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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소원 (큰글자도서)

다섯 가지 소원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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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소원
[도서] 다섯 가지 소원
조 사이플 저/이순영 역 써네스트
10% 13,500
다섯 가지 소원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196*294*30mm
ISBN13 9791190631723
ISBN10 11906317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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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이다. 와, 백 번째 생일. 그렇지만 내 곁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만 실감할 뿐이다. 가족이 아무도 없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욕심 많은 손자가 하나 있을 뿐이다. 콧구멍을 뚫고 번쩍거리는 링을 매달아 나도 모르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슈퍼마켓 계산대 직원 말고는 알고 지내는 친구 하나 없다.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 날 진료해주는 내과 의사 키튼도 친구 목록에 넣고 싶다. 키튼이 친구가 아니라면 왜 나더러 생일에 건강 진단을 받으라고 자꾸 권하겠는가? 시계를 힐끗 보니 진료 시간에 늦을 것 같지만 무슨 상관이람? 내 나이가 되면 사람들이 별로 많은 걸 기대하지 않는 법이다.
알약을 잘게 부순다. 내게는 한 알만 있으면 된다. 하루에 알약을 스무 알씩 삼켜야 하는 늙은이는 아니다. 약 가루를 시리얼에 섞고는 천천히 그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 꽤나 애를 써서 얻은 승리이긴 하지만. 이제 또 하루를 살아내겠지. 어쨌거나 키튼 박사는 이 사실에 기뻐할 테고.
--- pp.13~14

내가 살아오면서 배운 게 있다. 옳은 일과 합법적인 일이 언제나 같은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사람은 옳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법이야 뭐 내가 알게 뭐람. 법은 항상 그 다음의 문제다.
---
나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뭔가를 하기로 마음먹지만, 요즘 세상은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내가 한 발을 내딛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는 이미 떠나버렸다.
--- p.33

아침에는 몸이 유난히 더 쑤신다. 죽음이 이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눈을 감고 누워 느릿느릿 숨을 쉬는 노인이라. 죽음은 할 일 대부분을 했고 이제 마지막 한 방만 날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나면 나는 하늘나라로 올라가겠지. 하지만 이런 저런 방법으로 계속 죽음을 따돌리고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죽음이 지난번보다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고, 그럴 때마다 팔다리와 눈꺼풀과 발가락에 다시 생명이 돌아오도록 조금 더 애를 써야 한다. 시간도 걸린다. 매일 아침 그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
--- pp.234~235

이젠 알겠다. 제이슨이 괜찮아 보인 건 우리 모두에게 두 개의 심장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심장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얼마나 잘 사는지 보여주는 심장. 제이슨은 내가 지금껏 만나본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그 심장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티어건도 그럴 테고. 또 하나는 신체의 심장이다. 오직 한 가지 일만 하는 심장, 몸 전체에 피를 보내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심장.
지금 빠르게 제이슨을 죽이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심장, 신체의 심장이다.
--- p.331

“당연히.” 내가 간신히 이렇게만 말하고는 침을 한 번 삼키고 바싹 마른 혀로 입술을 축이는 동안 티어건이 내 가까이 몸을 기울인다. “당연히 너는 소원을 가질 자격이 있어.”
“하지만 전 아프지 않잖아요. 할아버지가 소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했어요. 할아버지하고 제이슨이요.”
“내 생각에는 누구나 소원 종이를 가질 자격이 있어. 그리고 누구에게나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단다. 가끔 사람들은 눈이 멀어 그것을 보지 못하지.” 나는 사랑하는 제니, 두 아들, 야구선수라는 직업, 그리고 제이슨 캐시맨을 만난 기회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볼 때 그건 다섯 가지 소원과 같다.
--- pp.36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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