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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청년 (큰글자책)

세상의 모든 청년 (큰글자책)

: 청춘을 논할 때 슬그머니 제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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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청년
[도서] 세상의 모든 청년
쓰는 사람들,김지우 등저 호밀밭
10% 13,050
세상의 모든 청년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10*297*20mm
ISBN13 9791168260856
ISBN10 116826085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8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최근 여러모로 청년 문제가 세상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흔히 넘쳐나는 청춘 또는 MZ세대의 이야기라는 것을 들을 때면, 또 스스로 이야기할 때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이 담론들이 호명하는 ‘청년’이란 정말 이 세대의 ‘모든’ 청춘인가? 아니면 지극히 평균적인 청년을 상정한 추상적인 청춘에 불과한 건 아닌가? 어쩌면 그조차도 아니고, 대학생 등 흔히 청춘의 대표 격으로 내세워지는 일부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일 뿐인 것은 아닐까?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들을 때마다 그런 고민을 떨쳐낼 수 없었다.
--- p.12

“분명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하지만 학생들이 빨주노초파남보를 생각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는 파란색만 보라고 말하고, 기껏 아이들이 파란색을 보았더니, 이번에는 파란색의 농도까지 맞추라고 합니다.”
--- p.26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학업 생활이 어려워지면 자퇴의 길밖에 없는 걸까? 현행제도에서는 학생이 정신적 어려움을 이유로 학교 수업의 수강 형태를 바꾸거나 결석을 신청할 수 없다. 주어진 선택지는 대안학교로의 위탁, 휴학, 자퇴 정도의 극단적인 방식이다. 이 중 대안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나, 휴학 후 속칭 ‘1년 꿇고’ 학교에 다니는 것이 싫다면, 자퇴 후 혼자 검정고시를 보는 것이 최선의 생존법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녀는 자퇴를 선택했다.
--- p.42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의 청춘(靑春)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그야말로 혼돈의 봄(亂春)일지 모른다.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이 앞에서 그마저도 삶이니 사랑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 p.58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호종료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어른의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아권익연대'를 만든 조윤환 씨도 그것을 알기에 자신이 겪었던 일을 누군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같은 상황에 놓인 이들을 찾아가고, 귀 기울여 듣고, 어려움에 빠졌을 때 손을 내밀어 주기를 자청한 것이다. 보육원 밖 세상에서 차가운 현실을 마주할 수도 있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라고, 어딘가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이들을 묶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H님이 보호종료아동 캠페인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일도 이와 비슷하다.
--- p.103

가장 심한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다. 그들이 자라난 시설은 천주교 소속이고, 천주교는 자살을 대죄로 여기기 때문에 자살자의 장례식은 시설이 관여하지 않는다. 그들을 키워준 수녀님들도 오지 않는다. 자살한 보호종료아동의 장례식은 그를 기억하는 같은 처지의 친구들이 돈을 모아 치루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A는 아직 젊지만 동기 중의 10% 정도는 이미 소리 없이 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 중 상당수의 사인은 자살이라고 그는 말했다.
--- p.112

건축적으로 보면 ‘자립준비생활관이 세상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간단히 말해 ‘길에서 어떻게 보이는가?’의 문제다. 현재의 생활관은 누가 봐도 시설이다. 집 같지 않다. 내가 들어올 때 머뭇머뭇했던 것처럼. 현판은 이곳이 어떤 시설인지를 방문자에게 강력히 인지시킨다. 격리된 시설의 모습에서 탈피해, 도시를 향해 자연스럽게 열린 입구와 공간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였다.
--- p.132

"북한에서 온 누군가가 실수를 하면 하나로 그룹화해서, ‘북한 사람들 왜 이래?’라는 편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아요. ‘북한에서 와서 저렇구나’가 아니라 ‘그냥 저 사람은 저렇구나’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개개인의 차이와 다름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다르다는 것은 창의성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이야기가 많은 것은 성장할 자산과 자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난 한 명의 대한민국 시민입니다.”
--- p.167

“저는 사회적 약자라는 말을 좀 안 좋아해요. 대신에 사회적 소수자라고 말해요. 사회적 약자가 있다는 말은 반대로 사회적 강자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거기 때문에. 저는 사회적 강자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아요. 우리가 인정해버리면 강자는 존재하는 거고,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강자도 없어질 테니까.”
--- p.170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수는 2020년 기준 263만 명으로 20명 중 한 명이다. 전체 장애 유형 중 후천적 장애가 88.9%로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나도, 우리 가족도, 가까운 친구도 모두 언제든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장애에 대한 이해도, 혹은 장애 감수성이 현저히 낮다. 나만 해도 그랬다. 인구 20명 중 한 명이라는 장애인이 왜 나의 생활권에선 도통 보이지 않는 건지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저 세상에 장애인의 수가 적은 줄로만 알았다.
--- p.185

“통합을 굳이 해야 할까요? ‘통합’을 위해서가 아니라 편견 없이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이 전제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서로 어우러져 사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잘 몰라서 갖게 되는 편견도 많은 것 같아요. 청각장애인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저를 보며 처음 알았다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미국인을 만나면 영어로, 일본인을 만나면 일본어를 써야 하듯 수어를 아는 농인을 만날 때 수어를, 수어를 모르는 청인을 만날 때 필담으로 소통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회, 그런 분위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p.200

우리에겐 연대가 필요하다. 서로 밟고 밟히며 살아가는 세상은 이제 지친다. 우리는 그냥, 함께 살아가고 싶다. 사실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우리를 철저한 이방인으로, 경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어버린 세상과 화해하고 싶다. 우리는 이방인도, 나약한 자도 아닌 그냥 ‘파란 사람’일 뿐이다.
--- p.212

그러기 위해선 역시 ‘효능감’이 중요할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일이 차별이나 편견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의 적절한 행동’으로 느껴져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또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를 호명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근거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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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싶었던 책과 만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세상의 모든 청년』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아, 내가 쓸걸.’ 그러나 그 감정은 아쉬움보다는 고마움에 가깝다. 이 책과 만났기에 비로소 내가 언젠가 이러한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정지우 작가를 비롯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세상에 필요한 책을 써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

세상이 규정해 온 ‘청년’이란,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덕체를 모두 갖춘,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몸과 마음과 기반을 가진 사람인 듯하다. 이 ‘청년’이라는 단어는 탄생하고 번역되던 100여 년 전부터 그래왔다. 그러고 보면 이만큼 폭력적인 단어도 별로 없는 셈이다. 이제는 이 용례를 확장해야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청년들을 발견하고, 세상으로 견인하고, 푸르고 반짝이게 하는 역할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 그리고 읽는 일부터일 것이다. 한 개인의 서사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도의 변화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보내는 ‘언젠가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이라는 표현은, 내가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최상급 추천의 언어다. 마음을 다해 이 책을 당신에게 보낸다.
- 김민섭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작가, 북크루 대표)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청년’이 전면에 부상한 첫 선거라고들 한다. 대선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청년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니 청년의 삶은 곧 나아질까. 소위 ‘인천공항 정규직화 논란’이나 ‘조국사태’, ‘이대남 현상’에서 목소리 낼 수 있던 청년은 누구였는가. 언론이 대학생인 취재원의 대학 이름을 쓴 경우, 10명 중 7명이 서울 4년제 대학이었다고 한다. 청년임에도 청년이라 호명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저자들은 서로 다른 세대와 입장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쉽게 연민하지 않고, 상대를 알아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그럼으로써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맞닿아야 한다”라는 연대의 결론에 다다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합격해야지만 환대받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환대하고 자리를 내어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대 담론의 홍수 시대에, 세상에 꼭 필요한 청년 담론이 나왔다. 읽고 나면 청년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 전혜원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작가, 시사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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