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햄릿
리뷰 총점8.6 리뷰 77건 | 판매지수 10,215
베스트
고전문학 23위 | 소설/시/희곡 top20 2주
정가
7,000
판매가
6,300 (10% 할인)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22쪽 | 310g | 132*225*20mm
ISBN13 9788937460036
ISBN10 8937460033

이 상품의 태그

설국

설국

7,200 (10%)

'설국' 상세페이지 이동

엔트로피

엔트로피

16,200 (10%)

'엔트로피' 상세페이지 이동

파우스트 1

파우스트 1

8,550 (10%)

'파우스트 1' 상세페이지 이동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

8,100 (10%)

'고도를 기다리며' 상세페이지 이동

변신

변신

9,900 (10%)

'변신' 상세페이지 이동

과학혁명의 구조

과학혁명의 구조

16,200 (10%)

'과학혁명의 구조' 상세페이지 이동

햄릿

햄릿

6,300 (10%)

'햄릿' 상세페이지 이동

군주론

군주론

9,000 (10%)

'군주론' 상세페이지 이동

일리아스

일리아스

34,200 (10%)

'일리아스' 상세페이지 이동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18,000 (10%)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상세페이지 이동

국부론 (하)

국부론 (하)

22,500 (10%)

'국부론 (하)' 상세페이지 이동

국부론 (상)

국부론 (상)

24,300 (10%)

'국부론 (상)' 상세페이지 이동

감시와 처벌

감시와 처벌

23,750 (5%)

'감시와 처벌' 상세페이지 이동

변신이야기 1

변신이야기 1

9,900 (10%)

'변신이야기 1' 상세페이지 이동

광장/구운몽

광장/구운몽

12,600 (10%)

'광장/구운몽' 상세페이지 이동

백년 동안의 고독

백년 동안의 고독

11,520 (10%)

'백년 동안의 고독' 상세페이지 이동

마의 산 (상)

마의 산 (상)

13,500 (10%)

'마의 산 (상)' 상세페이지 이동

카오스

카오스

19,800 (10%)

'카오스' 상세페이지 이동

우파니샤드

우파니샤드

14,400 (10%)

'우파니샤드' 상세페이지 이동

마의 산 (하)

마의 산 (하)

13,500 (10%)

'마의 산 (하)' 상세페이지 이동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백미, 『햄릿』의 원본에 가장 충실한 번역!
르네상스 시대 극문학 『햄릿』의 오리지널 구성을 그대로 살린 정교함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 「3막 1장」 중에서

셰익스피어는 기존에 구전되거나 주어진 이야기를 새로이 구성하고 지어내는 데 천재적 역량을 보여 준다. 그는 다른 작품들로부터 소재를 가져와 그것을 이어 붙이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당대에 맞는 주제와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햄릿』 역시 원형이라 추측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또한 배우로 연극판에 뛰어든 셰익스피어는 이후 본인이 소속된 극단의 주주이자 전속 작가로 격상하며 자신의 창작 기량을 맘껏 펼친 작가다. 따라서 그가 쓴 모든 극은 극단의 소유물이었기에 사실상 출판물로 나오기 힘든 여건이었다.『햄릿』은 총 세 가지 판본이 현존하는데 첫 출판본은 1603년 1사절판으로, 1막 1장에 나오는 보초인 마셀러스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끈다. 1604년에 출판된 2사절판은 앞서의 판본을 새로 고치고 증보한 것이며, 마지막 판본은 1623년에 셰익스피어의 동료 배우인 존 헤밍과 헨리 콘델이 극단에 보존된 자료를 토대로 펴낸 이절판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햄릿』의 원래 텍스트는 셰익스피어 본인이 펴낸 작품이 아니기에, 편집자와 번역자, 비평가 및 독자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갖는다. 이러한 여건 때문일까. 『햄릿』은 현재까지도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다양한 관점의 열린 해석을 동시대 독자들에게 선보이며 극문학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번으로 출간된 『햄릿』은 이러한 배경을 지닌 이 작품의 번역에 충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번역자 최종철 교수는 아든 판의 셰익스피어 번역을 주요 텍스트로 삼았으며,(뉴 케임브리지 판과 리버사이드 판도 참조하였다.) 햄릿의 가장 하이라이트 대사인 “To be, or not to be”를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했다. 이는 『햄릿』이 인간의 욕망을 추종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드러낸다. 또한 햄릿의 비극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과 본질을 추구하는 극임을 나타낸다.

“셰익스피어는 당시 유행했던 복수극을 염두에 두고 「햄릿」을 썼지만, 이 비극은 단순히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한다. 그 결과 존재의 모든 영역이 이 비극의 테두리를 이루고 있다.”
― 「작품 해설」 중에서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
햄릿의 갈등은 자신의 존재를 걸고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


『햄릿』은 부왕의 원수를 갚아 국가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왕자 햄릿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햄릿만큼 작품의 성격을 특징짓는 인물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햄릿 없는 『햄릿』은 상상이 불가능하고, 우리가 『햄릿』을 읽고 보는 이유도 햄릿과 만나기 위해서다. 햄릿이라는 인물에게는 극단적인 행동을 지연하거나, ― 클로디어스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그를 살려 주는 ― 실천하는 ― 휘장 뒤에 숨어 있던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라 생각하고 아무런 주저 없이 찔러 죽이는 ― 모습이 공존한다. 햄릿은 인간의 본질이 그저 존재함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음을 무릅쓰고 정의를 행함에 있는 것인지를 질문한다. 또한 입바른 말만 하는 어릿광대 요릭처럼 인간 존재의 진짜 현실을 바라보고 바로잡으려 애썼다. 햄릿이 탄식하며 내뱉는 다음의 대사처럼.

"쉬어라 쉬어, 불안한 혼령아. 그럼,
내 모든 사랑으로 자네들에게 날 맡기네.
그리고 햄릿처럼 가난한 사람이
사랑과 우정을 표할 길은, 신이 원하면,
부족하진 않을 걸세. 같이 들어가지.
또한 항상 손가락을 입술에, 부탁이야.
뒤틀린 세월. 아, 저주스런 낭패로다,
그걸 바로잡으려고 내가 태어나다니.
아니, 자, 우리 같이 가세."
― 「1막 5장」 중에서

햄릿은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기지와 재담,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 등으로 인간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여 보여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햄릿의 그러한 능력은 항상 양극화되어 나타나며, 이 모순이 서로 충돌하며 생기는 대립과 갈등이 그의 존재 양식이 된다. 이런 점에서 햄릿은 인간이 지닌 결함을 반영한다.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와 행위는 있음과 없음, 선과 악, 허구와 실재와 같은 이분법적 사물 인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 선과 악으로 양분된 덴마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회의하며 갈등하던 햄릿은 이후 5막 2장에서 초월적인 경지에 이르는 듯 보인다. 우리는 극 후반부에서 햄릿이 이분법의 세계에 속한 인물이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가진 인물임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보편적 인간이 그러하듯, 존재의 양면성 때문에 번민하고 죽어 간다.

셰익스피어는 어째서 햄릿 같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인간’의 전형을 묘사한 것일까? 그는 이 작품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클로디어스가 자기 형인 선왕 햄릿을 죽임으로써 극 밖에서 시작된 형제간의 시기와 음모, 질투와 살인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의 행위와 연결된다. 또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두 달도 못 되어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에게 보이는 햄릿의 미움과 사랑은, 인류가 가정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다. 여기에 이 극에는 햄릿과 오필리아라는 두 청춘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까지 포함된다. 『햄릿』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건들은 개인과 가족과 국가, 심지어 우주적 차원까지 의미화할 만큼 포괄적이다. 그 외에도 이 비극은 행동과 행동의 지연, 가짜와 진짜 광기, 허구와 실재, 이성과 열정 등의 상반되는 개념과 가치들을 대립시킴으로써 우리의 사고와 행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과 같았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불안, 허무와 사투를 벌인 자였다. 따라서 햄릿의 갈등은 그저 복수로 끝나고 마는 욕망의 갈등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걸고 삶의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었다. 여기서 셰익스피어의 진정한 위대함이 드러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햄릿』은 같은 주제를 다룬 그 어떤 희곡보다 뛰어나다.
찰스 디킨스

『햄릿』은 일차 또는 이차 텍스트를 가정하고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 언어 및 구조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연습과 재미로 독자들을 이끄는 완벽한 책이다.
스테판 허니고스키 (피츠버그 대학교 교수)

회원리뷰 (77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햄릿과의 대화 <'햄릿'을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f********4 | 2004.05.16 | 추천13 | 댓글2 리뷰제목
-'햄릿'을 처음 읽을 때는 기대와 달리 실망을 했었다. 마치 시골농부가 도시에 와서 근사한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를 앞에 두고 괜히 주문했구나하고 한탄하는 것처럼 나도 '햄릿'을 두고 '아니 이게 뭐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런 심정이었다. 겨우 겨우 책장을 넘기며 줄거리가 대충 이렇게 되어가는구나 하고 수박 겉핧기 식으로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리뷰제목
-'햄릿'을 처음 읽을 때는 기대와 달리 실망을 했었다. 마치 시골농부가 도시에 와서 근사한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를 앞에 두고 괜히 주문했구나하고 한탄하는 것처럼 나도 '햄릿'을 두고 '아니 이게 뭐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런 심정이었다. 겨우 겨우 책장을 넘기며 줄거리가 대충 이렇게 되어가는구나 하고 수박 겉핧기 식으로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다 읽어서 아깝다기 보다는 속이 시원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어정쩡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세계인이 수백년에 걸쳐서 찬사를 아끼지 않은 햄릿과 헤어져야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내 마음이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그런데, 스파게티가 이렇게 오묘한 맛이 있었던가 하고 새삼놀라는 시골농부처럼 나도 내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처음 읽을 때보다 두번째 읽을 때 그 대사 하나하나가 내 눈과 혀에 착 달라붙어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책을 잡고 읽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약 두 세 시간이 지날 동안 꼼짝않고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게 음미하였다. 여러번 읽어도 대사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언어의 마술사 셰익스피어를 나도 경험하였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참으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2
주간우수작 [햄릿] 서른, 작은 균열이 큰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나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책*****우 | 2015.10.30 | 추천9 | 댓글0 리뷰제목
Dear. 햄릿   얼마 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연극 『햄릿』 보았어요. 베니가 연기한 당신을 만난 셈이죠. 사실 당신을 보고 싶단 이유보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보고 싶었던 겁니다. 어쨌든 연극을 보러 가기 전 오랜만에『햄릿』을 다시 읽었어요. 얼마나 오랫만이었나 하면… 그러니깐 그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햄릿』을 읽은;
리뷰제목

Dear. 햄릿

 

얼마 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연극 『햄릿』 보았어요. 베니가 연기한 당신을 만난 셈이죠. 사실 당신을 보고 싶단 이유보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보고 싶었던 겁니다. 어쨌든 연극을 보러 가기 전 오랜만에『햄릿』을 다시 읽었어요. 얼마나 오랫만이었나 하면그러니깐 그게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햄릿』을 읽은 게 중학교 1학년, 엄밀히 말하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기 전 2월이었으니 거의 30여년만입니다.

그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유령이 되어 나타난 당신의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지금도 꽤 명료합니다. ‘왜 아버지는 유령으로 나타나 아들에게 자신의 복수를 해달라고 한 걸까?’ 어린 나이에도 그게 의문이었습니다. 가령 한국의 전래동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한 많은 귀신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보다 힘이 세고 지위가 높은 사람을 찾아가 원한을 갚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당신의 아버지는, 심지어 그냥 평범한 남자도 아니고 덴마크라는 한 나라의 왕이었던 당신의 아버지는, 최고의 권력과 지위를 가졌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자신의 원한을 갚아달라고 말합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왜 하고 많은 사람들 중 아들에게 나타나 복수를 부탁했을까요? 원한을 갚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자신이 직접 복수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무리 유령이라지만 그래도 한때는 한 나라의 왕이었던 자인데.

 

이런 의문은 연극을 보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사실 햄릿’, 당신이라는 사람은 매우 감정의 진폭이 커요. 그러다보니 당신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역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감정들을 폭발하듯 분출합니다. 애통하고, 고뇌하고, 울분하고, 갈등하고, 좌절하고, 분노하죠. 오죽하면 옆에서 같이 연극을 관람하던 남편이 햄릿이 너무 많이 우는 거 아냐? 보는 나도 지친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지켜보는 사람이 진이 빠질 정도로 햄릿의 고통과 고뇌는 깊습니다. 연극을 보는 내내 나는 점점 더 의문에 빠졌어요. 도대체 왜 햄릿은 저렇게 고통하고 번뇌해야 하는 걸까? 그래서 다시 어릴 적 그 의문에 사로잡히게 된 거죠.

왜 덴마크 왕은 유령으로 나타나 아들에게 자신의 복수를 해달라고 한 걸까?”

 

 

그래서 연극을 보고 와서 『햄릿』을 또다시 읽었습니다. 두번째 읽을 때는 햄릿의 대사들이 모두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목소리로 들리더군요. , 서운하다구요? 그랬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이때의 베니는 당신과 동격입니다. 아마도 한동안은 그럴 것 같아요.

 

그나저나 아버지는 왜 아들에게 자신의 복수를 해달라고 한 걸까요? 달리 말해 왜 아들의 운명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에 의해 결정되는 걸까요? 외디푸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운명의 덫에 걸린 아들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 없습니다.

 

가혹하고 잔인한 운명의 덫에 걸린 당신을 지켜보는 게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좀더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당신뿐 아니라 당신을 둘러싼 인물들, 그러니깐 당신의 죽은 아버지, 당신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이자 새아버지인 삼촌, 당신의 어머니를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당신과 비슷하게 복수의 짐을 지게 된 레어티즈와, 연인에게 살해당한 아버지를 목도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오필리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들을 찾아 봤지요. 1948년에 만들어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햄릿』과 멜 깁슨이 주연한 1990년에 만들어진 『햄릿』을 봤습니다. 연출자의 의도나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 인물들을 만난다면 당신과 당신의 주변 사람들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니깐 최근 보름 사이에 나는 한 편의 연극과 두 번 거듭 읽은 한 권의 책, 그리고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당신을 만난 셈입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운명의 덫에 걸려 고뇌하는 아들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당신을 말입니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하나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던 당신의 나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햄릿, 당신은 서른이었습니다.

어떻게 알게 됐냐구요 

 

 

5 1장에서 당신은 호레이쇼와 함께 묘지 앞을 지나가다 무덤을 파고 있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에게 묘파기꾼 노릇을 한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습니다.

그 질문에 남자가 말합니다. 햄릿 왕자가 태어난 날부터 일을 했다구요. “이곳에서 교회지기로 일한지 어, 삼십 년이 되었”(p.182)다구요.

 

그래요. 당신은 서른이었어요.

당신이 서른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나는 거의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서른이라는 나이가 그런 나이니깐요.

 

사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예수가 공생애를 시작한 나이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의 서른은 그렇게 거창하고 위대하지 못 합니다. 아니, 거창하거나 위대하기는커녕 원대했던 꿈이나 이상이 사그라들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나이죠. 현실의 부조리함과 모순을 직면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구요. 가족 간이나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애증의) 갈등이 부각되기 시작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마치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당신이 목도했던 현실은 어땠습니까?

당신은 당신의 부모가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아버지가 죽은 지 두 달도 안 돼서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의 삼촌과 재혼을 했으니깐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먹었던 음식이 채 식기도 전에 어머니가 결혼식을 치른 셈입니다. 그것만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유령이 되어 나타난 당신의 아버지는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줍니다. 당신의 새아버지이기도 한 당신의 삼촌이 아버지를 독살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니깐 당신의 삼촌은 당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당신의 어머니를 뺏은 것입니다.

 

 

그 사실 앞에서 당신은 분노하고 좌절합니다. 그 고통과 번민이 얼마나 큰지 당신은 사랑했던 오필리아와의 관계까지 끊습니다. 당신은 오필리아에게 수녀원에 가라고 말합니다. 오필리아와 결혼해서 당신처럼 죄많은 인간의 자식을 만들 것이, 그 자식에게 당신이 지고 있는 것과 동일한 업보를 지우는 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내적 고뇌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햄릿, 당신은 더 이상 사랑을 믿지 못합니다. 어머니에 대한 실망과 혐오가 모든 여성에 대한 혐오로 번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당신이 한 나라의 왕자라는 것도 당신의 발목을 잡습니다. 아버지의 복수를 갚아야 한다는 그 사실 자체, 그리고 그 복수라는 행위의 본질과 그것이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당신은 당신의 신분으로 인해 그 행위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까지 고려하고 염두에 두어야 했으니깐요. 햄릿, 당신이 섣불리 아버지의 복수를 하지 못했던 것은 살인이라는 행위 자체가 주는 무거움도 있었겠지만, ‘덴마크 왕을 죽여야 하는 데서 오는 정치적 부담까지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계속 머뭇거리고 괴로워하는 당신이 이해가 안 되겠지만, 적어도 당신은 의미도 없이 자꾸 일을 지연시키고 미룬 것이 아닙니다. 불안과 고통, 공포,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한 예감, 죄의 가능성 등이 당신을 사로잡고 있고, 그 괴로움 속에서 당신은 자학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불안과 절망에 매몰되어 있어요.

 

물론 당신을 영웅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압니다. 당신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 당신은 그저 제 운명의 무게에 힘겨운 서른의 가련한 남자입니다.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어 힘들어하는 사람일 따름입니다. 심지어 당신은 유령의 정체까지 의심하고, 당신 스스로의 격정을 알기에 자기가 지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여부까지 의심합니다. 그러니 당신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가여운 햄릿.

 

따지고 보면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분노하는 게 가장 쉬울지도 모르겠어요. 그거 외엔 무엇 하나 쉽게 선택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선과 악 사이에서,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실재와 허구 사이에서, 이성과 광기 사이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지, 어떤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할지를 알지 못해서 말이죠.

모든 것이 사뭇 명료했던 10대와 20대와는 달리, 세상이 이분법적으로 정확하게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깐요. 서른 즈음엔. 그래서 계속 주저하며 머뭇거리게 된다는 것을, 이 나이를 사는 사람이라면 알게 됩니다.

처음엔 아주 작은 균열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종국엔 그것이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나이, 그것을 깨닫게 되는 나이가 바로 서른입니다.

 

 

기실 복수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의도한 것은 아버지의 복수, 즉 삼촌을 죽이는 것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연인의 아버지를 죽이고, 연인이 죽습니다. 어머니가 죽고(당신의 어머니는 죄책감 때문에, 혹은 당신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대신해서 죽는 쪽을 선택한 걸까요?), 연인의 오빠인 레어티즈가 죽고, 당신 역시 레어티즈의 손에 죽습니다. 끔찍할 정도의 파국입니다. 폐허라고 할 수 있는.

 

서른은 그런 나이입니다. 아주 작은 균열도 큰 파국이 될 수 있는 나이. 본격적으로 그것을 실감하고, 그 파괴력 앞에서 두려워하고 머뭇거리고 절망하게 되는 나이. 대부분의 서른이 그렇듯, 당신 역시 그런 서른을 지난 것입니다.

 

쇠약할대로 쇠약해져 더 이상 청년이 아닌 나이 서른’. 그래서 회의하고 주저하고 머뭇거립니다.

햄릿, 당신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혹은 그래서……

우리에겐 무엇이 남았습니까 

 

 

* 동영상 및 이미지 출처: NT Live (National Theatre Live)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tlive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읽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e*******7 | 2002.03.07 | 추천9 | 댓글0 리뷰제목
아무리 문학에 무지하다고 하는 사람이라도 '세익스피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영국이 인도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의 문학은 여러 곳에 인용 될 만큼 유명하니까 말이다. 또한 내가 처음 접해 본 소설이 , 이었다. 그 책은 그림이 정말 예쁘고,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이라 읽고 또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 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 또;
리뷰제목
아무리 문학에 무지하다고 하는 사람이라도 '세익스피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영국이 인도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의 문학은 여러 곳에 인용 될 만큼 유명하니까 말이다. 또한 내가 처음 접해 본 소설이 <로미오와 줄리엣>, <뜻대로 하세요>이었다. 그 책은 그림이 정말 예쁘고,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이라 읽고 또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 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 <햄릿> 또한 굉장히 유명하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구절 또한 낯설지 않다. 비록 이 책에선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바뀌기는 했지만 말이다. 가끔 교과서에서 잠깐 희곡을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곰곰히 생각하고 곱씹으면서 읽기는 처음이다. 처음에 대사와 약간의 동작이 괄호 안에 있는 것만 보고서 내가 이 책을 이해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근데 기우였는지 싶다. 내가 보이지 않는 공기가 되어서 그들의 대화나 해동을 보는 듯한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인물들이 이것 저것 비유해 가면서 대사를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게 많았다. 그리스 신화와 성경의 인물들, 그 나라 속담이 나오는 부분이 많아서 대충 어림짐작으로 읽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래에 주석으로 뜻풀이가 되어 있긴 했지만, 더 복잡하기만 했다. 어떤 책에서 햄릿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인해 왕을 살해하지 못하고 계속 고민했다고 한 걸 본 적이 있다. 내가 무뎌서 인지 그런 건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저 햄릿이 왕비를 원망하고, 행위를 비난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도 왕과 왕비가 싫었다.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는지 정말 양심에 털 난 인간들이다. 내가 <햄릿>을 읽어나가면서 햄릿이 그들은 언제 죽이나만 생각했을 정도였다. 햄릿도 참 답답한 인간이다. 죽일 것이면 빨리 죽이고, 안 할 거면 그냥 오필리아와 사랑이나 키워나갈 것이지, 그걸 갖고 질질 끌고, 앞에 대고 말하면 될 것을 연극으로 그들의 행위를 보여 주는 것을 보고, 나는 "저 인간 참 답답하다."라며 혀를 찼다. 그렇게 햄릿에게 못마땅해하면서도 나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생각해보니 나도 저렇게 우유부단하다. 이것저것 다 따져보다가 건지는 게 별로 없는 성격이 참 나랑 많이 비슷하다. 그리고 약간 돌려 말하는 것도 나랑 닮았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런 것들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힘들 게 한다는 것을 알아서 요즘은 그런 성격은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햄릿도 살아 생전에 그것을 깨달아서 빨리 고쳤더라면 적어도 죽지는 않았을 거 같아서 참 아쉽다. 그리고 폴로니어스의 행동은 한마디로 "바보 그 자체"였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재상이라는 직위에 앉아있는 것이 참 신기했다. 하긴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또한 마지막에 햄릿, 레어티즈, 클로디어스가 죽는 장면에서 나는 진짜 이상하게 죽는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다 죽으면서 끝난다는 것이 어찌 좀 찝찝했다. 그렇다고 다들 손에 손잡고 "우리 친하게 지내요." 이런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알 수 없이 묘한 느낌의 허무함이 들었다. 그것이 세익스피어의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번역이 잘못 된 것인지, 내가 무지해서 그런지 정말 감동이란 건 별로 느껴지지도 않았고, 그저 책을 다 읽었다는 후련함만 느껴졌을 뿐이다. 대작을 정말 형편없게 읽은 거 같아서 좀 씁쓸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다 그렇고 그렇지' 라고 생각해서 이제부터 세익스피어 이름 들어간 것에는 한숨부터 쉬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좀 이 책은 나와 안 맞았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과정은 참 고행이었다. 세익스피어만 아니었어도 책을 창 밖으로 집어 던졌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허, 과연 그래. 헌데 지금은 턱 떨어져 구더기 마나님 밥이 되고, 묘파기꾼 삽질에 대갈통을 얻어맞네. 알아볼 재주만 있다면, 세상이 기막히게 도는 이치 여깄구만. 저 뼈다귀들을 키운 값이 던지기 노리갯감밖에 안 돼? 생가가니 내 뼈가 쑤시는군.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한줄평 (69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쉽지않았어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k******t | 2020.03.18
평점1점
20년 전 번역임. 옛스러운 멋,맛이 있을 줄 기대했으나 실로 이해난망 번역이라 할 수밖에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플래티넘 3**장 | 2021.03.14
구매 평점5점
좋아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h*****k | 2021.01.08

이 책이 담긴 명사의 서재

템페스트

템페스트

9,000 (10%)

'상품명' 상세페이지 이동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

7,200 (10%)

'상품명' 상세페이지 이동

리어 왕

리어 왕

6,300 (10%)

'상품명' 상세페이지 이동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6,3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