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고민 상담
Q. 저는 덧니가 굉장히 심해서 올봄에 교정하려고 병원 알아보고 있었는데, 남친이 교정을 왜 하느냐고 정색하네요. 자기는 제 덧니가 예쁘고 사랑스럽다는데요. 교정할까요, 말까요?
김 숙: 남친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하면 교정하지 마세요. 이 남친이랑 헤어지고 그다음에 덧니를 좀 이상하게 느끼는 남친이 생기면 그때 교정하면 되니까.
Q. 저는 회사원인데요. 매일 점심시간마다 스트레스예요. 회사 언니들이 매일 저보고 메뉴를 정하라는데 힘들어 죽겠어요. 메뉴 좀 추천해주세요.
김 숙: 아~ 나는 이런 거 진짜! 정말 막내일수록 더 힘들어. 왜냐면 이게 다 결정장애에서 오는 거거든요. 뭘 시킬지 모르니까 그냥 쉬운 사람한테 시키는 건데 내가 정확하게 얘기해줄게! 목요일부터. 목요일에는 김치볶음밥을 먹으세요. 그리고 금요일에는 김치볶음밥을 먹고요. 그럼 주말이고, 그다음 주 월요일에 가서 새로운 마음으로 김치볶음밥을 시키세요. 화요일에는 신선한 뭔가가 필요하니까 맵싸한 김치볶음밥을 먹어요. 수요일에는 좀 칼칼한 무국에 김치볶음밥을 시키세요.
송은이: 저기 이보세요. 다 김치볶음밥이잖아요.
김 숙: 이러면 더 이상 안 시켜. 일주일 동안 똑같은 메뉴를 하면.
Q. 6년 전 친구가 제 외모를 디스해서 화가 났었어요. 솔직히 아직도 꿍한데 6년이 지난 지금 화를 내고 풀어버리면 이상한가요? 6년 전에 삐쳤던 일을 이제 와서 화를 낼까요, 말까요?
김 숙: 언니, 친구잖아요. 나는 풀었으면 좋겠어. 외모 디스 뭐 어때요? 웃고 넘길 수도 있는 건데. 자! 한 예로 송은이 씨가 나한테 돼지라고 불렀어요. 난 너무 기분이 나빠서 송은이한테 얘기했죠. 넌 대추다. 쪼글쪼글하다, 이 녀석아. 그래서 우리는 서로 화가 났지만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잖아요. 외모 디스한 거 가지고 친구끼리 그냥 이렇게 넘어가는 거지 뭐.
송은이와 김숙에게 묻다! 비보 인터뷰
# [비밀보장],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송은이: 저는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만나면 깔깔대고 아무것도 아닌 내용에 밤새 이야기할 수 있는 사소한 웃음거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면 어떨까? 그래서 김숙 씨에게 제안하게 되었지요.
김 숙: 원래 송은이 씨랑 호흡이 잘 맞았고 서로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송은이: 게다가 당시에는 서로 바쁘지 않아서 [비밀보장]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다행스럽게도.
# 만약 송은이와 김숙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방송이 나올 수 있었을까? 송은이와 김숙의 시너지가 엄청난데 두 분이 함께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김 숙: 아, 둘밖에 친구가 없어. 친한 사람이.
송은이: 다른 사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김 숙: 디제이를 같이 한다는 게 부부 생활하고도 같은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매일 만나야 되니까 싸울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부부가 되거나 원수지간이 되거나 둘 중 하나지. 송은이 씨랑 저는 20년 동안 친해왔고 서로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저는 약속을 안 지키고 좀 게을러요. 그런데 송은이 씨는 그 반대. 무조건 약속을 지키고 부지런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를 잘 끌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고.
송은이: 근데 사실은 우리가 “팟캐스트 해볼래? 누구누구랑 해볼까?”가 아니었고, 김숙 씨를 관찰하다가 ‘얘 재미있으니까 한번 해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랑 나랑 뭐 재미있는 것 좀 해보자!” 이게 출발이었기 때문에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따지면 저희는 닭이 먼저였던 것 같아요. 아마 다른 사람을 고려했다면 팟캐스트는 시작도 안 했을 것 같은데.
김 숙: 송은이 씨 말고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없는 게 아마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행이 안 됐을 거야. 송은이 씨니까 내 성격을 다 알아서 이렇게 끌고 온 거지.
# 『비밀보장』을 PR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왜! 도대체 왜! [비밀보장]을 듣고 읽어야 하는지, 쑥스럽지만 맘껏 어필해주세요.
송은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결정하지 못하고 사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짧은 시간이지만 다양하게 결정을 내어드리고 있고요. 물론 저희가 아는 선에서, 저희의 인맥 안에서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민을 던지신 분들이 좀 속 시원해한다는 거. 사실 고민이 돌다보면 비슷한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게 마련인데 ‘어?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네?’ 이런 공감으로 들으실 수도 있고, 또 김숙 씨가 엉뚱한 제안을 하면 ‘아, 그렇게도 해석될 수 있구나!’ 하기도 하죠.
김 숙: 우린 그냥 사심 없이 그 질문에만 최선을 다해 대답을 해주는 거니까 같이 고민해보는 시간으로는 최고인 것 같고. 그리고 그냥 마음 놓고 웃고 싶을 때, 여자들끼리나 남녀 모여 수다 떨고 싶을 때는 『비밀보장』을 보면서 대신 수다를 떨어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겠죠.
# 『비밀보장』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청취자 여러분들께 한 말씀 올리시지요.
김 숙: 쑥스럽지만, 멍석이 깔린 마당에 그럼 진지한 모습 한번 가겠습니다. ......정말 뜻밖에도 너무 사랑해주셔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너무 감사드리고. 이건 진짜 진심입니다! 사실, 이런 얘기까지는 안 할라고 그랬는데…… 우리가 무슨 자식이 있습니까, 남편이 있습니까, 시부모가 있습니까. 여러분들밖에 없습니다. 좀 정을 주시고. 우리가 누구한테 따뜻한 말 한마디 받겠어요? 지금 없어요, 개뿔. 그러니까 좀 자상하게 가족처럼 맞아주십시오.
송은이: 꿈같은 하루하루인데요, [비밀보장]이 어떻게 확장되고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들은 다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시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희 앞으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사이다 같은 여자, 송은이!
김 숙: 이 시대의 가모장, 김숙!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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