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3월 2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0쪽 | 458g | 270*244*15mm |
ISBN13 | 9788991126428 |
ISBN10 | 8991126421 |
발행일 | 2014년 03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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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0쪽 | 458g | 270*244*15mm |
ISBN13 | 9788991126428 |
ISBN10 | 8991126421 |
우리 단지는 수요일 밤마다 재활용품을 모은다. 집에서 일주일 동안 쌓인 쓰레기를 들고 나갈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지나치게 많은 양 때문이다. 비닐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과 음식 찌꺼기 같은 쓰레기의 양은 일주일만 모아 놔도 한꺼번에 들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렇다 보니 재활용품을 수거해 가는 목요일 아침에는 커다란 용달 트럭이 와서 쓰레기를 싣고 간다. 저 많은 쓰레기는 도대체 어디로 가며 재활용되기는 할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실제로 태평양에는 ‘플라스틱 섬’이 있다. ‘태평양의 거대한 쓰레기 구역’ 이라고 일컫는 쓰레기 더미가 떠돌고 있다. 이 쓰레기 더미의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측정되지는 않고 있으나, 전문 연구자들은 적어도 한반도 면적의 세 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양 쓰레기의 90% 가량은 플라스틱 계통이다. 이들은 쉽게 분해되지 않고 서서히 해양 생물의 먹이사슬로 침투해 생태계를 위협하거나, 직접적으로 바다 생물들의 생명을 끊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바다 생물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조각 등을 먹이로 착각하여 먹을 경우, 이들이 위장에 쌓여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굶어 죽기 때문이다. 해마다 100만 마리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고래와 바다표범 등 해양 포유동물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본문을 열면 펼친 화면 가득 도시의 건물이 들어차 있다. 하늘 한쪽에 새 몇 마리가 날고 있다. “나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 살고 있어요.” 글은 하늘에서 날고 있는 새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다음 장을 펼치면 도로를 가득 메운 차와 오토바이가 가득하다. 물건을 잔뜩 싣고 가는 차와 오토바이에는 붉은 끈이 촘촘하게 묶여 있다. 다음 장에는 화면 가득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알록달록한 것들도 가득 차 있다. 다음 화면을 열면 비로소 바다가 보이고 그것들이 강을 따라 바다로 조금씩 흘러온다는 글이 있다. 알록달록한 그것이 플라스틱이고, 첫 화면부터 이어져 온 그림은 그것이 어떤 경로로 섬에 들어오게 되는지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섬에 들어오는 플라스틱은 태풍이나 해일이 일으킨 거센 파도를 타고 엄청나게 몰려오기도 한다.
철새들이 이 섬에 들르면 그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플라스틱 섬 규모 때문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하지만 금세 적응하는 법을 배운다. 알록달록한 것들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마냥 신기해하며 물고, 쓰고, 덮어 본다.
때때로 몇몇 친구들은 그 속에 갇히기도 하고
먹이를 먹다가 자기도 모르게
알록달록한 것을 먹기도 해요.
알록달록한 것들이 많아질수록 물고기가 줄어들고,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가야 하는 바닷새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을 먹이로 잘못 알고 쪼아 먹으며 죽어 나가기도 한다. 가끔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것들을 치우려고 하지만 섬은 금세 다양하고 더 많은 것으로 채워진다. 온갖 울긋불긋한 쓰레기 더미에 올라앉은 새의 발과 부리와 목을 묶고 있는 붉은 끈은 바닷새의 현재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랑 함께 살아가야 할 바닷새의 현재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