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고독을 달래며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던 화가들은 집으로 돌아와 소중한 기억이 잊힐까 그 마음을 다시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밤은 우리의 몸을 재우지만 잠들어 있던 감성을 깨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되죠. 혹시 붓 터치에도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물감을 두껍게 꾹꾹 눌러 바르며 사무치는 슬픔을, 부드러운 터치로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림을 자세히 바라보면 그곳에는 한 인간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문득 그들이 표현한 밤의 역사가 궁금해집니다. 밤하늘이 이토록 다양한 색으로 우릴 덮어주고 있었다는 걸, 밤의 그림을 되짚으며 알았습니다.
---「프롤로그」중에서
밀레는 농민들의 삶을 미화하지도, 이상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자신이 바라본 대로 허위 없는 숙명적인 인간의 삶을 담백하게 표현했습니다. 그의 솔직하고 순박하며 성실한 삶은 하루하루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농민들의 삶과 닮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계속되길 바라며, 평범하고 똑같은 하루를 보내서는 뒤처진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이란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것, 그 자체로도 위대한 것이 아닐까요? 밀레는 삶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주며, 우리의 평범한 하루도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장 프랑수아 밀레, [소박한 농민의 숭고한 밤]」중에서
루벤스는 이 작품들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명하게 표현하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한 장면처럼 어둠과 촛불을 표현했습니다. 자세히 볼까요? 노인의 손에서 촛불이 타고 있습니다. 촛불은 지혜를 상징하는데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초에도 불을 붙이려 다가갑니다. 험난한 삶을 몸으로 겪으며 얻은 노인의 지혜를 배우려는 것이지요. 소년의 얼굴에선 호기심과 존경, 사랑이 느껴지고 노인의 표정에선 평온함과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시기와 국적을 초월해 할머니와 손자가 나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밤이라면 아무리 깜깜한 어둠이라도 따스하게 느껴질 겁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평화가 넘실거리는 따스한 밤]」중에서
살면서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일,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비록 힘든 삶이었지만 고흐는 죽는 순간까지 화가가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 그에게 밤하늘의 별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는 자신의 커다란 별 그림을 비웃는 자들에게 “밤하늘의 별은 항상 나를 꿈꾸게 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고흐는 론강에 비치는 별빛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노란 가스등이 은은하게 빛나고, 연인이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외로워하던 그의 마음이 담겼을 겁니다. 낭만적인 작품 [밤의 카페 테라스]도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고흐는 아를에서 별을 보며 새로운 인생을 꿈꿨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꿈의 풍경과 별이 빛나는 밤]」중에서
1921년에 일어난 러시아 대기근은 그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고, 유럽인들은 이 비극을 안타까워했죠. 무하는 이들의 아픔에 그림으로 응답하겠다고 결심합니다. 무하는 그들을 그저 체념한 모습으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물에게 희망의 빛을 그려주었습니다. [황야의 여인]을 다시 볼까요?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여인 뒤에서 밝게 빛나는 별이 길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무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마세요. 다시 일어나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빛이 비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알폰스 무하, [영혼을 달래주는 희망의 밤]」중에서
클로드 모네가 빛의 인상을 쫓은 것은 다시는 무채색으로 세상을 그리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습니다. 슬픔을 경험한 자가 행복을 더 깊이 그려낼 수 있듯, 어둠을 통과한 사람이 빛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진솔하게 녹아들 때, 예술은 비로소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클로드 모네가 삶을 마감하려 했던 1868년은 결국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로 남았습니다. 깜깜한 밤에도 색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클로드 모네, [어둠을 통과해 색채를 되찾은 밤]」중에서
호안 미로의 작품은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꿈과 희망을 전달합니다. 끊임없는 전쟁과 독재의 세상에서, 미로는 어떤 밤을 꿈꾸었을까요? 그의 그림 속 밤이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것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미로는 그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꿈꿨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함께 꿈을 꾸자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호안 미로,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빛나는 밤]」중에서
샤갈의 이야기는 멜로 영화의 시나리오로 써도 될 만큼 낭만적입니다. 때로는 현실이 더 영화 같기도 하죠. 샤갈은 말합니다. “나는 그저 창문을 열어 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벨라가 하늘의 푸른 공기와 사랑의 꽃과 함께 들어왔다. 온통 흰색 옷으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 벨라는 평생토록 나의 그림이었다.” 오늘 밤, 여러분의 밤도 샤갈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푸른 밤이기를 바랍니다.
---「마르크 샤갈, [사랑의 꽃이 피는 짙고도 푸른 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