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어쨌거나 돈을 주고 사는 상품이고, 그 상품에 대한 가치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잖아요. 내가 보기에 재미없으면 말짱 도루묵이죠. 그래서 뮤지컬 관객에게 가장 중요한 게 ‘리스크 관리’입니다.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 내 취향에 맞을지 아닐지, 그걸 판단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돈이 아깝지 않은 뮤지컬 생활’을 누릴 수 있어요.
--- p.7, 「프롤로그」중에서
본토 뮤지컬은 믿고 볼 만해요. 본 공연을 올리기 이전에 테스트 공연만 몇 년을 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마스터피스를 만드는 ‘뮤지컬 장인’이거든요. 신시컴퍼니는 그중에서도 뮤지컬계의 오스카, 토니 어워즈를 휩쓴 대작만 골라 모아 공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p.17, 「뮤지컬 입문하기」중에서
성 스루 뮤지컬은 배우가 입을 벌리는 거의 모든 순간에 노래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에요. ‘말로 해도 되는 부분까지 왜 굳이 노래로 하냐’는 의견과 ‘모든 순간에 작곡가의 의도를 음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하죠. 나의 취향이 어느 쪽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영화로 제작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나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영화들을 보고 어색하지만 매력적이라고 느낀다면, 당신도 성 스루의 매력을 아는 사람인 거예요.
--- p.33, 「뮤지컬 용어 사전」중에서
논 레플리카 작품에서는 작품을 공연하는 나라마다 각 나라의 성향이 반영된 다양한 무대와 연기를 볼 수 있어요.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가 뮤지컬 레베카죠. 유튜브에서 뮤지컬 레베카의 헝가리 버전, 한국 버전, 일본 버전의 영상을 모두 볼 수 있는데요, 찾아보시면 각 나라마다 캐릭터들의 성격과 노래 스타일이 완전히 다릅니다.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 p.47,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중에서
매킨토시나 웨버, 이 양반들을 꼭 알아야만 뮤지컬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한국 뮤지컬의 대중화가 오페라의 유령으로 시작된 탓에 ‘뮤지컬은 고급 문화’라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았지만, 사실 뮤지컬은 대중문화죠. ‘기생충’ 같은 드라마 영화가 있는가 하면 ‘극한직업’ 같은 코미디 영화도 있잖아요? 뮤지컬도 심오한 뮤지컬과 만만한 뮤지컬이 따로 있어요.
--- p.63, 「뮤지컬 취향 찾기」중에서
기억하세요, 좋은 좌석을 선택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시야와 음향이에요. 저는 특히 시야만큼이나 음향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무리 무대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도 먹먹한 음향으로 공연을 보면 감동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물론 누군가는 반대로 음향은 둘째 치고 일단 잘 보여야 감동을 느낀다고 말할 수도 있죠. 결국, 취향에 따라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고 선호하는 자리가 다르다는 얘기예요.
--- p.72, 「현명한 뮤지컬 생활」중에서
한국이 리미티드 런, 시즌제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본토처럼 특정 뮤지컬이 독점해서 쓰는 전용 극장이 없기 때문이에요. 한국에서는 분기마다 각 뮤지컬 작품이 외부 공연장을 대여해 공연해요. 이때 대여 기간은 계약 시점부터, 쉽게 말해 처음부터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작품이 흥행해도 연장 공연이 어렵죠. 어떻게 보면 관객과 제작사 모두에게 불리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즌제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한국 뮤지컬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 발전하니까요.
--- p.94~95, 「한국 뮤지컬 트렌드」중에서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무거운 작품 같지만, 사실 위키드는 어떤 뮤지컬보다 화려하고 유쾌한 뮤지컬이에요. 등장하는 의상만 350벌, 장면 전환은 54번으로 판타지 세계 오즈를 자본으로 구현해 낸 뮤지컬계의 블록버스터죠. 공연 전체가 놀이공원의 퍼레이드처럼 정신없이 화려해서 어린이 관객이 많이 찾는 작품이기도 해요. 위키드의 매력은 보는 사람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에요. 메시지를 발견하지 못한 어린이도 즐겁게 볼 수 있고, 메시지를 발견한 어른들은 더 큰 감동을 안고갈 수 있는 뮤지컬이에요.
--- p.120,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