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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방불명된 기도를 위하여 (큰글자도서)
이해
클레이하우스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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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 7

1부 아주 오래되고 영원한 윙크

썩은 어금니로 지구를 구하는 신인류 소녀_ 17
아오리, 러브샷!_ 24
욕하는 케이크_ 27
축시_ 39
영원이라는 착각_ 43
파랑의 그물_ 47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함 속에서_ 55
언니는 이 글을 영원히 볼 수 없겠지만_ 64
삶은 종종 손바닥 뒤집듯 바뀌기도 한다는 걸_ 73
어린 날 글자는 내 곁에 있었다_ 79
15도와 45도의 햇빛_ 82

2부 네가 덧대진 지구

애프터칠_ 93
우리는 무시로 웃고 별안간 울다가 잠에 들었다_ 96
소연이_ 104
n-1단지_ 115
울지 말라_ 119
이건 내일로 부유하는 소란한 오늘의 일부란다_ 130
잠시 든 꿈처럼 사랑한_ 136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_ 142
러브 에어플레인_ 144
사랑하는 옆자리_ 151
네 안에 지구가 있잖아_ 155

3부 우리만 들을 수 있었던 소음

상처 입히면서, 아주 멀리_ 161
짧은 여름방학_ 166
영문을 모르는 곳으로 가자_ 169
4개월의 뼈_ 172
여름 감기_ 175
내일로 손을 뻗으면_ 177
은하수 굿나잇_ 183
이것이 나의 세계_ 187
사랑의 모든 것_ 190
환한 여름_ 191
사춘기 요나_ 193

나가는 말_ 196
들어가는 말_ 7

1부 아주 오래되고 영원한 윙크

썩은 어금니로 지구를 구하는 신인류 소녀_ 17
아오리, 러브샷!_ 24
욕하는 케이크_ 27
축시_ 39
영원이라는 착각_ 43
파랑의 그물_ 47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함 속에서_ 55
언니는 이 글을 영원히 볼 수 없겠지만_ 64
삶은 종종 손바닥 뒤집듯 바뀌기도 한다는 걸_ 73
어린 날 글자는 내 곁에 있었다_ 79
15도와 45도의 햇빛_ 82

2부 네가 덧대진 지구

애프터칠_ 93
우리는 무시로 웃고 별안간 울다가 잠에 들었다_ 96
소연이_ 104
n-1단지_ 115
울지 말라_ 119
이건 내일로 부유하는 소란한 오늘의 일부란다_ 130
잠시 든 꿈처럼 사랑한_ 136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_ 142
러브 에어플레인_ 144
사랑하는 옆자리_ 151
네 안에 지구가 있잖아_ 155

3부 우리만 들을 수 있었던 소음

상처 입히면서, 아주 멀리_ 161
짧은 여름방학_ 166
영문을 모르는 곳으로 가자_ 169
4개월의 뼈_ 172
여름 감기_ 175
내일로 손을 뻗으면_ 177
은하수 굿나잇_ 183
이것이 나의 세계_ 187
사랑의 모든 것_ 190
환한 여름_ 191
사춘기 요나_ 193

나가는 말_ 196

저자 소개 1

저마다 마음에 꼭꼭 숨기고 사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 약 3만 명의 구독자와 함께 텍스트힙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솔직하고 거침없는 후기로 도서 흥행을 연달아 일으켰다. 블로그 ‘소격효과’에서 에세이를 연재하며, 너무나 사소해서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이야기, 그러나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고백 같은 이야기를 쓴다. 이해심이 많아서 이해가 아니라, 성이 이고 이름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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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86*297*20mm
ISBN13
9791124684009

책 속으로

썩은 이를 마음에 감춘 소녀들의 장기는 누가 뭐라 해도 사랑하는 능력이다. 소녀들은 외계인이다. 초능력자다. 사랑니가 첫사랑을 할 때쯤 난다고 해서 사랑니라고 하던데, 사실 사랑니는 사춘기 소녀들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사춘기 소녀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건 썩은 이, 덧난 이, 그래서 억지로 교정하느라 뽑아버린 어금니다. 소녀는 별것 아닌 것을 거대하게 사랑하려고 지구에 찾아온 신인류다.
--- p.21 「썩은 어금니로 지구를 구하는 신인류 소녀」 중에서

지난 기억을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데도 계속해서 입에 머금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하철 안내 방송. 승강장과 열차 사이가 넓기 때문에 발이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나는 과거와 지금의 나 사이에 놓인 넓은 공백에 발을 풍덩 빠뜨리고 어리둥절하게 누군가를 보고 있다. 그 누군가는 당연히 지금의 나다. 나이만 훌쩍 먹어버린 지금의 나. 저기요, 저 여기 빠졌는데 어떻게 좀 안 되겠어요? 기다려봐, 지금 글로 쓰고 있잖아….
--- p.24 「아오리, 러브샷!」 중에서

가끔은 탓을 하고 싶어진다. 나 혼자만의 슬픔으로 떠밀 거였으면 우리를 왜 그렇게 소중하게 여겨서 너와 나의 세계가 같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는지.
사소한 이별이 자꾸 찾아온다. 영원이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붙일 수 없는데 어째서 태어났는가. 왜 너희들은 내가 아니고 왜 모두가 내 마음과 같을 수 없는 걸까.
--- p.45 「영원이라는 착각」 중에서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으면서 사는 일. 가끔 남아 있는 게 그런 것뿐일 때가 있다. 그래서 안 생기면 어쩔 건데, 라고 해도 살아남을 그다음 방법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렇게 따지면 헛되지 않은 건 없어. 일기를 쓰는 것. 시를 읽는 것. 노래를 듣고 예쁜 옷을 사는 것. 위로받고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헛헛해지고 마는 것. 그렇게 따지면 살아남는 것까지 전부.
--- p.62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함 속에서」 중에서

나라는 원본에 타인의 인생이 책을 통해 한 겹 두 겹 쌓이면 한 시절의 정서가 빚어진다. 책 속에 적힌 활자를 따라 타인의 우주 속에 잠입하고,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를 떠올리며 알 수 없던 수십 갈래의 내 마음을 마주친다. 내 불안하고 정체 모를 마음을 똑같이 겪고 그 마음을 활자로 가지런히 놓아둔 사람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라는 사실은 방황을 잠잠하게 해준다. 그럼 기꺼이 나는 헤맨다. 활자의 바다를 따라, 미끄러지듯.
--- p.79 「어린 날 글자는 내 곁에 있었다」 중에서

그러니까 나는 사랑했음을 참지 않기로 한다. 내가 쥔 가장 힘센 무기는 솔직함이니까. 솔직해서 조금 창피하고, 솔직해서 조금 후회하고, 그래서 돌이킬 수 없어지더라도, 보고 싶었다고, 당신이 궁금했다고, 내게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지. 이것이 내게 남은 최선의 애도다. 그러다 보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인연에 대해 중얼거리는 일도 차츰 줄어들겠지.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은 일도 참을 수 있게 되겠지. 애도와 함께 자라난 내 삶도 새로운 만남을 위한 시작이 되겠지.
--- pp.101-102 「우리는 무시로 웃고 별안간 울다가 잠에 들었다」 중에서

매일매일 스스로의 선택을 의심했지만, 나는 분명 최선을 다했다. 만일 그것이 게으름이었다면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했던 걸까. 그것이 나약함이었다면, 강인해지는 방법은 누가 어디서 가르쳐주길래 나 빼고 모두가 알고 있는 걸까. 나는 정말로 열심히 했다. 재수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눈뜨면 반복되는 하루가 무수히 많이 남았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워도, 살기 위해 힘썼다. 내일로 향하는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보일지 알 수 없더라도 매일 기도했다. 더 열심히 살게 해달라고.
--- p.134 「이건 내일로 부유하는 소란한 오늘의 일부란다」 중에서

어느 날 또 죽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그러나 나는 불안해하면서도 서른, 쉰, 칠순… 머리가 희게 바랜 할머니가 되어볼 생각이다. 유별나게 나이 먹어볼 작정이다. 나는 마음먹은 건 곧장 해야 하는 성미 급하고 참을성 없는 철부지니까. 그때 내가 무슨 글을 쓸지 궁금해하면서 나이를 먹고, 지금 쓴 글을 후회하고, 그 사이에 사랑한 모든 것을 받아 적어야지.
--- p.141 「잠시 든 꿈처럼 사랑한」 중에서

솔직한 마음이 나를 어디까지 가게 할까. 상처 입히면서, 아주 멀리.
솔직함을 쥐고 야바위를 한다. 이 솔직함을 펼치면 잃을 것이 많다. 하지만 무엇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을 얻을 수도 있다. 나는 후자를 더 귀하게 여겨 여전히 솔직함을 쥐고 내민다. 나를 멋대로 찌른 네가 나의 솔직함에 겁먹는다고 해도, 내 솔직함을 감당할 이들을 취한다.
--- p.161 「상처 입히면서, 아주 멀리」 중에서

매해 소원을 빌고 기도를 해도 매번 울어야 하고 다쳐야 하고… 이런 역겹고 비겁한 세상! 비가 오고 나면 열매를 맺었다고 겨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겠지. 그럼 내가 아꼈던 꽃은요? 한철 피었다 져서 똑 떨어졌는데. 나는 이런 것들이 슬픈데.

나는 단단하고 영근 열매 같은 건 못 된다니까.
썩은 이를 마음에 감춘 소녀들의 장기는 누가 뭐라 해도 사랑하는 능력이다. 소녀들은 외계인이다. 초능력자다. 사랑니가 첫사랑을 할 때쯤 난다고 해서 사랑니라고 하던데, 사실 사랑니는 사춘기 소녀들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사춘기 소녀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건 썩은 이, 덧난 이, 그래서 억지로 교정하느라 뽑아버린 어금니다. 소녀는 별것 아닌 것을 거대하게 사랑하려고 지구에 찾아온 신인류다.
--- p.21 「썩은 어금니로 지구를 구하는 신인류 소녀」 중에서

지난 기억을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데도 계속해서 입에 머금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하철 안내 방송. 승강장과 열차 사이가 넓기 때문에 발이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나는 과거와 지금의 나 사이에 놓인 넓은 공백에 발을 풍덩 빠뜨리고 어리둥절하게 누군가를 보고 있다. 그 누군가는 당연히 지금의 나다. 나이만 훌쩍 먹어버린 지금의 나. 저기요, 저 여기 빠졌는데 어떻게 좀 안 되겠어요? 기다려봐, 지금 글로 쓰고 있잖아….
--- p.24 「아오리, 러브샷!」 중에서

가끔은 탓을 하고 싶어진다. 나 혼자만의 슬픔으로 떠밀 거였으면 우리를 왜 그렇게 소중하게 여겨서 너와 나의 세계가 같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는지.
사소한 이별이 자꾸 찾아온다. 영원이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붙일 수 없는데 어째서 태어났는가. 왜 너희들은 내가 아니고 왜 모두가 내 마음과 같을 수 없는 걸까.
--- p.45 「영원이라는 착각」 중에서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으면서 사는 일. 가끔 남아 있는 게 그런 것뿐일 때가 있다. 그래서 안 생기면 어쩔 건데, 라고 해도 살아남을 그다음 방법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렇게 따지면 헛되지 않은 건 없어. 일기를 쓰는 것. 시를 읽는 것. 노래를 듣고 예쁜 옷을 사는 것. 위로받고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헛헛해지고 마는 것. 그렇게 따지면 살아남는 것까지 전부.
--- p.62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함 속에서」 중에서

나라는 원본에 타인의 인생이 책을 통해 한 겹 두 겹 쌓이면 한 시절의 정서가 빚어진다. 책 속에 적힌 활자를 따라 타인의 우주 속에 잠입하고,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를 떠올리며 알 수 없던 수십 갈래의 내 마음을 마주친다. 내 불안하고 정체 모를 마음을 똑같이 겪고 그 마음을 활자로 가지런히 놓아둔 사람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라는 사실은 방황을 잠잠하게 해준다. 그럼 기꺼이 나는 헤맨다. 활자의 바다를 따라, 미끄러지듯.
--- p.79 「어린 날 글자는 내 곁에 있었다」 중에서

그러니까 나는 사랑했음을 참지 않기로 한다. 내가 쥔 가장 힘센 무기는 솔직함이니까. 솔직해서 조금 창피하고, 솔직해서 조금 후회하고, 그래서 돌이킬 수 없어지더라도, 보고 싶었다고, 당신이 궁금했다고, 내게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지. 이것이 내게 남은 최선의 애도다. 그러다 보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인연에 대해 중얼거리는 일도 차츰 줄어들겠지.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은 일도 참을 수 있게 되겠지. 애도와 함께 자라난 내 삶도 새로운 만남을 위한 시작이 되겠지.
--- pp.101-102 「우리는 무시로 웃고 별안간 울다가 잠에 들었다」 중에서

매일매일 스스로의 선택을 의심했지만, 나는 분명 최선을 다했다. 만일 그것이 게으름이었다면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했던 걸까. 그것이 나약함이었다면, 강인해지는 방법은 누가 어디서 가르쳐주길래 나 빼고 모두가 알고 있는 걸까. 나는 정말로 열심히 했다. 재수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눈뜨면 반복되는 하루가 무수히 많이 남았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워도, 살기 위해 힘썼다. 내일로 향하는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보일지 알 수 없더라도 매일 기도했다. 더 열심히 살게 해달라고.
--- p.134 「이건 내일로 부유하는 소란한 오늘의 일부란다」 중에서

어느 날 또 죽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그러나 나는 불안해하면서도 서른, 쉰, 칠순… 머리가 희게 바랜 할머니가 되어볼 생각이다. 유별나게 나이 먹어볼 작정이다. 나는 마음먹은 건 곧장 해야 하는 성미 급하고 참을성 없는 철부지니까. 그때 내가 무슨 글을 쓸지 궁금해하면서 나이를 먹고, 지금 쓴 글을 후회하고, 그 사이에 사랑한 모든 것을 받아 적어야지.
--- p.141 「잠시 든 꿈처럼 사랑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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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61 「상처 입히면서, 아주 멀리」 중에서

매해 소원을 빌고 기도를 해도 매번 울어야 하고 다쳐야 하고… 이런 역겹고 비겁한 세상! 비가 오고 나면 열매를 맺었다고 겨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겠지. 그럼 내가 아꼈던 꽃은요? 한철 피었다 져서 똑 떨어졌는데. 나는 이런 것들이 슬픈데.

나는 단단하고 영근 열매 같은 건 못 된다니까.

--- p.192 「환한 여름」 중에서

출판사 리뷰

★SNS 구독자 3만 명, 메일링 누적 구독자 7,500명 보유 북 인플루언서★
★소설가 정용준, 시인 양안다 추천★

지나온 시절의 내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귀 기울여 받아 적은 혼잣말

‘텍스트힙’ 트렌드와 함께, 책을 읽는 행위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독서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에 발맞추어 신뢰를 주는 도서 추천과 독서 기록으로 입소문 난 북 인플루언서도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작가 이해가 있다. SNS 3만 구독자, 메일링 서비스 누적 구독자 약 7,500명과 함께 새로운 독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북 인플루언서. 이해 작가는 꾸밈없고 진솔한 독서 후기로 『샤워젤과 소다수』(고선경, 문학동네, 2023), 『여름 상설 공연』(박은지, 민음사, 2021) 등의 베스트셀러를 몇 차례 만들어내며 ‘독자가 직접 고른 책’이 얼마나 많은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양안다 시인의 시집 『이것은 천재의 사랑』 발문을 통해 문단에 발을 디뎠고, 메일링과 블로그 연재를 통해 꾸준히 에세이를 쓰고 있다. 이해 작가의 첫 산문집 『우리의 행방불명된 기도를 위하여』는 그저 글이 좋아서, “잘 써서 좋은 게 아니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써나간 글들을 모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작품에는 10대 후반과 20대 중반까지의 시절을 지나며 내면에 차곡차곡 쌓아온 정서를 담았다. 차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성장기의 고통, 대학 시절의 꿈과 낭만, 늘 비대칭으로 어긋나고 말았던 애틋한 감정들,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길러온 시간들을 촘촘히 엮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사는 마법소녀를 끌어안고 산다고 믿기에, 부지런히 받아 적은 고백들과 결코 사라지지 않고 미래를 비추고 있는 기도들이 윤슬처럼 빛난다. 독자는 이 글을 통해 슬픔과 괴로움 속에서 보냈던 지난날의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쥔 가장 힘센 무기는
솔직함이니까

1부 ‘아주 오래되고 영원한 윙크’에는 지금껏 거쳐온 청춘의 순간이 차곡차곡 담겼다. 재지 않고 후회 없이 사랑을 퍼부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이 “정말이지 초능력자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하면서, 그런 마음 위에 자라난, 조금은 우물쭈물하는 지금의 자신을 바라본다. 한편, 빛났던 사랑의 순간 뒤에 자리한 방황은 글로 도닥여 가라앉힌다. “불안하고 정체 모를 마음을 똑같이 겪고 그 마음을 활자로 가지런히 놓아둔 사람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라는” 믿음에 몸을 맡기고, 글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렇게 피어난 시와 글쓰기에 대한 동경으로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된 이야기를 적었다.

2부 ‘네가 덧대진 지구’에서는 애정의 불균형을 탐구한다. 쉴 새 없이 주고받아온, 저울에 올리면 삐뚜름하게 기울어버리고 마는 마음들. 그 대상은 가르쳤던 어린 학생에서부터 친구, 가족, 글, 그리고 삶 그 자체에까지 이른다. 작가는 엉키고 꼬인 마음에 걸려 넘어졌던 나날들을 빠짐없이 적어 내리며, 그 쓰라림을 쓰라림으로 두지 않고 “내 사랑이 악쓰고 있다는 증명”으로 승화시킨다. 은밀한 마음속 이야기까지 과감하게 끄집어낼 줄 아는 담대함에 기대어, 새롭고 재치 있는 표현들로 애정의 어둡고 그늘진 부분을 포착해냈다.
마지막 3부 ‘우리만 들을 수 있었던 소음’에서는 어지럽게 뒤섞인 마음을 낱낱이 꺼내 들여다본다. 모두가 가엾이 여길 만큼 거대하지는 못했으나 집요하게 마음을 괴롭혀온 사소한 비극들. 그러한 이야기들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속으로 삭힐 뿐이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마주본다. 아무도 몰라주는 마음을 끌어안고 눈물짓는 이들에게 곁을 내어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힘겹게 내쉰 매 숨이
삶을 위한 기도가 되었다

시인 문보영이 에세이 『일기시대』(민음사, 2021)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일기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선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의 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을 완전히 미워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혼자 보는 일기장만큼은 아니더라도, 솔직해서 어쩔 줄 모르겠는 마음까지 죄다 털어놓을 만큼 숨김없는 에세이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독자로서 자신을 보듬어온 글에 보답하듯, 이해 작가는 넘어진 채 울고 있는 다른 마음들에게 덥석덥석 손을 내미는 글을 쓴다. 그 손을 잡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문장들이 어느새 가슴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다. 미숙했던 자신을 외면하고 감추고 싶은 마음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기도 같기도 하고 고백 같기도 한 이 에세이를 읽으면, 완벽하지 못했던 과거의 선택과 행동을, 서툴렀던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진다. 묻어두었던 시절을 꺼내어 마음에 난 오래된 구멍을 어루만지게 된다.

몇 년이 지나도 마음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사건이 있다. 누구나 그런 아픔을 안고 산다. 모든 이가 그것을 꺼내어 들여다보고, 세상이 다 듣도록 외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해 작가는 기어코 그 일을 해내고 마는 사람이다. 삶에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애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면, “상처받은 마음을 대자보로 대문짝만하게 써 붙여 낱낱이 떠벌린 뒤에 어쨌든 다시 희망을 가져보“고 싶어진다. 다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을 돌보는 사소한 행동이 삶을 이어지게 한다고 믿게 되고, 악을 쓰고 발을 구르면서도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키우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작가는 아직 움츠린 채 아픔을 구석에 밀어두고 외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도록, 지나온 괴로움과 회복의 과정을 쩌렁쩌렁 외친다. 이 책의 한 줄 한 줄이 응원이 되고, 인생이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증거가 되도록. 책장을 덮고 나면, 흉이 되어버린 시절도 따듯한 눈길로 들여다보는 자신을, 계속 살아갈 힘을 얻은 자신을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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