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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정희진의 글쓰기-0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2건 | 판매지수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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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50쪽 | 310g | 136*200*15mm
ISBN13 9791187064886
ISBN10 1187064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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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내가 쓴 것이 나다

1장 갈증의 언어 “언어는 언제나 현실보다 늦게 당도한다”

공부는 생존이다 _우리는 매일매일
젠더와 ‘제 정신’ _비밀은 없다
세상의 모든 숫자 _암수살인
피해를 공유하는 윤리 _스톱
내 영화를 망친 그들의 연대 _‘제이슨 본’이라는 남자
위치성과 지성 _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2장 통증의 위치 “나는 어디에서 말하고 있는가”

우울과 중력 _그래비티
사랑과 사랑한다는 주장 _밀리언 달러 베이비
외로움, 나는 말하고 싶다 _피고인, 화양연화
관객의 경험 _우리들의 블루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_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인간의 조건에 맞는 바람직한 사회 _나라야마 부시코
글쓰기와 자아 _소셜포비아

3장 타자의 목소리, 나의 목소리 “다름은 진실을 해체한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_아무도 모른다, 어느 가족
국가라는 ‘몸’ _작전명 발키리
기차 밖의 타자는 희망인가? _설국열차, 부산행, 스테이션 에이전트
우리 안의 식민성 _미스터 션샤인, 청연
모든 연대는 정의인가 _기억의 전쟁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엘리트 정치인 김종찬(김주혁)의 아내로 나오는 김연홍(손예진)은 선거 운동 와중에 딸이 실종되는 사건을 겪는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 혼란과 분노 속에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믿을 수 없는 진실이 드러난다. 연홍은 운전대를 잡고 “생각하자” “정신 똑바로 차리자”를 반복한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운다. 이 영화,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p.62

마지막 장면에서 범죄자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진부한 대사를 던진다. “니가 아무리 지랄해도 결국 내는 못 이겨.” 형사는 진부하지 않게 받는다. “내가 니 같은 놈 이겨서 뭐 하려고?” 그는 이기고 지는 데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 인간의 생명을 두고 승부가 중요한가? 형사의 관심은 범죄자와의 심리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범죄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있다.
--- p.68

나는 김기덕의 영화를 ‘한국의 남성성 연구’라는 차원에서 모두 보았다. 어떤 작품은 두 번 보았다. 고통스럽고 몸이 아픈 중노동이었다. 나는 그의 영화를 세 종류로 나눈다. 작품의 만듦새 자체가 어설픈 유치한 영화(〈해안선〉), 걸작 두 편(〈빈집〉, 〈스톱〉)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목불인견의 미소지니 그 자체다(〈나쁜 남자〉). 대개 그의 작품은 그의 분노 표출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의 입장이고 관객들은 더 분노한다. 나 역시 분노 그 이상의 모욕감을 느끼거나 그가 경험한 세계가 저 정도로밖에 ‘승화’되지 않는지 하여튼 답답했다.
--- pp.75∼76

기본적으로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는 ‘흑인 문제’가 아니라 유색 인종에 대한 증오와 원주민 학살로 이루어진 국가, 미국을 조명하는 텍스트다. 존 웨인이 주연한 ‘서부극’부터 거스 밴 샌트 감독의 〈엘리펀트〉까지 레퍼런스로 등장한다. 영화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들이 계속 나온다. 흑인의 관점에서 영화로 읽는 미국사다. 또 다른 쾌락은, 영화를 보면서 미친 듯이 받아 적었지만 결국 제대로 다 받아 적을 수는 없던 영화의 대사 즉, 볼드윈의 에세이다. 그의 글은 명문, 미문, 외우고 싶은 시이자 무기로서 완벽한 언어다.
--- p.97

우울증 환자의 호소. “지구가 나를 붙잡지 않아요.” 지구의 의지, 중력의 법칙에서 버려진 이들이 우울증 환자다. ……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므로 지구와 달리 우울증 환자가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우주가 배경인 〈그래비티〉에서 우울증 환자는 지구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중력이지만 첨단 장비가 그와 우주를 연결해주니 발버둥 치지 않아도 생존 가능하다. 지구에서 이 연결은 사람과 사랑이지만 구하기 쉽지 않은 끈이다.
--- pp.118~120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나의 사랑 개념에 가장 가까운 텍스트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다. …… 볼 때마다 위로가 된다. 이 영화는 지구 멸망이나 홀로코스트를 맞더라도, 사랑과 슬픔이라는 인간의 힘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슬픔이 최고의 힘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그러나 내겐 너무 아프고 부담스러운─부탁을 들어주는 것이다.
--- pp.125~126

말하는 행위는 마음의 가시를 돌보는 일과 비슷하다. 어떤 종류의 침묵은 마음속 가시와 같아서 같이 살 수 없다. 가시가 움직일 때마다 몸을 찌른다. …… 〈피고인〉에서 조디 포스터는 타인과 다름없는 엄마에게, 〈화양연화〉에서 양조위는 벽에다 대고 말한다. 민폐도 없고, 누구에게도 부담주지 않으면서 말하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앙코르와트에서. ‘들어 달라’가 아니라 ‘나는 말했다’가 중요하다.
--- pp.136~141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하며 살아간다. 국가를 비롯한 외부적 요인은 드러나지 않는다. 농사는 자연 환경에 철저히 의지한다. 수확물은 인간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먹을거리가 인간 생활의 룰, 인간의 조건을 정한다. 실은 이것이 정상이고, 이른바 계획 경제, 사회주의 경제다. 인구와 먹을거리의 비율을 맞춰야 한다. 자연이 주는 만큼만 받아들여야 한다. 재고가 남지 않도록 최소한으로 지구를 빌려 써야 한다.
--- p.162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인의 현지인 학살을 다룬 〈기억의 전쟁〉에서 피해를 증언하는 베트남 여성은 ‘약간은 수치스럽고 뭔가 찝찝하고 머뭇거리고 불편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한국 단체들에서 증언의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은 절대 없어……. 선물 정도 받을 뿐이지.” 이 장면에 꽂힌 나는 한국의 군 위안부 운동에 대해 백 매짜리 원고를 썼다. 한 장면, 이것이 내가 영화를 보는 방식이다.
--- p.30

일본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은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소중한 예술가 혹은 윤리적인 예술가인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자기 사회를 직면하고 고민을 담되, 그 상황이나 인물을 대상화하지 않고 껴안는다. 이것이 그의 영화가 지닌 소구력이며, 관객은 그가 재현하는 특정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는다.
--- p.197

〈작전명 발키리〉의 주제는 반역이 탄로 날 듯한 아슬아슬한 장면에 집약되어 있다. 관객의 심장은 쿵쾅거린다. 그때 슈타우펜베르크(톰 크루즈)는 자신의 신체를 ‘전시’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한다. 그의 몸은 압도적인 대사가 된다. 한마디로 “당신들은 나처럼 조국을 위해 눈과 팔을 잃었나? 감히 내 앞에서 할 말이 있는가?” 체포 직전에 그는 자신의 훼손된 몸으로 히틀러 측을 압도한다.
--- p.205

최초의 민간인 여성 비행사로 알려진 박경원을 다룬 〈청연〉의 첫 장면은 남루한 옷을 입은 조선의 소녀가 비행기를 따라 들판을 내달리는 데서 시작한다. 내게 이 장면은 영화의 주제처럼 보였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소녀의 힘찬 달리기. 그 꿈을 재현한 듯한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 〈청연〉은 여성에게 ‘친일’과 ‘민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여성은 민족의 주체가 아니라 민족을 재현하는 대상일 때만 유용하다. 유관순은 종종 ‘열사’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봉창 열사’에 비해서는 그 경우가 훨씬 적다.
--- pp.227∼22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영화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나에 대한 이야기다


나 역시 내 인생의 영화가 있고, 영원히 각인되는 장면이 있다. 내 인생의 영화는 바뀌는 편이지만, 한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내가 영화를 볼 때 어느 지점에 착목하는가에 관해 말한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이런 관점으로 보겠다고 작정하고 보는 경우는 없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내가 “이 영화를 이렇게 봤구나” 하고 어렴풋이 되새기고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그 영화에 대해 쓰는 과정에서 조금 더 윤곽이 드러난다. …… 영화의 주장은 감독이나 다른 관객 혹은 평론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정한다. 각자가 정한 그 생각들이 모여 바람직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 ‘머리말’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의 경험, 위치, 동일시한 부분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면
영화보다 더한 나의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4권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비평가 정희진이 영화와 드라마라는 텍스트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치열하게 써 내려간 18편의 글을 담고 있다. 논쟁적인 다큐멘터리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기억의 전쟁〉에서부터 천만 영화 〈부산행〉 2022년 화제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정희진을 거쳐 ‘나’에 대한 글쓰기로 재구성된다.

정희진에게 영화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영역’이자 ‘삶의 방도’다. 개인이 결코 다 알 수 없는 드넓은 현실을 비록 일부일지라도 영화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상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분명히 할 때에만 무엇을 모르는지 가늠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앎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영화나 드라마 자체의 내용보다 감상자의 위치와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키운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에 살아 숨 쉬며 책 전체를 지배한다.

영화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현실보다 더 현실을 정확하고 넓게 드러낸다. 영화의 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모르는 현실을 알 수 있는 강력한 매체 중의 하나다. 그래서 영화 감상이나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영역이요, 삶의 방도다. - 26쪽

“글쓰기 과정이 ‘공개되는’ 글,
필자의 사고방식을 독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쓰인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정희진은 영화 비평을 비롯해 ‘독창적’ 글쓰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부분적 관점(partial perspective)이라고 말한다. 부분적 관점은 모든 사람의 생각을 똑같이 ‘여럿 중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입장의 정치학을 분명히 하면서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실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에 대해 쓰며 여성주의, 마르크스주의, 생태주의, 탈식민주의 등 자신을 이루는 정체성, 사고방식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자신을 있는 힘껏 설명할 때 타인과의 의미 있는 대화도 가능하다고 저자는 믿는다.

독창성은 벼랑 끝이라는 맥락, 부분적 관점에서만 가능하다. 부분적 관점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배적인 객관성 개념에 나의 목소리를 보내고 조율하고 틈새를 내는,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실천이다. - 21쪽

1장 갈증의 언어
“언어는 언제나 현실보다 늦게 당도한다”


1장에는 여성주의적 관점이 두드러지는 영화 비평들을 모았다. 가부장제의 논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의 자기 분열적 텍스트 〈비밀은 없다〉, 피해와 피해자에게 공감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는 〈암수살인〉과 〈스톱〉, 사회적 약자가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문제적 감독’ 김기덕과 할리우드 미투 운동에 ‘연루된’ 배우들을 향한 날카로운 비평들이 흥미롭게 서술된다.

2장 통증의 위치
“나는 어디에서 말하고 있는가”


2장에는 우울과 외로움을 비롯한 몸의 통증을 사유하는 글들을 실었다. 정희진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드러내는 장면을 결코 놓치지 않는 관객이다. 〈피고인〉에서 성폭력을 당한 조디 포스터가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과 〈화양연화〉 속 ‘유명한’ 앙코르와트 장면을 통해, 저자는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털어놓지 않을 수 없는 어떤 종류의 ‘외로움’에 대해 깊이 사유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정희진에게 ‘내 인생 치유 영화’다. 정희진은 우울증 증상을 무중력 상태에 빗대 영화 속 우주 공간을 새롭게 창조해 나간다. 이외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마무라 쇼헤이의 〈나라야먀 부시코〉 등 거장의 명작들이 그만의 독창적 시선 속에서 또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3장 ‘타자의 목소리, 나의 목소리
“다름은 진실을 해체한다”


마지막 3장에는 사회와 공동체의 역할을 성찰하는 다소 ‘무거운’ 비평들을 실었다. 일본 사회의 그늘을 비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들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만행을 증언하는 〈기억의 전쟁〉이 한국인의 잘못을 반성하는 ‘착한 텍스트’로만 읽히는 것이 왜 두려운 일인지, 일제 강점기 한국인 최초 여성 비행사 박경원을 다룬 〈청연〉을 ‘친일’ 영화로 낙인찍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흔히 비장애인의 몸으로 비유되곤 하는 ‘정상 국가’의 모습을 〈작전명 발키리〉가 어떻게 전복하는지, 통렬하고 담대한 저자의 물음들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영화를 통해 '나'를 이야기하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2.12.02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제목만 보면, 분명 영화평론이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표지의 위쪽을 보면, “정희진의 글쓰기 4”라고 되어 있다. 글쓰기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데, 나머지 책들은 모두 “~~~ 쓴다”인데, 이것만 아니다. 다른 책들은 어떻게,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얘기일 듯한데(물론 그렇게 간단한 얘기만은 아닐 거란 건 정희진이라는 작가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거다),;
리뷰제목

제목만 보면, 분명 영화평론이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표지의 위쪽을 보면, “정희진의 글쓰기 4”라고 되어 있다. 글쓰기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데, 나머지 책들은 모두 “~~~ 쓴다인데, 이것만 아니다. 다른 책들은 어떻게,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얘기일 듯한데(물론 그렇게 간단한 얘기만은 아닐 거란 건 정희진이라는 작가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이 책은 어떻게, 가 아니라, ‘무엇을 통해글을 쓰고 있다. 무엇이 바로 영화다.

 

그렇다고 영화에 대해 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영화는 소재이며, 도구다. 당연히 영화의 제목이 나오고, 감독이 누구며, 어떤 배우가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했다느니 하는 얘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방도 같아 보인다. 아니 그것 자체도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의 방식으로 영화를 읽고있으며, 모두가 생각하고 평가하는 방식대로 영화를 평가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과 공유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모든 게 그렇다면 이건 완전히 이해 불능의 책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정희진은 영화도, 책도, 사회 현상도 자신을 거쳐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내 생각엔 보다 정확하게 다듬는다면 이 아니라 사고생각이 더 맞는 말이고, 거기서 조금 내려와 머리’, 혹은 심장이 맞을 것도 같지만, 그렇게 제목을 지을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또 여기서 이란 그저 물질적 육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게 확실하다. 몸은 를 체현하는 총체적 실체일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의 글은 가 영화를 통해 를 총체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사회로 나아가는, 하나의 방식인 셈이다. 굳이 방식이라고 한 이유는, 이 책이 결국은 글쓰기 책이라고 하고 있고, 또 저자 자신이 글 쓰는 데 대한 자의식을 수차례 토로하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글쓰기는 목표가 아니라 방식이다.

 

본 영화도 있고, 보지 않은 영화도 있다.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얘기가 있지만, 본 영화에 대해서 나와 아주 달리 본 영화도 많고, 비슷하게 본 영화도 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하게 봤다, 혹은 달리 봤다, 달리 봤으면 어떻게 달리 봤는지, 그런 게 중요하지는 않다. 그가 영화를 보는 방식 자체가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에게 영화는 즐기는매체가 아니다. 물론 즐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즐긴다의 의미가 나를 비롯한 많은 영화관람객과는 다를 듯하고, 여기의 글에서는 그런 즐기는얘기는 없으니 말이다. 그저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화에서 깊게 생각하고, 탐구할 거리를 찾아낸다는 얘기다. 쉬운 일은 아니다. <암수살인이란 영화에서 고통, 가시성, 윤리를 생각하고, <그래비티에서 우울증에 대해 더 많이 떠올린다. 그것도 중력과 관련지어. <작전명 발킬리을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관련시키며 국가주의에 대해 비판하거나 인정한다(그 국가가 장애인의 몸으로 표상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청연이라는 영화를 이야기하면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에 대해 옹호한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뭐라고 하지 말라고 한다.

 

그가 발 딛고 있는 기본적인, 학문적, 사상적 배경은 확실하다. 물론 그것 자체가 자신이 아니며, 무엇이든 맥락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그것 역시 자신의 분명한 입장이다(‘주의라고 쓰고 싶지만, 그가 분명하게 자신은 무슨 주의자가 아니라고 했기에). 그런 그의 입장에 대해 반대할 수도 있고, 옹호할 수도 있고, 박수를 보내고 따를 수도 있다. 그런데 가장 인상 깊게 박힌 부분이 있다. ‘공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하는 것은, 특히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은 폭력이다. 마치 자신을 비판하고 싶다면 제대로 공부를 하고 비판해달라는, 그래서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호소 같아 보인다.

 

영화를 보고, 읽는 신선한 시각을 알게 되었다가 아니라, 많은 영화가, 특히 좋은 영화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를 알게 되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0
세상을 보는 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 | 2022.08.1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가슴아파서 차마 두 번 볼 용기를 내지 못했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아무도 모른다> 를 다시 보았습니다. 세상에 직면하도록 도움주신 글, 읽고 또 읽어요! 고레에다 감독의 시선과 책에 인용된 김연수의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을 묻은 일이 한 번 쯤은 찾아오리라.. 사랑하는 사람을 묻는 땅을 파느라 더러워진 옷, 아니 얼룩진 옷” .. 얼룩진 옷의 상처가 소중히 다;
리뷰제목
가슴아파서 차마 두 번 볼 용기를 내지 못했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아무도 모른다> 를 다시 보았습니다. 세상에 직면하도록 도움주신 글, 읽고 또 읽어요! 고레에다 감독의 시선과 책에 인용된 김연수의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을 묻은 일이 한 번 쯤은 찾아오리라.. 사랑하는 사람을 묻는 땅을 파느라 더러워진 옷, 아니 얼룩진 옷” .. 얼룩진 옷의 상처가 소중히 다루어 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작가의 분투에 응원을 보냅니다! 한여름의 큰 선물!!!!!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구매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S*n | 2023.06.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매하게 되는 정희진 선생님의 책이다 :) 이번에는 영화 평론에 관한 내용인가 싶어 섣불리 짐작해 구매를 망설이다 미리보기로 조금 읽어보고 구매를 했다. 영화에 관한 내용이기보다는 제목 그대로 영화가 나를 통과한 뒤 그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같다. 믿고 읽는 선생님의 글이라 기대가 된다. 책의 디자인도 꾸준해서 모아서 꽂는 재미도 있다.;
리뷰제목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매하게 되는 정희진 선생님의 책이다 :) 이번에는 영화 평론에 관한 내용인가 싶어 섣불리 짐작해 구매를 망설이다 미리보기로 조금 읽어보고 구매를 했다. 영화에 관한 내용이기보다는 제목 그대로 영화가 나를 통과한 뒤 그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 같다. 믿고 읽는 선생님의 글이라 기대가 된다. 책의 디자인도 꾸준해서 모아서 꽂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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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본 영화』의 심화확장판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s******5 | 2022.08.18
구매 평점5점
<혼자서 본 영화>가 좋아서 이번 책도 바로 구매했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날**조 | 2022.08.04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M*****n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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