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페스트
리뷰 총점9.1 리뷰 124건 | 판매지수 29,964
베스트
프랑스소설 6위 | 국내도서 top20 7주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KBS 2TV 〈북유럽〉 소개 도서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98쪽 | 580g | 133*225*30mm
ISBN13 9788937462672
ISBN10 8937462672

이 상품의 태그

이방인

이방인

9,000 (10%)

'이방인' 상세페이지 이동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

7,200 (10%)

'노인과 바다' 상세페이지 이동

신곡 세트

신곡 세트

26,100 (10%)

'신곡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시지프 신화

시지프 신화

10,800 (10%)

'시지프 신화' 상세페이지 이동

페스트

페스트

12,600 (10%)

'페스트' 상세페이지 이동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23,400 (10%)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죄와 벌 1

죄와 벌 1

9,900 (10%)

'죄와 벌 1' 상세페이지 이동

죄와 벌 2

죄와 벌 2

9,900 (10%)

'죄와 벌 2' 상세페이지 이동

안나 카레니나 세트

안나 카레니나 세트

27,720 (10%)

'안나 카레니나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컬렉션 세트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컬렉션 세트

20,520 (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컬렉션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사양

사양

9,000 (10%)

'사양' 상세페이지 이동

반항하는 인간

반항하는 인간

14,400 (10%)

'반항하는 인간' 상세페이지 이동

여름

여름

10,800 (10%)

'여름' 상세페이지 이동

내 이름은 빨강 1

내 이름은 빨강 1

11,700 (10%)

'내 이름은 빨강 1' 상세페이지 이동

이상 소설 전집

이상 소설 전집

11,700 (10%)

'이상 소설 전집' 상세페이지 이동

내 이름은 빨강 2

내 이름은 빨강 2

11,700 (10%)

'내 이름은 빨강 2' 상세페이지 이동

라쇼몬

라쇼몬

10,800 (10%)

'라쇼몬' 상세페이지 이동

만년

만년

12,600 (10%)

'만년' 상세페이지 이동

알베르 카뮈 대표작 세트

알베르 카뮈 대표작 세트

26,100 (10%)

'알베르 카뮈 대표작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레 미제라블 세트

레 미제라블 세트

43,920 (10%)

'레 미제라블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회원리뷰 (124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페스트』삶 자체가 귀양살이이며 유형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16.08.23 | 추천14 | 댓글5 리뷰제목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귀양살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과연 귀양살이던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삶이. 그럼 우린 모두 감옥에 갇혀 있다는 말인가. 인생이라는 감옥 안에 갇혀 유형수로 살아간다는 말인가. 곰곰 생각해보니 어쩌면 맞는 말이기도 하지 않나. 삶 자체를 감옥으로 보고, 삶이라는 감옥 안에서 귀양살이하는 유형수라는 것이다. 너무 비관적인게 아닌가 싶지;
리뷰제목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귀양살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과연 귀양살이던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삶이. 그럼 우린 모두 감옥에 갇혀 있다는 말인가. 인생이라는 감옥 안에 갇혀 유형수로 살아간다는 말인가. 곰곰 생각해보니 어쩌면 맞는 말이기도 하지 않나. 삶 자체를 감옥으로 보고, 삶이라는 감옥 안에서 귀양살이하는 유형수라는 것이다. 너무 비관적인게 아닌가 싶지만, 한편으로 그 말이 틀리다고 할 수도 없다. 인간에게는 영원한 삶이 없고, 개인적으로 일정기간의 삶이 정해져 있다. 그 기간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귀양살이 하듯, 유형수처럼.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라는 작품을 빌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전쟁의 참상을 페스트로 보고 페스트가 일어나게 된 과정, 페스트가 일어 났을때 정부가 대처하는 방식 등을 보인다. 그것들을 보면 현재 우리가 대처하는 모든 것과 닮았다. 그것이 전쟁이든, 바이러스로 일어나는 병이든. 이 부분에서 우리는 메르스가 일어났던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스가 발병되었을때 초기에 대처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던 탓이 컸지 않았나. 이와 마찬가지로 소설에서도 정부측은 사람들이 고열과 발진으로 죽는 사람이 많아지자 페스트라는 걸 알면서도 민간인들에게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페스트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 강했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페스트가 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가져다 준 것을 귀양살이라고 표현했다. 페스트가 발병된 후 시는 오랑을 통제했다. 이로서 오랑 시민들은 감금 상태가 되었는데, 이는 오랑 시민 뿐만 아니라 취재차 다니러 온 신문 기자나 여행자도 마찬가지였다. 오랑 시로 들어온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반면 오랑 밖을 다니러 간 사람들도 오랑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저절로 감금 상태가 되었는데 이는 전쟁과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전쟁이나 페스트가 발병했을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게 된다. 이 이별은 기약이 없다. 과거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으로 이별의 시간들을 버텨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이별의 고통은 오랑 시에 들어온 사람이나 오랑 시 밖으로 나간 사람이나 비슷하다.

 

용기라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제 나는 인간이 위대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만약 그 인간이 위대한 감정을 품을 수 없다면 나는 그 인간에 대해서 흥미가 없습니다.  (215페이지)

 

 

페스트가 발병했을때 이별과 연결된 다른 하나는 죽음에 대한 것이다. 페스트에 걸려서 죽은 사람이 늘어난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경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없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아야 하는 고통.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죽음앞에서 물러나게 하게 노력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 성인이 죽은 것도 슬픈데, 어린아이의 죽음을 바라보아야 하는 고통은 크다.

 

페스트 환자가 된다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그러나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더욱더 피곤한 일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피곤해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누구나가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니까요. 그러나 페스트 환자 노릇을 그만하려고 애쓰는 몇몇 사람들이, 죽음 이외에는 그들을 해방해 줄 것 같지 않은 극도의 피로를 체험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329~330페이지)

 

페스트 환자들을 치료했던 리유, 여행자인듯 보였던 타루와의 우정과 그의 죽음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리유는 타루와의 우정을 기억했고, 그와의 우정이 추억이 되리라는 것. 그의 기억속에 영원히 남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페스트로 인해 한 친구를 알았고 그와의 우정을 이어갔고, 이제 그의 죽음을 경험했다. 페스트가 남긴 것은 페스트를 겪은 모든 이들의 고통이었으며 또한 새로운 관계의 발전을 주는 계기도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왔고,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보고 싶어했으며, 이별해 있음으로 인해 그 감정이 더욱 커지는 것을 느꼈다. 너무 많은 죽음을 본 사람에게는 죽음이 의미없는 것임을 알기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삶은 우리 모든 감정들을 지배한다. 만남과 이별, 이별과 죽음 또는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것.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캄캄한 벽 뒤에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그 벽 너머의 세계로 옮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5
구매 파워문화리뷰 페스트 / 알베르 카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파***거 | 2020.03.22 | 추천13 | 댓글4 리뷰제목
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94×년, 아프리카 알제리의 대도시 오랑에는 피를 토하고 죽은 쥐들이 골목을 메우더니 전염병이 돌기 시작됐다. 폐쇄된 도시에서 페스트와 싸우며 지내던 오랑 시민들의 10개월을 그린 1947년 작 이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을 먼;
리뷰제목

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94×, 아프리카 알제리의 대도시 오랑에는 피를 토하고 죽은 쥐들이 골목을 메우더니 전염병이 돌기 시작됐다. 폐쇄된 도시에서 페스트와 싸우며 지내던 오랑 시민들의 10개월을 그린 1947년 작 이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을 먼저 소개해본다.

 

시내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외침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리유는 그러한 환희가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 기쁨에 들떠 있는 군중이 모르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 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있다가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서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갖가지 재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류의 불행을 예측하면서 끝난 이 소설의 또 다른 시작이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시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서 페스트가 빠르게 번지자 사람들은 공포와 함께 반성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있다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 내 모습을 성찰해보고자 한다.

 

의사 리유는 사람들에게 페스트를 진단하는 일을 맡고 있다. 페스트가 돌기 전에는 존경받는 의사였지만 진단의가 되자 사람들은 저승사자를 보는 것처럼 그를 두려워한다. 리유는 원칙주의자로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냉정하게 사태를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 병의 한가운데를 헤쳐 나가는 중이다.

 

신문기자인 랑베르, 우연히 오랑에 머물고 있는 타루, 시청 서기로 모범적 삶을 살고 있는 그랑, 자살미수자 코타르 등이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페스트가 신의 징벌이므로 사람은 신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파늘루 신부는 병명 미상으로 죽고, 의사 리유처럼 오랑 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꼼꼼하게 기록하던 타루도 페스트의 희생자가 된다. 패스트는 사람을 가리지 않았고, 오랑 시에는 시신을 묻는 대신 화장할 수밖에 없을 만큼 희생자가 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서도 시민들은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랑은 퇴근 후 두 시간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글을 쓰고 고치는 시간으로 삼고 있었다그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는데 그는 그 시간을 기꺼이 보건대 자원봉사로 썼다. 취재차 들어온 외부인이기 때문에 폐쇄된 도시에 갇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외쳤던 랑베르는 막상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남아있기로 결정한다.

 

서술자는 오랑 시가 폐쇄에서 풀려났을 때,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 영웅을 굳이 말하라고 하면 의료진이나 당국의 높은 인물들이 아니라 시민들이라고 말한다. 시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폐쇄된 도시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고 귀양살이와 같은 격리기간을 겪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직분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에도 가짜뉴스가 나오고 터무니없는 루머에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 모습이 나온다. 격리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을 좁혀오는 죽음과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페스트균이 살지 못하게 알콜을 마시기도 한다. 제각각 불만이 있어 서로의 마음을 할퀴기도 하지만 결국 페스트를 몰아낸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이었다.

 

아침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뉴스를 먼저 찾아보게 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뉴스의 댓글에는 응원과 격려보다는 질타, 불만들이 더 많아 보인다. 각자 표현의 방식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비이성적 댓글을 보면 타루가 마지막 순간에 한 말이 떠오른다.

 

나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정확한 언어를 쓰지 않는 데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정도를 걸어가기 위해 정확하게 말하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현재의 펜데믹 상황을 이겨내는 모범답안임을 알려주는 이 책을 읽고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아래의 한 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면서라도 전진을 계속해야만 하고 선을 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웅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선을 행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웅은 이름 남기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을 흠모하는 이들의 기록에 의해 남겨질 뿐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는 영웅이 너무 많으므로 일일이 그 이름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4
파워문화리뷰 우리 안의 페스트 - 알베르 카뮈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C | 2019.12.04 | 추천10 | 댓글2 리뷰제목
1957년 프랑스 작가로는 아홉 번째이고 최연소(44세)로 스톡홀름에 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 카뮈는 노벨상을 받을 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나의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게는 정확한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우선 나는 부정(否定)을 표현했다. 세 가지 형태로 말이다. 소설로는 『이방인』이었고 극으로는 「칼리굴라」와 「오해」였으며 이념적 형태로는 『시지프 신화;
리뷰제목

1957년 프랑스 작가로는 아홉 번째이고 최연소(44세)로 스톡홀름에 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 카뮈는 노벨상을 받을 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나의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게는 정확한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우선 나는 부정(否定)을 표현했다. 세 가지 형태로 말이다. 소설로는 『이방인』이었고 극으로는 「칼리굴라」와 「오해」였으며 이념적 형태로는 『시지프 신화』였다. 만약 내가 그것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그것에 대해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겐 전혀 상상력이 없어서 지어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게 있어서 이를테면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와도 같은 것이었다. 사람은 부정 속에서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으므로 『시지프 신화』의 서문에서 그 점을 미리 밝혀 놓았더랬다. 그래서 나는 다시 세 가지 형태의 긍정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소설로는 『페스트』, 극으로는 「계엄령」과 「정의의 사람들」, 그리고 이념적인 것으로는 『반항적 인간』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벌써 사랑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세 번째의 한 층위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 내가 구체화해 가는 중인 계획들이다.”(플레이이드판 카뮈 전집 2권, 1901쪽)

 

그리고 스톡홀름 대학교 강연에서 한 알제리 청년의 공격적인 질문에 “나는 정의를 믿는다. 그러나 정의보다 먼저 나의 어머니를 옹호하겠다.”라고 대답해 좌파 쪽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을 줬다. 스승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지만 결국 탈퇴했듯이 철학을 공부했던 카뮈는 추상적 이념보다는 현실을 더 마주 보려는 지식인이었다. 첫 구상부터 마지막 결정고까지 칠 년이 소요된 『페스트』(1947년)에서도 그러한 의지가 잘 드러난다. 이 작품이 전쟁 시기를 통과한 것을 생각하면 이 소설 내내 페스트와 전쟁이 동의어로 여겨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이 소설의 제사도 이미 그걸 말하고 있었다.

 

 

“한 가지의 감옥살이를 다른 한 가지의 감옥살이에 빗대어 대신 표현해 보는 것은, 어느 것이건 실제로 존재하는 그 무엇을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에 빗대어 표현해 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합당한 일이다.”

ㅡ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페스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갑작스레 어머니, 자식, 남편, 아내, 연인과 생이별을 하고 도시에 갇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 희망을 잃어가며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게 전쟁과 무엇 다르겠는가.

역자는 카뮈가 이 소설을 구상하는 과정에 “톨스토이, 대니얼 디포, 세르반테스(『작가수첩』, 2권, 12쪽)”, “현실 경험의 형상화라는 측면에서 가장 주요한 모범으로 삼게 될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을 정독하고 노트”(『작가수첩』, 1권, 250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친연의 느낌을 가진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였다. 사형대 앞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던 도스토옙스키가 작품마다 사형 비판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를 끼워 넣음과 동시에 무신론자와 종교론자의 숙명론을 펼쳤듯이 카뮈도 『이방인』에 이어 이 소설에서도 사형이라는 무자비한 폭력에 대한 증오를 보여줬다. 의사 리유에게 타루가 사형수를 처음 보았던 경험, 아버지가 사형 선고를 내리던 충격을 말하는 장면은 정말 도스토옙스키적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사형선고라는 기반 위에 서 있으니, 그것과 투쟁함으로써 살인 행위와 싸우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렇게 믿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으며, 또 대체로 그것은 진실이었습니다. …(중략)… 물론 우리들도 역시 때에 따라서는 사형선고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런 몇몇 사람의 죽음은 더 이상 아무도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세계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도 진실이었으나, 어쨌든 나로서는 그런 종류의 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주저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 올빼미 씨 생각을 했고, 언제나 계속할 것 같았어요. 내가 사형집행을 구경한 그날(그것이 헝가리에서의 일이었어요)이 될 때까지는 말입니다. 그날, 어린애였던 나를 휘어잡았던 바로 그 현기증이 어른이 된 나의 눈을 캄캄하게 만들었어요. …(중략)… 그 이후로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나는 부끄러워했어요. 아무리 간접적이라 하더라도, 또 아무리 선의에서 나온 것이었다 하더라도 나 역시 살인자 측에 끼어들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내가 깨달은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들조차도, 오늘날의 모든 논리 자체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죽게 하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이 세상에서 몸 한 번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여전히 부끄러웠고, 우리들 모두가 페스트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오늘날도 그 평화를 되찾아서,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그 누구에게도 치명적인 원수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나는 다만, 이제 다시는 페스트에 전염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것만이 우리들로 하여금 평화를 되찾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평화가 아니라면 적어도 떳떳한 죽음을 바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며, 비록 인간을 구원해 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에게 되도록 해를 덜 끼치며, 때로는 약간의 선까지 행하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좋은 이유에서건 나쁜 이유에서건 사람을 죽게 만들거나 또는 죽게 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든 걸 거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 유행병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있다면 당신들 편에 서서 그 병과 싸워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그렇습니다, 리유. 아시다시피 나는 인생 만사를 다 알고 있지요),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리유. 페스트 환자가 된다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그러나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더욱더 피곤한 일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피곤해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누구나가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니까요. 그러나 페스트 환자 노릇을 그만하려고 애쓰는 몇몇 사람들이, 죽음 이외에는 그들을 해방해 줄 것 같지 않은 극도의 피로를 체험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뜻하지 않게 이 사건의 연대기를 관찰하고 기록하게 된 리유와 타루는 추상적 고민 속에 있었다. 두 사람 다 무신론자였지만 타루는 외부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면서도 신 없는 聖人이 될 수 있을지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에 휩싸여 살아왔다면, 가난 속에서 강인하게 자라왔던 리유는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공적 연대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였을까. 페스트가 물러가던 때에 타루의 방심은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 친구도 아내도 잃은 리유도 온전히 살아남았다고 할 수 없다. 그의 마음속의 전쟁, 페스트는 죽는 날까지 남을 테니까. 이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다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오통 판사의 아들이 죽어갈 때 누구도 아이를 구할 수 없었다. 리유는 신의 뜻과 은총 운운하는 파늘루 신부에게 쏘아붙였다. “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달리 생각하고 있어요. 어린애들마저도 주리를 틀도록 창조해 놓은 이 세상이라면 나는 죽어도 거부하겠습니다.” 카뮈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반항’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말이다. 등장인물의 결과에도 카뮈의 사상이 투영되어 있다. ‘인간의 구원’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위해 일하려 했으며 모두의 삶과 죽음의 위치에 있었으므로 객관적 기록자로서 이 일을 남기려한 의사 리유, 외지인 기자로 왔다가 페스트 때문에 도시에 갇혀 도주하려 했으나 사랑을 포기하고 옳은 일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오랑 시에 남기로 한 랑베르, 소시민이었지만 자기만의 예술 창작에 몰두했던 순수함 때문이었는지 페스트에서 회복한 늙은 서기 그랑, 자살하려 했다가 모두가 불행해지니 행복해했고 다시 도시가 회복되려 하자 무차별 난사로 또다시 파멸로 향한 코타르, 억지적 믿음만큼 괴상하게 죽은 파늘루 신부 등. 인물들의 선악이 뚜렷해 보이스카웃 소설이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내면의 갈등과 모순과 이상을 깨어진 거울 조각들처럼 여러 각도’로 볼 수 있게 한 작가의 서술에 빠져 있는 동안은 느낄 새도 없다. 그리고 이 소설의 빼놓을 수 없는 등장인물은 절망 속에서 모두가 한 몸이 되는 ‘오랑 시민-우리들’이다.

잠복해 있는 동안은 알아차릴 수 없는 질병처럼 전쟁도 일단 시작되면 우리를 쉽사리 악의 공범자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 안에는 더 많은 것들이 들어 있다. 영웅주의로 해결할 수 있을까. 카뮈는 아니라고 말한다. “영웅주의에는 부차적이라는 본래의 지위, 즉 행복에 대한 강한 욕구 바로 다음에 놓이되 결코 그 앞에 놓일 수는 없는 그의 지위”라고 서술했다. 행복에의 욕구, 연대, 사랑이 우리를 고통스러운 투쟁에서 살아남게 만든다.

 

 

타루는 이야기를 맺으면서, 다리 한쪽을 흔들다가 테라스 바닥을 가볍게 탁탁 치는 것이었다. 잠시 동안 묵묵히 있던 의사는 몸을 약간 일으키면서 타루에게, 마음의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서 걸어야 할 길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본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그건 공감이죠.”

멀리서 구급차의 사이렌이 두 번 울렸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한줄평 (266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지금 <페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너무 당연한 것 아닐까. 지금 현실을 정확히 예언했으니!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은* | 2020.03.31
구매 평점2점
다른 분이 번역한 책을 읽으세요..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YES마니아 : 골드 d********6 | 2021.10.30
구매 평점5점
현실에서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소설에서는 페스트와 싸우고, 읽는 동안 힘들었습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YES마니아 : 로얄 친* | 2020.03.15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