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7월 27일 |
---|---|
쪽수, 무게, 크기 | 512쪽 | 140*210*35mm |
ISBN13 | 9791192579818 |
ISBN10 | 119257981X |
발행일 | 2023년 07월 27일 |
---|---|
쪽수, 무게, 크기 | 512쪽 | 140*210*35mm |
ISBN13 | 9791192579818 |
ISBN10 | 119257981X |
0일, 자정 직후 0일, 1시 직후 1일 전, 8시 1일 전, 8시 20분 1일 전, 8시 30분 2일 전, 8시 30분 2일 전, 19시 2일 전, 19시 20분 라이언 3일 전, 8시 4일 전, 9시 8일 전, 8시 8일 전, 19시 30분 라이언 9일 전, 15시 12일 전, 8시 라이언 13일 전, 19시 13일 전, 20시 40분 라이언 22일 전, 18시 30분 47일 전, 8시 30분 라이언 60일 전, 8시 65일 전, 17시 5분 105일 전, 8시 55분 144일 전, 18시 30분 라이언 531일 전, 8시 40분 783일 전, 8시 1095일 전, 6시 55분 라이언 1672일 전, 21시 25분 5426일 전, 7시 라이언 6998일 전, 8시 6998일 전, 11시 6998일 전, 23시 라이언 7157일 전, 11시 라이언 7158일 전, 12시 7230일 전, 8시 0일 1일 후 에필로그 감사의 말 |
저녁준비를 하다 마카로니를 눌러붙게할 정도의 page-turner이지만, 공포/스릴러 장르로 구분되기엔 스릴이 너무 적다. 다 읽고 난 뒤에도 그것 한가지가 걸린다. 너무 안전하게 이야기를 진행해갔던 것.
변호사인 젠과 집안 수선을 하는 켈리의 사이엔 십대의 아들 토드가 있다. 최근들어 몸이 마르고 분위기가 이상하긴 했지만, 학교성적도 그렇고 모범적인 아들임을 의심치않고 있었다. 할로윈 밤이였고 다음 날이면 10월까지의 서머타임이 끝나는 시간이였다. 그녀는 토드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다가 그가 어떤 40대의 남자의 배를 칼로 찌르는 것을 보게된다. 뛰쳐나간 그녀는 칼의 상흔에 손을 대어 피가 나오는 것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이 남자는 허무하게 피웅덩이 속에서 죽게된다. 바로 체포가 된 토드를 만나기 위해 경찰서로 가지만, 원래는 잘 화도 내지않는 남편 켈리는 서장을 만나게 해달라면서 다소 폭력적으로 굴고 그녀는 이 모든게 너무나도 엄청나고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귀가하여 잠이 들었나보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전. 그녀는 이를 믿을 수 없어 켈리에게 계속 말하고 확인하려 하지만 믿어주질 않는다. 그렇게 매일 잠이 들면 하루씩 일주일씩 반년씩, 그리고 과거로 되돌아 간다. 그동안 그녀는 토드의 칼을 찾아내고, 그의 여자친구 클리오를 알아내고, 그 주변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추적하면서, 하루하루 토드의 사건이 없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과거의 무엇을 바꿔 나비효과처럼 현재의 일에 영향을 끼치기 위함인지 뭐가 뭐를 판국에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직면한다.
젠의 이야기보다 좀더 천천히 흐르는 경찰 라이언의 서사는 간혹씩 끼어들고 이 시간이 엉켜있는 이야기들은, 츠지무라 미츠키의 <거울 속 외딴 성>의 트릭처럼 작용받고 있었다.
과연 어떤 것을 알아내서 방지해야 아들의 살인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그녀에게 최종적으로 나타난 충격적인 진실은, 결국 그녀의 이해를 얻게되고 우리가 원하는 결말로 행하게 될 것...인가.
누가 저질렀느냐 하는 whodunit, 그리고 범인은 아는데 어떻게 저질렀을까 하는howdunit이 있다면 이건 아마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whydunit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하나씩 발견하는 실마리를 따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거짓이였던 것들을 밝혀내고 또 다시 살아난 모성애로 아들을 다시 바리보게된다. 왜 그때는 몰랐었는지. 왜 이제서야 그걸 꺠닫게 되었는지. 하는 것들이 아마도 뒷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질문이고 대답인지라 인기가 높았던 것 같다.
이런 소리가 있더라. 오늘의 나는 미래의 누구보다도 가장 어린 나입니다..라고.
"왜 시간여행을 하게 된 거죠?"
"4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 난 그걸 막아야 해."
"무슨 일이요?"
"그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니야, 토드. 4일 후에 네가 누군가를 죽여."
이번에는 모닥불에서 불을 붙이는 느낌이었다. 작은 불꽃이 곧 크게 번져 활활 타올랐다... 토드에게 말해서 그 일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어쩌지? p.148
변호사인 젠은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열여덟 살 아들 토드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거리를 천천히 달려오고 있던 토드가 무언가를 보고 멈춰 선다. 토드의 시선을 따라가니 길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가 보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이 한데 엉켰고, 토드가 칼을 빼내어 남자를 찌른다. 젠은 그들을 향해 소리치며 달려갔지만, 남자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곧 경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토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한채 현장에서 체포되고 만다. 울다 지쳐 잠이 든 젠은 다음 날 아침, 아들의 방에서 들리는 평소와 같은 토드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젠은 알 수 없다.
그러다 젠은 자신이 하루 전날로 돌아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직 살인이 일어나지 않았던 어제였다. 젠은 아들의 칼을 찾아내 숨기고, 그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하루, 며칠, 몇 주, 몇 년을 뛰어넘으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꾸로 가는 시간 여행 속에서 젠은 아들이 살인자가 된 이유를 찾아내고, 범죄를 막기 위해 뭔가 해서 아들을 구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과연 그녀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아들의 친구, 몇 달 전부터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 젠은 아들을 미행하던 어느 날, 토드에게 살해당한 남자를 목격한다. 그는 대체 토드와 무슨 관계인 것일까. 그리고 젠은 토드의 방을 수색하다 옷장 구석에서 하나의 꾸러미를 발견하는데, 그속에 있던 것인 실종된 아기의 포스터와 대포폰, 라이언 하일스라는 이름이 적힌 경찰 배지였다. 위장 경찰인 라이언과 토드는 무슨 관계인지, 왜 그의 경찰 배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그는 범죄조직과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사실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어 간다.
미끄러져 지나가는 바람에 우리가 아깝게 놓치는 것들을 그리고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화살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켈리는 아직 택시를 부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다. 젠은 그 눈빛을 너무나 잘 안다. 켈리는 눈썹을 으쓱하며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문장을 말했다.
"진부함의 극치인 건 알지만, 저희가 아는 사이인가요? 오늘 만나기 전부터요."
젠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아니에요." p.496
이야기는 시간여행을 하는 젠의 시점과 위장 경찰로 범죄조직에 잠입하게 된 라이언의 시점으로 교차 진행되고 있다. 사실 중반이 훌쩍 넘어갈 때까지 라이언이라는 인물이 이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독자들은 알 수가 없다. 젠이 시간을 거듭 거슬러 올라가면서 찾아 내야 할 단서와 진실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점점 젠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먼 과거로 향한다. 하지만 그녀는 두렵다. 범죄의 시작점을 모르고 지나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저 모르고 지나쳤을 수많은 순간들, 과연 그 중에 어떤 것이 미래의 어느 날 토드가 낯선 남자를 살해하게 되는 순간으로 연결이 되는 것인지 젠은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아들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어 바꿔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어느 순간을 바꿀 경우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게 과거로, 과거로 향하던 젠은 급기야 토드가 아주 어린 아이였던 어느 날로 가게 된다. 아들의 범죄가 엄마인 자신이 잘못 키웠기 때문이 아닐까 계속 자책하던 젠은 과거의 아들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은 여타의 스릴러 작품에서는 만날 수 없는, 먹먹한 감동을 안겨준다.
다들 지나간 시간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이 작품 속 젠처럼 시간을 거꾸로 사는 삶을 경험해볼 수 있다면 누구도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 우리가 겪었던 시간들 속에서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며, 그것들은 무해하게 우리를 지나쳐 흘러 가기도 하니 말이다. 당시에는 전혀 몰랐던 일들, 당시에는 놓치고 지나쳤던 일들, 그 시간들 또한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한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 내어 전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 작품의 백미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출판사에서 반전에 놀라지 않았다면 책 구매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을 만큼, 놀라운 반전을 담고 있다. 물론 반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결말에 이르는,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과정이다. 여타의 타임슬립물과는 전혀 다른 플롯과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는 점도 이 작품만의 장점이다. 아들의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엄마의 간절한 열망이 만들어 내는 타임슬립 서사는 상상도 못했던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 놀라운 작품을 놓치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