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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Steig,별명 : King of Cart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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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 속에서 슈렉은 마녀를 만났어. 마녀는 송진과 거북 즙을 섞은 물에 박쥐를 삶느라고 바빴지. 마녀는 국을 휘휘 저으면서 으스스하게 흥얼거렸어.
"이건 나만의 박쥐 요리법. 박쥐를 저어라. 박쥐를 맛봐라. 아침에 박쥐에 양념을 해서, 찌고, 끓이고, 질겅질겅 씹어라. 요리조리 저어라, 살살 흔들어라, 요리조리 살살, 이른 아침에." "음, 역겨운 냄새 한번 좋다!" 슈렉이 중얼거였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마녀도 슈렉을 한 번 보더니 그만 얼어 버렸어. 마녀가 정신을 차리자 슈렉이 말했어. "아주머니, 내 운명을 말해 줘요. 그러면 내 털에 사는 희귀한 이를 몇 마리 드리지요." "그러 참 좋은 생각이야!" 마녀가 소리쳤어. "네 운명은 말이야." "오치키 포치키, 이치키 피치, 아 마녀님 말씀을 잘 들어라. 당나구가 너를 기사에게 데려간단다. 그 기사와 싸워 네가 이기게 되지. 그 다음에는 공주와 결혼을 한단다. 너보다 훨씬 더 못생긴 공주하고, 하하하 히히히, 꼬끼오 꼬꼬, 요술 주문은 바로 '사과잼 롱롱'" "공주라고!" 슈렉이 외쳤어. "자, 갑니다요!" --- pp.본문내용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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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는 털이 복슬복슬, 고약한 냄새를 풀풀, 울퉁불퉁 초록색 괴물 슈렉은 못생긴 엄마 아빠를 합친 것보다 더 못생겼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마녀조차도 기절시킬 정도로 무지무지 못생긴 괴물이다. 슈렉의 부모는 슈렉이 제 몫의 나쁜 짓을 하길 바라며 슈렉을 세상으로 내보낸다. 세상에 나온 슈렉은 마녀로부터 자신의 운명을 전해 듣는다. 운명에는 자신을 도와 줄 친구도 있고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적도 있다. 그리고 자신과 일생을 함께 할 여인도 있다. 슈렉은 길에서 자신을 공주에게 데려다 줄 당나귀를 만난다. 그리고 공주의 성을 막고 있는 기사와 싸워 이기고, 자신보다 더 못생긴 공주와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 무시무시하게 제 몫의 나쁜 짓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슈렉은 마법에 걸린 야수도 아니고 공주는 성에 갇힌 예쁜 공주님도 아니다. 슈렉은 못생긴 초록색 괴물일 뿐이고,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공주일 뿐이다. 슈렉이 주는 재미와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슈렉』에서는 갑자기 못생긴 남자가 멋진 왕자로 변하거나, 공주가 마법에서 풀리는 등의 말도 안되는 기적을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슈렉은 누가 보더라도 도망갈 정도로 못생긴 자신의 외모를 사랑하고 더 못생겨 보일 때마다 가슴 뿌듯해한다. 주위의 시선에 민감한 요즘 시대에 누가 보더라도 못생긴 모습에 만족해하는 슈렉의 당당함이 슈렉을 멋진 녀석으로 보이도록 하는 마법을 건다. 슈렉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만큼이나 자기 앞에 닥친 위험 앞에서도 당당하게 대응한다. 위협과 위험에 당당하게 맞서 결국은 자신이 바라던,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결과를 얻는다. 『슈렉』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앞질러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슈렉』에서는 모든 사건들이 기존의 동화책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황당하고 엽기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또한 스타이그의 삐뚤빼뚤, 울퉁불퉁한 그림은 초록 괴물 슈렉의 엽기적인 행동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을 만큼 못생겼다. 또한 어떤 그림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톡톡 튀는 대사, 운율을 살린 시적인 노래, 슈렉과 공주가 함께 하는 사랑의 오페라는 글의 흐름을 때로는 영웅 소설처럼 고풍스럽게도 만들었다가 때로는 슈렉의 모습과 겹쳐 우스꽝스럽고 엽기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스타이그는 슈렉의 엽기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데만 치우치지 않고 중세의 기사 소설과 경쾌한 동화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의 흥미성과 문장의 품위 사이에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슈렉』은 소리 내어 읽어 내려갈 때 그 느낌이 더 잘 살아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