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냄새 맡고, 또는 맛보면서 전혀 감정에 동요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수천 년의 진화를 거쳐 발전한 이런 감정 반응은 동물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감정 반응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 p.11, 「서론」중에서
배고픔을 느낄 때 신체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캐넌처럼 위에서 꼬르륵 소리를 듣거나, 위가 텅 비었다고 느끼거나, 손이 차가워지거나, 근육이 긴장되거나 두통을 느낄지도 모른다. 피곤하고, 예민하고, 조급해질 수도 있다. 음식을 먹는 동안 벌어지는 일에도 주목해 보자. 음식을 눈으로 보고 냄새 맡고, 음식이 따뜻한지 차가운지, 건조한지 촉촉한지,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느낀다. 짠맛, 신맛, 매운맛, 단맛을 느낀다.
--- p.26, 「우리는 왜 배가 고플까?」중에서
식욕은 외부 자극에 크게 의존한다. 음식과 전혀 관계없는 주변 자극도 먹고자 하는 의지를 높인다.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줄 때 항상 종을 울렸다. 몇 번 반복하자,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렸다. 종소리는 음식에 대한 신호이자, 타액 반사의 조건화된 방아쇠가 되었다. 고전적인 조건화 이론으로 유명한 이 실험은 반사 작용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것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다.
--- p.42, 「과하거나 부족함 없이」중에서
정말 이런 느낌이 들 때도 가끔 있다. 하루는 밤에 자다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먹고 싶어서 잠을 깬 적이 있었다. 꿈에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이 나왔다. 바싹 구운 고기를 눈과 코로 즐기고, 입에 침도 고였지만 먹지는 못했다. 다음 날, 나는 레스토랑에 가서 감자튀김을 곁들인 스테이크를 먹었다. 그 식사는 몸에 아주 좋게 작용했고 나는 다시 숙면하게 되었다. 그 주 내내 고기를 전혀 먹지 않아서 내 몸에 단백질이 결핍된 걸까? 이 결핍이 내 식욕을 일깨운 걸까?
--- p.51, 「먹고 싶은 감정은 왜 생기는 걸까?」중에서
감정은 생각과 행동을 이끌며, 삶의 요구에 잘 대처하게 해 준다. 불안감은 위험에 대처하고, 분노는 관심사를 관철하고, 슬픔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분은 우리 상태를 신호로 알려 주며, 감정은 먹는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 p.81, 「감정과 음식은 어떤 관계일까?」중에서
그럼 다이어트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어트를 하는 행동이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가려는 신체적, 심리적 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이어트의 진정한 문제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가 섭식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파트리치아는 생일 파티에서 음식을 한 접시만 먹고 끝낼 수 없었다. 다이어트는 거기까지였다. 몇 주 동안 금식한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을 보자 통제력을 잃었고, 나중에는 배가 너무 불러서 화장실에서 토할 정도였다.
--- p.90, 「감정과 식욕」중에서
파리 시내를 산책하다가 초콜릿 상점 앞을 지난 적이 있었다. 현관에 붙은 자그마한 황동색 표지판에는 한때 베르사유 궁전에도 납품했던 가게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프랄린 한 봉지를 사서 맛보았다. 다크 초콜릿을 입힌 프랄린은 혀 안에서 세 가지 맛의 드라마를 펼쳐 보였다. 처음에는 강렬하게 달콤한 맛이 느껴지더니, 이내 대조되는 쌉싸래한 맛이 났고, 그다음에는 프랄린 속이 터지면서 새콤한 과일 크림이 나와 마지막을 장식했다. 프랄린을 하나씩 먹을 때마다 행복감이 배가되었다.
--- p.104~105, 「기분을 좋게 하는 음식」중에서
발터의 체중은 최고치인 140kg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완전히 바닥이었다. 고열량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는 힘든 나날들이 이어졌다. 식습관을 바꾸지 못했고, 한때 성공했던 체중 감량도 유지해 나가지 못했다. 젤리가 계속 그를 방해했다. 발터는 오랜 기간 금욕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성탄절이나 생일 파티 때, 그리고 휴가지를 갔을 때 맛있는 음식을 포기할 수 없었다. 발터는 이렇게 고생하며 다이어트를 할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했고, 정상 체중으로 가는 길은 멀어지기만 했다.
--- p.124~125, 「감정적으로 먹는 사람」중에서
이런 불안감의 중심에는 종종 가족이 있다. 심리 치료사들은 ‘섭식 장애’를 겪는 이의 가족은 도덕 기준이 높고, 자녀를 과잉보호하고 통제하며, 갈등을 회피하려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강박처럼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여기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런 가족은 외적으로는 완벽해 보여 부러움을 사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힘든 경우가 많다. 자녀들은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정체성과 자율성을 발달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능력뿐 아니라 외모와 감정까지 의심한다. 학교나 회사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까 봐,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아 배우자나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불안, 실망, 의심, 무력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 p.152~153, 「섭식 장애」중에서
레나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습관이 있었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식욕을 일깨웠다.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는 법을 배울 때에만 문제가 있는 식습관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 그럼 먹지 않고 어떻게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 p.165, 「식습관 변화시키기」중에서
먹을 때의 유쾌한 기분과 감정은 즐거운 경험의 기본이며, 목표에 맞는 행위를 통해서만 나타난다. 즐거움은 식사 전부터 시작된다. 음식과 조리법을 선택하고, 어떤 식사 상황을 만들지 결정한다. 배고픔을 잠재운다고 생각하면 상상 속에서 미리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배고픔은 감각을 예민하게 하지만, 배고픔을 만족시키면 즐거움이 생긴다.
--- p.178, 「먹는 즐거움의 비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