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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글 / 하루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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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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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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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펑의 랩이 흘러나왔다. 〈진짜, 가짜〉라는 랩이었다. 답답한 질서에 얽매이지 말고 가짜 나를 버리고 진짜 나를 찾으라는 대충 그런 내용의 가사였다. 진짜 모습을 숨기고 있는 나한테 와 닿은 랩이었다.
펑을 좋아하는 이유는 랩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펑의 7집 앨범에는 〈쿨! 피스!〉라는 랩이 있다. 전쟁을 하지 말고 멋지게 평화를 지켜 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랩이다. 하지만 들을 때마다 전쟁의 한가운데 있던 그때가 떠올라 온몸이 떨렸다. 그곳의 펑은 살아 있을까? 아니면…….
--- p.22
“진짜 내가 증인이 될 수 있어요?”
“그, 그럼.”
고야 이모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금방 알아들었다.
“증인이 되면 모두들 아우터 분리 구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 맞죠?”
“그래! 네가 나서 준다면 아우터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바뀔 거야.”
젠 아빠는 제일세계 사람들은 절대 아우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어느 정도 옳다. 하지만 고야 이모나 고야를 보면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다. 이들처럼 아우터를 도와주려는 제일세계 사람들도 있다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보다 제일세계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이곳에 엄마가 있다! 나는 주먹을 꼭 쥐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증인이 될게요. 어떻게 하면 돼요?”
--- p.86
“원하는 게 뭐니? 은파랑.”
고야 이모가 차분하게 물었다.
“증인이 되어 주세요. 레몬섬의 파괴를 미리 본 증인! 전쟁으로 무너져 버린 제이세계를 목격한 증인!”
내 말에 고야 이모의 눈동자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증인이라고?”
--- p.160
나는 물기둥들을 쳐다봤다. 여러 빛깔이었다. 각각의 세계가 저마다의 색을 품고 있는 것이리라.
제일세계도 제이세계도 아닌 또 다른 세계, 어쩌면 제삼세계라 부르게 될지도 모르는 곳, 그곳은 외부인을 친구처럼 맞아 줄지도 모른다.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 줄 수도 있고, 래퍼 펑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께 춤을 출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빠가 또 다른 세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수많은 미지의 세계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펑을 좋아하는 이유는 랩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펑의 7집 앨범에는 〈쿨! 피스!〉라는 랩이 있다. 전쟁을 하지 말고 멋지게 평화를 지켜 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랩이다. 하지만 들을 때마다 전쟁의 한가운데 있던 그때가 떠올라 온몸이 떨렸다. 그곳의 펑은 살아 있을까? 아니면…….
--- p.22
“진짜 내가 증인이 될 수 있어요?”
“그, 그럼.”
고야 이모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금방 알아들었다.
“증인이 되면 모두들 아우터 분리 구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 맞죠?”
“그래! 네가 나서 준다면 아우터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바뀔 거야.”
젠 아빠는 제일세계 사람들은 절대 아우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어느 정도 옳다. 하지만 고야 이모나 고야를 보면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다. 이들처럼 아우터를 도와주려는 제일세계 사람들도 있다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보다 제일세계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이곳에 엄마가 있다! 나는 주먹을 꼭 쥐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증인이 될게요. 어떻게 하면 돼요?”
--- p.86
“원하는 게 뭐니? 은파랑.”
고야 이모가 차분하게 물었다.
“증인이 되어 주세요. 레몬섬의 파괴를 미리 본 증인! 전쟁으로 무너져 버린 제이세계를 목격한 증인!”
내 말에 고야 이모의 눈동자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증인이라고?”
--- p.160
나는 물기둥들을 쳐다봤다. 여러 빛깔이었다. 각각의 세계가 저마다의 색을 품고 있는 것이리라.
제일세계도 제이세계도 아닌 또 다른 세계, 어쩌면 제삼세계라 부르게 될지도 모르는 곳, 그곳은 외부인을 친구처럼 맞아 줄지도 모른다.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 줄 수도 있고, 래퍼 펑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께 춤을 출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빠가 또 다른 세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수많은 미지의 세계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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