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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무고 게임
제2부 법정유희 |
저이가라시 리쓰토
관심작가 알림신청Ritsuto Igarashi,いがらし りつと ,五十嵐 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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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김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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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제일 아래쪽에는 ‘일그러진 정의를 짊어진 자에게 법조인이 될 자격이 있을까?’라는 문장과 천칭 일러스트가 남겨져 있었다.
상황을 일부는 이해했다. 누군가 내게 무고 게임을 신청한 것이다. 무고 게임에는 수많은 규정이 있다. 그중 가해자가 지켜야 할 규정은 두 가지다. 형벌 법규를 위반하는 죄를 저지르고, 천칭을 남겨서 표시할 것……. 불특정 다수의 책상에 내 명예를 훼손하는 종이를 배포하고, 종이에 천칭 일러스트를 곁들임으로써 범인은 두 가지 요건을 충족했다. 밀고하느냐, 꾹 참고 견디느냐, 게임에 응하느냐. 피해자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밀고란 교무과나 경찰에 상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결국은 게임일 뿐이야…….’ 이 무책임한 한마디 때문에 정당한 해결책은 비겁한 선택지로 간주된다. --- pp.22-23 하지만 모의 법정에 들어선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모든 것이 달랐다. 내가 예상했던 것들은 무엇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오 분이나 늦게 문을 열었으니 몇몇이 시선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나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애당초 방청석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방을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예고된 무고 게임이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나는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나무 울타리 안쪽을 보았다. 거기에 답이 있을 것 같았다. 답이 있기를 바랐다. 눈앞에 처참하다고밖에 형용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증언대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천장을 올려다보듯 똑바로 누운 그 사람의 가슴에는 칼이 꽂혀 있었다. 천칭 모양 펜던트가 달린 접이식 나이프. 그것이 법대 상판이 아니라 사람 가슴에……, 꽂혀 있었다. 칼은 빨갛게 물들었다. 원래 하얀색이었을 셔츠도 빨갛게 물들었다. --- pp.147-148 사누마는 받아 든 봉투를 햇빛에 비춰 보았다. 뜯어 보면 될 텐데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시간 분배가 절묘하군. 역시 변호사다워.” 사누마는 그렇게 말하고 화선지를 내밀었다. 모서리가 깎여서 둥그스름해진 글자, 과도하게 각진 글자, 시간과 공간이 통째로 일그러진 듯한 글자, 멈춤과 파임이 강조된 글자, 도장에 새기는 서체처럼 가공된 글자. 분명 글자마다 완전히 다른 이미지가 느껴졌다. 무고의 제재(無辜の制裁) 화선지에는 이 다섯 글자가 난잡하게 줄지어 있었다. “무슨 뜻이야?” 그 질문에 나는 나 자신에게 들려주듯 대답했다. “이게 사건의 진상인지도 몰라.” --- p.249 |
호토대학교 로스쿨에는 일종의 사적제재인 ‘무고 게임’이 모의 법정에서 종종 진행된다. 법률에 저촉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무고 게임을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는 증거를 모아 범인을 지목하고, 심판자의 심증 또한 그와 일치하면 범인은 벌을 받는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할 경우, 거꾸로 피해자가 벌을 받는다.
법률가를 꿈꾸며 호토대학교 로스쿨에 재학중인 구가 기요요시, 오리모토 미레이, 그리고 무고 게임의 심판자 유키 가오루. 어느 날 구가 기요요시의 과거를 폭로하는 글과 사진이 로스쿨에 나돌고, 오리모토 미레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에게 협박당한다. 몇 년 후, 변호사가 된 구가 기요요시에게 무고 게임의 초대장이 도착한다. 발신자는 유키 가오루. 오랜만에 찾은 모교 모의 법정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피를 뒤집어쓴 오리모토 미레이와 유키 가오루의 시신이었다. 피해자, 피고인, 변호사로 다시 얽힌 세 사람. 모든 이야기는 복선이 되고, 최후의 법정으로 향한다. |
‘경이로운 데뷔작’, 일본 법정 미스터리의 신성 등장!
현직 변호사이자 작가인 이가라시 리쓰토의 ‘경이로운 데뷔작’, 일본에서 누적 15만 부를 돌파한 《법정유희》가 드디어 한국에 출간된다. 이가라시 리쓰토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 시절과 법원 서기관으로 일하는 3년 동안 밤에 글을 쓰는 생활을 지속했고, 《법정유희》(2020)로 제62회 고단샤 메피스토상을 만장일치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법정유희》는 2021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3위와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4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에 랭크되는 등 데뷔작으로는 믿을 수 없는 성과를 거뒀다. 또 출간 직후 고단샤 잡지 『이브닝』에서 만화로 연재돼 코믹스로 출간됐으며, 바로 영화화가 확정돼 2023년 11월 10일에 나가세 렌 주연의 영화 「법정유희」가 개봉됐다. ‘소설을 통해 법률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이가라시 리쓰토는 변호사로 전직한 이후에도 한해 두 권 꼴로 소설을 발표하며, 법률 지식을 살린 엔터테인먼트 작가이자 일본 미스터리계의 블루칩으로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법정 미스터리와 본격 미스터리의 완벽한 결합 《법정유희》는 로스쿨의 세 동급생이 휘말리는 ‘제1부 무고 게임’과 로스쿨 졸업 후 그들이 피해자, 피고인, 변호사로 다시 만나는 ‘제2부 법정유희’, 이렇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법률에 저촉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천칭 일러스트와 함께 무고 게임을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는 증거를 모아 범인을 지목하고, 심판자의 심증 또한 그와 일치하면 범인은 벌을 받는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지목할 경우, 거꾸로 피해자가 벌을 받는다.’ 로스쿨 학생들의 치기 어린 사적제재인 ‘무고 게임’은 뜻밖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2부 ‘법정유희’ 속 본격적인 형사재판으로 이어진다.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연결된 두 파트와 곳곳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언뜻 보기에 살인 사건과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경악할 만한 진상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모두 복선으로 작용한다. ‘왜 사건이 일어났는가?’, ‘사건을 일으킨 인물은 누구인가?’, ‘그 인물이 사건을 일으킨 목적은 무엇인가?’ 질문의 답이 하나씩 밝혀질 때 독자는 모든 것이 뚜렷한 한 선으로 연결되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법정유희》가 탁월한 법정 미스터리이면서도 본격 미스터리로서 왜 극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법과 재판’ 그 양면을 능숙하게 보여 주는 깊이와 기교 《법정유희》는 본격적인 법정극이자, 수수께끼와 반전이 있는 탁월한 미스터리이지만,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청춘 군상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창작 당시, 법률가를 목표로 했던 사법연수생 이가라시 리쓰토는 극적인 서사 구조를 통해, ‘법’과 ‘재판’의 존재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법정유희》는 제가 알고 있는 법의 매력을 최대한 담아낸 소설입니다. 다 읽었을 때 법과 재판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다면, 흑과 백 사이의 회색을 생각해 주신다면, 저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즈음, 작가의 소감처럼, 《법정유희》는 독자가 쉽게 답할 수 없는 다양한 질문들을 던진다. ‘신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이 누군가를 심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적정한 양형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피해자의 구제란 무엇인가?’ 등. 질문과 논의는 드라마에 녹아들고, 정의의 천칭 양쪽에는 처벌을 뜻하는 ‘제재’와 도움을 뜻하는 ‘구제’가 자리한다. 어느 쪽이 더 무거울지, 그 판단은 작품을 읽은 독자의 몫이다. |
단순히 법정 스릴러의 재미뿐 아니라 청춘의 쓰라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대담한 도전으로 가득 찬 작품이며, 미래가 정말 기대되는 신인이다. - 이케가미 후유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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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둘러싼 논쟁이 그대로 인간 드라마로 흘러들어 제재와 구제가 법과 정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이야기된다. 그 점이 흥미롭다. 주목할 만한 신인 작가다. - 엔도 도시아키 (문학·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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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받는 본격 미스터리이자, 필독서인 리걸 서스펜스, 그리고 자신 있게 추천하는 뛰어난 청춘 미스터리이다. 법정 '유희'의 끝, 유희를 넘어선 리얼리티를 만끽하길 바란다. - 오야 히로코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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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 사건과 무관해 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불가사의한 살인 사건과 연결되며 의외의 진실을 이끌어 내는 복선이 되어 가는 후반부는 그야말로 본격 미스터리의 아름다움이 응축되어 있어 압권이라는 표현이 기막히게 어울린다. - 스에쿠니 요시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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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법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난해한 부분이 없어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작가가 엔터테인먼트의 예법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뒷맛도 좋고, 다음에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스기에 마쓰코이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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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관한 지식과 진지한 고찰, 기교 넘치는 극적 오락성을 겸비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센가이 아키유키 (미스터리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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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모르게 고전적이면서도, 이것이야말로 신인이라는 대담함도 겸비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다음 걸작도 기대가 된다. - 요시다 다이스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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