대에 지혜를 물려줄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잡초 이야기가 삶을 영위하고 음식을 먹고 자연을 즐길 때 더 나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추천의 글
무언가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그림으로 기록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운명을 지녔다. 사람들에게 부정당하는 식물, 없애야 하는 식물을 연구하는 것이 저자의 일이다. 식물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언제나 다정하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감상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책의 제목에 ‘미움’이 들어가는 것조차 이색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식물, 더불어 ‘잡초’와 ‘잡초다움’이란 것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세상에 부정당하는 대상을 연구하는 이의 단호함과 단단함, 그리고 냉담과 환멸이 있다. 나는 그런 저자를 응원한다. 그의 냉담은 식물을 여성의 신체에 비유하는 습관, 식물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공유해온 산업계, 감상의 대상으로만 생물을 바라봐온 사회를 향해 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느 식물 책에서 느끼지 못한 공감과 희열의 감정을 느꼈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책의 저자가 하고 있다.
-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원예학 연구자)
『미움받는 식물들』은 문명을 잠식한 여덟 가지 잡초를 중심으로 잡초의 역사, 계보, 인간과 잡초의 관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멸시받는 민들레, 한때 가치 있었던 어저귀, 과소평가된 망초, 불멸의 비름에 관한 글을 통해 존 카디너는 그 잡초들의 시작이 어떠했고 현대에 들어와 어떻게 멸시받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식물의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음미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 윌리엄 S. 커란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식물과학과 명예교수)
인간과 잡초의 ‘길고 지속적인 관계’를 탐구한, 전문가적 식견이 돋보이는 책. 흡입력 있고 매혹적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예리한 분석력으로 식물과 역사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주는 여덟 개의 타래. 친숙한가 하면 낯설기도 한 여러 잡초를 만나보게 될 것이다.
《네이처》
존 카디너는 자전적 일화와 역사적 사건을 날줄과 씨줄처럼 엮어내고 식물의 생리에 관한 명쾌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현재 잡초 혹은 ‘미움받는 식물’로 여겨지는 여덟 가지 식물의 진화에 인간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놀라운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농업과 생태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카디너가 재치 있게 풀어낸 잡초의 역사를 즐겁게 읽고, 이 식물들을 좀 더 존중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초이스》
존 카디너는 이 책에서 여덟 가지 잡초에 관한 개인적인 일화를 폭넓은 연구 결과와 버무려내면서 매우 유연하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농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이 책은 흔히 잡초라고 일컬어지는 ‘부적격 식물’과 인간의 복잡하고 뒤얽힌 관계를 매혹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한다.
《이코노믹 보타니Economic Bot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