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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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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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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riel Garcia Marquez,별명 : Gabo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있지만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있게 드러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중적 인기,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마르케스는 12남매 중 장남이었으며, 태어난 후 8년 간을 외조모부의 집에서 살았다. 1946년에 마르케스는 보고타 근처의 시파키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 잠깐 동안 법학을 공부했다. 그 후 1950~1965년까지 콜롬비아, 프랑스,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있지만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있게 드러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중적 인기,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마르케스는 12남매 중 장남이었으며, 태어난 후 8년 간을 외조모부의 집에서 살았다. 1946년에 마르케스는 보고타 근처의 시파키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국립대학에서 잠깐 동안 법학을 공부했다. 그 후 1950~1965년까지 콜롬비아, 프랑스, 베네수엘라,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했다. 보고타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기자로 유럽에 체재하였다. 그 후 멕시코에서 창작활동을 하였고, 쿠바혁명이 성공한 후, 쿠바로 가서 국영 통신사의 로마 · 파리 · 카라카스 · 아바나 · 뉴욕 특파원을 지내면서 작품을 썼다.

1955년, 카리브해에서 10일 간 표류한 콜롬비아인 선원의 고통스런 체험에 대해 기사를 쓰며 그가 콜롬비아 해군을 비판했기 때문에 신문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그는 파리에서의 외국 통신원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쿠바 혁명이 끝난 후 그는 쿠바 통신사인 '프렌사라티나'에 들어가 보고타, 뉴욕, 멕시코시티에서 일하는 한편, 광고 회사에도 다니고 영화 대본도 썼다.

마르케스가 결정적으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서였다고 한다. 그 소설을 읽고 마르케스는 이런 일들도 현실 속에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 데, 그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라면 자신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고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법학 공부를 때려치우고 본격적인 작가 수업을 시작한다.

당시 그가 좋아했던 작가들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플로베르, 스탕달, 발자크와 같은 리얼리즘 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청년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백년동안의 고독』에서 '카탈란의 현자'로 묘사되기도 했던 학자 라몬 비녜스였다. 이 문학적 스승이 주재하는 소모임에서 그는 현대적인 작가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존 스타인 벡, 테어도어 드라이저, 윌리엄 포크너와 같은 영미작가들이었다.

마르케스의 주제와 본질적 기교는 그의 성장 배경과 삶의 과정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마르케스는 기괴한 것을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주의와 결합시키는 자신의 서술 방식과 지역 신화 및 전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모두 외할머니 덕분으로 돌린다. 한편 외할아버지는 1890년대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내전에 참가했던 인물로서 외손자인 마르케스가 위대한 등장 인물을 창조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또한 그를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Cervantes)라고 일컫게 한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콘도(Macondo)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부엔디아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전반기의 콜롬비아의 정치적 환경 속에서 살아온 마르케스는 금세기 최대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작품에서 중남미의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풍자를 신화적인 수법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현대의 중남미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혈육들의 모습을 이 작품의 등장인물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1981년에는 『신고된 사망자 연대기』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1982년 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 이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95년 『사랑과 또 다른 악마들에 관하여』의 불어판을 파리에서 출간하였다. 1999년 림프암 진단을 받았고, 2014년 4월 17일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중·단편소설 「낙엽 La hojarasca」(1955)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 El coronel no tiene quien le escriba」(1961)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Los funerales de la Mam Grande」(1962) 「암흑의 시대 La mala hora」(1962) 등과, 장편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 Cien a os de soledad』(1967) 『예고된 죽음 이야기 Cr nica de una muerte anunciada』(1981) 등 다수가 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다른 상품

AHN, JUNG-HYO,安正孝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와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쳐 한국브리태니커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5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시작으로 130여 권을 번역했고,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1977년 수필 『한 마리의 소시민』을 발표했고, 1985년 장편소설 『하얀 전쟁』으로 등단해,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가을바다 사람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을 선보였다. 영문판 『하얀 전쟁』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가 각각 1989년과 1990년 『뉴욕 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그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와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쳐 한국브리태니커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5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시작으로 130여 권을 번역했고,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1977년 수필 『한 마리의 소시민』을 발표했고, 1985년 장편소설 『하얀 전쟁』으로 등단해,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가을바다 사람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을 선보였다. 영문판 『하얀 전쟁』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가 각각 1989년과 1990년 『뉴욕 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그 외에 덴마크, 일본, 독일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1992년 『악부전』으로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는 2023년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안정효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7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57쪽 | 690g | 153*224*30mm
ISBN13
9788970126937

책 속으로

여러 해가 지난 다음에 임종의 자리에서 아우렐리아노 세군도는 첫 아들을 보려고 침실로 들어갔던 7월의 어느 비오는 날 오후를 회상하였다. 비록 그 아이가 힘없이 울기만 하고, 부엔디아 집안의 특성을 하나도 타고 나지 못했어도 그는 아이의 이름을 짓는 데 별 힘이 들지 않았다.

「이 아이는 호세 아르카디오라고 부릅시다.」그는 말했다.
작년에 그와 결혼한 아름다운 여인인 페르난다 델 까르삐오는 그러자고 했다. 그러나 우르슬라만큼은 막연한 회의를 숨기지 못했다. 집안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똑같은 이름들이 자꾸만 되풀이되어 쓰이다 보니 우르슬라는 어떤 단정적인 결론들을 얻게 되었다. 아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은 머리는 좀 좋은 편이면서도 성격만은 내성적이었고, 호세 아르카디오라는 이름을 받은 아이들은 충동적이며 모험심을 타고나서 어떤 비극적인 면모를 지녔다. 그 차이점을 얼핏 가려낼 수 없는 경우라고는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와 아울렐리아노 세군도뿐이었다.

--- p.207

순간적으로 자기의 영혼이 그토록 엄청나게 무서운 과거를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자기 자신의 향수와 남들의 향수가 찔러대는 필사적인 창 끝에 상처를 입은 그는 말라죽은 장미숲을 얽은 거미줄을 끈질김과, 독보리풀의 참을성과, 찬란한 2월 새벽 하늘의 인내심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그는 갓난아이를 보았다.

온 세상에서 다 모여든 듯 바글바글한 개미떼가 정원의 돌길을 따라서, 바짝 쿨기가 빠지고 껍질만 자루처럼 붕싯하게 부푼 아기를 끌고 그들의 굴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 기막힌 장면을 보는 순간, 그는 공포에 질려 몸이 굳어지는 대신, 멜뀌아데스의 마지막 비밀을 깨달아 그 양피지 원고에서 인간의 시간과 공간의 질서를 가리키는 글귀를 터득하게 되었다. '역사의 시포는 나무와 연결되어 있고, 종말은 개미들에게 먹히울지니라.'

--- p.

멜키아데스가 큰소리로 외치곤 했다. 이글이글 타오른느 어느 날 정오, 집시들은 그 거대한 돋보기를 가지고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길 한가운데에 마른 풀잎들ㅇ르 쌓아놓고서 태양 광선을 모아 불을 붙였다. 그 자석 건이 실패로 돌아간 것 때문에 아직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있던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는 그 발명품을 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멜키아데스는 다시금 그의 생각을 고치려고 애쓴다.

그러나 결국 멜키아데스는 그 돋보기를 그에게 내주고 자석들과 식민지 시대 금화 세닢을 받고 말았다. 우르술라는 속이 상해 울었다. 그 돈은 그녀 아버지가 궁핍하게 살면서 평생에 걸쳐 모은 것으로, 좋은 기회가 오면 투자하기 위해 침대 밑에 숨겨두었던 궤짝에 든 금화들 가운데 일부였던 것이다.

--- p.

추천평

우선 <백년 동안의 고독>은 역사적 의미가 아주 강하게 부각되어 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콜롬비아의 과거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콜롬비아의 역사는 곧 식민지 종주국들의 지배와 억압으로 점철된 비극적인 역사나 크게 다름없었다. 라티 아메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러하였듯이 콜롬비아 또한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와 통치 아래에서 패배와 좌절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16세기 중업부터 콜롬비아는 뉴그라나다라는 스페인 식미지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19세기 초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스페인의 억압에서 해방되어 독립 국가로 발돋움하였다.

마콘도를 처음 건설한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본디 콜롬비아 내륙 지방에서 담배를 경작하던 부지런한 본토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페인계 상인 가문의 우르슬라 이구아란을 만나 결혼함으로써 처음으로 외지인과 관계를 맺는다.

이 작품에는 우르슬라 말고도 「카탈로니아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사람이 한 명 등장한다. 내란중 마콘도에 들어온 그는 이 마을이 폐허가 되기 직전까지 서점을 경영하면서 이 마을에서 산다. 책더미 속에 묻혀 세 상자에 달하는 많은 양의 원고를 집필하는 그는 콜롬비아에 대한 스페인의 정신적 지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비록 잠시나마 콜롬비아는 스페인 말고도 영국의 지배를 받기도 한다. 영국의 지배는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경을 통하여 나타난다. 우르슬라 가족이 리로아차로 피신하여 온 것도 바로 드레이크경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정치적인 차원에서도 <백년 동안의 고독>은 콜롬비아가 직면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회적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콘도 마을은 목가적인 낙원과 같은 평화스러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자본주의가 들어오면서부터 평화스럽기 그지없던 이 마을은 점차 폭력과 타락에 시달린 채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 서구 자본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언던 시기에 시작하여 전쟁이 끝날 때까지 콜롬비아에 진출한 미국의 바나나 회사의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콘도에 바나나 농장을 건설한 미국 회사들은 원주민 노동자를 고용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낮은 임금과 열악한 작업 환경 등으로 착취당하던 노동자들은 마침내 극한적인 파업을 단행하였고, 미국 회사 편을 드는 정부는 파업에 맞서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학살하기에 이르렀다.

적어도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 행위를 폭로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고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부엔디아 가문의 몰락과 쇠퇴는 단순히 외부의 힘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 왜냐하면 부엔디아 가문의 내부안에 이미 몰락과 쇠퇴의 씨앗이 뿌려져 있기 때문이다.

마콘도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존경을 받으며 근면하게 일하던 호세 아르카디아는, 집시가 전하여 준 문명의 도구에 크게 고무된 나머지 거의 미치광이에 가까운 사람이 된다. 그는 족장으로서의 모든 일상적 의무와 책임을 포기한 채 오직 무익한 연구에만 몰두한다. 심지어 그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하여 과학적 실험을 하기도 한다.

한편 서른두 차례나 반정부 봉기에 참여하여 그때마다 패배하는 그의 아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웅적 혁명가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릿광대'나 '단순한 모험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추상적 이념을 위하여 많은 생명을 희생시키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야말로 비인간적인 인물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이 소설의 저자는 「그는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없는 이념들을 가지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폭력뿐」이라고 가르치면서 자유파의 승리를 위하여 정부군과 싸울 것을 독려한다. 20년에 걸치 내란이 끝난 다음 그는 사회와의 모든 교통을 차단한 채 골방에 들어앉아 황금 붕어 장식을 만들며 이른바 '삶 속의 죽음'을 영위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형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를 비롯하여 부엔디아 가문의 다른 후손들에게서도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좋은 나날' 또는 '좋은 시대'라는 뜻을 지니는 '부엔디아'라는 스페인 이름은 이 작품에서 반어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근친 상간으로 상징되는 도덕적 타락은 부엔디아 가문의 몰락을 재촉하는 견인차 구실을 한다. 그들은 근친 상간을 수없이 되풀이 한다. 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에 동종 교배가 열등한 자손을 낳듯이 부엔디아 가문의 사람들 또한 근친 상간이라는 동종 교배를 통하여 점점 우생학적으로 열등한 자손을 낳는다.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으르러, 이모와 조카 사이인 아우렐리아노와 아마란타 우르슬라가 관계를 맺어 마침내 돼지 꼬리가 달린 자손을 낳기에 이른다. 이렇게 기형아를 낳음으로써, 5대에 걸친 부엔디아 가문은 선조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치욕적인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폐적인 순환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을 제외한 나머지 부엔디아 가문 사람들이 한결같이 자기에 고유한 이름다운 이름 없이 오직 선조의 이름 가운데에서 오직 일부만을 되풀이하여 물려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뒷받침된다.
20세기 초엽까지만 하더라도 서양 문학은 서유럽과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패권에 힘입어 제1세계 국가에 속한 작가들이 세계 문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20세기 중엽에 들어오면서부터 사태는 전혀 달라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서유럽이나 미국 작가들 대신에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이 세계 문단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변부에 머무른 채 기껏해야 '타자(他仔)'의 위치밖에는 차지하지 못하던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이 서서히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이행하였다. 말하자면 세계 문학은 이제 라틴 아메리카에서 문자 그대로 '붐'을 맞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문학사가들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나타난 이러한 문예 부흥 현상을 두고 '붐' 문학 또는 '붐' 소설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주로 활약한 '붐'소설가들로서는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파라과이의 아우구스토 로아 바스토스,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쿠바의 기예르모 카브레라 인판테, 멕시코의 카를로스 후엔테스, 칠레의 호세 도노소 등이 유명하다. 다양한 국적, 다양한 문학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한결같이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세계 문학의 굳건한 반열에 올려놓은 데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이다.

이러한 '붐' 소설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주목받아 온 작가가 바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다. <백년 동안의 고독>(1967)으로 1982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그후 <족장의 가을>(1975)을 발표하여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혔다. 그리고 <예견된 죽음의 연대기>(1981)를 발표하여 작가로서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마르케스는 현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작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을 논의할 때마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꼬리표가 마치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닌다. 좁게는 리얼리즘의 한 유형, 넓게는 세계 인식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술적 리얼리즘은 문자 그대로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형태를 말한다.

집시들이 마콘도 마을에 가져온 '끓고 있는 얼음'처럼, 일종의 모순 어법에 해당하는 마술적 리얼리즘은 역사적 · 문학적으로 큰 혼란을 겪어 온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이 창안해 낸 독특한 문학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러한 장치나 세계 인식을 통하여 그들 특유의 경험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이 작품에서 마술적 리얼리즘은 여러 행태를 통하여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작중 인물들 가운데에는 죽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난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활약하는가 하면, 어떤 사내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다가 뱀이 되어 버린다. 부엔디아 집안의 한 선조는 돼지 꼬리를 달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레베카라는 인물은 흙과 벽에서 긁은 석회를 먹고 산다. 한 작품 인물이 항해 도중 바다에서 바다용을 잡았는데, 그 뱃속에는 십자군 병정의 투구와 허리띠 그리고 무기가 발견되기도 한다. 난로에 얹어 둔 우유가 끓지 않아 주전자 뚜껑을 열어 보았더니 그 안에는 구더기가 득실거린다. 그런가 하면 어떤 작중 인물들은 담요나 양탄자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가 이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한 비평가는 마르케스 문학의 특성을 '초월적 지방주의'라는 용어로 요약한 바 있다. 마르케스의 작품은 좁게는 콜롬비아, 넓게는 라틴 아메리카라는 특정한 지방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도 지방성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문학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르케스는 그가 지대한 영향을 받은 윌리엄 포크너와 아주 비슷하다. 포크너의 작품 또한 미국 남부 지방이라는 구체적 공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포크너가 다루는 문제는 좀더 보편 타당성 있는 삶의 문제, 그의 표현을 빌린다면 '서로 갈등하는 인간 마음의 여러 문제'를 설득력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설은 이제 죽음을 맞이하였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신의 죽음을 선포한 프리드리히 니체처럼 서유럽과 미국의 몇몇 작가들은 문학의 죽음을 선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마르케스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은 제1세계의 작가들이 이미 죽었다고 선포한 소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소설 장르는 죽음을 맞이하기는 커녕 오히려 불사조처럼 잿더미를 헤치고 되살아났다는 사실을 그들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죽음과 관련하여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이렇게 말한다. 「소설의 종말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서구 작가들, 특히 프랑스인들의 기우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동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에게 이러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 책꽂이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꽂아 놓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그렇다면 마르케스는 바로 그동안 사망 상태에 놓여 있던 소설을 다시 살려낸 언어의 마술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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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음의 세련된 향기가 묻어나는 곳, 프린스턴 스퀘어
    젊음의 세련된 향기가 묻어나는 곳, 프린스턴 스퀘어
    200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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