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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흑뢰성

리뷰 총점9.6 리뷰 114건 | 판매지수 2,910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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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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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622g | 135*195*33mm
ISBN13 9791197708589
ISBN10 1197708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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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요네자와 호노부,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요네자와 호노부 데뷔 20주년 기념작. 전국시대의 일본, 패권을 눈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에게 반기를 든 무장과 그를 설득하려는 오다의 군사(軍師).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손에서 새롭게 재구성된다. -소설 P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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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시게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 다시 평소의 나른한 눈으로 돌아가 명령했다.
“지하 감옥에 넣어라. 아무도 만나지 못하게 하고 결코 죽여서도 안 된다.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살려 놓아라.”
간베에는 계속 발버둥 쳤다. 평소 물처럼 온화하다는 평판과 달리 간베에는 볼썽사나울 정도로 몸부림을 쳐 댔다. 하지만 검을 빼앗기고 팔다리마저 붙들려 이제는 달아날 수도 없었다. 무라시게는 이미 간베에에게 등을 돌렸다. 이리하여 간베에는 아리오카성에 갇혔다. 인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pp.28~29

“지넨의 시체에서 뭔가 빼내지는 않았나?”
주에몬은 눈을 희번덕거렸다.
“억울합니다. 소인이 무엇을 빼냈다는 말씀입니까.”
“화살이다.”
“아. 화살 말씀이셨습니까?”
주에몬은 힘이 탁 풀린 듯이 말했다.
“아니요, 소인은 지넨 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달려왔지만 화살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건 시로노스케도 알고 있을 터.”
그렇게 대답한 주에몬의 안색이 대번에 창백해졌다.
“주군. 설마 지넨 님이 화살을 맞고 돌아가신 겁니까?”
“…….”
“하지만 주군, 화살은 분명 없었습니다. 누가 빼냈거나…… 아니, 화살은 물론이고 무뢰한을 놓칠 리가 없습니다! 주군, 지넨 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는 화살을 맞았다는 말씀입니까!”
--- pp.59~60

그 순간, 고리 주에몬이 “앗!” 하고 외쳤다. 무라시게 또한 눈을 부릅떴다. 무라시게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젊은 무사의 머리는 둘 다 분명 평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지금, 젊은 무사의 머리 하나는 한쪽 눈은 감고 있었고 뜬 눈은 왼쪽을 노려보고 있다. 이는 피가 번질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제아무리 무라시게라도 온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로 머리의 형상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전쟁에는 다양한 길흉이 있다. 날짜를 정할 때, 음식의 종류, 하물며 낙마 자세에도 길과 흉이 있다. 그것은 벤 머리의 형상에도 마찬가지라 두 눈을 평안히 감고 있는 머리가 길한 징조다. 기이한 형상의 머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주에몬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주군, 이것은, 이 머리는…… 엄청난 흉상(凶相)입니다!”
무라시게의 눈에는 머리가 씩 웃은 것처럼 보였다.
--- pp.201~202

“어째서냐.”
그렇게 중얼거리자 열린 문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웃음 소리였다. 처음에는 나직하게, 이윽고 점점 커지더니 폭소가 지하에 온통 메아리쳤다. 무라시게는 칼을 칼집에 넣고 어둠을 향해 노성을 질렀다.
“닥쳐라……, 닥쳐라, 간베에!”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무라시게는 촛대를 주워 계단 밑을 비추었다. 축축하게 젖은 계단을 천천히 내려갔다. 계단 끝은 지하 감옥이다. 감옥 안에 웅크리고 있는 그림자는 무라시게가 다가가자 살짝 몸을 흔들었다.
“간베에.”
무라시게는 이름을 부르며 촛불을 비추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제멋대로 자랐고 걸친 옷은 꾀죄죄해서 지금 감옥 안에 있는 것은 마치 누더기 뭉텅이 같았다. 지저분한 얼굴에서 눈이 천천히 벌어지더니 누런 흰자위와 탁한 검은자위가 무라시게를 바라보았다. 구로다 간베에가 뺨을 실룩거리더니 씩 웃었다. 무라시게가 마지막으로 간베에를 본 것이 작년 12월이었다. 그때보다 머리카락과 수염이 자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웃음소리가 달랐다.
“이거, 셋쓰노카미 님. 부처님의 가호로 목숨을 건지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잔뜩 갈라진 목소리였다. 무라시게는 눈을 부릅떴다.
“이놈, 무엇을 알고 있느냐.”
--- p.252

무라시게는 가부좌를 튼 채로 석가모니 불상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무라시게는 기도했다. 석가여래, 문수보살, 허공장보살, 누구든 상관없다. 부처가 아니더라도, 귀신이라도 좋다. 내게 지혜를 주시오. 이 몸이 쌓아 올리고, 이 몸이 지키는 아리오카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지혜를! ……무라시게는 어째서 자기가 이토록 노토의 죽음에 매달리는지 갑자기 의아해졌다. 모반자를 찾기 위한 일이었을 텐데. 하지만 지금 부처에 매달려 가면서 진실을 알고 싶다고 절실히 바라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더 큰 무언가, 이 성을 뒤덮은 무언가가 그 한 발의 탄환에서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아아, 간베에가 뭐라고 했던가. 그렇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셋슈 님은 벌의 정체를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랬다. 간베에는 옳았다. 무라시게는 이미 알고 있었고, 이제는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 p.45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때는 일본 전국시대, 1578년 겨울. 전국시대 패권을 눈앞에 둔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 아라키 무라시게는 느닷없이 반역을 일으키고, 아리오카성에서 저항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오다의 군사(軍師) 구로다 간베에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성안에서는 기괴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흔들리는 민심과 흐트러진 군대 기강을 고민하던 아라키 무라시게는 고민 끝에 구로다 간베에에게 지혜를 요청하는데……. 전쟁과 수수께끼의 끝에서, 두 사람은 각자 무엇을 꾀하고 있었을까?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전국시대. 일상이 전쟁이며 불가능 범죄가 계속되는 살벌한 세계가 그려지지만, 수수께끼가 풀리는 마지막에는 소소한 구원도 준비돼 있다. ……약자를 배척하는 사회여도 좋을지, 개인의 윤리는 무시하고 조직을 따르는 것이 옳을지 등과 관련된 마지막 메시지는, 현재에도 진지한 울림을 준다.
- 스에쿠니 요시미 (문학 평론가)
감옥에 갇힌 지략가와 책략가, 두 장수의 대치를 통해 무가(武家)의 신념을 보여 준다.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다.
- 마키 사쓰지 (미스터리 작가)
탄탄한 전쟁 묘사와 곳곳에 깔린 의혹. 얽히고설킨 '의문'이 대단원에서 폭발한다.
- 혼고 가즈토 (역사 연구가)
마지막 단편에 이르러 수수께끼가 드러나면 놀라움과 함께, ‘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이라는 난세 전국시대의 덧없음이 흙탕물이 되어 들이닥친다.
- 요미우리 신문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놀라운 해명이며, 전국시대가 아니면 그릴 수 없는 인간 드라마이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첫 전국시대 미스터리는 참신하면서도 기개가 넘친다. 작가에게는 한 권의 이정표가 될 작품이다.
- 아사히 신문
세 편의 그림에 담긴 작가의 의도는 마지막 네 번째 단편과 얽히며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하나의 큰 이야기로 굽이친다. 치밀하고 극적이다. 요네자와 호노부가 처음으로 도전한 역사 미스터리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 소설신초
역사적 사실이 수수께끼와 그 해명에 얽혀 든다. 농성 중인 성에서 두 명의 무장이 어떠한 인과로 연결되었고,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수수께끼의 해결을 확인했을 때 마치 승패가 역전된 것 같은 놀라움과 쾌감을 느꼈다.
- 산케이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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