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보판을 내기로 결심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를 보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토크노믹스(Tokenomics)’이다. 블록체인 기반하의 웹 3.0 플랫폼의 핵심 모델인 토크노믹스는 최근 1년 동안 플랫폼의 새로운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디지털 플랫폼 모델을 이야기할 때 토크노믹스가 만들어가는 미래 플랫폼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산업 플랫폼’이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전통 기업들이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기존 가치사슬과 융합된 디지털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을 ‘산업 플랫폼’이라고 이름 지었다. 전통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산업 플랫폼’에 대해서 추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토크노믹스와 산업 플랫폼, 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증보판을 내게 되었다.
---「증보판 프롤로그|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토크노믹스와 산업 플랫폼」중에서
우리는 성공한 기업들이 채택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들에서 공통점을 추출해 포괄적인 모델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가장 큰 공통점은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 창출 방식은 기존의 가치사슬 모델과 매우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한계비용이 0에 가깝고, 지수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새로운 가치 창출 모델의 탄생이다. 우리는 이 모델을 ‘디지털 플랫폼 모델’이라고 부른다. 초연결 환경, 개인들의 창의성, 고객 선택 등이 함께 만들어낸 혁신의 결과물이다.
---「초판 프롤로그|연결이 바꾸는 미래」중에서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디지털 기술로 오해한다. 물론 디지털 기술이 매우 중요하지만 기술 자체는 경쟁력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일 뿐이다. 경쟁력은 디지털 플랫폼 모델의 특징인 원가 구조와 네트워크 효과에 있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디지털 플랫폼 모델로 무장하고 전통 기업들이 갖고 있던 기존 산업의 게임 규칙을 바꿨다. 디지털 혁신을 이해하려면 디지털 플랫폼 모델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PART 1, CHAPTER 1|초연결 시대가 불러온 변화」중에서
디지털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서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직, 프로세스, 구성원들의 실행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은 특정 회사 내부에서 벌어지며 프로세스 재설계, IT 시스템 구축 및 확장, 운영 효율성 개선, 조직 재설계 등을 포함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되면 프로세스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서 생겨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데이터 중심 경영을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실행체계가 생기는 것이다. // 2020년과 2021년을 지나오면서 ‘코로나’ 사태를 겪은 많은 기업이 빠른 디지털 전환만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았다. 나라별로 출입이 막히고 기업들이 지리적으로 고립되었는데도 디지털상에서 비즈니스가 이어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빠른 디지털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것이다.
---「PART 1, CHAPTER 5|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전통 기업」중에서
초연결 시대에 고객은 디지털과 데이터로 무장된다. 고객은 더 이상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 플랫폼을 통해서 전략 수립 과정에 참여한다. 디지털 혁신 전략을 수립할 때 첫 번째 키워드가 고객인 이유다. 플랫폼에서 기업은 고객 혹은 파트너와 연결되어 고객을 중심으로 소통한다. 고객의 의견을 빠르게 전략과 플랫폼에 반영한다. 이는 전략이 기업 내부의 경영자들에게서 벗어나 고객과 함께 수립하는 공동혁신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디지털 혁신으로 일어나는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속도 또한 중요하다. 디지털 혁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속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체계와 모델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전략체계를 ‘고객 주도 디지털 혁신(CDDI)’이라고 이름 지었다. 디지털 혁신 전략은 고객과 함께하는 공동혁신이다.
---「PART 2, CHAPTER 1|경영 전략의 재구성」중에서
디지털 플랫폼에서 콘텐츠는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콘텐츠 전략의 핵심은 단지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데 있다. 바라트 아난드(Bharat Anand) 교수는 저서 『콘텐츠의 미래』에서 콘텐츠의 우수성에 사로잡혀 정작 콘텐츠를 소비할 고객과 시장을 보지 못하는 함정을 지적했다. 고객은 자신들의 필요를 만족시켜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지 콘텐츠가 너무 훌륭하다는 이유만으로 소비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콘텐츠 전략을 수립할 때 무엇보다 고려해야 할 점은 목표 고객군의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다.
---「PART 2, CHAPTER 5 |고객을 이해하면 길이 보인다」중에서
모든 플랫폼은 최초 사용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기초적인 교환 활동인 핵심 가치 창출 활동을 한다. 핵심 가치 창출 활동은 플랫폼의 가장 핵심 서비스이자, 플랫폼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기대하는 가장 주요한 교환 활동이다. 음식점으로 치자면 주력 메뉴에 해당한다. 왕돈까스를 주력 메뉴로 파는 가게에서 왕돈까스가 맛이 없다면 당연히 성공하기 힘들다. 디지털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핵심 가치 창출 활동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일단 핵심 가치 창출 활동 단계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이후 그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 확장을 고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은 핵심 가치 창출 활동 설계에 큰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그렇다고 큰 노력이 많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PART 3, CHAPTER 3|성공적인 플랫폼 모델의 필요조건」중에서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실감 기술이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등이 모두 몰입감 부여를 통해 현실에 가상세계를 실현하는 실감 기술이며, 확장현실(extended reality)로 불리기도 한다. 실감 기술은 하드웨어와 콘텐츠 기술이 합쳐진 융합 기술이다. 하드웨어적 요소인 5G의 활성화로 인한 초고속 통신기술, 그리고 디스플레이 기술,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Head Mounted Display)등의 장비 기술을 포함한다. 한편 실감 콘텐츠 기술이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여 몰입도를 높이는 융합형 콘텐츠 기술로, 사용자의 감각과 인지 영역을 확장해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특수 기술이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세계에서 사용자가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현실(VR) 기술과 눈으로 보이는 현실에 가상의 정보나 이미지를 더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증강현실(AR) 기술도 실감 콘텐츠 기술의 일부다.
---「PART 4, CHAPTER 6 |메타버스로 인한 플랫폼의 무한한 가능성」중에서
이와 같은 웹 3.0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토큰이다. 그리고 이 토큰으로 만들어지는 경제 생태계를 토크노믹스라고 부른다. 토크노믹스를 통해서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웹 3.0 플랫폼은 디지털 플랫폼에 토큰과 토크노믹스가 접목되어 만들어진다고 정의할 수 있다. 토큰은 웹 3.0 플랫폼 내에서 사용되는 화폐이자 플랫폼의 주식이다. 토큰을 지불해 플랫폼 내의 디지털 자산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거버넌스 시스템을 통해 토큰 보유량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여기서 토큰은 웹 2.0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나 게임 화폐와는 다르다. 토큰은 탈중앙화되어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유저가 온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플랫폼이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발행할 수 없으며 P2P, 거래소 등 플랫폼 외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PART 5, CHAPTER 3 |탈중앙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웹 3.0 플랫폼」중에서
산업 플랫폼에는 기업/산업 단위로 확장하는 가치사슬 모델과, 고객과 플랫폼 중심으로 확장하는 디지털 플랫폼 모델이 공존한다. // 기존의 가치사슬 사업은 같은 산업 내에서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수직적 통합을 하거나, 새로운 산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거나, 세계화 시대를 발판으로 지리적으로 확대해서 사업을 확장한다. 이렇게 기업/산업 단위로 확장을 시도하는 기존 가치사슬 사업에, 고객 단위로 확장하는 디지털 플랫폼 모델을 융합하면 수많은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몇 개의 대표적인 개념으로 포괄하여 정의한 것이 산업 플랫폼이다. 그러므로 산업별로는 복수의 산업 플랫폼들이 존재할 수 있다.
---「PART 6, CHAPTER 1 |산업별 가치사슬과 디지털 플랫폼의 융합」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