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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극장 찻집
제2막 연습장 제3막 의상방 제4막 쪽방 제5막 관람석 종막 고향 저택 옮긴이의 말 |
永井紗那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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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수 없는 이유란,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가 그렇게 정하는 것입니다. 길을 벗어나도 의외로 다부지게 살아갈 방법이 있어요.
--- 「1막 ‘극장 찻집’」중에서 복수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원래 죄지. 그러나 부모 형제가 살해당한 원한을 갚는 것은, 그 심경을 모르는 바도 아니기에 관에서 무사에게만 허락해주는 관습이오. 함부로 살생하는 것을 금하기 위해 사전에 허가장을 받고, 복수를 마친 후에도 보고해야 하오. 그리고 무사로서 복수를 맹세한 이상, 번복은 용납되지 않소. 맹세한 바를 이루지 못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조차 없지. 즉, 원수를 죽이지 못하면 무사 신분을 버리겠다는 뜻이 담긴, 자신의 인생을 건 맹세요. --- 「2막 ‘연습장’」중에서 그나저나 댁이 해달라는 이야기는 그거잖아요. 고비키초의 복수로 유명해진 기쿠노스케 씨에 대한 이야기. 기억하죠. 정말로 아까운 짓을 했다니까. 왜냐니……, 훌륭한 배우가 될 것 같았으니까요. 배우는 물론 용모도 중요해요. 하지만 용모가 전부는 아니랍니다. 주변 사람을 끌어당기면서도 싫은 구석이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그 아이는 극장에 불쑥 나타나서 순식간에 여러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나조차 그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정도라니까요. --- 「3막 ‘의상방’」중에서 저는 기쿠노스케 씨가 온화하고 다정한 도련님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과연 무사는 무사더군요. 저 같은 사람은 절대로 못 그래요. 아무리 미워도 그렇게 목을 자르는 것은, 너무 무섭잖아요. 하지만 그만큼 굳은 뜻을 품은 것이겠지요. 극장 뒷문에서 보았던 옆얼굴이 그렇게 험악했던 것도 보통 아닌 각오를 했기 때문이었음을 나중에 깨달았답니다. 잠깐이나마 함께 생활하면서 완전히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는데, 이 사람은 우리랑 다르구나 싶어 조금 서운하기도 했어요. --- 「4막 ‘쪽방’」중에서 세상에 밝고 즐겁기만 한 사람은 없어. 그 누구든 마음속의 짙은 어둠이며 수렁과 타협해가며 지내고 있을 뿐이야. --- 「5막 ‘관람석'」중에서 |
아버지의 복수 후 2년, 목격자 5인이 진술한 그날의 실체
“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니, 대체 무엇을 알고 싶으신 것입니까? …… 뭐, 나리 같은 분은 저 같은 놈을 만날 일이 좀처럼 없으실 테니, 재미있어하시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천민 마을에 사는 요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셔도 이야깃거리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와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므로 재미있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야말로 재담 같은 인생을 살아왔으니까요.” _1막 ‘극장 찻집’ 중에서 정월 그믐밤. 에도의 변두리 마을, 고비키초의 극장 뒤편에서 복수가 이뤄졌다. 기쿠노스케라는 이름의 소년이 아버지의 원수를 죽이고 잘린 목을 든 채로 사라진다. 항간에서 ‘고비키초의 복수’라 불리는 이 사건 이후 2년, 한 남자가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다며 극장으로 찾아온다. 남자는 당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 자초지종을 묻는데……. 모든 게 자명해 보이는 이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들의 진술 끝에 드러난 진실은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네는가? “화자의 수다스러움을 멋지게 역이용한 작품” 1인칭 화자들의 발화로만 완성한 독특한 시대소설 “모든 인물의 말투를 바꿔가며 에도의 정경과 극장의 모습, 그리고 사건의 경위 등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는 속도감 넘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_곤노 빈, 야마모토슈고로상 심사평 중에서 이 소설은 다섯 목격자의 진술로만 이루어져 있다. 사건을 파헤치려는 자가 오로지 청자로서만 기능하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저자는 독자를 사건과 더 가까이에 위치하게 함은 물론, 각 인물에 직접적으로 생동감을 부여한다. 소설가 교코쿠 나쓰히코가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말했듯 “화자의 수다스러움을 멋지게 역이용한 작품”이다. 아울러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뒤섞이는 시대소설의 매력 또한 몰입도를 높인다. 휴머니즘이 진하게 담긴 시대소설로 일본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세밀한 고증으로 독자들을 에도시대 후기 극장가로 이끈다. 살인이 허용되던 무사의 규율, 극장이라는 ‘악처(나쁜 곳)’에 흘러든 다양한 군상 등 당대의 풍정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언제 알아차리든 이 소설의 반전을 사랑하게 될 것” 처연하고도 익살스러운 해학의 문장 속에 담긴 반전과 감동 “무사님의 세상은 단순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일단 몸을 소중히 돌보십시오. 배불리 드시고 웃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원통함이나 괴로움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부처님께 맡기는 것도 저희의 처세술이랍니다.” _2막 ‘연습장’ 중에서 그렇게 우리는 여장 배우, 무술 감독, 각본가 등 극장 사람들의 목격담을 들으며, 미스터리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 이들이 어떻게 기쿠노스케와 만나게 되었는지, 기쿠노스케는 왜 아버지를 잃게 되었는지, 기쿠노스케가 이들에게 남긴 말은 무엇이었는지. 이와 더불어 사건 너머 목격자들의 삶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게 된다. 법도와 충절을 중시하던 시대가 드리운 그늘과 그럼에도 생을 살아내는 각자의 사연이 처연하고도 익살스러운 해학의 문장 속에 드러난다. 약자에 무감각해진 오늘날이 무섭게 투영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는 이 소설이 예상과 다른 목적과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눈치채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바로 그때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에 피로 복수한다는 익숙한 설정을 적재적소에 비틀어 완성한, 반전은 물론 감동까지 안겨주는 미스터리 군상극이다. |
“여성과 약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공정하고, 에도의 정취를 띠면서도 ‘지금’ 시대소설을 즐기는 독자들과도 성실하게 마주하는 작품이다. 연극을 비롯한 창작물이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지탱해주고, 격려해주고,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가져다주는지를 이 작품 자체가 너무 내세우지 않는 형태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미우라 시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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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공들인 문장이 지탱한다. 연극인은 연극인답게, 전직 무사는 전직 무사답게 말투를 나눠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필력이 대단하다.” - 하야시 마리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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