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에게는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 있다. 그런데 매번 반복하는 말이다 보니 그냥 지나쳐버리거나,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혼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아이의 말 습관은 우리 아이를 가장 잘 이해하게 해주는 육아의 열쇠가 되는데도 말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의 말을 더 효과적으로 듣고 반응해 줄 수 있도록,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을 6가지로 나누어 불안, 탐구, 재미, 주도, 사랑, 감정의 언어로 분류하였다. 이때 사람의 욕구를 바탕으로 성격 유형을 9가지로 나눈, 성격 심리학 중 하나인 에니어그램을 이론적 근거로 삼았다.
---pp.10-11 「들어가며. 아이가 오늘 자주 한 말은 무엇인가요?」 중에서
미리 준비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준비물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준비물도 챙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필요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면 모두 챙기려 한다. ‘혹시 비가 올 수 있으니 우산도 챙겨서 가방에 넣어두어야 하고, 바늘과 실이 필요할지도 모르고, 지우개 여분도 있어야 하고…. 아! 자도 두 개는 있어야지. 맞아! 색 볼펜도 있어야 해.’ 가끔 쓰는 것이라 할지라도 없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으면 더 철저하게 챙긴다. 더 나아가 친구들이 빌려달라고 할 경우에 대비해 넉넉하게 준비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의 것을 잘 챙기는 아이들의 속마음에는 불안과 안정감에 대한 욕구가 있다. ‘내 준비물은 내가 확인할 거야.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부모님이 제대로 못 챙길 수도 있으니까 내가 확인해야지.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선생님 기분이 안 좋을 거야. 그러면 선생님에게 혼날 수도 있어.’
그때 해야 할 것을 놓치지 않고 수행해야 안정감을 느낀다. 그만큼 자기 스스로 잘 해내고 싶고,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자신도 선생님도 친구도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pp.39-40 「내 가방은 내가 다 챙겼어요 : 아무리 준비해도 불안한 아이」 중에서
확인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거나 선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다른 사람의 생각을 확인하고, 일을 안전하고 성실하게 해내고 싶어 질문하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부를 하거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물을 챙기는 등 잘 해내는 것들도 많다.
주변에서는 양육 과정에서 과잉보호를 한 것 아니냐고 묻기도하고, 부모 스스로도 지나치게 아이의 일에 간섭하여 자율성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질적인 특성도 크다. 특별히 부모가 의존적으로 키우거나 허락을 받으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안전과 성실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성향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p.56 「이거 해도 돼요? 먹어도 돼요? 놀아도 돼요? : 거듭 확인하는 아이」 중에서
아이들에게는“왜?”가 정말 재미있는 말이다. 세상에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다. 궁금증이 너무 많아 빨리 잠들고 싶지 않다. 질문은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온다.
그리고 부모에게 무엇이든 물어보면 알 것 같고 대답도 잘해준다.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부모에게 확인받고 싶고, 부모의 관심도 받고 싶다. 아이는 세상을 알고 싶은 만큼 부모가 가르쳐주고 대답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제가 질문하면 엄마는 나를 쳐다보며 눈도 맞춰주고 친절하게 대답도 해주셔서 좋아요. 제가 질문할 때 누구보다 엄마가 제일 대답을 잘해주실 것 같아요. 저도 아무한테나 질문하지 않아요.’
---p.98 「이건 뭐예요? 왜요? 왜 그런 거예요? : 세상이 궁금한 아이」 중에서
산만한 아이는 놀이 또는 학습에서 집중하지 못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짜증을 많이 내는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은 우울과 불안이 그 원인으로, 부모가 자주 화를 내거나 무섭게 혼내는 환경에서 자랐을 수 있고, 잦은 부부 싸움을 목격한 것일 수도, 혹은 더 어린 시절 애착의 문제거나 사고나 재해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다.
‘나 힘들어요. 마음이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마음이 슬퍼서 집중할 수가 없어요. 도와주세요.’
우울하고 불안한 이유가 무엇인지 부모가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p.154 「우아, 이거 재밌겠다! 어! 저거 재밌겠다 :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 중에서
부모에게 싫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부모도 놀아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지금 당장 놀아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기다려. 설거지하고 놀아줄게” “아빠 텔레비전 보고 있잖아. 이거 끝나면 해줄게”라고 말하곤 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한창 놀고 있는데 갑자기 그만두어야 할 때 “싫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p.192 「싫어요, 더 놀 거예요. 집에 안 가요! 싫어요! : 뭐든 마음대로 하고 싶은 아이」 중에서
칭찬이라고 해서 늘 “우아” 하며 과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읽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밥을 다 먹었으면 “밥을 깨끗하게 다 먹었네”, 동생과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동생하고 재미있게 놀아주고 있구나. 그런 모습을 보니, 엄마가 기분이 좋다”와 같이 이야기해 주는 식이다. 가끔 정말 칭찬의 말이 안 나온다면, 격려와 고마움을 표현하면 된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엄마 딸로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오늘 하루도 웃는 얼굴로 엄마에게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p.229 「저 칭찬해 줘요! : 인정받고 싶은 아이」 중에서
아이가 이 질문을 하는 것은 자신이 우리 집에 속해있는지, 부모가 나를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간절히 확신하고 싶다. 부모는 연령에 맞게 대하며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지만, 첫째 아이는 동생에게 살가운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신과 동생을 다르게 대한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자라는 이상한 마음을 누군가 가라앉혀 주었으면 좋겠어요. 분명 지금 우리 집에서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외로움이 아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pp.246-247 「제가 좋아요, 동생이 좋아요? : 부모의 사랑을 비교하는 아이」 중에서
아이는 왜 “아니야”를 반복할까? 그리고 부모는 무한 반복 노래 “아니야”를 듣고 있는 걸까? 아이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 것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자아가 발달하는 16~30개월에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다.
이때는 자아 발달 속도보다 인지와 언어 발달이 미숙하기 때문에, 울거나 떼쓰거나 드러눕는 것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부모를 화나게 하고,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반항하여 양육의 쓴맛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하는 말이 아닌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지만 그것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야”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아이의 “아니야”라는 말은 사실 의사 표현의 신호다.
---p.300 「그거 아니에요. 이거 아니에요! : 그냥 다 싫은 아이」 중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경험과 지식, 지혜를 총동원하여 나와 아이 사이에 맞는 응용력과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세상 어떤 일이 이렇게 창의적이고 창조적일까? 객관식 문제처럼 답이 명료하지 않고 서술형 문제처럼 정답의 방향과 범주가 있을 뿐이다. 모든 가정의 환경과 상황이 다르고, 부모와 아이가 모두 다르니, 육아는 가장 혁신적인 일이다. 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물어보며 질문해야 창조적인 육아를 할 수 있다.
---p.323 「나가며. 부모 반성문은 이제 그만!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육아의 시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