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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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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삭제 완역본 ] 현대지성 클래식-4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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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744쪽 | 936g | 150*225*40mm
ISBN13 9791139707137
ISBN10 113970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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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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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몇 년 전(정확히 언제인지는 묻지 말라) 지갑에는 돈이 다 떨어져가고 육지에는 딱히 흥미로운 일도 없어, 나는 배를 타고 나가서 세상의 바다를 둘러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우울함을 떨쳐내고 몸 안에 정체된 피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입언저리가 점점 험악해지는 것을 느낄 때, 영혼이 가랑비 내리는 축축한 11월처럼 변할 때, 나도 모르게 장의사 앞에 멈춰 선다거나 장례 행렬을 마주칠 때마다 뒤쫓아 갈 때, 특히 우울함에 사로잡혀 거리로 뛰쳐나가 사람들이 쓴 모자를 일부러 툭툭 쳐서 떨어뜨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엄청난 도덕심을 발휘해야 할 때, 그럴 때마다 나는 최대한 빨리 바다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이 내게는 권총과 총알을 대신한다. 고대 로마의 카토는 철학적인 문장을 읊으며 칼 위에 몸을 던졌다지만 나는 조용히 배에 오른다. 놀랄 일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바다를 아는 자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바다에 대해 나와 비슷한 감정을 품게 될 테니까.
---「1장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중에서

나는 엄격한 장로교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엿한 기독교 신자였다. 그런 내가 어떻게 야만적인 우상숭배자와 함께 나무 조각에게 기도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예배란 무엇인가? 이슈메일, 너는 지금 하늘과 이 세상, 이교도는 물론 모든 이들을 포함한 세상의 주인이신 너그러운 하나님이 이 하찮고 검은 나무 조각에게 질투를 느낀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예배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예배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이웃이 내게 해주기를 바라는 일을 내가 이웃에게 해주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이제 퀴케그는 내 이웃이다. 퀴케그가 내게 해주기를 바라는 일이 무엇인가? 나와 함께 장로교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그의 예배에 동참해야 한다. 우상숭배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대팻밥에 불을 지폈고, 그 무해한 작은 우상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왔고, 퀴케그와 함께 우상에게 구운 건빵을 바쳤고, 우상 앞에 두세 번 절을 한 뒤 우상의 코에 입을 맞췄다. 우리는 의식을 마친 다음 옷을 벗고 침대에 들어갔다. 양심에든 세상에든 전혀 거리낄 게 없었다. 우리는 좀 더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10장 절친한 친구」중에서

‘포경업에 진정한 품위가 없다고?’ 우리 직업의 품위는 하늘이 증명한다. 남쪽 하늘에는 고래자리라는 성좌가 있다! 그 이상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는가? 러시아 황제 앞에서는 모자를 깊이 눌러 쓰더라도 퀴케그 앞에서는 모자를 벗어야 한다! 더 말할 것도 없다. 평생 동안 고래 350마리를 잡은 사람을 알고 있는데, 나는 그가 350개의 성벽 도시를 함락시켰다고 자랑하는 고대의 위대한 장군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 안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뛰어난 점이 있다면, 작지만 무척 조용한 그 세상에서 내가 진정한 명성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 부당하지는 않겠지만 내게 정말 그런 명성을 얻을 자격이 주어진다면, 앞으로 내가 대체로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나은 어떤 일을 한다면, 또 내가 죽을 때 유언 집행인들, 더 정확히 말해 채권자들이 내 책상에서 귀중한 원고를 발견한다면, 나는 모든 명예와 영광을 포경업에 돌린다고 여기서 미리 밝혀두겠다. 포경선은 나의 예일대학이자 하버드대학이기 때문이다.
---「24장 변호」중에서

그때 나는 오전 당직을 서려고 갑판에 올라갔는데, 시선을 고물 난간으로 옮기자마자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며 온몸이 떨려 왔다. 예감의 근원이 무엇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고물 갑판에 에이해브 선장이 서 있었던 것이다. 그가 병을 앓고 있다든지 혹은 회복되고 있다든지 하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화형대의 불길에 휩싸여 사지가 상했지만 완전히 못 쓰기 전에, 또는 오랜 세월 다져진 그 건장함을 다 잃기 전에 화형대 줄을 끊고 나온 사람 같았다. 큰 키에 어깨가 떡 벌어진 그의 몸은 마치 단단한 청동으로 만든 것 같았다. 첼리니가 주조한 페르세우스 청동상처럼 그 몸은 형태가 전혀 흐트러지지 않을 것 같았다. 잿빛 머리털에서 나와 황갈색으로 그을린 얼굴과 목덜미 한쪽으로 쭉 이어져 옷 속으로 사라지는 가느다란 막대기 같은 희끄무레한 납빛 흉터가 보였다. … 에이해브의 음울한 모습과 기다란 납빛 흉터를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나는 한동안 압도적인 음울함이 적잖게 그가 몸의 일부를 의지하고 서 있는 야만적이고 하얀 다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거의 알아채지 못했다. 이 상앗빛 다리가 항해 중에 향유고래의 턱뼈를 갈아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다.
---「28장 에이해브」중에서

몸의 다른 부분도 같은 흰색으로 줄무늬와 얼룩, 대리석 무늬로 덮여 있어 수의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마침내 그 고래는 ‘흰 고래(백경)’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한낮에 검푸른 바다를 미끄러지듯 헤엄치며 금빛으로 반짝이는 크림색 거품을 은하수처럼 남기는 모비 딕의 생생한 모습을 보노라면, ‘흰 고래’라는 이름이 놈에게 맞춤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고래가 자연스레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남다른 덩치나 눈에 띄는 색깔, 기형적인 아래턱이 아니라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지능적인 적개심 때문이다. 구체적인 증언에 따르면 놈은 사람을 공격할 때 그런 성격을 여러 번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놈의 기만적인 후퇴에 고래잡이들은 경악했다. 모비 딕은 의기양양한 추격자들 앞에서 멈칫거리고 불안한 기색을 드러내며 헤엄치는 듯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보트를 들이받아 산산조각 내는 바람에, 겁먹은 보트들이 허겁지겁 본선으로 돌아가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41장 모비 딕」중에서

“저어라, 저어라, 사랑하는 부하들아. 노를 저어라, 내 자식들아. 노를 저어라, 내 어린 것들아.” 스터브는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부하 선원들을 달래려는 듯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봐, 왜 등뼈가 부러지도록 노를 젓지 않나?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저 보트에 있는 자들? 쳇! 우리를 도와주러 다섯 명이 더 왔을 뿐이야.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신경 쓰지 마. 도우러 온 사람이 많을수록 좋지. 저어라, 계속 저어. 지옥의 유황불 따위는 신경 쓰지 마라. 악마도 알고 보면 좋은 친구지. 그래, 좋아. 이제 좀 제대로 젓고 있군. 그런 게 1,000파운드짜리 노 젓기지. 판돈을 싹 쓸어버릴 기세군. 영웅들아, 향유고래 기름으로 채울 금잔을 위해 만세를 하자! 만세 삼창을 하자! 다들 기운이 넘치는구나. 진정해, 진정. 서두르지 마라. 서두르지 마. 왜 노를 힘껏 젓지 못하나, 이 악당들아! 뭐든 물어뜯어, 개놈들아! 그래, 그래, 그렇게. 살살, 부드럽게. 그래, 그거야 그거. 악마가 물어갈 놈들, 넝마나 줍는 부랑자들아, 모두 자고 있군. 잠꾸러기들아, 그만 코 골고 노를 저어. 노를 저으라고, 얼른. 노를 저어, 못하겠나? 노를 저어, 안 할 텐가? 왜 뼈 빠지게 젓지 않는 거야? 뭐든 부서질 때까지 저어라. 눈알이 빠지도록 저으란 말이야. 자!” 그는 허리띠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뽑아들며 말했다. “자, 다들 단도를 빼서 입이 물고 노를 저어라. 그렇지, 그렇지. 이제야 제대로 하는 것 같군. 칼같이 잘하네. 전진하라 전진, 은수저들아! 전진하라, 밧줄 꿰는 바늘들아!”
---「48장 최초의 보트 출격」중에서

“상어 여러분, 나는 여러분의 먹성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본성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죠. 하지만 그 사악한 본성을 다스리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상어입니다. 하지만 내면의 상어를 다스릴 줄 안다면 여러분도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천사란 자기 내면의 상어를 잘 다스리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잘 들으십시오, 형제들이여. 저 고래를 뜯어먹을 때 좀 점잖게 행동하기 바랍니다. 이웃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고래 지방을 빼앗지 마십시오. 저 고래에 대해 어떤 상어든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여러분은 저 고래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없습니다. 저 고래는 다른 이의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다른 상어들보다 아가리가 훨씬 큰 놈도 있겠지요. 아가리는 큰데 배는 작은 놈도 있고요. 그러니 아가리가 큰 것은 마구 삼켜대라는 뜻이 아니라, 저 난리 북새통을 뚫고 들어가 자기 배를 채울 수 없는 새끼 상어들에게 그 아가리로 물어뜯은 것을 나누어주라는 뜻입니다.”
---「64장 스터브의 저녁 식사」중에서

하지만 그는 보트에서 너무 가까운 곳만 보고 있었다. 모비 딕은 몸에 매단 시신과 함께 도망칠 생각인 양, 아니면 지난번에 만났던 지점이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 여행하는 중에 잠시 들른 정거장인 양, 이제 다시 꾸준히 앞을 향해 헤엄쳐 가고 있었다. 고래는 이제 본선 옆을 스치다시피 지나쳐 갔다. 본선은 좀 전까지 정반대 방향에서 고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가 잠시 멈춰 서 있는 상태였다. 고래는 전속력으로 헤엄치며 이제는 자기 갈 길로 똑바로 가는 데 전념하는 것 같았다. “오, 에이해브!” 스타벅이 소리쳤다. “오늘이 사흘째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보십시오! 모비 딕은 당신을 쫓고 있지 않습니다. 미친 듯이 고래를 쫓고 있는 것은 당신입니다!”
---「135장 추격-셋째 날」중에서

“태양을 등지고 돌아서련다. 오 타슈테고, 너의 망치 소리를 듣게 해다오. 오오, 항복을 모르는 내 배의 세 첨탑이여. 너 금 가지 않은 용골이여. 신만이 괴롭힐 수 있는 선체여. 너 굳건한 갑판, 오만한 키, 북극성을 가리키는 뱃머리여.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배여! 너는 정녕 나를 두고 사라지겠다는 것인가? 가장 초라한 난파선의 선장마저 누리는 마지막 소중한 자부심도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단 말인가? 오, 고독한 삶의 고독한 죽음이여. 오, 지금 이 순간 나는 인생 최고의 슬픔 속에 최고의 위대함이 있음을 느낀다. 호, 호! 너, 저 먼 바다 끝에서 밀려온 파도여, 지나간 내 삶의 거센 파도여, 나를 죽음의 흰 봉우리 위로 더 높이 밀어 올려다오!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는 못하는 고래여, 나는 너를 향해 나아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고, 지옥의 한복판에서 너를 찌르고, 증오가 담긴 내 마지막 숨을 네게 뱉을 것이다. 모든 관과 관대를 한 웅덩이에 가라앉혀라! 하지만 어떤 관도 어떤 관 받침대도 결코 내 것일 수 없기에 나는 네놈에게 묶여서 갈가리 찢겨 나가더라도 여전히 너를 추격할 것이다. 이 빌어먹을 고래야! 그러니 나는 창을 던지지 않는다.”
---「135장 추격-셋째 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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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빌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더불어 세계가 두려워하는 작가다!
멜빌은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다. 멜빌의 『모비 딕』은 셰익스피어의 『햄릿』, 단테의 『신곡』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학 작품이다!
- 레위스 넘포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틀렸다! 미국의 근대 문학은 『허클베리 핀』이 아니라 유럽문명을 삼킨 『모비 딕』에서 시작되었다!
- E. L. 닥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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