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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몬스터
이두온
창비 2023.02.06.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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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당신은 이런 사랑을 해본 적이 있나요?]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세계가 무너져버린 사람들의 절실하고 파괴적인 여정을 담은 소설. 사랑 앞에선 비정상적인 이들이 그 미친 감정을 어떻게 끌고 나가는지 속도감 있게 서술해냈다. 읽다 보면 어느새 간절히 그들의 뜻이 이뤄지길 바라게 되는, 뜨거운 에너지가 있는 작품. - 소설/시 M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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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러브 몬스터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시스터』를 통해 육아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소재와 미스터리 장르의 기묘한 결합을 선보인다. 한국 하드보일드 스릴러 장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문제적 데뷔작. 2019년 문예춘추(文藝春秋)를 통해 일본에 번역 출간되었다(일본 출간명 『あの子はもういない그 아이는 이제 없어』). 2017년 『타오르는 마음』으로 교보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리에게도 본격 스릴러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가 있다고 말할 때 이두온은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작가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직조해내는 기술과 함께 상당한 문학적인 품격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면마다 떠오
『시스터』를 통해 육아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소재와 미스터리 장르의 기묘한 결합을 선보인다. 한국 하드보일드 스릴러 장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문제적 데뷔작. 2019년 문예춘추(文藝春秋)를 통해 일본에 번역 출간되었다(일본 출간명 『あの子はもういない그 아이는 이제 없어』). 2017년 『타오르는 마음』으로 교보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리에게도 본격 스릴러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가 있다고 말할 때 이두온은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작가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직조해내는 기술과 함께 상당한 문학적인 품격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면마다 떠오르는 강렬한 이미지들은 그대로 작가의 색채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독특하고 자극적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상화로 구현된 실사를 보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간결하지만 아름다운 문장은 평범한 일상을 돌연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로 둔갑시키는 기이한 힘을 발휘하고, 독자들은 그 비틀린 세계에 매료된 채 속수무책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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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30g | 128*188*30mm
ISBN13
9788936438999

책 속으로

인회는 자신의 삶이 늘 그런 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이 없어서 버려진 자루를 뒤집어쓰기에 급급한 삶. 한번 옷을 잃고 나면 자신에게 맞는 옷을 되찾기가 쉽지 않아서 포대 따위에 연연하게 된다. 그저 배가 고픈 사람이 된다. 검은 산을 헤매는 사람이 된다. 사랑에, 아니 사랑의 진위에 왜 그렇게 집착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랑을 하고 사랑받는 사람은 그렇게 아무 포대나 걸치지 않아도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p.74

“넌 그걸 사랑이라고 생각하냐?”
허인회는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치웠다. 얼굴이 새빨갛게 타고 있었다. 인회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사랑이 아니야. 그 사람만 보면 심장이 뛰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데. 내 눈에 그 사람밖에 안 보이는데 어째서 이게 사랑이 아니야!”
--- p.145

“왜 너한테 오진홍을 줘야 하는데. 너희 뭐야? 사랑했어? 아니잖아. 운명의 상대인 척, 서로가 아니면 안 되는 척, 그렇게 척들을 해놓고 왜 이러고 있어? 왜 병들어서 버림받았어? 이게 사랑이야? 너희가 십년 동안 지랄하며 쌓았던 사랑이야?”
보라는 기묘한 얼굴로 인회를 바라보다 물었다.
“지금 오진홍이랑 내가 사랑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거야?”
“너 같은 것들은 죽어버려야 해. 완전히 죽어야 해.”
--- pp.253~254

“그들이, 그 신혼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 죽인 거죠? 저도 결혼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식장에서 많은 커플을 만났고요. 세상에는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외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요. 저도 그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 pp.299~300

진짜 사랑의 얼굴을 보았습니까?
본 적이 없었다.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허인회는 사랑을 간절히 원했던 때를 떠올린다. 아버지의 술 냄새, 얻어맞고 내동댕이쳐졌던 교실, 옷을 벗은 채 헤매던 검은 산,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며 울던 언니, 사랑을 잃은 어머니의 얼굴, 으슥한 골목과 험악한 남자의 손, 간신히 구한 반지하의 곰팡이 핀 하숙집, 남자를 가지고 노는 년이라고 적힌 글씨, 그녀를 속이는 사람의 얼굴, 아이의 흔적이 담기지 않은 빈 초음파 사진 같은 것들. 이상한 일이다. 사랑을 끝없이 기다리지만 진짜 사랑이 나타나지 않아서, 인회는 자꾸만 착각을 한다. 아버지의 화난 얼굴이나 술 냄새 따위가 사랑의 자리를 꿰차버린다. 그런 것들이 사랑의 얼굴이 된다. 할머니를 너무 간절히 기다린 나머지, 그녀를 죽인 범인이 집에 왔을 때 그를 할머니라고 착각하고 문을 열어주는 아이처럼, 허인회는 일그러진 사랑의 얼굴들에 문을 열어준다.

--- pp.331~332

출판사 리뷰

마을회관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치정과 범죄
사랑 앞에서는 그 누구도 제정신일 수 없다


엄마가 사라졌다. ‘요양 중이니 당분간 찾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만 남겨두고. 평소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 엄마의 습관과는 다르게 문자에는 선명한 마침표가 찍혀 있다. 몇달 전 엄마와 다투고 집을 나와 고시원 생활을 하던 지민은 문자 속 마침표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집은 비어 있고, 냉장고 속 우유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있다. 각종 고지서로 가득한 우편함에서 지민은 장애심사 결정 명세서와 환급금 통지서 등을 발견한다. 엄마가 병에 걸렸다.

지민은 엄마 염보라가 꾸준히 다니던 수영장에 등록해 보라를 기다린다. 그러나 날이 지나도 보라는 보이지 않는다. 급기야 지민은 접수처에 몰래 잠입해 회원명단에서 보라의 이름을 찾기에 이른다. 그러나 몇달 전을 마지막으로 염보라의 기록은 끊어져 있었다. 그렇게 엄마를 찾던 중 계속해서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온다. 수영강사를 위해 떡값을 모으고 있으니 보태라는 연락이었다. 문자와 전화에 응하지 않자 끝내는 중년 여자가 지민을 찾아온다. 여자는 염보라의 불륜 상대 오진홍의 부인 허인회다. 팔년 전 허인회는 오진홍과 염보라에게 고통을 주고 싶어 아직 학생이던 지민을 납치한 일이 있었다. 지민은 언제고 다시 만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재회하게 될 줄은 몰라 당황했고 허인회 역시 지민을 알아보고는 황급히 도망간다.

한편 허인회는 수영강사 조우경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떡값을 걷는다. 허인회는 잘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은 조우경에게 반해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허인회가 비뚤어진 사랑의 마음으로 조우경의 뒤를 캤다면 지민은 엄마가 조우경과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았다는 한 수영장 회원의 말을 듣고 조우경의 과거 행적을 조사한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조우경은 복지회관이 위치한 연오시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 심지어 수영을 꾸준히 해왔던 것도 아니다. 다니던 IT회사를 그만두고 돌연 멕시코의 칸쿤으로 훌쩍 떠나 다이빙 강사 일을 하던 그는, 그곳에서 벌어진 신혼부부 다이빙 사망 사건을 계기로 귀국해 연오시에 정착한다. 수영장의 수상한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수영장에는 유독 텃세를 부리는 늙은 여자들이 많다. 퇴근하지 않고 늦게까지 수영장에 머무는 조우경을 감시하던 지민은, 어두운 밤 여자들이 ‘오름교회’라고 쓰인 승합차를 타고 와 수영장으로 향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는 오름교회의 흔적을 따라 엄마를 찾던 지민은, 오름교회가 휴거를 주장하며 사람들을 모아 다단계사업까지 하던 사이비종교 집단이라는 것을 알아내게 되는데…… 과연 아픈 엄마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진짜 사랑의 얼굴을 보았습니까?’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강렬한 사랑 이야기


『러브 몬스터』가 가진 기괴한 아름다움은 소설 속 여성들이 가진 ‘사랑’에서 뿜어져 나온다. 엄지민과 허인회, 염보라 그리고 교회 여자들 모두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해본 사람들이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신념이든 『러브 몬스터』 속 여성 인물들은 각자가 손에 쥔 것을 끝까지 사랑한다. 그러나 여자들의 사랑은 어딘가 좀 다르다. 따뜻하고 포근한 곳으로 데려다줄 것만 같은 사랑,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만 같은 사랑은 없다. 그들의 사랑은 뒤틀리고 파괴시키며 배신하고 떠나간다. 그래서 붉은 얼굴의 여자들은 외칠 수밖에 없다. “사랑이 그런 것일 리 없다”고.

소설은 ‘진짜 사랑’은 무엇일까 되묻게 한다. 울게 하고 인내해달라고 말하는 게 사랑일까? 때로는 죽어달라고 죽여달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게 정말 사랑일까? 말라 죽어가면서도 온전한 가정을 만들고 싶어 하는 염보라, 그런 보라를 미워하면서도 보라가 영영 떠날까봐 두려워하는 엄지민, 오진홍과 염보라를 혐오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사랑한 허인회까지. 사랑을 향해 달려가다 붉어지다 못해 타올라 일그러진 그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 우리의 사랑은 정말 사랑일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까지 가닿는다. 사랑이라는 거대하면서도 보편적인 주제를 압도적인 긴장감과 세밀한 짜임새로 엮은 이번 작품은 한국문학 장에 신선한 긴장감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그 지평을 한뼘 더 넓히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친 듯이 몰아치는 이 거대한 사랑 이야기를 읽고 독자들이 가질 저마다의 감상은 다르겠으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러브 몬스터』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되리라는 사실이다.

작가의 말(부분)

그리고 ‘그래, 누군가는 누군가를 찢어 죽이고 싶어 하지’ 하는 나사 빠진 생각을 했습니다. 이 소설이 시작된 건 그때입니다. 여기에 사랑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더 나중 일입니다만, 시작은 그때였습니다. 수영장에 다니고, 누군가를 찢어 죽이고 싶어 하는 여자들에 대해서 쓰고 싶다고 말입니다. 서로에게 텃세를 부리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다정함을 발휘하기도 하는, 사이가 좋든 나쁘든 모두 다 함께 수영복을 걸친 채 물속에서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도 이 소설을 다시 잡기까지는 퍽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시작만 말하고 멈추는 이유는 끝을 내는 것은 제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이후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말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

마음과 시간을 내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제가 바랄 수 있는 건 여러분의 건강뿐이니, 모두 건강하시고 굳세게 살아가시길 빌겠습니다.

2023년 2월
이두온

추천평

사실 사랑은 끝나는 순간보다 시작되는 순간이 파괴적이지 않은가, 그편이 종말에 가깝지 않은가. 왜냐하면 한 사람의 완벽한 세계를 박살낼 균열의 시작이니까. 『러브 몬스터』는 사랑에 구체적으로 미쳐버린 사람들의 배드 로맨스인 동시에 한 우주의 물리적 종말을 그린 아포칼립스다. 당신을 다치게, 병들게, 숨 막히게 할, 끝내는 최후를 예감하게 할 강력한 파괴?사랑의 서사. 감히 이 사랑을 거부할 용기가 우리에게 있을까? 갈가리 찢기고 산산이 부서질지라도 사랑이여, 그 짜고 치명적인 맛을 다시 한번. - 박서련 (소설가)
스티븐 킹 『미저리』의 애니가 만일 다른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다면 『러브 몬스터』의 허인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구원이 갈급한 인물들의 대단히 괴이하고 소름 끼치는 여정을 보여준다. 절실한 마음은 언제나 안타깝고 무섭고 흥미진진하다. - 이경미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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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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