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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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5쪽 | 579g | 132*224*30mm |
ISBN13 | 9788937462344 |
ISBN10 | 8937462346 |
발행일 | 2009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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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5쪽 | 579g | 132*224*30mm |
ISBN13 | 9788937462344 |
ISBN10 | 8937462346 |
1부 가벼움과 무거움 2부 영혼과 육체 3부 이해받지 못한 말들 4부 영혼과 육체 5부 가벼움과 무거움 6부 대장정 7부 카레닌의 미소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서두 부분에 이렇게 밝혀놓고 고대 철학자의 말을 빌려서는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 인용하면서 또한 모순 운운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에서 가벼움은 곧이곧대로 가벼움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겠다.
<밀란 쿤데라>는 80년대 중반에 접했던 작가로 소련위성국이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활동, 중단편집을 읽은 기억은 나는데 내용은 생각나는 게 없다.
책은 민음사 판인데 근래 출판된 도서치고는 작가에 대해서나 작품해설이 전혀 없다. 문학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으며 異論도 수용된다고 하지만 겸허한 일반독자를 위해 간단한 안내역할에 인색한 출판사나 번역자의 의도는 뭘까. 읽는 이 마다 상상의 나래를 펴고 맘껏 희유하라는 걸까.
<토마시>는 우연히 조우하게 된 <테레자>가 처음엔 스쳐 지나가는 에로틱한 우정의 대상이었으나 동반 수면이 사랑의 명백한 범죄로서, 여섯 우연에 근거한 당위성을 내세워 신분하락까지 감수하며 배우자의 위치로 자리매김한다.(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비록 숱한 에로틱한 우정의 대상을 조우할지언정. . 반면 내세울 여건 전혀 없어 신분상승을 바라며 의도적이었던 <테레자>는 목적을 달성하였으나 내내 분방한<토마시>로 인해 가슴앓이의 연속. 현기증으로 정의한다.
사랑하였으되 "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
독일어 단어라는 <키치>를 언급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길 기대할까.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로서 미학적 이상이 된다는 이것의 사전적 정의는 "저속한 작품, 모방된 감각이자 사이비 예술을 뜻한다고.
이 작가가 밝히는 4분류 인간, 인간이 어떤 시선을 바라는지 쏠쏠하다.
첫째, 익명의 무수한 시선, 즉 대중의 시선을 추구하는 인간.
둘째, 다수의 친한 사람들의 시선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
셋째,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 속에서 사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넷째. 드문 경우로, 부재하는 사람들의 상상적 시선 속에서 사는 사람들.
대입시키자면 나야말로 과거를 벗어나 지금엔 부재하는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거니는 사람임을 인정한다.
<사비나>의 경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다가가는 주인공일까.
배반 배신의 결과로 맞이하는, 극단적으로 전개될 것 같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존재의 가벼움을 한껏 체험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런 그로테스크함에서 곧 <키치>라 불리는 의미로 전환된다고 본다.
카레린은 뭔가.
니체를 떠올리며 영원회귀로 향하는 카레린, 안나 카레리나, 영원회귀?
작년 여름의 끝에서 늦가을까지 산책하다 앉은 벤치에선 곧장 넋두리를 떠올리고 기록했다. 그런데 요즘은 넋두리며 詩를 읊지 못한다. 행복이 너무 가까이 포진하여 물결 일렁일 갈망하는 바람이 불지 않아 요원한 것이다.
<토마시>의 애로틱한 생활과 <테레자>가 전개했던 질투가 저물고,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는 비로소 늙은 남자를 마주하곤 연민 날리며 참을 수 있는 엄중한 부부애를 남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자의적인 배신을 때려 깔끔히 청소하는 효과로서 만족을 느끼는 마음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